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단] 5.16군사혁명과 5.18광주사태 - 보수,진보의 맹목성
-SPn 서울포스트, 양기용 기자
1961년과 1980년에 각각 일어났던 '516군사혁명'과 '518광주사태'는 현재 각종 기록에 '5.16군사정변'과 '5.18민주화운동'으로 올라있다. 이는 시대가 바뀌면서 충분히 공론화된 결과라고 하지만, 이와 직간접 관련된 개인은 매우 난감하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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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교명'과 '교훈(정성,정밀,정직)'은 박정희 대통령 친필 한글 휘호지만, 이 휘호는 1기 졸업생 배출일을 기념하여 한문으로 다시 내려졌다. ⓒ서울포스트 |
필자는 고등학교 때 학교(금오공업고등학교, 설립자 박정희 대통령, 경북 구미시)가 1978년 교육부문에서 '5·16민족상'을 받았다. 금오공고가 민족중흥에 이바지 했거나 할 것으로 봤기 때문이다. 졸업후 고향인 광주 상무대(보병학교)에서 군복무, 518사태 때는 경계계엄군으로 시외곽에 투입되었다. 광주와 시민의 피해상황을 직간접적으로 겪었지만 동료군인들의 피해를 직접 보기도 했다.
만약 나에게 5.16과 5.18을 지금 교과서대로 말하라,고 한다면 난, 말할 수 없다. 내가 학문과 기술을 배운 나의 모교와 그 설립자를 부정해야하며 청춘을 보낸 5년간의 군생활도 부정해야하기 때문이다. 이것은 내가 선택할 수도, 누구에게 강요받을 일이 아닌 나의 역사이다.
역사상 가장 진보적이었던 박정희 대통령, 가장 보수적이었던 김대중 대통령
현재 우리들이 분류하고 있는 보수,진보는 매우 감상적이고 주관적이면서 유동적이어서 합리성이 떨어진다. 따라서 보수주의자, 진보주의자로 확실히 낙인돼 양 극에 서 있는 사람들은 매우 위험한 사고를 가졌다고 봐도 무방하다. (위 두 분이 아닌)
박정희 대통령은 전후 이념논쟁과 빈곤에 허덕이는 국가적 현실에서 오로지 구국의 일념으로 무혈군사혁명에 성공했다. 휴전상태에서 가장 확실한 체제안정과 민생해결을 위한 개혁적이고 진보적인 생각없이는 불가능한 일이었다. 일본을 극복하기 위해 일본을 배운 것도 진보적 생각이었고, 과거에 얽매이지 않고 일본과 국교를 맺어 차관을 도입, 경제 발전에 주력한 것도 진보적인 생각이었기에 가능했다.
독일의 아우토반에 착안해 경부고속도로를 건설한 것도, 새마을운동도 개혁적이고 개방적인 생각없이는 불가능했다. 만약 이승만 하야 후 윤보선(제2공화국)정부가 계속되었다면 그토록 분부신 경제발전을 이뤘을까. 아마 아시아의 빈곤국수준에 그대로 머물렀을 것이다.
김대중 대통령은 일본 이전 체제를 원했던만큼 보수적이었다. 미국이나 일본은 한반도에서 손 떼고 우리끼리 통일해서 잘살겠다는 생각이 당시 그분의 전반적인 이념이었다.
가난한 나라에서 경부고속도로 반대 등 개혁개방을 달갑게 생각하지 않았지만 새 천년 대통령 때는 시대의 흐름을 비교적 순탄하게 탔다고 생각된다.
위에 언급한 내용으로 보면 박정희 대통령을 보수, 김대중 대통령을 진보라고 분류한 것이 얼마나 위험한 발상인가를 알게한다. 오히려 새누리당이 진보정당이어야 하고, 민주당이 보수적인 이미지를 가져야 정상 아닌가?
이념을 살펴보면 경계가 모호한 경우가 너무 많다. 그래서 한국사회에서는 사안에 따라 보수적 시각과 진보적 시각이 항상 공존하고 언제든지 바뀔 수 있다. 기업 국유화가 꼭 보수고 민영화는 진보인가. 오늘날 너도나도 시장경제를 외치고 있다. 반북주의가 보수, 종북주의가 꼭 진보인가? 반북을 애국, 종북이 매국인가? 혹은 그 반대가 맞지 않나? 무엇이 애국인가? 동족과 이념전쟁의 휴전상태에서 보수진보의 기준을 어디에 둘 것인가, 등등이다.
베트남의 경우 외세와 싸워 민족적 독립을 이룬 호치민 이 과연 진보좌파인가. 오히려 자국을 지켜낸 보수우파 아닌가,의 혼돈은 별반 다르지 않게 우리도 똑같이 적용될 고민임을 알아야 할 것이다.
올해 정치권은 516이 혁명이냐 정변이냐를 두고 논쟁이 일 가능성도 있다. 새누리당 박근혜 전 위원장은 '5·16은 구국을 위해 불가피한 최선의 선택'이라고 역사의 궤도 안에서 이미 발언했다. 이에 야당은 역사의식을 들먹이며 신연좌제로 몰아갈 태세다.
그러나 노무현 전 대통령의 장인의 좌익활동이 문제될 때 노 대통령이 '배우자' 권양숙 여사를 부정할 수 없었던 것처럼, 박근혜 전 위원장도 '아버지' 박정희 대통령을 부정할 수 없는 일이다. 할 수 있는 것은 그때 피해를 당했다는 사람들에 위로의 말뿐이다.
516은 이 시대에 맞다 그르다의 문제가 아니고, 어떤 사람에게는 혁명으로 또 어떤 사람에게는 정변으로 가슴속에 남아 있어야 옳다. (龍)
▣ 본지 발행인
(양기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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