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탐방] 그랜드캐년을 닮은 한탄강, 나이아가라를 닮은 직탕폭포
-SPn 서울포스트, 나종화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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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랜드캐년을 닮은 한탄강, 나이아가라를 닮은 직탕폭포 ⓒ20140214 세상을향한넓은창 - 서울포스트 나종화 |
▲ 사진가들의 눈길을 사로잡은 철원평야 나목, 바위는 이 사진을 찍는 순간에도 안타까운 마음으로 상고대를 이고 선 금학산 바라봅니다.
우리나라 인구중 반은 가수요, 반은 사진작가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입니다.
우리나라 사람들 노래부르기도 정말 좋아하지만 사진 찍는 것은 더 좋아하는 것 같아요.
스마트폰 카메라 기능이 웬만한 똑딱이를 능가하니 전 국민이 일상생활에서도 카메라를 갖고 다니며 사진을 찍는 다고 해도 틀린말이 아닌것 같아요. 길은 로마로 DSRL은 한국으로 이렇게 말할 수 있겠어요. 벌써 수 백만대가 보급되었답니다.
그러다 보니 지역별, 기업별 심지어는 고교 동창회에도 사진동호회가 있고 작가 못지 않게 사진을 잘 찍는 사람들도 주변에서 어렵지 않게 만날 수 있습니다.
저 역시 사진에 대해서 관심이 많습니다.
그런데 좀 더 깊히 드려다보니, 재미삼아 딸깍딸깍 찍는 거라면 몰라도 사진예술을 추구하는 것은 그리 녹록하지가 않더군요.
한 때 풍수지리공부에 열을 낸적이 있었습니다.
그러다가 어느 순간에 주역이라는 거대한 벽 앞을 가로막더라구요.
주역을 모르고 풍수지리를 논한다는 것은 미적분을 모르고 수학을 하겠다는 것과 마찬가지 이니까요.
사진예술 역시 한 꺼풀을 벗겨내면 고도의 미학 뿐만 아니라 깊은 철학적 소양을 필요로 하더라구요.
물론 사진기를 잡은지 얼마 되지 않아도 금새 고수의 경지를 보여주는 천재적인 재능이 있는 분도 봤지만 저 같은 사람은 아무리 많은 시간을 투자해도 거기에 미치지 못할 것 같아서 지금처럼 기록사진을 담는것으로 만족할랍니다. 이번에 함께한 계연사 회원님들은 다들 사진예술을 추구하는 분들입니다. 그래서 사진을 하는 태도가 사뭇 다르더라구요.
그들이 피사체를 탐색하고 그것을 대하는 태도는 산삼을 찾으러 다니는 심마니 만큼이나 진지해보였습니다.
▲ 사진작가들은 바위의 배열과 빛을 읽지만, 저는 한탄강의 공간적 그리고 감성적 형상에 주목합니다.
한탄강은 우리나라에서 보기 드문 U자형 협곡입니다.
한라산 산록에 있는 협곡들이 그런 모양이고 백두산 골짜기들도 마찬가지 형태라 합니다.
이유는? 빙고~~ 맞습니다.
화산의 영향때문이지요. 그래서인지 한탄강 주변엔 현무암질 바위가 많이 보이더라구요. 한반도를 크게 보면 두개의 지각판으로 구성되어 있는데 그 두 판의 접점이 바로 추가령 지구대입니다. 한탄강은 바로 그 틈새인 셈입니다.
제가 한탄강을 그랜드캐니언과 비유했는데 그랜드캐니언은 바다에서 솟아오른 지반이 오랜 침식작용을 일으켜서 형성된 것으로 한탄강 지형과 생김새는 비슷해도 태생은 완전히 다릅니다.
한탄강이라는 이름이 가진 의미에 대해서는 아마도 저와 비슷한 생각을 갖고 계셨을 것입니다.
강이 휴전선을 가로지르며 남과 북을 흐르고 있어 6.25 막바지에 철의 삼각지라 부르는 한국전쟁 당시 가장 치열한 격전지로서 강물 대신 피가 흘렀을 것입니다. 그래서 ' 탄식의 강' 이라는 의미로 한탄(恨歎)강이라 부르는 것으로 알았거든요. 그런데 진실은 그게 아니었습니다. 한탄(漢灘)은 우리말로 '큰 여울'이라는 뜻이랍니다.
