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단] 박근혜 대통령은 박정희 대통령의 유업 - 혁명적 '복지국가' 반드시 구현해야
-SPn 서울포스트, 양기용 기자
'대한민국과 결혼했다'는 박근혜 대통령,
5.16혁명처럼, 혁명적 '복지국가' 이뤄야 할 의무있다
현역정치인 중, 수 년 전부터 한국사회에 '복지개념'을 도입하고 구체적으로 실현하겠다는 포부를 최초로 밝힌 사람은 박근혜 대통령이다. 물론 이전에도 복지문제를 다룬 정치인은 있었다. 그러나 그들은 우리사회가 웬만큼 먹고 살만하니 복지에도 신경을 쓰자는 구호성 복지에 지나지 않았다.
박 대통령이 2000년대 초반 국회 보건복지위원일 때 인 것 같다. IMF에서 휴유증이 있어 누구도 '평등하게 잘먹고 잘사는 사회'를 생각하지 못하고 있을 때, 박근혜는 '아버지가 못 이룬 복지국가를 내가 이루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즉, 박정희 대통령이 가난한 한국을 발전시켰지만 복지를 구현치 못하고 돌아가신 데 대한 책임이 있다는 뜻이다. 나는 박정희 대통령과 박근혜 대통령을 오래전부터 잘 안 사람 중 한사람으로서 적어도 그의 발언을 당시 그렇게 받아들였다.
 |
▲ '새마을운동'은 모두가 참여하는 '화합'이요, 일을 함으로써 먹거리가 생기는 '경제활동'이었다. 가난한 사람들에게 '열심히 일하면 성공할 수 있다'는 희망을 준 최초의 운동이었다. ⓒ자료 |
지금 지구상 나라들은 많이 나눈 복지가 문제가 된 경우도 있지만, 여전히 대부분의 나라들은 많이 나눔으로써 다수가 풍요로운 삶을 살고 있다. 대표적인 경우가 중·북유럽과 스칸디나비아 반도 3국.
그들과 우리나라가 왜 이처럼 다를까. 이는 사회문제이자 의식문제로 한국사람에게는 권위와 특권이 나라를 지배하고 있다. 기업은 왕국이나 다름없다. 선진국과 다르게 회장의 말과 행동 하나하나에 조직이 움직이고 직원들의 생사가 달려 있다. 이것이 공직사회나 관료사회에 똑같이 적용된다.
지구상 극동에 위치한 작은 나라 한국은 세계 다른 나라에 비해 지역적으로 고립돼 있다. 때문에 특권층이 형성돼 있고 한정된 국토 여건에서 삼아남기 위해서 이웃과 동족끼리 피터지게 경쟁해야 한다. 정의나 원칙 따위보다는 힘이 더 크게 작용하는 경우가 많다. 고용도 불안하다. 눈에 보이는 현상은 왜곡되곤 한다. 따라서 지리적 여건과 자원 등 산업기반을 생각한다면 자유시장경제 라는 원리는 한국여건에 전혀 맞지 않는다. 박정희 대통령이 한국형 민주주의를 주창한 배경에서 '한국형'에 방점이 있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최첨단 기술력과 경제력과 군사력으로 세계를 쥐락펴락하는 미국은 이미 자본주의,사회주의 정책을 따지지 않는 국가다. 냉전을 벗어난 인류에서 '주의(ism)'은 아무 의미가 없다.
박근혜 대통령은 지난 선거공약에서 중산층 70%시대를 걸었다. 중산층이 두터워지고 자신의 염원인 복지국가를 구현하기 위해서는 전향적인 사회,경제제도를 실천해야 한다. 과거 수 십년간 경제성장을 이루면서 개인과 기업은 양심과 책임보다는 이기심과 부조리가 횡행하게 되었다. 특히 IMF이후 극에 달한 이런 사회적 분위기는 더욱 심화돼, 작은 욕망으로 인한 범죄가 쉽게 발생하고 가정이 파괴되거나 집단간 갈등을 빚는 경우가 많아졌다. 지금처럼 가진 자, 많이 배운 자가 더 많이 갖도록 내버려두는 제도, 경제를 계속 성장만 시킬려는 제도로는 절대 복지사회를 만들 수 없다.
최근 한 대기업총수가 부정회계,횡령으로 법정구속되었다. 그는 10년 새 두번째다. 국민들은 핸드폰요금이 비싸다고 난리인데 고작 1000원 깍아주고 천문학적 돈을 투자해 반도체 회사를 인수하더니 적자에 허덕이면서 밑빠진 독에 물붓기를 계속하고 있다. 단적으로 국가가 허가해 준 이런 독점 기업들을 국가가 계속해서 경영권을 존치시켜야 할 이유가 없다.
그간 우리나라는 국민총생산량도 쉴 새 없이 증가했다. 그 결과 대기업은 현금자산을 쌓아 놓고 있는데 서민들은 가난과 빚에 허덕인다. 박근혜 정부는 마이너스 성장도 불사해야 한다. 비온 뒤 땅이 굳는 상식적인 원리로, 새 매립지는 비를 맞고 푹 꺼짐으로써 기초가 단단해진다. 우리나라 전 분야에 끼어있는 거품에 마이너스 성장은 약이 될 수 있다.
작금의 한국사회는 1961년 구국의 일념으로 박정희 대통령이 군사혁명을 감행했던 때와 매우 흡사하다. 박근혜 대통령은 그냥 좋은 (최초의 여성)대통령으로 역사에 기록될려고 한다면 의미없는 일이다. 5·16혁명과 같은 혁명적 개혁이라야만 성공한 대통령으로 남을 것이다.
