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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산] 서해의 해금강 황금산 트레킹 코스
 나종화 객원기자 (발행일: 2014/04/07 18:09:38)

[서산] 서해의 해금강 황금산 트레킹 코스
-SPn 서울포스트, 나종화 객원기자


▲ 황금산 코끼리 바위, 코나 한번 만져 보고 오려했는데 그만 등을 타고 말았네요. ⓒ20140300 세상을향한넓은창 - 서울포스트 나종화

엘도라도[ EL Dorado ]를 연상시켜주는 황금산. ​

​엘도라도가 인간의 끝없는 탐욕이라면 황금산은 순박한 바닷사람들의 염원입니다. 엘도라도는 실재하지 않은 환타지에 불과하지만 황금산은 실제 존재합니다.

황금산! 화려하면서도 뭔가 애절함이 숨어 있을 것 같은 그 이름을 쫓아가면서 ​아내와 함께 하는 여행의 첫페이지를 엽니다.

▲ 까마득한 해안 절벽을 오르내리는 이른바 황금산 벼랑길 트레킹은 예상하지 않았던 일입니다. 우리가 살아온 인생이 그렇죠.

​황금산 입구 포장마차에서 어묵으로 요기를 하는데 포장마차 아저씨가 황금산의 비밀을 넌즈시 알려주네요.
" ​이따 물이 빠질 껀데, 그러면 해변을 쭉 따라가보세요. 금강산이 부럽지 않은 경치가 펼쳐집니다. "

저는 늙은 주정뱅이 선원에게서 보물의 위치를 알아낸 ​잭 스페로우 선장처럼 눈을 번득거리며 아내를 바라봅니다.
​" 안돼!" 하는 단호한 표정을 짓내요.

실은 우린 지금 결혼기념일 여행,
이를테면 실버허니문을 즐기고 있다는것을 깜빡했네요.
보시면 알겠지만 저는 결국 일을 내고 맙니다.

​
▲ 피라밋을 공개합니다. 황금산에 숨겨진 보물중 하나 입니다. ​​

산악회 버스에서 우르르 내린 사람들이시산제 프랭카드를 걸어놓고 다투어서 제사를 지냅니다. 산에 대한 경건함은 손톱만큼도 보이지 않는군요.

또 한편에선 ​산악회 회원들을 모아놓고 리더인듯한 사람이 메가폰을 잡고 지금부터 한시간 반 안에 다시 산 입구로 집결하라는 말이 거의 엄포수준으로 들리네요.

▲ 조선시대 포세이돈 임경업장군을 모신 황금산사. ​

황금산 정상엔 지금까지 제가 봐 온 당집중에서 가장 깔끔해 보이는 황금산사가 있습니다. ​황금산사에 대한 얘기를 잠깐 하고 넘어가겠습니다. ​​황금산사는 왜 황금산에 세워지게 되었을까요.

어업이 고도로 발달한 현대에도 고기잡이는 상당부분 운에 따를 수 밖에 없습니다. 동력조차도 없었던 과거, 원근해 바다에서의 어업은 그야말로 목숨을 걸어야했습니다. 그러니 바다는 신의 영역이나 다름이 없었죠.

​제사를 중시하는 조선시대때 조기는 반드시 젯상에 올려야하는 품목이기 때문에 늘 수요가 공급을 앞질렀지요. 대산 바다엔 조기가 많혔다고 합니다. 그래서 이 고을 사람들의 삶도 비교적 포실했을테구요.

그 많던 조기떼가 갑자기 사라져 버린 겁니다. 우리나라 동해바다를 가득 메운 명태가 사라진것과 마찬가지로 당시에도 바다에 기후 변화가 있었던 것이지요.

그걸 모르는 이고을 사람들은 연평도 당집에 모셔진 임경업장군이 신통력을 일으켜서 일으켜서 조기떼가 죄다 그리로 몰려간 것으로 여기게 됩니다. ​

그래서 이 고을 사람들도 서둘러 이곳 황금산 정상에 당집을 세우고 임경업 장군을 수호신으로 모신거라고 합니다. 그런데 임경업 장군은 왜 조선시대 당시 뱃사람 그리고 어부들에게 바다의 신 포세이돈으로 여겨졌을까에 대해서 궁금하지 않습니까? 다음 기회에 살펴보도록 하지요.


수십대의 버스에서 내린 관광객들의 행렬을 피해 ​동쪽에 있는 몽돌해안부터 찾았습니다.
한 켠에 먼저온 서너사람이 술판을 벌이고 있었지만 몰디브 해변 저리 가라할 정도로 경관도 좋고 한적했습니다.

