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섬진강 기차마을] 곡성 세계장미축제 둘러보기
-SPn 서울포스트, 나종화 객원기자
▲ 다양성, 규모, 관리 측면에서 단연 국내 최고인 곡성섬진강 기차마을 1004 장미정원 전경
국내에서 장미 종류가 가장 많은 섬진강 기차마을 1004 장미정원
곡성 하면 단연 기차마을을 떠올린다. 그래서 어지간한 여행자라면 곡성에서 증기기관차를 타고 섬진강변을 달려본 경험이 있을 것이다. 이렇게 전국적인 명성을 떨치고 있는 곡성섬진강기차마을에는 또 하나의 보물이 숨어 있다. 1004 장미정원이 바로 그곳! 1004가지 종류 장미가 식재되어 있다하여 붙혀진 이름이다. 국내 최대규모를 자랑하는 E 테마파크가 보유한 장미가 약 800~900종 정도라 종류의 다양성만 놓고 본다면 요기가 국내 최대 규모 장미원 되시겠다.
둘러보니 종류만 다양한것이 아니었다. 규모와 구성면에서도 군단위 지방 자치단체가 조성, 운영하고 있다고 믿기지 않을 만큼 내용도 충실하고, 관리도 굉장히 잘 되고 있었다. 그리고 나날이 진화하는 중이라하니 우리나라 최고의 장미정원의 미래가 어떤 모습일지가 기대된다.
5월 22일 부터 5월 30일까지 기차마을과 장미정원에서 열리는 제 5 회 곡성세계장미축제
오월초부터 서서히 피우기 시작하던 [ 1004 장미정원 ]에 식재된 수천만송이 장미들은 5월 말이면 일제히 꽃문은 활짝 연다. 이때 장미정원은 물론 기차마을 일대에는 장미향이 진동하고 그 장관을 보기 위해서 전국 각지에서 탐방객들이 구름처럼 몰려든다. 곡성군은 그 시기에 맞추어 축제 마당을 열고 [ 1004 장미정원 ]과 기차마을 일대에서 축제기간 동안 다채로운 행사를 개최한다.
축제는 언제부터?
5월 22일, 바로 오늘 부터 5월 31일까지다.
우리가 방문했던 5월 17일 개화율은 약 15% 정도 행사가 시작되는 오늘은 60%, 행사가 절정을 이루는 5월 30일경에는 만개 할 것으로 예상된다.
장미축제가 열리는 그곳을 미리 둘러보았다. 기차친구라는 닉네임으로 블로그 내사랑 곡성, 심청과 기차마을 http://blog.naver.com/gicha79 을 운영하고 계신 곡성군청 서형규 팀장님의 안내를 받을 수 있었던 것은 큰 행운이 아닐 수 가 없었다.
기차친구님은 기차마을 주무담당관과 운영팀장을 맡은적이 있었고 심지어 초기에는 기차 기관사 역할까지 하셨기 때문에 기차마을과 1004 장미 정원은 그분의 안방이나 다름 없다. 그래서 기차마을과 관련된 재미난 에피소드도 들을 수 있었다.
▲ 아마도 전국 유일무이할 것같은 상수리나무 가로수
기차친구님이 들려주는 기차마을 에피소드 1.
기차마을 후문 진입로 가로수로 상수리 나무를 심은 사연
기차마을 주차장에서 후문으로 들어가는 진입로에는 다른 곳에서 볼 수 없는 상수리 나무 가로수가 눈길을 끈다. 기차 친구님의 블로그에서도 봤던 장면이라서 당사자에게 직접 물어봤다.
" 이곳 조경설계를 맡은 디자이너 정말 기발하네요.
상수리 나무를 가로수로 쓸 생각을 하다니 "
" 흐흐흐 ~~ 그 이유를 아시면 자지러 질겁니다. "
누군가가 아이디어를 냈단다.
장미정원에 동물이 없으면 너무 삭막할 것 같으니. 상수리나무라도 심어 놓으면 다람쥐나 청솔모가 내려와 살게 될지도 모른다는 것. 다들 황당해 하면서도 말은 되는 것 같아서 상수리 나무를 심었다.
" ㅋㅋㅋ 말도 안되요. 상수리 나무 몇그루 심는다고 다람쥐가 산에서 내려온답니까. 진짜 곡성분들 다운 발상...ㅎㅎㅎ 아고 웃겨라. "
" 그런데 상수리가 있으면 내려올 수 도 있어요. 곡성천에 사는 수달이 여기 연못까지 쳐들어와 금붕어도 잡아먹어버리는데 ...ㅎㅎㅎ" 다람쥐를 불러들이는데 실패한 원인은 따로 있어요. 흐흐흐~~ 여기 놀러온 사람들이 상수리가 땅에 떨어지기가 무섭게 죄다 줏어가 버리잖아요. 그러니 와 봤자 먹을게 없으니까. 다람쥐가 산에서 안내려오는 거죠. "
" 하하하~~ 말은 되네요. ㅋㅋ "
하여간 곡성다운 기발한 발상의 산물, 다람쥐는 없어도 볼수록 멋들어진 전국에서 유일한 상수리 가로수다. 제발 가을에 상수리 줏어가지 마세요. 동악산 다람쥐가 내려와 살 수 있도록...ㅎㅎ
제대로 즐기는 팁1, 꼬치꼬치 알려고 들지 말고 그냥 걸어라.
