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 조선민국(朝鮮民國) (23)
-SPn 서울포스트, 심천 자유기고가

제1부 우리는 하나

(1, 북에 가다. - [소설] 조선민국(朝鮮民國) ①)
(2, 추방. 3, 제가 I - [소설] 조선민국(朝鮮民國) ②③)
(4, 다시 북에 다녀오다. 5, 제가 - II - [소설] 조선민국(朝鮮民國) ④⑤)
(6, 눈물 매대 - [소설] 조선민국(朝鮮民國) ⑥)
(7, 전자 산업 - [소설] 조선민국(朝鮮民國) ⑦)

제2부 민족의 서광

(8, 북조선에 변화가 - [소설] 조선민국(朝鮮民國) ⑧)
(9, 북으로, 북으로 !!. 10, 전력(電力) 부국책(富國策) - [소설] 조선민국(朝鮮民國) ⑨⑩)
(11, 또 다른 반란. 12, 통일 회담 - [소설] 조선민국(朝鮮民國) ⑪⑫)
(13, 해외 순방 - [소설] 조선민국(朝鮮民國) ⑬)
(14, 최저 소득층의 소비확대가 경기를 부양시킨다, 15, 망중한(忙中閑) - [소설] 조선민국(朝鮮民國)⑭⑮)

제3부 고토 회복

(16, 전운. 17, 통일 - [소설] 조선민국(朝鮮民國) 제3부 고토 회복 (16)(17)
(18, 사라지는 일본 그리고 발해영토 일부 회복 - [소설] 조선민국(朝鮮民國) (18)
(19, 사회 개혁 - [소설] 조선민국(朝鮮民國) (19)
(20, 인류의 대 재앙 - [소설] 조선민국(朝鮮民國) (20)

제4부 웅비하는 조선

(21, 조선 민주정부 수립. 22, 동북아의 안정 - [소설] 조선민국(朝鮮民國) (21)(22)


23, 꿈의 유라시아 전철

러시아 대의정이 래선했다. 어찌 보면 지치고 굶주려 곧 쓰러지기 직전의 호랑이이지만, 힘은 없어도 호랑이는 호랑이다. 세계 어느 나라에 간들 이토록 환대를 받으랴만 조선은 거국적 대대적으로 러시아 대의정을 환대했다. 그는 ‘아직 러시아는 죽지 않았다’고 되뇌이며 만면에 웃음을 먹음고 흡족해 했다.

“우리 북조선이 러시아에 외면 당하고 헐벗고 굶주리게 되었을 때 번영의 밑거름이 된 것이 바로 봉재공장이었습니다. 이제 우리는 이만큼 살게 되었으니, 과거 러시아의 도움을 잊지 못하고, 우리가 러시아를 도울 수 있게 되기를 진심으로 바라는 바입니다. 그래서 우리 조선의 도약의 발판이 되었던 봉재공장을 러시아로 이전해 주고 싶은데 각하의 의향은 어떻하신지 ?”
“예 ! 각하께서 과거에 우리 러시아가 북조선을 외면했다고 말씀 하셨는데, 그것은 오해이십니다. 우리는 결코 북조선을 버린적이 없습니다. 구 쏘련이 붕괴되고 나서 우리 러시아가 당장 코앞에 닥친일이 시급해서 미쳐 과거처럼 돌보아 주지 못했을 뿐입니다.”

