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 조선민국(朝鮮民國) (21)(22)
-SPn 서울포스트, 심천 자유기고가

제1부 우리는 하나

(1, 북에 가다. - [소설] 조선민국(朝鮮民國) ①)
(2, 추방. 3, 제가 I - [소설] 조선민국(朝鮮民國) ②③)
(4, 다시 북에 다녀오다. 5, 제가 - II - [소설] 조선민국(朝鮮民國) ④⑤)
(6, 눈물 매대 - [소설] 조선민국(朝鮮民國) ⑥)
(7, 전자 산업 - [소설] 조선민국(朝鮮民國) ⑦)

제2부 민족의 서광

(8, 북조선에 변화가 - [소설] 조선민국(朝鮮民國) ⑧)
(9, 북으로, 북으로 !!. 10, 전력(電力) 부국책(富國策) - [소설] 조선민국(朝鮮民國) ⑨⑩)
(11, 또 다른 반란. 12, 통일 회담 - [소설] 조선민국(朝鮮民國) ⑪⑫)
(13, 해외 순방 - [소설] 조선민국(朝鮮民國) ⑬)
(14, 최저 소득층의 소비확대가 경기를 부양시킨다, 15, 망중한(忙中閑) - [소설] 조선민국(朝鮮民國)⑭⑮)

제3부 고토 회복

(16, 전운. 17, 통일 - [소설] 조선민국(朝鮮民國) 제3부 고토 회복 (16)(17)
(18, 사라지는 일본 그리고 발해영토 일부 회복 - [소설] 조선민국(朝鮮民國) (18)
(19, 사회 개혁 - [소설] 조선민국(朝鮮民國) (19)
(20, 인류의 대 재앙 - [소설] 조선민국(朝鮮民國) (20)


제4부 웅비하는 조선

21, 조선 민주정부 수립

빙하기 이래 인류의 대 재앙이라는 중국 서북부 일대의 핵 폭발 참사로 전 세계 인민들은 숨을 죽이고 엎드려 있었다. 산발적인 반 핵 운동은 세계 곳곳에서 계속됬다. 그러나 그 뿐이다. 이제 지구상에 더 이상의 분쟁은 없다. 팔래스타인도 알 카에다도 하마스도 모두 잠잠하다. 그런 가운데 세계의 이목은 미국과 러시아에 쏠려 있다. 그래도 미국과 러시아는 미동도 하지 않고 있다. 약한 자가 힘센 자에게 이래라 저래라 할 수는 없다. 눈치만 보고 있는 것이다. 그러다가 또 어디서 핵 폭발이 일어나지 않을가 전전긍긍 하고 있다.

한편 지각있는 지구상의 모든 인민들은 중국에서 참화를 입은 인민들 구제에 나서고 싶지만 근처에 접근조차 못하고 있다. 피해가 어느 정도인지 파악조차 되고 있지 않다. 그런 가운데 불안을 안고 있는 평화아닌 평화가 계속되고 있다.

차돌맹이 용식이는 그동안 무럭무럭 자라 어느듯 만 7세, 우리나라 나이로 아홉살인데 초등학교 5학년에 올라 있었다. 정상적으로 입학하면 지금 초등학교 1학년에 들어갈 나이다. 그런데도 5학년 학급 반장에다 축구부 주장까지 맡고 있다. 키가 1m 48 왠만한 중학생 키 정도 되긴 하지만 어린 아이가 너무 월반을 심하게 한 것은 아닌지 걱정이 된다. 하기야 조숙하여 나중에 늦되는 사람도 있고 어릴 때 부진하다가 장성해서 물미가 터져 천재성을 발휘하는 이도 얼마던지 있다. 아무튼 가능할 때 부지런히 익히고 닦아서 가능성을 헛되이 흘려 버리는 일은 없어야 한다. 나중에 늦되는 일이 없기만 바랄 뿐이다.