민영화는 전근대적 봉건사회 잔재.. 민영화보다는 국유화로
민간이 자금과 사업을 영위하는 것을 흔히 민주주의, 자본주의로 생각하지만, 중세 영주중심의 봉건사회가 바로 그런 형태였다. 국가가 중요해지고 국가의 총력이 필요한 시기에는 대부분 지방 호족의 권한이 약해졌다. 국가와 백성 사이에 끼어 있는 기업은 대부분이 국가나 통치자의 보호를 받으며 성장한다. 세계적으로 비민주적이라는 나라일수록 그런 양태는 두드러진다. 남미국가나 동남아 국가들을 보면 알 수 있다. 우리나라도 그랬었고 지금도 그렇다.
정부와 민간기업과 국민이라는 3대축에서 기업의 이익극대화는 국민의 손실극대화로 이어진다. 제로섬 형태다. 정부는 산지 물가 500원짜리가 소비자에게 5,000원에 팔린다며 유통단계를 탓하면서, 유통단계에 해당하는 민간기업에 혜택을 주고 국영기업을 민영화한다면 어떻게 되겠는가. 이명박정부는 지하철부터 공항운영 등 국가자산을 민간 업체로 팔아먹기에 혈안이 되었었다. 소인배 장사치의 극치를 보여줬다. 그 결과 국부가 해외로 유출되는 길을 터줬으며 국민은 혈세동원에 볼모로 잡혀있다.
특히나 사회간접자본에 해당한 사업은 국가가 직접 운영해야 한다. 한전이 이익만 내겠다면 서민은 상대적 손실만 봐야하며, 민영화한 도시가스 회사가 이익을 내기위해 가스요금에서 폭리를 취할 수밖에 없다.
지금 우리나라는 위기상황이다. MB정부가 아무 생각없이 저지른 일들의 부작용이 커지기 시작할 것이며, 한반도는 전례없이 북한과 갈등을 빚고 있다. 사회적으로는 일자리가 감소해 청년실업까지 늘고 있다. 몇 년 사이 큰 위기가 도래할 가능성이 충분하다.
삽질 일자리 살리고, 잘 노는 사회 만들어야
지난 대선에서 박근혜 후보를 지지해줬던 층은, 분석에 의하면 많이 배운 화이트칼라가 아니라 도시노동자, 시골의 농어민, 50대 이상의 장노년층이 주를 이뤘다. 이들 삶의 방식을 일일이 설명할 필요가 없지만, 박 대통령이 세대간 화합을 하고 지역간 국민대통합을 위해서는 기회를 점점 상실해 가는 층을 위해서, 첨단 IT산업 뿐만 아니라, 이명박처럼 대기업만 위해 4대강에만 돈을 섞을 것이 아니라, 조국의 산야-한강변이나 지방하천 등에서 생계를 꾸릴 수 있도록 제2의 새마을운동같은 취로사업도 병행해야 한다.
필자는 이명박 정부의 4대강 사업을 궁극적으로 반대했지만, 어차피 할 것이라면 10년이 걸리더라도 건설장비보다 삽자루(심하게는 숟가락)를 들고 투입돼 가난한 사람에게 돈이 돌게 해달라고 주장했다. 필리핀 이나 중국에 오가는 사람들에게서 들은 얘긴데, 그들 나라에서 도로를 놓을 경우 기계가 사람의 일자리를 앗아가면 사보타지 에 들어간다,는 것이다. 세월이 걸리더라도 모든 것이 '사람' 중심의 사업을 한다는 뜻이다.
 |
▲ 나이가 들어서도 인기를 누렸던 지구촌 최고의 가족 트리오 '비지스' ⓒ자료 |
근래 나는 팝 음악을 즐겨 듣는다. 7080올드팝 을 젊은 적 생각도하며 따라 부르는 것이 즐겁다. 모던팝 은 신예 가수들의 진화한 스타일 에서 즐거움은 또 있다.
80년에 발표된 '아일랜드 인 더 스트림(Islands in the stream)', 비지스가 부르고 케니 로저스 와 둘리 파튼 이 리메이크 해 대 히트 를 한 곡. 그들 여러 가수의 음악을 들을 때마다, 그들은 나이가 먹었어도 어쩜 저리 즐겁게 부른가 감탄스럽다. 역시 나이에 상관없이 관중도 흥에 넘친다. 그들 속을 들여다보면 알 수 있는 것이 있다. 음악적 정서 뒤에는 '안정된 편안함'이 있다.
그들의 편안함은 사회가 뒷바침한다. 임금문제(경제화), 평등문제(민주화), 복지문제(합리화)가 보편적으로 타당하고 공감하기 때문에 마음 놓고 놀 수 있는 분위기가 되었을지 싶다. 이런 분위기가 지속되면 범죄가 줄고 희망과 웃음이 넘치는 사회가 될 것이다.
우리들 삶과 작고 좁은 한국에서 박정희 대통령에 이어 그의 딸 박근혜 대통령의 '제2의 잘 살아보세'는 중요하다. 그러나 더 중요한 것은 '잘 놀아보세'가 아닐까 한다. 잘 노는 싸이도 취임식에 간다는데. (龍)
▣ 본지 발행인
(양기용 기자)
[
NEWStory makes
History -
서울포스트.seoulpost.co.kr]
서울포스트 태그와 함께 상업목적 외에 전재·복사·배포 허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