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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여행②] 시라네산(白根山)의 가을동화
 나종화 객원기자 (발행일: 2011/11/22 18:34:54)

[일본여행②] 시라네산(白根山)이 들려주는 가을동화 한 편
-SPn 서울포스트, 나종화 객원기자


▲ 시라네산(白根山) ⓒ20111105 세상을 향한 넓은 창 - 서울포스트 나종화

시라네산(白根山)을 향해서

구사쯔 온천지대를 벗어나면서 시라네산으로 오르는 구절양장(九折羊腸)같은 길이 시작되었다.
그토록 화려한 단풍이 사라지고 무채색의 관목지대로 접어드는가 싶더니 세찬 빗방울이 차창을 때리고 한치 앞을 분간 할 수 없을 정도로 짙은 안개와 함께 유황 냄새가 코를 찔렀다.
아니나 다를까 도로 양옆으로 누런 유황가스가 분출되고 있는 것이 보인다.
마치 지옥문에 들어서는 것 같아서 약간은 공포스러웠다.

ⓒ서울포스트
ⓒ서울포스트

구름옷을 벗어던진 시라네산과 대작(對酌)
가스가 분출하고 있었던 지역을 벗어나자 이젠 초원 지대였다.
겨울철엔 스키 슬로프로 사용되고 있는 것인지 리프트 케이블도 보였다.

고도가 높아질 수 록 안개가 점점 옅어지면서 산록이 모습을 서서히 드러냈다.
스산함. 황량함. 광활함이 뒤섞여 있어 뭐라 표현하기 어려운 차창 밖 풍경에 홀려 차를 세웠다.

쌀쌀한 바람에도 아랑곳없이 이 초유의 광경을 하염없이 바라보았다.
드디어 시라네산이 나그네에게 화답하듯 구름옷을 한 꺼풀씩 벗어던지며 농염한 몸매를 드러냈다.

생명력이 강한 조릿대가 푸른 융단처럼 뒤덮고 있는 산록에 강풍을 맞아 한쪽으로 쏠려있는 자작나무 숲과 샛노랗게 물든 낙엽송 그리고 맞은편 계곡에 흘러내리는 하얀 시냇물.
시라네산의 수문장인 냥 웅장한 모습으로 서 있는 화산재로 이루어진 거대한 산등성이가 그려내는 대자연의 걸작을 보면서 감탄 또 감탄했다.

산 아래로 짙은 가을 색조를 띤 광활한 평원 너머 구름바다 위로 우뚝 솟은 높은 산봉우리들은 또 다른 한 폭의 그림이었다.

언제 이토록 웅장한 자연을 감상한 적이 있었던가.
한껏 감격에 겨워 있는데 " 그랜드 캐년보다 더 멋지다야 "를 연발하던 선배님이 위스키잔을 건네주었다.
단숨에 마신 술은 용암처럼 식도를 타고 내려가 이미 뜨거워진 가슴을 더욱 달구었다.
산정을 향해 오르다가 또 다시 차를 세우고 눈앞에 펼쳐지는 지상 최대의 쇼를 안주삼아 한 잔을 더 마셨으나 신기하게도 취기가 전혀 느껴지지 않았다.
이미 시라네산의 매혹에 흠뻑 취해버린 까닭이다.


백두산에서 개마고원을 바라본다면 이런 느낌일까. 시라네 정상에서

시라네산(2160미터) 정상부엔 널따란 주차장과 휴계공간이 조성되어 있었는데 조신에쓰 국립공원 최고의 명승지답게 수많은 탐방객으로 북적였다.
주차장 부근에 있는 비행기 격납고 같은 시설들이 눈길을 끌었다.
화산이 갑자기 분출할 경우 관광객들을 피신시키기 위한 장소라고 한다.
지난 80년대에도 분출한 적이 있었던 시라네 화산이 지금도 예고 없이 분출할 수 도 있다는 생각에 살벌한 느낌도 잠시 화구호(火口湖) 전망대 까지 오르는 길에 펼쳐진 고원 풍경에 다시 사로잡힌다.

이 세상의 모든 대지에서 가장 높은 곳에 서있는 듯 수많은 산봉우리와 고원지대가 저 멀리까지 아스라이 펼쳐져 있어 그걸 바라보고 있노라니 마음의 체증이 확 내려가는 것 같다.

남북한이 합작하여 만든 개마고원과 백두산의 비경을 담은 다큐멘터리를 보면서 언젠가는 꼭 그 웅혼한 풍경을 보고 싶었는데 바로 이런 모습일까.
그러나 다를 것이다.
내 생명의 기원인 그곳에 서는 감동은 완전히 다를 것이다.
시라네산을 오르면서 다시 소원을 품어본다.
백두산 장군봉에서 올라 개마고원을 바라보겠다는...

드디어 유가마라 부르는 화구호 전망대에 도착했다.
물속에 녹아있는 미네랄 때문인지 화구의 물은 연녹색을 띄고 있었다.
생각해보니 구사쯔의 온천수도 같은 색깔이었던 것 같다.
화구호 부근에선 끊임없이 수증기가 분출하고 있어 이곳이 분명한 활화산임을 말해주고 있었는데 정작 유가마의 수온은 섭시18도 밖에 되지 않는다고 한다.
시라네 산에는 유가마 말고도 에도 시대 때 분출했던 분화구를 포함하여 여러 화산 호수들이 시라네산을 더 아름답게 만들어주는 보석 같은 역할을 한다.


일본에서 가장 높은 국도에서 바라 본 가을 동화 같은 풍경

시라네 화산을 내려와 다시 구불거리는 길을 따라 돌고 또 돌아서 도착한 곳은 일본 국도최고지점(2172미터) 전망대였다. 국도 최고 지점이라는 의미 보다는 그곳에서 내려다 본 풍경이 더 압권이었다.

아늑한 분지에 자리 잡은 여러 개의 작은 호수 주위에 융단처럼 깔린 푸른 조릿대와 갈색 초목 사이로 단풍이 절정을 이루는 자작나무와 낙엽송들이 서 있고 그 가장 자리에 있는 빨간 지붕의 작은 오두막 한 채 아무리 허접한 상상력을 동원 하더라도 아름다운 가을 동화 한편쯤은 뚝딱 만들어 낼 수 있는 풍경이다.

잔뜩 흐린데다가 날이 이미 어둑해지고 있어 이토록 아름다운 풍경을 더 이상 말끔하게 담을 수 없다는 것이 너무나 아쉬웠다.
이런데 올 땐 삼각대가 필수라는 것을 다시한번 절감한다.

ⓒ서울포스트

숙소인 만자 프린스 호텔로 가는 길은 대관령에서 강릉 내려가는 길은 비교도 되지 않을 만큼 구불거렸는데 그래도 계속 차를 세우고 싶은 충동이 들 만큼 아름다운 풍경이 계속 펼쳐졌다.
점점 어두어 지고 있어서 사진을 담는 것은 의미가 없었지만...

그런데 프린스 호텔의 노천 온천은 남녀 혼탕이라고? 헐!! 다음편에 계속 ]

ⓒ서울포스트

(나종화 객원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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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의견 (총 1건)
ABS82.COM ABS82.COM  l  2011.11.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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