신생 조선민국도 무럭무럭 자라고 있다. 1인당 국민 소득 3만 3천불, 북조선에서 몇 일씩 굶주리던 때가 바로 엊그제 같은데 이제는 농촌에도 전기 자동차 한 두 대는 다 갖추고 있다. 집집마다 3D TV에 투 도어 냉장고 한대쯤은 다 가지고 있게 되었다. 과거 쓰나미로 폐허가 되었던 일본 본주도 차츰 안정을 찾아가고 있다. 조금만 더 지체하면 독립하겠다고 나설지 모르는 상황이다.

이에 조선 정부내에서는 지방 자치제를 포함한 총선과 대선을 전격 실시해야 한다는 중론이 있기도 했지만 반대하는 이들도 만만치 않았다. 여태까지 생사고락을 함께 해온 박기림 장군 같은 이는 한사코 반대한다. 이제 겨우 동북아 소용돌이가 가까스로 가라앉고 있는 와중에 느닫없이 대선을 치르는 것은 모험이라는 것이다. 또 안정도 되기 전에 지방 자치제를 실시하면 구 세력들을 뭉치게 할 수도 있다는 것이다. 그러다가 계획도 실천하기 전에 과거 일본인이나 중국인에게 정권이 넘어가면 어쩌냐고 걱정이 태산같다. 자칫 잘못하면 죽쒀서 개 주는 꼴이 된다는 것이다. 우리가 목숨 걸고 혼신의 힘을 다 해 동북아 안정을 가져왔는데 결과적으로 일본이나 중국에 먹힌 꼴리 되면 어쩌겠냐는 것이다.

찬성도 만만치 않다. 서명호 행정원장과 전 행정원장 홍사필씨는 구 일본이나 만주족이 슬슬 뭉쳐서 독립을 꾀하려 하면 더 골치 아프게 될 수도 있다는 것이다. 그러니 전 세계적으로 인망이 두터운 이 시점에서 대선을 치러 세계적으로 인정도 받고 탄탄한 신생 조선민국의 기틀을 다져 놓아야 한다는 것이다. 문제는 우리 혁명세력이 계속 집권할 수 있다는 쪽과 만의 하나 계속 집권하지 못하면 어쩔 것이냐는 쪽으로 양분된 것이다.

나는 심사 숙고 끝에 다음날 결정을 내렸다. 박기림 장군을 불러 내 의중을 밝혔다. 중앙 집권제를 다소 가미한 자치제 실시 방안이다. 즉 지방 의회의원과 군수까지는 지방 선거로 선출하고 리, 동장은 군수가 임명하도록 했으며 도지사는 야당 1인을 포함하여 3인을 중앙에서 공천하면 지방 주민이 1인을 선출하는 형식이다. 박 장군도 나의 결심을 읽었는지 더는 반대하지 않고 이왕 결정된 마당에 정당활동부터 허용하자고 했다.
우선 당장 정당활동을 허용하기로 하고 자유로이 정당 결성을 하도록 공고를 냈다. 한누리당이 결성되었다. 가존 남조선의 보수세력이 결집된 정당이다. 당 총재에 김준수씨가 뽑혔다. 진보 사회당도 결성되었다. 당 총재에 노화천씨. 노동당의 전진수. 자민당의 석 천씨, 대륙당의 진 주보씨. 그외에도 군소 정당이 10여개 이상 탄생했다.

우선 1년간의 준비 기간을 거쳐 지방 자치제부터 시작했다.
국회는 단원제로 하고 주민 20만명 이상 30만명 이하 지역을 단위로 하여 20만명 미달 지역은 가까운 이웃 지역과 합치고 30만 이상 단위 지역의 초과 인구도 가까운 이웃 지역으로 합쳐서 선거구를 구성하도록 했다. 이리하여 구주와 유구, 북쪽의 길림도를 합친 조선 지역이 280명, 북해도를 포함한 본주 지역이 80명, 산동, 요녕, 북경을 포함한 나머지 발해 지역이 140명 도합 500명의 국회의원이 선출되었다.