당신이 장미 전문가가 아니고. 정원디자인에 관심이 많은 것이 아니라면 굳이 장미종류에 대해서 정원의 구성에 대해 꼬치꼬치 알아야 할 필요는 전혀 없다. 너무나 생소하여 돌아서면 잊어버릴 장미 이름 따지다 보면 정작 장미의 아름다움은 눈에 들어오지 않는다.
주어진 동선을 따라 걷기만 해도 마냥 기분이 좋아지는 장미정원이다. 만약 연인과 함께라면 야릇한 감정이 저절로 샘솟는 곳이다. 이곳에 있는 진한 향기를 뿜으며 아름다운 자태를 뽐내는 수천만송이 장미꽃에는 그런 마력이 숨어있다.
제대로 즐기는 팁 2, 멋진 인증샷을 찍고 싶다면 이른 아침이나 늦은 오후를 노려라.
장미축제를 관람하는 묘미중 하나는 아름다운 장미꽃을 배경으로 멋진 인증샷을 찍는 것이겠다. 사랑 하는 연인의 모습을, 그리고 갓난쟁이 우리 아이의 모습을 무더기로 피어난 아름다운 장미꽃을 배경으로 사진을 찍기에는 이곳 보다 더 좋은 곳이 어디에 있으랴.
그런데 빛이 부드러운 이른 오전시간이나 늦은 오후라야 사진빨이 가장 좋다는 것은 사진에 대해 조금만 관심있는 사람이라면 다 아는 상식이다. 그래서 아침 일찍 오거나 차라리 오후 늦게 오면 첫째 교통지옥을 피할 수 있고 둘째 표를 끊기 위해서 지겹게 줄을 서지 않아도 되고 셋째 한가하게 관람할 수 있고 넷째 멋진 사진을 얻을 수 있으니 일석사조를 얻을 수 있지 않겠는가. 참고로 축제기간중 기차마을의 개장 시간은 저녁 10시까지다.
들어서는 순간부터 왠지 달달하다는 느낌이 들더니만, 아베크족을 위한 세심한 배려가 엿보인다. 허깅과 키스존이라니... 머지않아 장미공원은 아베크족들이라면 반드시 들러야할 성지가 되지 않을까. 그리되면 아베크족 성지순례용 KTX를 운영해야 할 듯....아니 그건 너무 빠르다. 새마을호가 적당하겠다. ^^ 아베크족이 아니면 발권금지! ㅎㅎ
제대로 즐기는 팁3. 곡성에 하루 묵으면서 느긋하고 여유롭게 축제와 곡성 여행을 즐기자.
이맘때 우리나라 전체에서 가장 매력적인 여행지를 꼽으라면 단연 세계장미축제가 열리는 곡성이다. 그래서 기왕에 곡성으로 어려운 걸음 할꺼면 차분하게 하루 묵으면서 1박2일 일정으로 스케줄을 잡으라는 것이다.
평소에 비해 숙소 구하기가 만만하지 않겠지만 바짝 신경을 쓰면 분명히 당신을 위해 비워놓은 깔끔한 방이 있을 것이다. 곡성 기차마을에는 유스호텔과 기차펜션이 있고 곡성군이 운영하는 도림사 캠핑카와 심청이야기 마을 한옥과 초가집 펜션외에도 숙소는 얼마든지 찾을 수 있다.
축제 기간중 하루를 묵어간다면 무드 조명을 밝힌 1004장미정원에 깃든 밤이 당신을 잊을 수 없는 추억의 세계로 안내할 것이다.
이즈음 곡성 섬진강 기차마을은 아이들의 천국이다. 기차마을에 들어서는 순간부터 쉴새 없이 뛰어놀고 웃고 떠들게 되는 기차마을이기 때문이다.
기차친구님이 들려주는 기차마을 에피소드 2
왜 시원한 역이냐면요.
기차마을 조성당시 건축을 담당한 공무원은 집에 퇴근해서도 노트에 뭔가를 끄적거리며 골머리를 싸매고 있었다.
그걸 보고 있던 10살짜리 아들이 " 아부지 뭣땜시 고로코 골치아퍼싸세요.? "
" 엉, 기차마을 화장실에 이름을 지어주어야 허는디, 당췌 좋은이름이 떠오르지 않는다야. 당장 이름을 지어줘야 하는디, 이 아부지 머리가 깨져불것다. "
아들은 한심하다는 표정으로 아버지를 바라보았다.
" 아니 아부지는 요로케 쉬운것도 모른다요. "
" 니는 아냐 이눔아. "
" 그럼요. 아부지 오줌 엄청 마렵다가 화장실을 다녀오면 기분이 으쩌든가요? "
" 그거야 시원허제. "
" 긍께로. 기차마을에서 가장 시원한 곳이잖아요. 그러면 거그가 기차마을인께 [ 시원한역]이지 뭐예요. 참 아부지도.... "
그 얘기를 듣고 공무원은 무릅을 치면서 아들을 안아주었다.