예전에 한탄강에 매운탕을 먹으러 온적은 있지만 유심히 살펴본 것은 이번이 첨이라서 그 독특한 경치관이 참으로 신기했습니다.
포토포인트 위주로 찾아다니는 사진여행이라서 한탄강 여기 저기를 돌아다닐 기회는 없었지만 평야지대에서 깊히 패인 협곡 양안의 기암괴석과 주상절리가 우리나라에서 흔히 볼 수 없는 독특한 풍경이었습니다.
2001년경 하늘에서 그랜드캐니언을 감상하는 경비행기 투어를 했습니다. 경험해 보신분들은 공감하겠지만 시야를 가득 무한대로 펼쳐지는 장관은 감동을 넘어 전율을 불러 일으킵니다. 언덕위에서 한탄강을 내려다 본 순간 그 때 기억이 되살아 나더군요. 그랜드캐니언 축소판 같았으니까요.
한탄강에선 겨울철엔 얼어붙은 강을 걷는 얼음걷기 축제가 열린다는데 올 겨울엔 결빙이 약해서 실시할 수 있었는지 의문입니다.
겨울철이 아니라도 한탄강의 절경과 함께하는 한탄강 트래킹코스가 잘 갖추어져 있고 강 전체가 국내 대표적인 래프팅 장소입니다.
철원평야 드라이브를 겸한 한탄강 트래킹과 레프팅을 권하고 싶습니다.
고석정 기념관 인근에 있는 탐방센터에서 출입증을 발급하여 비무장 지대 안으로 들어가 보는 것도 각별한 경험이 될 것입니다. 철새들의 군무와 더불어 독수리를 지척에서 볼 수 있다고 하니까요. 아쉽게도 당분간은 AI 확산 우려때문에 DMZ 출입이 제한된다고 하네요.
▲ 저 직탕폭포가 한국의 나이아가라!! 너무 심한 오버인가요? ㅎㅎ
우리나라 강에서 곧장 떨어지는 폭포가 여기 직탕폭포 말고 또 어디에 있을까요. 폭은 80미터에 이르지만 낙차가 6 미터밖에 되지 않아 웅장한 맛은 없지만 가까이 다가가서 살펴보면 영락없이 나이아가라폭포를 1/50 정도로 축소한 모양을 보여줍니다.
▲ 느낌이 나지요? ㅎㅎㅎ 직탕폭포엔 다른폭포에 없는 독특한 멋이 있습니다.
▲ 저는 폭포에 푹 빠진 사진가들의 표정이 더 재밌었습니다.
사진찍는 것 보다는 주변을 거닐면서 경치를 감상하며 강물과 함께 이곳을 흘러간 세월을 상상 해보고 볼 수 록 멋스러운 직탕폭포가 주는 느낌도 음미합니다. 저는 여행자이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함께 온 사진가들은 처음 한 두번만 자리를 옮길 뿐 일단 자리를 잡으면 거기에서 움직이려 들질 않네요.
무려 한 시간 가까이 그 자리에서 붙박이처럼 서서 사진에만 열중 하더라구요.
좋은 사진을 얻기위해서는 그렇게 집중 해야하고 또 공력을 들이는 것은 당연하겠죠.
그걸 보니 사진이란 전체적인 느낌을 중시하며 돌아다니기 좋아하는 저같은 사람에겐 맞지 않는 장르일꺼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한탄강에 가시거든 둘레길을 따라서 한시간쯤 걸어보세요. 그리고 가깝게 다가가면 나이아가라폭포 느낌이 나는 직탕폭포도 꼭 만나보시구요. 다음에는 한탄강의 명승지 고석정으로 안내하겠습니다.
임꺽정은 왜 경기 북부 명산과 명승지마다 어김없이 등장하는지에 대해서도 함께 생각해보기로 합니다.
동행한 일초님이 담으신 이 사진을 보시면 건성건성 돌아다니는 저 같은 여행자와 한 시간 가까이 집중해서 직탕폭포가 품고 있는 순간의 아름다움을 건져 올리는 사진가의 차이가 극명하게 드러납니다. ㅎㅎㅎ
멋지죠?
이런사진 담고 싶으시면 직탕폭포를 찾아가십시오.
삼각대, ND필터 꼭 챙기시구요.
사진을 제공해주신 일초님께 감사드립니다.
(나종화 객원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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