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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토] 용마산에서 넋놓고 바라본 노을 속 북한산⑤
 양기용 기자 (발행일: 2014/08/15 11:42:41)

[포토] 용마산에서 넋놓고 바라본 노을 속 북한산⑤
-SPn 서울포스트, 양기용 기자


▲ 일상의 길에서 만난 낯 선 풍경 ⓒ20140814 세상을향한넓은창 - 서울포스트 양기용

산책길에 카메라를 가져가는 경우가 대부분이어서 오늘은 '어떤 장면들이 펼쳐질까' 늘 궁금하다. 돌고 도는 게 세상이고 거기가 거기인 것도 세상인데, 같은 걸음이면 더 아름다운 모습, 더 낯선 풍경이 낫다.

확 찌푸린 하늘이라 노을을 기대한 것은 무리다. 어디서 엥엥 거리는 소리.. 예초기로 풀베는 줄 알았다. 조금 오르자 젊은 친구가 원격조종 비행기 놀이를 하고있다. 말썽 많은 무인항공기 도 이 비행물체와 똑같다.

이런 무선 비행체를 드론(Drone)이라고 한다. 반경 500m정도를 날고 카메라 를 장착하고 있단다. 당연히 여러 프로그램 이 잘 되어 있겠지. 공대생으로 짐작하고 물으니 기계과라고 한다. 내 어릴적엔 대나무로 프로펠러 를 깎어 대통과 실을 이용한 동력으로 날리는 놀이도 했다. 한번은 회전력을 얻은 프로펠러 가 이마를 가격해 찢기는 일도 있었으니, 어지간히 부잡했다.

손발이 다쳐가며 장난감을 만들어 놀았던 놀이문화가 이렇게 변했으니 지금은 앉아서 손가락만 잘 움직여도 원하는 것이 만들어지고 원하는 물건이 집에 도착한다. 가만히 누워서 세상이 조종된다. 그러나 손가락족들은, 그렇게 해서 얻어지는 것은 세상에 하나도 없다는 것도 꼭 알아야 할 것이다.


북한산을 배경으로 비행하고 있는 녀석을 찍겠다고 하자, 나중 그 친구가 내려가면서 녀석이 공중에서 우리를 찍은 사진을 선물했다. 전자,인터넷,SNS시대에 이것들 장점의 최대효과를 봤다.

비가 몇 방울 떨어지더니 개면서 잠깐 하늘이 열려 떨어지는 해가 비췄다. 한달만에 태양길은 남쪽으로 상당히 이동했다. 노을을 전혀 기대할 수 없는 날씨였는데, 어? 조짐이 혹시...? 하는 생각이 들었다. 맑고 쾌청한 날의 일몰은 평범한 예측대로 연출되지만, 불가사의한 장면들은 오늘같은 날에 불가사의한 모습으로 나타날 수 있다. 소위 '완전 미침' 모드. 전혀 가망없음이 현실로 나타난 것. 세상 일이 그렇다. 일상의 잰걸음으로, 보통의 소민적 길에서는 아무것도 볼 게 없더라는 것.

사진에 몰두하고 있는데, 모녀가 올라오더니 "아저씨, 우리집 키우던 개가 죽어서 저쪽에 묻어줄려는데...." (무슨) 소리가 나도 양해해 달라는 거다. (삽질해 드릴까요?)라고 말할려다, "아, 저도 옛날에 그랬던 적이 있었죠.. 키우던 새도 묻어줬으니..."

방금전 커피를 마시며 읽은 책이 '지중해의 영감, 섬, 어느개의 죽음에 관하여' 등을 쓴 장 그르니에 의 '섬'이다. 버렸는지 어디 쳐박혀 있는지 오래전 읽었던 책인데, 요전 헌책방에 들러 다른 출판사에서 나온 책을 집었다. 1933년 발간된 '섬(Les Îles)'에 이번에는 까뮈 의 서문이 곁들여져 있다. 그르니에 라는 스승을 만난 게 커다란 행운이었고, 그의 글이 [근시안적 확신들 때문에 눈이 먼 사람이 되지 않도록 보호해 준 힘이 되었다, '섬' 속을 뚫고 지나가는 저 이쪽저쪽으로 흔들리는 영혼의 의혹은 하여튼 나의 경탄을 자아냈고 나는 그것을 모방하고 싶어했다.]고 회상했다.

작가에 꿈이 있었던 카뮈(Albert Camus 1913 알제리 몽도비~ 1960 프랑스 상스, 1957년 노벨문학상)는 연배인 장 그르니에(Jean Grenier, 1898년 - 1971) 글을 읽고 구체적으로 결심했다고 한다. 좌파적 현실참여로 유명한 그는 작 '이방인, 페스트, 시지프스 신화, 전락' 등에서 '부조리(不條理: 무의미하고 불합리한 세계 속에 처하여 있는 인간의 절망적 한계 상황이나 조건 - 사전)' 철학을 정립했다. 이게 한국사회에서는 그저 '뇌물'로 전락한 슬픈 현실이다.

어느개의 죽음으로 인해 그들 모녀의 몹시 상심한 듯한 표정 위로 붉은 노을이 순간 불처럼 번져 오르기 시작했다. (龍)




▣ 본지 발행인 (양기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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