​해변을 거닙니다.
쫙 깔린 알록달록한 몽돌이 밟을때마다 청랑하고 기분좋은 소리를 내는군요.
파도가 해변을 훝을때마다 쏴르르륵 하는 해조음도 정말 듣기가 좋습니다.
황금산에서 가장 매력적인 해변입니다.
​이 한적한 해변에서 오붓한 데이트를 즐겼냐구요?

​ 우리는 서로 흩어져서 각자 일을 봅니다.
​아내는 굴을 따고 ​저는 해변을 여기저기를 돌아다니며 사진을 찍습니다.

우리가 20대라면 딱 붙어다닐텐데 50대의 남자와 50대 여자는 세상을 바라보는 관점이 많이 다릅니다. ㅎㅎ ​

높이가 20~30미터는 될 웅장한 단애 사이에 해식 동굴이 숨겨져 있습니다. ​​

파도소리를 들으며 이곳 특산물 어리굴젓을 반찬으로 점심을 먹습니다. 아~ 서해의 맛...이 밥도둑~~. 둘이 먹다가 한 명이 죽어도 모를것 같네요.

사람들이 한팀 두팀 몰려들기 시작하네요. ​작은 추억 하나를 남기고 돌 밟히는 소리가 기분좋았던 몽돌 해변을 떠납니다.

​공식적인 길을 따라서?
아뇨 비공식적은 길을 따라서... ㅎㅎ
링컨대장 몇 년 따라다니다 보니 투덜투덜 하면서도 닮아가더라구요.
언덕에 올라와보니 발 아래 내려다 보이는 경관이 기가 막힙니다. ​

좀 더 기다렸더라면 물이 빠지면서 금굴이라 불리는 해식동굴까지 가는 길이 열려서 진작 이곳을 다녀간 수석님이 자랑했던 동굴커피맛을 볼 수 있었을텐데... 아쉽군요. ​

언덕에서 해변으로 내려가려면 리지등반을 감행 해야 합니다.
괜히 목숨 걸고 싶지 않아 암말 없이 우횟길을 선택합니다.
잠깐이지만 해송이 빼꼭이 들어선 숲길을 걷는 것도 괜찮네요. ​
나중에 해변에서 살펴보니 절벽을 타고 내려갈 수 는 있겠더라구요.
하지만 리지 경험이 없다면 절대 금물입니다.
여긴 바위면이 날카롭기 때문에 2~3미터만 추락해도 여기선 크게 다칠 것 같아요.
​
황금산 등산로입구에서 곧장 들어오면 이 해변을 만나게 됩니다.
​황금산 해변은 양쪽이 높은 언덕으로 구분되 있는 것이 특징입니다.
오른쪽 언덕을 넘어갑니다.
​
아까 금굴해변 자갈은 둥굴둥굴한 몽돌이었습니다.
그런데 이쪽은 벽돌 조각처럼 각이 져 있네요.
밟을때 짜그락 거리는 둔탁한 베이스음도 싫지 않았습니다. ​
​
대산항은 석유화학 단지라서 무수한 유조선들과 가스 운반선이 드나들고 있습니다. ​
예전엔 조기떼가 황금으로 여겨졌다면 지금은 이곳에서 정제되는 석유와 가스가 황금이지요. ​
그래서 여전히 황금산은 이름값을 하고 있네요. ​ ​
바위 끄트머리에 서 있는 나무 한그루가 운치를 더해줍니다. ​
다른 생물들의 치열하고 고통스런 삶이 왜 사람 눈엔 지고의 아름다움으로 비춰지는 걸까요. ​
​
해변의 동쪽 끝까지 가봅니다.
아까 우리가 왔던 몽돌 해변이 있는 방향이지요.
​
한무리의 등산객들이 리지등반을 감행하며 몽돌해변 쪽으로 넘어가는 중입니다. 어디까지 갈 수 있는지를 확인하기 위해서 ​굴따기에 여념이없는 아내를 두고 그들을 따라갑니다. ​