" 워매 내 아들 천재다. 천재여..... "
그래서 기차마을 화장실 이름이 시원한역이 되었다는 거......
레일 바이크 타는 곳에는 개운한역도 있다.
이를테면 시원한역 동생뻘 되는셈~~~
이 이름을 지어준 그 천재 소년은 지금 어떤 모습으로 커 있을지 갑자기 궁금해지네.
제대로 즐기는 팁4. 관람시간을 충분하게 잡아야 100% 즐길 수 있다.
기차마을과 장미정원은 하루종일 놀고 즐기기에 충분한 국내에서도 손꼽히는 규모를 자랑하는 테마파크이다. 이곳에는 1004 장미정원 외에도 , 놀이공원, 전통명인과 함께하는 짚공예체험, 낙죽도 제작 체험, 작은 동물원, 도깨비들과 함께 즐기는 요술랜드, 4D 영상관, 영화 태극기 희날리며 를 비롯한 시대극을 촬영했던 실물 기차 전시장과 증기기간차 탑승체험을 물론이고 미니기차를 타고 공원을 한바퀴 돌 수 도 있는 레일 바이크도 즐길 수 있다. 게다가 각종 볼거리와 공연이 즐비하니 눈과 귀가 쉴틈이 없을 것이다.
다른 테마파크와 달리 간이 휴게소와 쉼터에서 간식이나 도시락 먹는 것을 허용한다고 하니 미리 준비해 오는 것도 좋은 방법이지만, 축제 기간중에는 각종 곡성 향토음식도 선보인다. 그러니 축제기간중에는 기차마을에 하루 일정을 오롯히 투자해도 전혀 후회스럽지 않을 것이다.
곡성 장미축제가 열리는 기간중에는 TV에 출연하여 유명세를 떨친 짚공예가 임채지 어르신을 직접 만날 수 있다. 어지간한 개그맨 뺨치는 어르신의 입담과 함께 ~~
곡성에는 칼과 대나무 칼집에 문양과 글씨를 새겨 칼 한자루를 지고의 예술작품으로 승화시키는 낙죽장도인 인간문화재 한상봉 선생있다. 반드시 낙죽장도 체험관에 들러서 잠시 들뜬 마음을 가라앉히고 선비의 칼 낙죽장도를 만나보시길.....
곡성 기차마을은 2014년 한국관광공사 관광의 별로 선정되는 영광을 누렸다. 올림픽으로 따지면 금메달, 아카데미 영화제로 따지면 대상같은 것이다. 우리나라의 기라성 같은 관광지들을 물리치고 여러단계의 엄격한 심사를 거쳐 명실공히 한국 관광의 별로 등극했던 것! 그런데 정작 곡성분들은 이것이 얼마나 대단한 것인지에 대해서 관심이 없어보였다.
단지 외지에서 찾아오는 손님들을 내 식구라 생각하고 극진한 친절을 베풀고, 기차마을을 지극정성으로 관리할 뿐! 그래서 곡성섬진강기차마을은 진정한 한국 관광의 별이다.
제대로 즐기는 팁 5, 증기기관차 탑승은 인터넷 예약으로
증기기관차 탑승은 축제기간중에 단연 가장 인기있는 즐길꺼리일 것이다. 인파가 밀려드는 축제 현장 특히 이번 연휴때와 다음 주말 현장 발권은 거의 불가능하다고 보면 된다. 인터넷 예약조차도 조기에 매진 될 가능성이 높으니 이번 장미축제기간중 곡성 여행을 계획하고 있다면 바로 지금 증기기관차 예약을 해야 할 것이다. 기차 인터넷 예약(www.gstrain.co.kr)
곡성군은 기차박물관 유치를 의욕적으로 추진중이다. 기차와 관련한 기발한 아이디어와 풍부한 운영경험을 갖고 있으며 한국 관광의 별로 선정될 만큼 완벽한 기차마을에 기차 박물관이 들어서는 것은 너무나 당연한 일이 아닌가?
마지막 팁: 축제 이후도 노려볼만.
대부분의 축제는, 축제가 끝난 다음에는 흉물로 변한 전시시설과 쓰레기만 남게 되지만 기차마을은 세계 장미축제가 끝난 다음날에도 무슨일 있었느냐는 듯, 여전히 깔끔하고 활기가 넘칠 것이며 장미는 끊임없이 피어나면서 아름다운 자태를 뽐내게 될 것이다.
그래서 만약 장미축제때 곡성을 찾지 못하더라도 너무 실망할 필요는 없다. 축제 이후 6월에 찾아 와도 흐드러지게 피어난 수천만송이 장미정원을 마치 전세라도 낸 것 처럼 한갓지게 둘러볼 수 있으니까.
그래서 혼자오면 좀 쓸쓸할 것 같다. 너무나 화려한 장미에 둘러쌓여 있어서.... 괜한 걱정이다. ㅎ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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