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포스트 량기룡 기자=] 모든 분야에서 결과만을 보고 과정을 복기하면 신통한 것이 한두 가지가 아니다. 2017년 한국프로야구 정규리그 시리즈 1위를 한 기아 그리고 코리안시리즈에서 우승을 한 기아를 들여다보면 더더욱 그렇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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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 시즌 중 1위를 하고 있으나 불완전한 기아 를 보고 리그1위도 한국시리즈 우승도 힘들다고 평한 적이 있다. 프로야구 정도에 관심있으니 당연히 고향 팀에 애증이 있는 건 사실이다.
올 한국시리즈를 촌평하자면 너무 심심한 경기였고 기아가 잘했다기보다 준우승한 두산이 평소 실력도 발휘 못한 채 너무 못했다. 기아는 4승1패로 압승한 것 같지만 내용을 보면 간신히 이겼다. 선수 구성부터 한번 봐보자. 정규리그에서 100억 들여 FA로 최형우를 영입하지 않았다면, 김선빈과 안치홍이 군제대후 기아에 합류하지 않았다면, 버나디나를 영입하지 않았다면, 이명기를 영입하지 않았다면 - 이 중 어느 하나만 빠졌다면 올해도 꼴찌 부근에서 기었을 게 뻔하다.
특히 이명기와 버니디나(패한 1차전에서 3점 홈런)는 한국시리즈에서도 발군의 타격감을 보였다. 1년동안 쭈욱 봤어도 가장 믿음이 간 선수였다. 반면 한국시리즈 승리와 무관한 최형우가 출루율 4할로, 나지완이 달아나는 2점 홈런으로, 이범호가 만루 홈런으로, 김선빈이 타율로, 김주찬이 발로 귀중한 1점을 뽑음으로서 겨우 리그 성적의 체면을 지켰다. 투수에선 양현종이 1점차 완봉승과 1세이브 의 공신 정도.
운동도 해봤던 난, 프로야구 선수가 3할을 못치면 때려 치우라는 소리를 공공연하게 한다. 타격의 달인이라는 이치로 도 연습벌레라고 한다. 버나디나 는 코칭스테프 가 우려할 정도로 연습을 많이 한다고 한다. 난 프로야구 원년 일본에서 건너온 백인천의 4할을 인정하지 않음으로, 내년에는 김선빈이 한국야구 최초 4할 타자를 기대한다. 더불어 기왕에 상위권에 오른 기아이기에 오랫동안 신나는 야구를 해 주기 바란다.
= 아래 기사들 참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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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흥식 타격 코치가 꼽은 MVP “이명기가 온 건 행운” 잠실 | 김하진 기자 hjkim@kyunghyang.com
KIA 이명기. KIA 타이거즈 제공
30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한국시리즈 5차전이 끝나고 박흥식 KIA 타격코치의 눈시울도 살짝 붉어졌다.
올해 한국시리즈에서 마운드의 역할이 컸지만 타격이 그만큼 뒷받침 해줬기에 가능했다. 5경기에서 총 22점을 뽑아내며 통합 우승을 함께 일궈냈다.
박흥식 타격코치는 “선수들이 경험이 없어서 걱정했는데 등 뒤에 있는 이름을 다 지우고 유니폼 앞에 있는 ‘KIA’만 생각하자고 했다. 개인 성적은 다 잊어버리고 평정심을 가지고 하라고 했다”고 말했다.
박 코치가 원하던 대로 됐다. 한국시리즈 내내 선수들에게 ‘조급하면 진다’고 강조한 그는 ‘이길 수 있다’는 자신감도 함께 불어넣었다. 덕분에 우승의 단맛을 느낄 수 있게 됐다. 박 코치는 “작전 수행 등 전체적으로 좋았다. 팀 배팅이 잘 되어서 100%로 모든 것이 조화롭게 이뤄졌다”고 만족했다.
5차전 만루홈런을 쳤던 이범호를 빼고는 이번 시리즈에서 투수가 모두 데일리 MVP를 받았다. 시리즈 MVP도 양현종이었다.
박 코치는 개인적으로 타격 부문에서 MVP를 꼽았다. 그는 “이명기가 1번 타자로 잘해줬다. 발목도 안 좋고 어려운 상황에서 번트도 열심히 해줬고 정말 본인의 베스트로 활약을 했다”고 말했다.
그의 말대로 이명기는 이번 시리즈에서 ‘알토란’ 같은 활약을 했다. 5경기에서 22타수 8안타 타율 3할6푼4리를 기록하며 타선의 선봉장에 섰다. 9월 초 고척 넥센전에서 다친 발목이 완전치 않음에도 최상의 컨디션으로 박 코치의 마음을 든든하게 했다.
시즌 중 트레이드로 온 이명기에게 더 많은 정성을 쏟았던 박 코치는 “이명기는 재능이 있는 선수다. 다른 팀에 있어서 가까이서 못 보다가 우리 팀에 오니 정말 재능이 있다고 느껴지더라. 시즌 중에 그런 선수가 온 것이 우리에게는 행운이 아닌가”라고 말했다.