“그게 그거지요. 하여간 표현이 잘못됬다면 그말 철회하겠습니다. 그보다 앞으로의 협력이 더욱 중요하다고 봅니다만 - - -“
“네, 봉재공장 이전해 주시겠다니 고맙게 받겠습니다. 그러나 우리도 과거에 봉재경험은 풍부합니다. 다만 전 세계를 상대로한 국제무역에 경험이 좀 부족하니 귀국이 많이 도와 주시기 바랍니다.”
“아무렴요, 봉재품 생산경험이야 러시아가 더욱 풍부하지요. 문제는 세계 시장을 상대로 장사를 잘 해서 외화획득을 많이 해야지요.”
“예, 그러니 바로 그점을 도와 주셔야지요. 그리고 유라시아 전철 건설을 곧 시작하시겠습니까? 사업이 잘 될지 우리는 잘 모릅니다. 또 상관할 일도 아니고요.”
“네, 우리가 알아서 할 일이지요. 걱정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그러면 곧 계약토록 하지요.”
“예, 그렇게 하겠습니다.”
“그런데, 연해주 문제는 좀 생각해 보셨습니까?”
“그게 좀 - - -“
“국민들 먹고 사는 문제부터 해결해야지, 그가짓 땅만 넓게 가지고 있으면 뭘 합니까?”
“그런데, 우리의 오랜 숙원이 부동항이라 - - -“
“아, 그 문제라면 이렇게 하시지요. 과거 일본과 분쟁을 겪던 북방 4개 도서 중 하나를 빌려 드릴테니 해군기지로 개발해서 이용하시지요?”
“빌려 주신다?”
“네, 그렇습니다.”
“우리는 연해주라는 넓은 땅을 그저 드리는데, 그까짓 조그만 섬 하나를 아주 주는게 아니라 빌려 주신다고요?”
“연해주는 원래 우리 땅이었으니 이제 돌려 받는 것이고 해군기지도 빌려주고 봉재공장도 주고 철도 건설도 해 주겠다는데 싫으시면 그만 두시지요.”
“철도는 우리 것이 아니지 않습니까 ?”
“건설사업이 경제부흥의 밑거름이 된다는 것을 잘 아시면서 - - -, 노동자 기술자들이 받는 노임 액수가 엄청 날 걸요? 수년 내지 십 수년이 걸릴텐데 - - -“
“아무턴, 관계자들과 상의해 보고 내일 답변을 드리지요.”
“네, 그렇게 하세요. 좋은 소식 기다리겠습니다.”

다음날 러시아 측이 주최한 리셉션 파티에서 러시아 대의정이 먼저 입을 열었다.
“북방 도서 1개로는 해군기지로 쓰기에는 너무 협소하니 2개를 썼으면 하는데 어떻습니까?”
“그러면 사하린 섬과 그 서쪽 연해주 지역 흑룡강 이동 및 추코트 반도 서경 170도 이동을 우리에게 양도할 수 있겠습니까 ?”
“네 ? 그, 그건, 안됩니다. 절대 안됩니다. 아무리 우리가 어려운 처지에 있다고 하나 정말 너무 하십니다.”
사실은 실무진에서 이미 합의가 된 사항인데 괜히 한 번 틩겨 보는 것일게다. 다만 실무진에서는 좀 광범위하게 정해 놓아서 정상회담에서는 약간의 재량권은 있다. 하지만 이쪽에서도 지지 않았다.
“그러면, 유라시아 철도 건설 공사도 봉재공장 이전도 모두 없던 일로 하지요”
“그럴 수 밖에 - - - 허, 흠.”

러시아 대통령은 술을 한 잔 쭉 들이키고 곧장 일어서서 아무말 없이 나가 버렸다. 회담은 끝났다. 이거 실무진 협의와는 다르게 정말로 잘못되는 것이 아닌지 겁이 덜컹 났다. 러시아가 정말로 무력 보복을 하게 될지도 모르는 급박한 상황이다. 우리 나라를 방문한 외국 국빈에게 예의가 아니다싶어 사과라도 해야할 것이나 마땅한 핑계가 떠오르지 않는다. 침통한 표정으로 관저에 돌아와 책상앞에 앉아 있는데 러시아 대의정으로부터 전화가 왔다. 회담이 깨져서 그저 위로차 전화한 것이겠거니 짐작하고 전화를 받았다.

