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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 체험, 삶의 현장① - 인력시장 막노동
 양기용 기자 (발행일: 2012/07/24 22:07:55)

[일상] 체험, 삶의 현장 - 인력시장 막노동
-SPn 서울포스트, 양기용 기자


▲ 비에 씻긴 모래 속 시멘트가 '뷰트(butte)'처럼 보인다. ⓒ20120700 세상을 향한 넓은 창 - 서울포스트 양기용

임시직에 월급제 아닌 주급제 도입 필요

IMF이후 우리나라 노동시장은 3차산업이 급팽창했다. 그런데 현재 이 3차산업 종사자들은 고용의 질이 매우 나쁜 상황에 처해 있다. 미래설계를 할 수 없는 불확실한 임시직이거나 비정규직이거나 소규모 제조업의 경우 계절적 취업, 한시적 취업 등으로 인해 실직과 이직률도 높다.

고용주는 이런 부류의 사람들에게 아직도 월급제를 강요하고 있다. 그 이면에는 미지급비용으로 인한 자금 유동성이 좋아질 수 있으나, 서구 특히 미국의 주급제가 매우 합리적으로 정착된 것은, 탄력적 고용이 사용자나 피사용자에게 유익하기 때문임을 주목해야 한다.


각설하고, 원래 독일어가 어원인 아르바이트(Arbeit)는 정신적,육체적 노동, 일, 작업, 직업, 연구, 직장, 일자리의 총칭이나, 우리나라로 건너와서는 알바 라고 불리기도 한 부업, 본직이 아닌 임시직 - 쉽게 말하면 2부리그, 마이너리그에 있는 직업이라고 할 수 없는 잡일군을 말한다.

Arbeit(노동,일)는 학자적 이론에 의하면 자아실현의 수단도 되고 가치 창조를 통해 자신과 주변을 변화시키는 행위라고 한다. 그래서 마르크스는 인간을 '노동하는 동물'로 보았다.

그러나 생계를 위한 최후의 보루로 노동이 된다면 어떤 상황이 될까.

현생인류 시작과 함께, 사람이 생계 최후의 수단으로 남자든 여자든 '몸'을 판다는 말이 있다. 여자는 '성'이 필요한 사람과, 남자는 '힘'이 필요한 사람과 재화로 바꾼다는 얘기다. 최후의 수단이라고 단정하기엔 일상적 생계의 방식일 수도 있어 신성한 '돈벌이'인 경세제민 행위 - 직업과 노동을 폄하한 바도 있으나, 이 두 직종은 공히 위험도가 높고 사회보장제도가 빈약해 최악임은 틀림없다.

요즘 자영업을 하다 망해 프리랜서를 자칭하며 인력시장에 나오는 사람들이 눈에 띈다. 개중에는 경제적 이유로 이혼과 가정파탄 상태의 삶에 허덕이는 사람도 있다.

나도 서울 막 올라와서 임시 생계방편으로 노가다(どかた,dokata,土方,도카타)판에 나간 적이 있다. 이때는 소위 인력시장이라고해서 새벽 시장입구나 사거리귀퉁이에 모여 있으면 수요자가 용도별로 사람을 지목해 하루를 쓴다. 당시 우리가 길거리 아무데나 퍼질러 휴식을 취할 때, 점심을 먹은 화이트 칼라 남녀들이 삼삼오오 햇살 받고 한가롭게 걷는 모습이 부러웠다. 이후 은행에 입사했지만, 다시 필드에 서보니 삶은 공평하다는 생각이 든다.

IMF때 퇴직해 모든 자격을 상실하고 달려간 곳도 막노동판이다. 까루프 건설현장 전기공, 무역센터 로비 천정 인테리어 철제공, 강원도 옥계항보수 페인트공, 아파트 갱폼제작 용접공, 경춘선 복선공사 잡부, 서울대 약대연구동 증축 외벽 빔공사, 무심코 간 도곡동 타워펠리스 현장의 목수 - 50,60 몇층짜리 시커먼 콘크리트 건물이 눈에 선하다. 당시 평당 분양가가 700만원대로 전국에서 제일 비싼 곳(지금은 서울 최고분양가가 4000만원을 훌쩍 넘었다). 또 작년에는 청와대 안 배수로공사까지 했으니, 장사를 했던 나에게 노가다는 변환기에 경제적 공백을 메꿔준 중요한 방편이기도 하다.