새로 구성된 국회에서 대폭적인 개헌을 했다. 국가 수반은 그 명칭을 과거 ‘대통령’에서 ‘대의정’으로 바꾸었다. 과거 권위적이고 국민 통치를 위해 국민 위에 군림하던 이미지를 쇄신하여 국정을 논하는 최고 수반이라는 의미로 바꾼 것이다. 대의정 선출은 국민 직선제로 했으며 1인의 부의정을 두며 대의정 부의정 모두 임기중 유고시는 국회의장이 그 권한을 승계하도록 했다. 이는 국민이 선출한 선출직을 중시하고 임명직을 그 다음으로 본 것이다. 또 대의정 임기는 4년으로 하고 1차 중임할 수 있으며 3차 연임을 원할 시는 유권자의 3분의 2 이상 투표하고 투표자의 3분의 2 이상 득표시에 한하여 3차 연임할 수 있도록 했다. 물론 4차 연임은 여하한 경우라도 허용치 않기로 했다.

3권 분립 제도도 다시 부활 했다.
첫째, 대법원장과 헌법재판소장은 일체 정치, 행정 권의 간섭 없이 사법부 자체로 선출하여 국회 동의를 얻어서 취임하도록 했다. 그러나 만약 선출과정에서 금품 제공이나 기타 중대한 부정을 저질렀음이 밝혀질 시는 해당 당사자는 종신 중노동 형에 처하기로 했다. 조선민국 출범 후 첫 대법원장과 헌법재판소장은 별 잡음 없이 무난히 선출되었다.
둘째, 행정권의 간섭을 배제하기 위하여 대의정 선거보다 국회의장 선거를 먼저 하도록 하여 명실공히 대의 정치의 수장이 탄생하게 되었다. 물론 총선을 먼저 치르고 국회가 구성된 다음에 대선을 치르도록 한 것이다. 대의정과 국회의원의 임기가 같아져서 매 4년마다 같은 해에 치르게 되었다. 새로 선출된 신생 조선민국 국회의원 중에는 전국구로 출마한 동경대, 서울대, 평양대(과거 김일성 대) 출신 젊은 인재들이 대거 포진하게 되었다.
그 동안 정당 활동이 활발히 전개 되어 수많은 이합집산 끝에 조선 반도와 구주, 유구, 북쪽의 길림도를 기반으로 한 한누리당, 과거 일본 본주를 근거로 한 일진당, 발해 지역을 근거로 한 발해당 이렇게 3대 정당이 주축을 이루고 기타 군소 정당으로 자리를 잡게 되었다.

정당활동 기간인 1년간 누구나 무제한 대선 운동을 하도록 허용하여 3대 정당에서 후보자를 배출하고 대선을 치렀다. 나는 한누리당 후보로 나섰다. 결과는 내가 절대 다수의 득표로 제 1대 조선민국 대의정에 당선 되었다. 내 나이 어느듯 81세. 이제 1기만 잘 체워도 조선민국은 탄탄대로에 들어설 수 있게 될 것이다.

청와대 비서실은 대폭 축소하고 그동안 나와 함께 생사고락을 함께 해온 박기림 장군이 국방장관을, 그 휘하에 있던 임치무 장군이 대장으로 승진하여 욱군 참모총장을, 서울대 정치학과 출신으로 노동당 비서를 지낸 젊은 윤헌상이 비서실장을 맡았고 서명호 행정원장이 국무총리를 맡았다.
또한 오랫동안 변호사로 활동했던 81세의 강준호에게 감사원장 직을 맡겼다. 고령이라고 말들이 많았지만 서릿발같은 기반만 닦아 놓아도 크게 성공일 것이다. 주변을 설득시켜 억지로 밀어부쳤다. 또 한 사람 나의 죽마고우로 나의 정책에 도움을 주고 있는 80세의 변호사 조준형이 있는데 년령때문에 공직을 맡기기 어려워 대의정 자문위원장으로 나를 보필토록 했다.
청와대 수석들만 정치 년륜이 있는 이들로 임명하고 비서진은 대학을 갖 졸업한 정치학과 출신들로 체웠다. 비서진은 글자 그대로 대의정 심부름만 할뿐 국정에는 일체 간섭을 못하게 했다.