“네, 전화 바꿨읍니다.”
“아, 네, 각하 ! 저, 혹시 북방 4개 도서를 모두 이용할 수 있게 해 주시거나 북해도 어느 구석이던 우리 해군기지 건설이 가능한지요?”
부동항이 그렇게 소원이라면 북해도 한 쪽 구석쯤 활애해도 관계 없는 일이다. 다만 유구열도에는 미국 해군기지가 있는데 북해도에 러시아 해군기지 건설을 허용하면 너무 바짝 붙어 있어 문재가 될지 모른다. 그 보다 그동안 러일간에 영토분쟁이 있던 북방 4개 도서를 이참에 확실하게 우리 영토로 못박는 것도 의미가 있을 수 있다.
“북방 4개 도서를 이용하시되 3해리 밖으로 나와서는 안됩니다. 반드시 공해상으로만 출입해야 합니다. 그리고 매 3년마다 갱신하기로 하고 1년에 한 번씩 우리가 오염도 조사를 위해 구석구석 살필 수 있어야 합니다. 됬습니까 ?”
“임대료는 안 받으시겠지요 ?”
“형식적으로 아주 조금만 받겠습니다. 그리고 사하린 섬 최 북단과 몽고 최 북단을 잇는 직선거리를 국경선으로 해도 되겠습니까?”
“그렇게 합시다.”
“감사합니다. 그러면 곧 의정서를 작성하라 이르겠습니다.”
의정서를 다 작성하고 기다리는데 러시아 대의정으로부터 또 전화가 왔다. 의정서 서명에 관한 것인줄 알았는데 또 딴소리를 한다.
“아무래도 북방 4개 도서로는 안되겠습니다. 추코트 반도도 동서경 180도 이동만 가능합니다. 추코트까지 주는데 좀 더 양보하시지요?”
“아, 그러면 그러면 북해도 동쪽 쿠나시리 섬을 쓰시지요?”
“그건, 원래 우리 것인데. . .”
옆에 있던 보좌관이 거들었다.
“그 섬은 동토라서 개발하기 어려운걸요”
“아, 여보세요, 각하! 그러면 본주 북쪽 시나키타 반도 일부를 쓰시고 추코트 반도 서경 170도 이동을 주시지요?”
“그래도 180도 이동으로 하시오. 우리는 아주 드리는 것이고 귀국은 우리에게 빌려 주는 것이 아닙니까?”
“좋습니다”
이렇게 해서 북극해 개발권이 걸린 추코트 반도 일부와 몽고 이동 연해주와 사하린 섬이 우리 영토가 되었다.

유라시아 철도는 우선 부지 선정과 타당성 검토에 들어갔다. 기존 철도를 개 보수하여 활용할 것이냐 ? 아니면 전적으로 신설할 것이냐 ? 검토하게 되었다. 시베리아에는 험준한 산악지역이 많지 않고 비록 동토지만 평지가 많아 차라리 신설하는 쪽이 더 경제성이 있다는 쪽으로 기울었다. 노선은 부산-서울-신의주-길림-하바로브스크-모스코바-피터스브루크-베오그라드-뮨헨-파리-마드리드-리스본 으로 잠정적으로 정하고 유럽 노선은 관계 당사국과 추가 협상을 통하여 수정 또는 확정 하기로 하고 우선 길림-하바로브스크 노선부터 착수 했다. 인류 역사상 최대 길이의 대 역사가 시작된 것이다. 기술자들은 모두 조선에서 대리고 갔고 자갈 침목 선로등은 현지에서 조달키로 했으며 전선 및 기타 필요한 부속품들은 모두 조선에서 조달하기로 했다. 이제 유라시아 철도가 완성되면, 인도양과 대서양을 돌아서 가던 해운보다 날자도 거의 반으로 줄고 무엇보다도 운송비가 3분의 1 정도로 줄어 과히 전 세계 산업계가 재편될 만큼 혁명적인 질서가 형성될 것이다. 극동지역 생산품의 국제경쟁력도 그만큼 커질 것이다.

모스크바 남쪽 외곽의 허허벌판 넓은 지역을 공단으로 개발하기로 하고 작업에 착수했다. 조선의 서부전선 참모부 관내에 최초로 건설했던 봉재공장을 고스란히 철거하여 그대로 모스크바 공단으로 이전했다. 돌이켜 보면 남북통일의 기반이 되었으며 오늘날 조선의 부를 이룩하는 시발점이 되었던 감회어린 공장이 아니던가 !! 이제 러시아도 조선처럼 부유한 러시아를 이룩하는 시발점이 되기를 기원하며 이 공장을 이전하는 것이다. 서부 전선에 부녀자를 위한 공장들은 그대로 두고 계속 고급 고가 봉재품 생산에 전념했다. 그외의 봉재공장이 있던 건물들은 모두 개 보수하여 전자공장으로 바꾸었다. 서부전선 장병들도 모두 이제는 전자공장에 투입되었다. 과거 중부전선 장병들이 그토록 부러워하던 서부전선 장병들을 이제는 교육을 시키는 위치로 바뀌었다.

