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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단] 바그너 음악과 니체 그리고 히틀러
 양기용 기자 (발행일: 2013/05/21 23:35:29)

[논단] 바그너 음악과 니체 그리고 히틀러
-SPn 서울포스트, 양기용 기자


[올해가 음악가 '바그너(독일, 빌헬름 리하르트 바그너 Wilhelm Richard Wagner, 1813.5.22 ~ 1883.2.13)' 탄생 200주년이다. 바그너 에게는 당대 호평과 악평을 한 니체 가 있고 후대 히틀러 가 있다. 무엇보다 논란이 많았던 그의 음악적,종교적,정치적,도덕적 성향을 떠나보면 니체,히틀러 와 함께 인류에 많은 문제와 메세지 를 던져 주었다. 그들을 입밖으로 우상화하는 것이 금기시된 현 시대같지만 여전히 세계적 지식인과 지도자들은 게르만 으로 대별되는 그들을 면밀히 연구하리라 믿는다.

아이러니 하게도 바그너 의 저 유명한 '혼례의 합창'은 같은 독일음악가 멘델스존 의 '결혼 행진곡'과 함께 지금도 인류의 결혼식장에서 가장 아름답게 울려 퍼지고 있다.] = 편집자 주


▲ 르네상스 이전까지 지배한 기독교적 우주관

[하나님이 태초에 천지를 창조했고, 아담과 이브를 만들어 선악을 알게 했으며, 예수(나 마호메트) 를 통해 능력을 펼친 것은, 지구가 쟁반처럼 편평한 시대에, 우주가 지구를 중심으로 돌 때나 가능한 일이었다.]

이는 필자가 정립한 무신론적 세계관이지만, 유신론적 입장에서 인간은 참으로 어리석고 무신론적 입장으로도 어리석다.

이 신이라는 종교 다음으로 신과 양립할 수 있는 유일한 것이 예술, 특히 음악이다. 그래서 15세기까지 기독교가 세계관을 지배할 당시 예술은 우상으로 간주되어 종교음악만 용인되고 철저히 배제되었다. 예수교에서는 지금도 가스펠 은 천사처럼 성(聖)스럽고 팝 은 악마처럼 성(性)스럽게 보는 경향이 있다.

▲ 르네상스 이후 과학적 우주관. 보이저 1호가 1990년 6월 명왕성 부근에서 촬영한 지구. 보이저 1호는 2010년 현재 33년 동안 현재 태양에서 174억km 떨어진 우주 공간에서 시속 6만km으로 운항 중이다. 174억km는 빛이 17시간 간 거리. 과학적인 우주의 크기는 직경으로 빛이 200억 년을 간 공간을 말한다. 만약 이만한 우주를 신이 만들었다면, 개나 돼지의 신이기도하다. 겨우 인간정도가 감히 신을 말한다는 것은 완전 사기 아닌가.

15세기 후반 니콜라스 코페르니쿠스(폴란드, Nicolaus Copernicus 1473 ~ 1543, 수학자이며 천문학자)가 '지동설을 주장'한 성직자였으나, 당시까지 크라우디우스 프톨레마이오스(그리스, Claudius Ptolemaios 100?~170?, 천문학자)가 주장한 천동설 - 하나님이 창조한 우주의 중심이 지구이며 모든 항성과 행성은 하나님 세상(지구)을 중심으로 돈다 - 이 카톨릭 교리였기에 코페르니쿠스 의 지동설은 받아들여지지 않았으나 '진리를 바탕한 혁명적 사고'였다. 이후 갈릴레오 갈릴레이(이탈리아, Galileo Galilei 1564 ~ 1642, 수학자,물리학자,천문학자)가 '지동설을 증명'했으나 그도 역시 카톨릭 교회로부터 혹독한 박해를 받았다(카톨릭 교회가 지동설을 인정한 것은 1992년).

ⓒ 리하르트 바그너
그러나 과학적 증명들이 속속 들어나면서 종교에 억눌렸던 욕구들도 폭발했다. 부패한 종교를 개혁하고(종교개혁 운동), 침체된 문예를 부흥(르네상스 운동)하자는 목소리가 주를 이룬다. 한편에서는 지동설을 바탕으로 신의 존재도 부정한 실존철학이 대두한다. 쇼펜하우어,니체,하이데거,사르트르 등의 철학자, 특히 니체는 '신은 죽었다'며 인간 의지를 강조한다. 이 역시 또 다른 코페르니쿠스 적 전환의 연장이라고 볼 수 있다.

실존적 인간성회복을 유독 강조한 민족이 게르만 이라는 독일이다. 음악에서 당시 유럽에 만연한 반유대주의자 바그너 는 천재성을 유감없이 발휘한다. 그는 작곡 뿐만 아니라 음악론도 집필했다. 이에 따르면 그가 생각하고 있던 '전체예술(종합예술)'이란 대략 다음과 같이 요약된다. ① 예술이란 일부 계층의 오락도구가 아니라 사회 각계 각층을 망라한 국민 전체의 예술적 표현이어야 한다. ② 가장 근원적이며 순수한 국민적 시작(詩作)의 소재는, 모름지기 한 시대의 성격에 사로잡히지 말고 본질적인 것을 상징적으로 표현하는 신화(神話)이어야 한다. ③ 예술이란 근원적이며 인간적인 것, 또한 인간 전체의 표현이어야 한다. 단순히 개개의 예술(이를테면, 조형예술·시·음악 등)이 고립된 채로는 전체 인간을 표현할 수 없다. 이들 예술이 모두 하나로 뭉쳐져 작품이 만들어져야 한다...