군 미필자는 이유여하를 막론하고 공직에서 배제시켰다. 군 복무기간은 3년으로 하고 과거 인민군에서 3년이상 복무한 이들은 각자 희망에 따라 모두 제대시키고 과거 복무 년수에 따라 가산점을 주어 공직에 봉사하도록 했다.

22, 동북아의 안정

조선 인민의 환영속에 중국의 추 주석이, 조선의 약속 이행에 감사하기 위해서 래선했다. 실로 조선이 아니었다면 중국 내전은 어떻게 전개되었을지 모르는 일이었다. 조선은 조선대로 중국에 감사하며 중국 추 주석을 열렬히 환영했다. 실로 수 세기만에 옛 발해 땅을 되찾았기 때문이다.
또한 그 동안 중국은 ‘동북공정’ 운운하며 고구려 발해를 중국의 지방 정권이라고 우기더니 전 중국 총리 주은래 이후 실로 50여년만에 발해 지역을 조선 땅으로 공식 인정하기에 이른 것이다.

중국 추 주석은 나와 함께 옛 발해 땅도 돌아 보았다. 실로 눈부신 발전을 하고 있었다. 만주지역에 있던 여진족, 선비족 등과 일본인 조선인이 조선민국의 기치아래 하나가 되어 신세계 건설에 여념이 없어 보였다. 남쪽 끝 부산에서 북쪽 끝 흑룡강까지, 하루 두 차례씩 자동차 화물 여객 운반용 초 고속 전철이 운행되고 있어 이를 시승해 보고 그 편리함에 감탄함을 금치 못했다. 우선 자가용을 탄체로 전철에 올라 목적지에 도착하면 가지고 간 자가용으로 어디던지 마음데로 갈수 있는 것을 목격하고는 신기해 하기도 했다. 또한 시장과 백화점에는 고급스런 물건들이 넘쳐나고 싼값에 수 도 없이 팔리는 것을 보고 놀라워 했다. 남쪽 영산강에서 북쪽 송화강과 흑룡강까지 이름있는 강마다 물래 발전소가 이미 건설되어 있거나 현재 건설되고 있는 것을 보고 그 풍부한 발전량을 부러워 하기도 했다. 이제 조선에서는 기름을 거의 쓰지 않고 왠만하면 거의 모두 전력으로 대체하고 있다. 가정집의 냉난방은 물론 취사에 이르기까지 거의 모두 전력을 쓰고 있으며 거의 모든 생산공장도 교통수단도 모두 전력을 이용하고 있는 것이다. 또한 평양을 미래 수도로 이용하기 위해 철저한 계획하에 도로와 건물을 건설하고 있으며 주거지역에는 민간인들이 최신 고급 주택들을 각자 취향데로 짓고 있었다. 산에는 해마다 식목일을 기하여 나무를 심어 이제는 제법 산림이 우거져 가고 있었다. 중국 주석은 속으로 감탄을 금치 못하고 있었다. ‘이제 조선이 신흥 강국이 되어 고조선의 영화를 되찾아 가고 있구나 !’

서울로 돌아온 추 주석은 중국의 황하 양자 양대 강에 물래 발전소를 건설하는 문제와 두 강물의 방사능 오염을 제거하는 문제를 논의하기 시작했다. 두 강의 방사능 오염 제거 문제는 이미 세계 선진 각국이 참여하여 각가지 방안들을 강구하고 있지만 아직 뚜렷한 방책이 제시되지 않고 있었다. 나는 우선 오염되지 않은 바위와 자갈 모래를 수입하여 여러곳에 보를 만들 것을 제안했다. 추 주석도 어느 정도 수긍이 갔는지 우리 기술진이 양대 강에 수중보 두 곳씩 네 곳을 건설하고 물래 발전소 10곳을 건설하기로 합의 하고 계약을 체결했다. 중국의 양자강과 황하는 물 흐름 양상이 일정치 않고 수위의 기복이 극심하여 물래 발전소 건설이 여간 어려운 것이 아니다. 비교적 물 흐름이 잔잔한 곳이라도 계절에 따른 수위 변동이 심하여 발전소 물래를 상하로 조정하는데 특수 장치가 필요한 것이다. 그래서 우선 10기만 건설해서 가능성 여부를 더 검토해 봐야 한다. 또한 이 수중보가 완공된 후 그 효능을 봐서 추가 건설이 필요하면 우리가 우선적으로 참여하도록 했다.