모스크바 공단은 예상했던 만큼 진전을 보지 못하고 있었다. 러시아 부녀자들은 조선의 그녀들만큼 섬세한 솜씨도 없고 부지런하지도 못하다. 한 마디로 생산성이 조선에 비해 반도 되지 못했다.
하는 수 없이 투박한 외투, 모피 제품 등의 생산으로 전환하고 재봉기도 모두 교체했다. 싸구려 외투는 그런대로 팔리는데 모피제품은 품질 때문에 지진부진하다. 고심 끝에 뻰찌, 망치, 드라이버, 쁘라이어, 톱, 가위 등 가정에서 간편하게 쓸 수 있는 공구 셋트를 만들어 세계 시장에 돌려 보았다. 그런대로 수요가 발생하더니 품질이 우수하며 가격은 비교적 저렴한 관계로 수요가 점차 늘어나기 기작했다. 또 농기구, 특수 장비 등을 제작하여 공급했더니 반응이 좋았다. 이렇게 러시아 특산품 개발에 전력을 질주 했지만 국제경쟁력을 갖는 상품 개발이 그리 쉽지만은 않았다. 급기야 독일 기술자들을 데려와서 기계, 장비 등을 제작하여 수출했으나 수요가 그리 많지 않았다.

러시아를 다시 방문하여 러시아 대의정을 만났다. 그는 파안대소하며 우리 일행을 반갑게 맞아 주었다.
“각하 덕분에 우리 러시아 경제가 이만큼이나마 살아나는 것 같습니다. 정말 고맙습니다.”
“예상했던 것보다 진척이 되지않아 고심하고 있습니다.”
“아니요. 원 별 말씀을 ! 첫술에 배 부르겠습니까? 우리 국민이 이만큼 견디어 낼 수 있는 것도 다 각하 덕분입니다.”
“그래서 말씀인데, 핵 무기를 모두 해체하시지요? 모두 해체해서 핵 연료만 빼서 가공하여 중동지방에 핵 발전소와 함께 수출하도록 해 봅시다.”
“허이구! 그, 그건 안되는 말씀입니다. 안됩니다.”
“그러시다가 중국모양으로 자연 폭발이라도 일어나면 그 끔찍한 재앙을 어찌 감당 하시려고요?”
“우리 러시아는 그런 재앙 안일어납니다. 절대 안전하게 보관하고 있을뿐만 아니라 여러 곳에 분산하여 보관하고 있으니 중국처럼 그렇지는 않습니다.”
“그것은 아무도 장담 못합니다. 태양 흑점 활동이라던가 거대 운석우의 대 폭발이 핵 무기 보관소를 대파 시킬 수도 있을 것입니다.”
“그런 일은 확률적으로 미미한 것에 불과합니다.”
“만의 하나라도 발생 가능성은 있는 것입니다.”
그는 입을 다물고 더 이상 말을 하지 않았다.
“볼가강에 물래 발전소 건설을 해 드리려고 했더니 안되겠군요. 유라시아 철도 건설도 재고해 봐야겠습니다.”
“뭐, 뭐요? 그, 그건 계약 불이행 아니요?”
“계약 불이행이라니요? 예상치 못한 변수가 발생하지 않았소?”

그는 대답대신 나를 뚫어져라 쳐다 봤다.
“나는 귀국에서 핵 무기를 어느 은밀한 장소 한곳에 보관하고 있는 줄 알고 있었소. 그런데 산지 사방 여러 곳에 분산 보관하고 있다니, 우리 철도가 지나는 곳 근처에라도 있으면 우리 철도사업은 파산할 것이 불을 보듯 뻔한데 어찌 공사를 강행할 수 있겠소?”
“선로 근처에는 없습니다.”
“그걸 누가 믿겠습니까? 그러면 보관 장소를 다 밝히고 내가 직접 다 확인해 봐도 되겠습니까?”
“그건 군사 기밀이라 밝힐 수 없는 것 아니요?”
“군사 기밀이라구요?”
“그걸 몰라서 묻소?”

