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단] 사기성의 '연금복권520'도 개발상품인가
-SPn 서울포스트, 양기용 기자
'복권'하니 떠오른 게 있다.
즉석복권(긁는 복권)이 처음 나왔을 때, 영업창구에서 그 복권을 판매한 적이 있다. 하루는 시장 상인이 몇 장 사 가더니 잠시 후 싱글벙글한 표정으로 '복권이 긁는 쪽쪽 맞는다'며 한 묶음을 다 사가는 것이다. 한참 지나 알았지만, 당첨은 퍼즐이 맞아야 되는지를 모르고 긁어 나온 금액이 바로 당첨인줄 알았다는 것이다. 상심한 표정이 기억난다.
나는 복권을 사지 않는 것으로 유명하다. 이제까지 로또복권은 2번, 추첨식 종이복권은 10번 정도, 긁는 즉석복권도 10번 정도가 전부다. 지갑에 넣어두고 당첨금 청구기간이 지나 그냥 버린 적도 있다.
복권도 사행산업으로 분류된다. 경마,경륜,경정과 함께 우리사회에서 중요한 복지기금마련이 담겨 있다. 이들은 차이는 있지만 판매금액의 반 정도는 소위 공공자금 성격으로 운용되고, 많아야 1/2 이 당첨금으로 지급된다. 권리를 사는 즉시 50%의 기회비용이 날라가는 이런 권리를 왜 살까? 당연히 고배당 때문이다.
사는 순간 당첨확률이 정해진 복권의 변수가 '조상의 계시나 돼지꿈(가장 많다 함)'이라면, 카지노나 경마 등 사행성 도박은 상대 실수의 변수가 작용해 배당이 달라지는 묘미가 있다. 포카에서 '뻥카' 나 경마에서 '똥말의 무한질주', 경륜에서 선두주자의 '자전거바퀴 이탈', 경정에서 '충동,침몰' 등이 있다고 하겠다.
사행산업 인허가권을 쥐고 있는 국가는 판매금의 일정비율을 반드시 국가 공공사업에 쓰는 규정이 있다. 놀음이라는 여기에 몰리는 자금이 대부분 중산층 이하 서민들이 인생역전을 노리는 주머니돈임을 감안하면, 상당 금액이 국가복지에 쓰이는 고로 그나마 순기능도 있다고 볼 수 있다.
그런데 연금복권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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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자료사진 |
당첨금을 매달 연금처럼 받을 수 있는 복권
총당첨확률 - 22.0%
1등 당첨 확률 - 1/3,150,000
당첨금 매달 500만원씩 20년 동안 지급 (총12억) 이 골자다.
최근 불거진 '연금복권520' 논란은, 필자가 생각하기도 '원금을 안주면 그 이자로도 연금지급이 가능하다, 그럼 쌓인 원금은 누가 무엇에 쓸까'는 것이다. 복잡한 계산 필요없이 연금복권 문제점은 바로 이것이다. 목적이 '연금'이라는 복지를 위해 쓰이는만큼 다른 사행산업이 지는 의무-판매 일정비율을 공공사업에 쓴다-는 규정도 따르지도 않을 것이다.
그렇다면 꿩 먹고 알 먹는 이 따위를 어느 부처에서 승인해 주고 누가 운용할까.
노후를 불안하게 본 4050세대에 특히 인기가 있는 이 복권에 한국연합복권은 이런 주장이 '전제가 틀렸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보도대로 관계자는 "12억원을 쌓아놓고 매월 나눠주는 것이 아니라, 말 그대로 500만원씩 20년을 매월 지급하는 것"이라고 해명했다. '복잡한 계산 필요없이' 500만원씩 20년 주면 된다,는 것이다.
그러나 판매금의 이자만으로도 매월 연금을 지급할 수 있는 이 복권에서 판매금의 사용처는 반드시 밝혀져야 할 것이다. (龍)
▣ 본지 발행인
(양기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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