제 아내는 지금은 영산호 방조제로 가로막혀 농경지와 호수로 바뀐 영산만에서 고기잡이를 하는 어부의 딸로 태어나 비교적 바다에 익숙합니다. 고기잡이에서 돌아오는 아버지를 마중하느라 바닷가 절벽을 자주 오르내려서 바위타는 것이 그리 두렵지 않다네요. ㅎㅎ
​​
몽돌 해변에서 넘어오는 초로의 부부를 만났습니다.
​
지금까지 산행만 쭉 하다가 사진 분야로 장르를 바꾸었다고 하시는데 그래서인지 바위를 넘나드는 몸놀림이 무척 가벼워 보이더라구요.
​​
벼랑길 최고 난구간을 넘어오는 중입니다.
아까 우린 여기서 빙 돌아왔던 거였지요.
바위결을 보시면 아시겠지만 조금만 추락해도 크게 다칠 수 있는 곳이라서 초보자는 저희처럼 당연히 우회해야 합니다. ​
​​
약속 한 것 도 아닌데 어쩌다 보니 이분들과 함께 움직이게 되었네요.
그렇게 해서 본격적인 황금산 해변 벼랑길 트레킹이 시작되었습니다.
​
산행 그리고 사진!
관심사가 같아서인지 우린 금새 친해집니다.
이분들도 황금산은 처음이라고 하시는데 치밀하게 조사를 해오셔서 그런지 전혀 주저함 없더라구요. ​
바다에서 볼때 이렇게 바위가 황금빛을 띄어서 황금산이라 불렀을 것 같다는 생각도 들더군요. ​
​
코끼리 바위 까지가 일반 관광객들이 탐방할 수 있는 영역입니다.
실제로 밀물땐 넘어오기가 힘들 것 같아요.
​우리는 그 영역을 넘어 미지의 세계로 들어왔습니다.
​
바닷가에서 쉬고 있던 사람이 이곳 지리를 쫘악 꽤고 있다면서 위험하다면서 더 이상 가지 말라고 하네요.
​
​그런데 초로의 산꾼 부부는 그 말에 상관하지 않고 계속 진행하는 군요.
우리도 용기를 얻어 부지런히 뒤를 쫓습니다. ​

바위 모양이 티아노사우러스 발톱 화석일 수 도 있겠다 싶을 정도로 눈길을 끄는 군요.
사진을 찍으며 잠시 지체 했더니 그 분들은 벌써 언덕을 넘어가고 있네요.

이제부터는 탐방객들이 아예 자취를 감추었습니다.
다음 구간에 어떤 위험이 도사리고 있을지 모르는 우리로서는 앞서가는 저분들 꽁무니만 부지런히 쫓아갈 수 밖에요.
​
점입가경( 漸入佳境)이란 사자성어는 이런데 쓰라고 있는 것 같습니다.
몇 개의 언덕을 넘고 또 넘는데 갈 수록 경치가 더 좋아지는군요.
금강산 끄트머리에 동해의 해금강이 있고 거제도에 남해의 해금강이 있다면 서해의 해금강은 황금산인것 같습니다. ​
앞서 가시던 분들도 걸음을 멈추고 아내가 가르쳐 주는데로 굴을 따는데 여념이 없습니다. ​
저는 그저 수 없이 셔터만 누를 뿐입니다.
이런 비경을 또 언제 만날 수 있을까 싶어서요.​
​
파도와 바람이 깍아놓은 천연 피라밋!
황금산 트래킹에서 가장 인상 깊었던 바위입니다. ​
빙하가 깍아놓은 피요르드 해안 바닥같은 해변도 인상이 깊었구요.
언덕을 넘나들면서 저기가 끝이다.
이런 생각을 다섯번쯤은 했는데 또 다른 해변이 계속 나타나는 군요. ​

일정에 없었던 항금산 해변 트레킹에 네 시간이나 소요되는 바람에 다음 여행 스케줄에 차질이 빗어졌습니다.
하지만 소금강을 방불케 하는 황금산의 비경은 우리가 이번 여행에서 받은 큰 선물입니다.
​
광활한 바다와 기암괴석이 어우러진 황금산 벼랑길은 줄곳 아름다운 풍경을 접할 수 있고 쏠쏠한 스릴까지 맞볼 수 있어 여느 산행 못지 않은 즐거움을 안겨줍니다.
​
썰물이 시작되는 싯점에 맞추어 시작해야 된다는 해안선 트레킹의 기본은 반드시 준수해야하고 바닷가 바위들은 습기를 머금고 있어 미끄러우니 타고 넘는데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는 것을 명심해야 합니다.

기회가 되는데로 다음 목적지인 일제 수탈의 역사가 숨쉬는 군산 근대 유적지와 새만금 방조제로 이어진 신지도 월령산에 올라 바라본 고군산열도의 낙조를 소개하겠습니다.




(나종화 객원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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