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토] 용마산에서 넋놓고 바라본 노을 속 북한산⑨
-SPn 서울포스트, 양기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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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오늘은 불에 달궈진듯한 노적봉 과 도선사 입구 불빛까지 ⓒ20150708 세상을향한넓은창 - 서울포스트 양기용 |
어떤 소년은 섬마을 폭풍의 언덕에 앉아 성난 파도를 보고, 잔잔한, 햇살 내려 앉는, 그리고 노을의 바다를 매양 바라 보았을 것이다. 그런 어떤 소년은 우리나라 동해바다에서, 남해바다에서, 서해바다에서... 에게해에서 그랬을 것이고, 진주만, 지브롤터언덕, 케이프타운... 에서 그랬을 것이다.
내가 용마산 산책에 재미를 붙이고 다니는 건, 히말라야 14좌를 세계 최초로 등정한 여성산악인 오은선같은 꿈을 가진 것이 아니다, 그럴 나이도 아니고. 그렇다고 '인자는 산을 좋아한다 - 인자요산 지자요수(仁者樂山 智者樂水)'라는 성어처럼, 내가 산이 좋아 찾는 것도 아니며 더더욱 내 자신이 인자하지도 않다. [오은선은 용마산 아래 중곡동에 살면서 이 산을 매일 오르내리며 산악인이 되는 걸 꿈꿨다고 한다.]
산책하다보니 노을이 좋아 담는다. 대동소이 라고, 그게 보면 그게 그거고 작게 보면 다 다르다. 5~10분정도 피크를 이루다가 금새 사라진 노을. 오늘은 지는 태양을 볼 수 없는 대신 산너머에서 광채를 발한다.
자유로운 수채화풍으로 파스텔 로 터치 한 듯한 산영과 구름의 변색과 빛의 조화가 이토록 아름답게 피어난 석양노을은 처음 본다.
I Know Him So Well(나는 이제 그를 잘 알 것 같다) - 뮤지컬 '체스(Chess)'에 등장한 음악 가사에 이런 말이 나온다.
Nothing is so good it lasts eternally (아무리 좋은 것이라도 영원할 수 없고)
Perfect situations must go wrong (아무리 완벽한 상태도 변할 수밖에 없다)
But this has never yet prevented me (그러나 이것들이 아직 날 막지 못한다)
Wanting far too much for far too long (난 오랫동안 많은 것을 기다렸으니까)
변화무쌍한 노을을 찍으며 그 노래가 흥얼거려진다. 휘트니 휴스턴 이 부르기도 했다.
남산,무악산,인왕산,북악산, 인천 계양산, 불암산, 그 뒤 남양주 수락산, 그 너머 양주 불곡산, 파주 감악산이 겹쳐 보인다. 태양볕에 벌겋게 달궈진듯한 노적봉, 동네로 내려오면서 도선사 입구 불빛까지 선명했다. 아름다운 풍경들과 함께한 아름다운 시간.
▣ 본지 발행인
(양기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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