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 노랗게 익어가는 탱자 가라사대, 청개구리와의 대화, 사마귀의 당랑권법, 연두색형광물질빛깔의 가을 벌집과 회갈색 정통 벌집, 평원의 저녁노을
-SPn 서울포스트, (마이 네임 이스) 량기룡(梁奇龍)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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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탐스럽게 익은 탱자열매 ⓒ20210900 세상을향한넓은창 - 서울포스트 양기용 |
중국에, 귤이 회수(淮水, 淮河 화이허 강)를 건너 북쪽으로 가면 탱자가 된다는 말이 있다. 남쪽의 장강(양자강, 양쯔강)과 북쪽의 황하(황허) 사이에 있어, 중국 중앙을 가로 지르는 강으로 대륙 남북을 가르는 기준이다. 이걸 말하고자 하는 게 아니라, 어릴적 탱자가시로 고동알을 뽑아 먹던, 눈다래끼나 곪은 종기도 땄던 그 가시나무에 너무도 선명하게 익어가는 탱자를 너무도 오랫만에 보았다. 시디 신맛에 얼굴을 찌푸리며 속씨를 빨아 먹었던 탱자. 사실 건강에 매우 좋은 식품이다. 아주 실하디 실한 열매를 가까이서 보니 기분까지 좋아졌다. 전원생활이 이래서 좋나보다.
비가 올거라고 청개구리가 울더니 이내 폴짝거리며 가까이 와 있다. 마구 내빼는 보통개구리에 비해 귀염성이 특징으로 외국 변종은 앞다리로 먹이를 잡고 입으로 먹는 청개구리도 있다. 이는 잠자리를 잡아 먹는게 아니라 식사를 한다는 표현이 맞다.
실제 사마귀를 잡아 손등 사마귀를 뜯어먹게 하면 없어진다고 해 사마귀 먹이 실험을 했던 그 사마귀도 상당히 우스꽝스럽고 재미난 생명체다. 스타일은 배짱이와 비슷하며 뱀도 잡아먹는 경우도 있다. 특히 당랑권(螳螂拳)의 포즈를 취할 때면 영락없는 무협고수 스타일. 이거 배가 불뚝해도 제법 날아다니는 게 더 신기하다. [螳:사마귀 당, 螂:사마귀 랑]
가을 독성이 심한 벌에 주의할 때지만 연두색형광물질을 발하는 느낌의 벌집이 엊그제 뉴스에 소개되기도 했다. 특수카메라 운운하던데 자연에서 그냥 연두색을 쉽게 관찰할 수 있다. 특별한 게 아니고 자연속 비와 대기에 노출된 채 녹색 나무숲에 둥지를 틀면 연두색으로 위장하고 건물이나 인공물에 벌집을 만들면 회갈색 본연의 색깔로 집을 짓는다.
충주에도 살미,수안보 온천쪽으로 가는 길에 관주마을이라는 지명이 있다. 우리 고향 보성에 있는 관주산(串珠山, 貫珠山?)은 300m가 안되지만 구슬을 꿰 놓은 모양의 연봉이 이어진다. 어릴적 소 풀을 뜯기러 올랐던, 나무를 하러, 나무짐지게을 지고 넘었던 산정 고개길을 지금은 등산로가 잘 정비되어 웰빙으로 다닌단다. 먼 봉우리 차돌고개에선 차돌이 엄청 나와 외지로 반출했고 자수정,백수정,투명수정도 쏟아져 나왔었다.
못생긴 호박, 며칠 전 담았단 홍옥사과, 그리고 오늘은 좋은 노을도 담았다.
▣ 본지 발행인 (양기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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