박 코치는 이명기 외에도 올시즌 성장한 타자들이 다음 시즌에도 계속 상승세를 이어가야 한다고 봤다. 박 코치는 “이제 내년 시즌부터는 지켜야하는 입장”며 우승 트로피를 향한 꿈을 다시 한번 키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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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성'의 김기태.."형이 지켜줄게" 지게 리더십
이용균 기자 noda@kyunghyang.com입력 2017.10.31. 16:50수정 2017.10.31. 17:23
잠실구장에 시상대가 차려졌다. 지난 30일 한국시리즈 우승을 차지한 KIA 선수들이 한 명씩 메달을 목에 걸고 모였다. 선수들이 가득한 가운데 KIA 김기태 감독이 연단에 올랐다. 시상이 이어졌다. 행사가 잠시 멈추자 김 감독이 주위를 두리번거렸다. 선수들 사이를 헤치고 오른쪽 뒤를 파고 들어가 한 선수를 다독였다. 최우수선수(MVP)에 오른 양현종도, MVP급 활약을 펼친 로저 버나디나도, 고비마다 결정적 안타를 때린 이명기도 아니었다. 김 감독이 손을 잡은 선수는 김주형이었다. 양현종이 마운드에 오른 9회말 결정적 송구 실책으로 모든 걸 망칠 뻔 했던 3루수였다.
KIA 타이거즈 김기태 감독이 30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2017 타이어뱅크 KBO리그 한국시리즈 5차전에서 두산 베어스를 꺾고 우승을 차지한 후 양현종과 포옹을 하고 있다. 2017.10.30 / 잠실 | 이석우 기자 foto0307@kyunghyang.com
행사가 끝난 뒤 김 감독에게 그 상황을 물었다. 김 감독은 “안 만났다. 아무 말도 안했다”며 짐짓 모른체 했다. “(김주형에 대해서) 아무 말도 안 나오는 게 도움이 될 것”이라고 슬쩍 덧붙였다.
김기태 감독이 KIA를 리그 챔피언으로 끌어올렸다. 어수선했던 팀이 2년 만에 단단해졌고, 실력으로 이어졌다. 지휘봉을 잡은 지 3년 만에 리그 정상에 올랐다.
그는 ‘소통의 달인’이라는 평가를 받는다. 선수들은 김 감독의 장점에 대해 주저없이 “편안하게 해 준다”라고 답한다. 구체적인 내용을 물으면 고개를 갸웃거리다가 “하여간 편안하다”라고 말한다.
편안함은 실없는 농담, 맥락없는 칭찬 등으로 만들어지지 않는다. 사람좋은 웃음만으로는 편안함이 아니라 느슨함이 더 쉽게 자리를 잡는다. 메이저리그 명예의 전당에 오른 레오 두로셔 감독은 “사람 좋으면 꼴찌”라는 말을 남겼다.
‘마성’이라 불리는 김 감독의 소통 방식은 어려운 짐을 자기가 짊어지는 스타일에서 나온다. 베테랑을 존중하면서 낮고 어려운 곳을 먼저 살피는 배려를 지녔다. “나만 따라와”하는 형님 리더십이 아니라 ‘지게를 짊어진’ 큰 형님 리더십에 가깝다. “형이 지켜줄게”의 리더십이다. 옛날 대가족 시절, 지게는 집안을 이끄는 큰 형님의 상징이었다.
시즌 초반이었던 지난 5월28일 광주 롯데전 최원준은 앞선 3번의 만루기회를 한 번도 살리지 못했다. 롯데는 앞 타선의 김선빈을 고의4구로 계속 거르며 최원준을 궁지로 몰았다. 4번째 또 찾아온 연장 11회말 만루 기회, 김 감독은 최원준을 그대로 내보냈다. 김 감독은 무거운 지게를 스스로 짊어졌다. 최원준은 만루홈런을 때렸고, 한 뼘 이상 성장했다.
6월13일 사직 롯데전 7-7 동점 8회말 2사 1·2루, 이대호 타석 때 마운드에 김윤동이 있었다. 김 감독이 마운드를 찾았다. “이대호 연봉이 얼마냐?”고 했다. 김윤동 연봉의 50배가 넘는다. “맞아도 뭐라고 할 사람 아무도 없다”고 말했다. 김윤동은 이대호를 내야 땅볼로 잡아냈다. 김윤동은 그때 김 감독의 지게 위에 올라탄 셈이었다. 김윤동은 5차전 8회 무사 1루 위기를 가뿐하게 막아냈다.
어쩌면 시리즈가 시작할 때 승부가 결정났는지도 모른다. 광주 기아 챔피언스필드 1차전 식전 행사. 선수들이 도열해 있는 가운데 두산 김태형 감독은 이름이 호명되자 서둘러 자기 자리를 향했다. 김기태 감독의 이름이 불리자 김 감독은 홈플레이트 근처 자기 자리 대신 3루 베이스 근처 도열한 선수들의 끝을 먼저 찾았다. 선수들과 하나하나 하이파이브를 하고 나서야 제 자리를 찾아 섰다. 그때 이미 김기태 감독은 자기 자리가 아니라 선수들의 자리를 먼저 보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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