양대 강에 물래 발전소 건설을 위한 기초 조사를 한 결과 특히 황하강의 경우 우기의 범람을 감안하면 우리 한강에 건설하는 것보다 몇 갑절의 공사비가 예상되었다. 수위의 변동이 극심하기 때문이다. 중국측과 협의하여 정식 건설 계약을 체결했다.
중국내 대부분의 공장들이 전쟁 전의 모습으로 복구되어 가동되고 있지만 상당량의 수요가 조선으로 넘어 간데다 국가 예산의 거의 삼분의 일을 방사능 오염 제거 사업에 쓰고 있어서 중국 재정 상태가 여간 어려운게 아니다. 강물에 떠 오르던 죽은 물고기들은 대부분 제거 되었지만 문제는 살아 있는 물고기 대부분이 방사능에 오염된 것이 문제다. 당국에서 철저히 감시하며 양대 강에서 어업을 금지하고 있지만 그래도 몰래 물고기를 잡아 먹고 있는 실정이다. 우리 나라도 적극 참여하여 방사능 오염 제거에 나서기로 했다.

당초 목적이 중공군 병력 분산에 있었던 만큼, 우리는 더 이상 동남아와의 국경분쟁에 개입하지 않기로 비밀 협정을 맺었다. 그 대신 티벹은 과거 국토의 북쪽 반을 독립국으로 하는 영세 중립국으로 인정하기로 했다. 그리하여 티벹과도 곧 수교할 것을 약속했다. 추 주석이 떠나는 날 나의 귓속에 대고 넌지시 한 마디 했다.
“북경은 이제 우리한테 돌려 주어야지요?”
앙 !! 이게 무슨 말인가? 물에 빠진 사람 건져 주었더니 보따리 내 놓으라고? 그러나 나는 애써 태연한척 말했다.
“남으로 상해까지 그리고 장안 이동은 모두 옛 우리 고조선 땅이었지요. 그리고 청(靑)나라 전신인 금(金)나라를 누가 세웠는지 아십니까?”
주석의 안색을 살펴 보니 그저 묵묵부답이다.
“우리 신라 인 김(金)씨가 세웠습니다. 그러니 청(靑)은 우리나라인 셈이지요. 다 지나간 예기입니다.”

이에 더 이상 주석은 말이 없었지만 그가 떠나고 난 다음까지도 결코 뒷맛이 개운하지 않았다.
그래도 우리 조선은 중국 재건에 적극 참여했다. 중국은 상해를 새로운 수도로 정비해 나갔다. 상해 서북쪽에 신상해 시가지가 건설되기 시작했고 전 세계 각국의 대사관, 영사관이 몰려 들었으며 과거 단순한 상업지구에서 정치 경제 중심지로 변모해 갔다. 우리 조선은 신상해 건설공사에 심혈을 기우렸다. 이제 바야흐로 아시아 전역에는 평화가 정착되기 시작하고 있었다. 문제는 서북 중국의 대 참사 사후 수습이다. 그 넓은 지역에 철조망만 두른체 오래도록 방치될 수 밖에 없는 것일까?
한편 전 세계적인 반 핵 운동은 더욱 거세게 일어났다. 그래도 미국과 러시아는 꿈쩍도 않는다. 방법은 오직 한가지 뿐이다. 우선 러시아의 핵무기를 모두 제거하는 것이다. 그러면 세계의 이목은 모두 미국으로 쏠릴 것이며, 그렇게 되면 미국으로서는 전 세계를 적대국으로 돌릴 수는 없게 될 것이다.