두 사람의 대화는 아무리 보아도 두 나라 정상간의 외교적 수사가 아니다. 친해서 일까? 만만해서 일까? 마치 초등학생끼리 말 다툼하는 것같다. 러시아 대의정만 보면 심통이 끓어 올라서일까? 내나라 일도 바쁜 이웃나라 대의정인 나는 러시아 경제를 일으켜 세워 러시아 국민이 잘 살게 하려고 노심초사하고 있는데 반해 정작 해야할 그는 주먹만 휘두르고 있는 꼴이다. 핵 무기가 밥을 먹여 주는 것이 아니란 점은 너무도 뻔한 일 아닌가? 저 독일을 보라.
“저 독일을 보시오. 그들은 ‘핵’이라는 글자조차 가까이 하지 않고 있어도 누구나 인정하는 세계적 부국이 아니오? 핵 무기가 밥을 먹여주는 것이 아니지 않습니까? 그러니 일부 핵 무기만이라도 해체해서 그 연료를 가공하여 물래 발전소를 건설할 강이 없는 사막 국가에 핵 발전소 건설을 수출하는데 전력을 기우려야 하오. 그것만이 러시아가 살 길이요. 지금 공구세트니 투박한 의류 수출이니 모두 찔끔 찔끔 수출해 가지고는 도저히 러시아 경제를 일으켜 세우기 어렵습니다. 잘 생각해 보세요. 나는 며칠내 떠나겠습니다.”

그는 나를 물끄럼히 쳐다 보고만 있었다.
며칠 후 우리 일행은 러시아 방문 일정을 마치고 돌아왔다. 돌이켜 보면 막대한 외화만 낭비하고 아무 소득없이 돌아온 꼴이다. 자연 유라시아 철도 건설도 지진부진하게 되었다. 공구세트와 봉재품 수출은 그런데로 호조를 이루고 있지만 이것만으로는 러시아 경제를 일으키기에는 턱없이 부족하다. 특수 기계제품도 네임 벨류때문인지 지진부진하여 할 수 없이 OEM(주문자 상표 부착 생산) 방식으로 독일로 수출하면 독일에서 전 세계를 상대로 재 수출 하고 있다.

어느듯 용식이 나이가 만 8세 우리나라 나이로 열살이 되었다. 내년이면 중학교에 들어간다. 어느듯 중학생이라! 이놈은 누가 봐도 부러운 번듯한 아이로 키우고 싶은데 과연 그렇게 될 수 있을까? 여름 휴가를 맞아 나는 용식이를 데리고 심천으로 내려가 낙시를 즐기고 있었다. 전 세계를 다니며 온갖 음식을 다 먹어 보았지만 이곳 심천에서 잡은 모래무지 찌게만큼 맛있는 것은 아직 못 먹어 보았다. 이곳에 있으면 더 없이 마음이 평안해 진다. 칠십 여년을 ‘해야할 일’에 쫓기며 항상 강박관념 속에 살아 왔는데 이제 이곳 심천에 있으면 세상의 모든 근심 걱정 다 잊어버리고 편안한 마음을 갖게 되는 것은 왠 일일까? 그래, 이제 모든 것을 다 내려 놓고 편안히 쉬고 싶다. 이곳 심천에서 낚시나 하면서 - - -. 내게 그런 복이 있는 것일까?
경호원이 건내 주는 전화를 받으니 러시아 대통령이다. 통역원을 데리고 오지 않아서 러시아인 통역이 그 쪽에서 통역해 주었다.

“아, 각하, 안녕하십니까?”
“네, 대의정께서도 별고 없으시지요?”
“그래요. 각하 말씀데로 아무 조건 없이 핵 무기를 감축해 나가기로 했습니다. 핵 발전소 수출을 좀 추진해 주시겠습니까?”
“아, 네, 잘 생각하셨습니다. 추진해 드리고 말구요. 그런데, 우리도 핵 발전소를 수출해야 되는데 이거 강력한 라이벌이 등장했는데요.”
“아니, 뭐요? 뭘 또 ? 이제는 더 양보할 것도 드릴 것도 없습니다.”
“아, 아니요. 그저 해 본 소리요. 핵 발전소 건설 수출은 누가 뭐래도 러시아 것을 우선적으로 수출해 보도록 하겠습니다. 그 대신 우리는 유라시아 철도 건설과 볼가강 물래 발전소 건설에 전념하도록 하겠습니다.”
“고맙습니다. 실무진에게 양해 각서 작성을 지시하겠습니다.”
“제가 오히려 더 고맙게 생각합니다. 그럼 건강하세요.”

(계 속)

▣ 재미교포 자유기고가 (심천-민영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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