근래 빚을 내어 부동산을 소유한 사람들이 애를 먹고 있지만, LH공사(한국토지주택공사)나 SH공사(서울시도시개발공사)는 정부로부터 (그린벨트 포함) 토지를 매입해 아파트용지로 개발해서 공사기업에 매각한다. 뉴타운도 특정기업이 특정지역을 독점하는 형태다. 대표적인 것이 은평뉴타운으로 현대건설이 독식했으나 좁고 꾸불꾸불한 도로도 그대로 두고 집만 아파트로 리빌딩해 뉴타운개발이 아니라 올드타운으로 남아 있다.

여러 일을 해보니 어떤 노동이든 신성하다. 그리고 나는 쇠를 깍는 일도 땅을 파는 일도 재미있다. 시멘트 40kg는 무거운 편. 국제규격인 이 무게는 서양인 체격에 맞춰진 것이라 동양인에게 무리가 있다. 20kg포장을 만들어도 충분할텐데 (미국은 20kg짜리 견고한 포장이 대중화됐다고 함) 업주들은 작업량을 우선시한다.

또 문제가 되는 것은 이미 목수,철근 등의 일자리를 잠식한 베트남인과 중국인(교포)이다. 특히 조선족은 언어가 통하는 우리 동포이전에 적성국이자 경쟁국인 중국인이다. 그들을 온정적으로만 봤다간 큰 코 다친다. 그들의 조국은 우리가 일시적으로 지배한 지역이라고해도 한반도를 끊임없이 위협해 온 북방 오랑캐의 후손으로 현 사회주의 국가 중국이다. 지리적으로 중국동북부에 고립돼 살고있는 탓에 성향을 가늠하기가 매우 어려운 족이다. 그래서인지 협동이나 협력보다는 자본주의보다 훨씬 더 개인적이다. 현재 8만원 정도로 책정된 막노동 일당도 풍부한 중국인력이 원인일 수 있다.

ⓒ서울포스트
ⓒ서울포스트

근래 몇 년 노가다 일자리도 부족하다. 부동산 침체에 따른 건설경기가 바닥이고, 이명박정부 들어 4대강사업에만 수 십조원을 흘려보낸 것이 문제다. 몇 개 건설업체와 특정 지역업자가 관리까지 독식해 돈이 내수로 돌지 않는다.

세상의 '일'이란 죽을 때까지 하는 것이다. 지구가 생겨나면서부터 지구종말이 올때까지 생명체는 일에 살고 일에 죽는다. 피라미드를 쌓았던 노예도 댓가는 받았다. 이런 관점에서 본다면 세상에는 매우 중요한 일도 급할 일도 없다. 매우 잘한 일도 매우 못한 일도 없다. 서두를 일도 질질 끌 일도 없다. '일'이 없으면 만들어서 하는 것이 '일'이다.

우리 서민 경제 사정상 지도자라면 배고픈 국민을 위해 예전 새마을사업처럼 '한강고수부지에서 삽자루를 들게하고, 하류의 한강물을 상류로 퍼 올리는 일자리'를 창출해야함에도, 이명박 자신은 온갖 이권에 개입된듯 피도 눈물도 없는 장사치로 보이니, 올 년말에는 서민의 고통을 알아주었던 박정희 대통령같은 지도자를 다시 만나야 한다.

지금 세계는 학자나 관료들이 걱정하는 경제 몇 위 국가, 몇 년 마이너스 성장이 문제될 것이 없을 정도의 급변기다. 이때는 실천력이 뒤떨어진 정치,경제나 법 등 문학(文學)을 바탕한 문인(文人)은 아무 소용없다. 그런 학문은 시대별로 변하기 마련인 형이상학일 뿐, 진정한 세상의 바탕을 알고 바꿔나가는 힘은 불변의 이학(理學)을 안 무인(武人)이어야 한다.

노동판 돈벌이는 똥구멍에서 피가 날 정도 라는, 멸시도 당해봐야 한다는, 인격도 수양하는 곳이라는 소장의 말이 실감된다. 정말 잡놈한테도 배울 점은 있다는 - Eric Clapton의 Layla를 통화음으로 쓰는 사람도 있긴 하지만 -, 매일 낯선 현장에서 낯선 사람들과 팀을 이뤄야 하는 일들의 연속에서 열린 마음으로 상대를 이해하고 배려해야한다는 것도.

Life is real! Life is honest!! (龍)

▲ 미국 아리조나 주 사막에 생성된 뷰트 ⓒ자료

▣ 본지 발행인 (양기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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