그러면 우선 러시아의 핵 무기를 어떻게 제거할 것인가 ? 그것이 문제다. 물론 힘으로는 어림도 없는 일이다. 유일한 방법은 약점을 파고 드는 것이다. 그 약점이 무엇일까?
그렇다. 경제다. 조선의 비약으로 전 세계는 물래 발전소 건설과 그에 따른 모든 산업 동력의 전력화를 초래하고 또 전기 자동차 생산으로 원유산업이 급격히 위축되어 가고 있다. 러시아는 그동안 전쟁 무기와 장비 생산 그리고 우주 개발을 위헤 전력 질주해 왔었다. 자연히 산업 생산과 국제교역에서는 크게 낙후된 상태다. 구 쏘련이 무너지고 러시아가 자유 경제 체제로 돌아 섰지만 워낙 산업 생산에서 발전이 없었고 대외 무역에 있어서 기술적 노하우가 뒤 처지다 보니 인민들 생활 보장은 어림도 없었었다. 그러나 천만 다행히도 석유 값이 배럴당 2백 여 불을 오르내리던 덕에 그럭저럭 견디어 가고 있었던 것이다. 그러나 이제 석유값이 배럴당 20 여 불로 곤두박질 치고 있고 앞으로 또 얼마나 더 내릴지 알수 없게 되었다. 이제 석유 생산 수입에 의존하던 러시아 제정은 어디로 갈 것인가? 답이 없다. 당장 수도 모스크바 거리에는 빵을 구하려는 인파가 눈만 뗑그러니 뜨고 이리 저리 몰려 다니고 있다. 그런다고 없는 빵이 어디서 솟아나지 않는다. 게다가 서북 러시아에 불어닦친 원자 낙진은 사람과 농작물을 깡그리 망쳐 놓았다. 가뜩이나 악화된 재정에서 무엇으로 이를 구제하고 복구할 것인가 ? 실로 막막하기 짝이 없는 실정이다.

자 ! 이제 우리가 러시아 경제를 도와줄 차례가 된 것이다. 러시아 인민들이 먹고 살 수 있게 해 준다면 그 대가로 핵무기 폐기를 요구할 수 있을 것이다. 러시아가 핵 무기를 모조리 폐기해야만 아시아에는 진정한 평화가 오는 것이다.

러시아 대사를 불렀다.
“지난번 러시아 방문 답방으로 대의정께서 우리나라를 방문 하실 수 있는지? 일정을 검토해서 연락해 주시기 바랍니다.”
“그러면 사전에 준비해야할 현안이 있으시면 말씀해 주시겠습니까?”
“러시아 경제 부흥에 도움이 되고저 합니다.”
“아 ! 네 ! 무슨 좋은 방안이라도 있으신지요?”
“예, 몇가지 방안이 있긴 한데 - - -, 대의정을 만나 뵙고 상의해 봐야지요”
“아, 네, 알겠습니다. 당장 추진 하겠습니다.”
“유라시아 전철 건설을 우리 자본으로 하면 우리 소유가 되겠지요. 물론 필요한 기술자와 노무자는 러시아인으로 쓰도록 하겠습니다. 막대한 외화가 서민들 손에 쥐어지게 될 것입니다. 그리고 우리는 멘 처음에 봉제공장부터 시작했는데, 러시아가 원하시면 이전해 드릴 수도 있습니다.”
‘이팝에 고기국’ 타령 하던 때가 바로 엊그제 같은데, 어느새 인건비가 올라 봉재산업도 고급 고가품 이외에 저가품은 사양 산업이 되어가고 있었다. 저가품 봉재는 점차 동남아 쪽으로 이전하고 있지만, 생산성이 아무래도 우리만 못하고 러시아는 어떨지 아직 미지수이지만 한 번 시도해 봄직해서 하는 말이었다.
“아, 그러세요 ! 고, 고맙습니다. 그렇게 전하겠습니다. 곧 좋은 회답 있을 것으로 확신합니다. 감사합니다. 감사합니다.”
대사는 뛸듯이 기뻐하며 물러 갔지만 과연 대의정이 걸려들어야 하는데 알 수 없는 일이다.

(계 속)

▣ 재미교포 자유기고가 (심천-민영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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