이러한 바그너 를 두고 시인 리히텔 은 "'아폴로 의 신은 오른손에 시를, 왼손에 음악을 가진 천재를 기다리고 있다'라고 썼는데, 바그너 는 그 예언을 적중시킨 위대한 음악가였다"고 극찬했다.

ⓒ 프리드리히 니체
이 바그너 를 광적으로 존경한 철학자가 '니체(독일, 프리드리히 빌헬름 니체 Friedrich Wilhelm Nietzsche, 1844 ~ 1900)'다. 그러나 지나치게 타락해가는 그의 음악을 보고 숭상했던 당시를 부끄러워며 결별한다.

호화로은 효과를 곁들여 대중적 공연에 성공하고 있는 바그너 의 '뉘른베르크 의 명가수(Die Meistersinger von Nurnberg)', 베버 의 '마탄 의 사수(Der Freischütz)' 등 당시 인기 공연물은 승자가 사랑을 독식한다는 내용으로, 너무나 상업적이고 세속화된 부정한 재혼이나 여성관계 등이 주를 이룬다. 바그너 자신도 정치적, 도덕적 결함이 많았다.

이를 니체 의 서 '니체 대 바그너(바그너의 경우)'에서 "독일 문화의 퇴폐적 성격은 바그너 음악에서 전형적으로 표현되고 있다"고 꼬집었다. "바그너 는 데카당스 예술가이고, 음악을 병들게 한 자이며, 음악이 퇴폐 예술로 변질되어가는 운동을 가속시킨 주범"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상품 미학을 경계하며, "알코올과 그리스도교라는 유럽의 두 가지 대단한 마약이 이렇게까지 부도덕하게 오용된 곳은 없었다. 여기에다가 최근에는 세 번째 마약이 첨가되었다. 그것은 그 자체로 이미 정신의 섬세하고 대담한 모든 움직임에 최후의 일격을 가해 살해해 버릴 수 있는 음악이고, 그것도 변비에 걸려있고 변비를 일으키는 우리의 독일 음악이다."라고 썼다.

음악적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각종 무대효과를 꾸며 집단적 대중성도 이용한 바그너 를, 니체 는 "관객을 최면에 빠뜨리고 세뇌시킨다"고 비판했다. 니체 의 비판이 적중한 것은 히틀러 에 이르러서다. 바그너는 게르만 신화를 바탕으로 음악 뿐만 아니라 정치적으로도 자신이 이루고자 한 세상 이 분명했다. 젊은 시절부터 바그너 에 열광한 히틀러 는 오페라 '로엔그린(Lohengrin)'을 관람하고 그의 영혼에 강력한 천둥번개가 쳤다,고 한다.

ⓒ 아돌프 히틀러
'히틀러(오스트리아, 아돌프 히틀러 Adolf Hitler, 1889 ~ 1945)'는 독일인의 자긍심을 치켜세우는 음악으로 평하고, 독일의 우월주의를 세뇌시켜 나치주의를 달성하고자 바그너 음악을 택한다. 집회때는 '뉘른베르크 의 마이스터징어(Die Meistersinger von Nurnberg)'을 서곡으로 문을 열고, 가두 행진은 '순례자의 합창(Tannhauser - Pilgrim's Chorus, 오페라 탄호이져 중 순례자의 합창)'을 사용했다고 한다.

흔히 우리 정치인들도 선거에 로고송 을 써 먹듯 예술 중 가장 대중성을 확보한 것이 팝송 등을 포함한 음악이다. 이 점에서 히틀러 는, 정신은 니체 에게서 행동은 바그너 에서 차용했다고 볼 수 있다.

많은 사람들은 젊은 시절 바그너 를 듣고 니체 를 읽는 것이 교양의 한 편이라고 생각한 적도 있었으리라. 우리에게 유·무신론적 논쟁은 필요치 않다. 결국 신이라는 것도 우리들이 만든 우상에 불과하다. 그래서 우주와 태양이 지구를 돌 때 우리들이 만든 신의 능력이, 우주에서 티끌보다 작은 지구가 태양주변을 돌 때의 능력과 같을 수 없다. 나도 교회를 나가 성경보다는 하나님 말씀(잠언)에 치중하지만 여전히 신은 있거나 없고 있어도 인간과 무관하며, '있다'고 믿는 것이 '없다'고 믿는 것보다 속 편하기 때문이리라.

인간의 이성과 감성을 연구한다는 철학이나 영원회귀를 꿈꾸는 종교는 수많은 모순도 내재돼 있다. 어떤 학자가 통렬히 비판한 문구 하나,

철학은 깜깜한 방 안에서 없는 고양이를 '보았다'는 것이고,
종교는 깜깜한 방 안에서 없는 고양이를 '잡았다'는 것에 불과하다, 는 것.

결국 니체 의 예언대로 타락한 천재적 바그너 가 나치주의에 영향을 줬고 인종갈등을 포함한 세계전쟁의 끔찍한 결과도 가져왔다고하나, 여전히 그의 음악은 강한 에테르 성이 있다.

나의 무지한 소견이지만, 세상의 모든 예술 특히, 음악이란 신도 구원할 수 없는 인간을 때때로 구원해 줄 수도 있다. (龍)

Richard Wagner: Bridal Chorus from Opera 'Lohengrin'
Lohengrin - Vorspiel 3. Akt und "Wedding March"
바그너 오페라 로엔그린(전 3막) 중 '3막 전주곡과 혼례의 합창(또는 결혼행진곡)'


Felix Mendelssohn - A Midsummer Night's Dream, Op. 61 - V. Wedding March
A Midsummer Night's Dream - Wedding March
멘델스존 관현악 '한여름 밤의 꿈' 중 61번 부가음악(전 6장) 중 5장 '결혼행진곡'



▣ 본지 발행인 (양기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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