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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 2박 3일 구름 따라 동해안 따라
가자! 동해안으로.....,
 장팔현 칼럼니스트 (발행일: 2015/08/23 17:10:33)

[서울포스트 장팔현 칼럼니스트=] 2015년 8월은 유난히도 덥다.

이제 처서가 지나 조금은 서늘해졌지만 정오 전후의 땡볕은 아직도 건재하다.

지난 8월18일부터 21일 사이 필자는 세종시에서 출발하여 서울 돈암동을 거쳐 동해시로 향했다. 서울에서 네비게이션을 켜니 277km 거리였다. 저녁 6시경 출발한 차는 원주를 거쳐 대관령을 넘어 동해로 가는 고속도로를 따라 밤 10시 넘어 도착했다.

도착하고 보니 추암촛대바위 근처였다. 같은 시유지에 지어진 건너편 허름한 집은 허물어져 평탄작업이 끝났지만 이곳은 아직도 버티고 있는 것 같다.

하여튼 처음 와 본 추암 해변 가로 발길을 돌리니 하얀 파도가 마치 성난 백룡(白龍)의 형상으로 쏴-하고 모래사장으로 몰려들었다가 스러지길 반복했다. 파도가 억울하다며 울부짖는 것 같았다.

새벽 일찍 일어나 촛대바위를 보러 갔다. 기암괴석에 정말 멋진 곳이다. 오전 5시가 좀 넘은 시각인데 벌써 카메라 다리를 설치하고 해뜨기만을 기다리는 사람들이 여럿 모여들었다. 동해안 중에서도 명소인 이곳 추암은 1788년 정조의 어명으로 김홍도가 금강사군첩을 그렸으며 이곳 바위는 절리까지도 상세하게 묘사하였다. 이곳의 그림을 능파대라 한다. 이 시점에서 시 한 수 안 나올 수 없다.

▲ 추암촛대바위 ⓒ세상을향한넓은창 - 서울포스트 장팔현

촛대바위

청정 동해바다
기암괴석 파도와 부딪히며 제 살 내주며 수십 억 년 살갑게 지내왔다.

거친 친구와
고운 인연 지켜오며 바위 하나는 기도하는 어머니 심정의 촛불이 됐다.

정말 멋진 곳이다.

촛대바위 구경 후 아침을 먹기 위해 삼척에서 새벽에 잠깐 열린다는 번개시장을 찾았다. 해산물을 싸게 판다는 곳이다. 아는 스님과 가서 찰옥수수 한 자루에 번개탄과 함께 멍게를 비롯한 회 3종류를 먹을 만치 사니 1만5천원이란다. 자반고등어 한손도 5천원에 사와 집에서 굽고 밥 먹기 전 회를 먹으니 두 사람이 다 먹지를 못했다. 정말로 싼 가격에 회 한번 실컷 먹었다.

점심 먹기 전에 추암을 떠나 영양군을 향했다. 도중에 무릉계곡이란 표지판에 흥미를 느껴 한 시간 동안 둘러보고 다시 장도에 올랐다. 태백을 거쳐 가면 거리가 20여 킬로 짧지만 험한 길 같아 피하고, 울진 쪽으로 차를 몰았다. 평해에서 백암온천을 지날 때까지는 좋았다. 들꽃들도 반갑다고 웃으며 대하는 것 같았다.

그런데 웬걸......,
산을 오르면 오를수록 끝이 없는 것 같았다. 오래된 애마는 힘들다고 짜증을 부리고 그러한 와중에도 다리 쭉쭉 뻗은 미녀군단들은 자기들 보고가라 손짓한다. 높은 산이지만 금강송이 참 멋지게 자라고 있었다.

영양군 쪽으로 거의 다 와 갈 즈음 휴게소가 보였다. 구주령(九珠嶺) 휴게소다. 이때 애마도 정말 힘들었는지 시퍼런 눈물 흘리며 부동액이 넘쳐흘렀다. 본네트를 열어 열을 식혀가면서 한참 달래기로 했다. 오지를 과연 제대로 빠져나갈 수 있을지 걱정이었다. 설상가상으로 가스도 넣어야할 것 같아 주위 사람들에게 물어보니 ‘영양에는 가스 충전소 없어요’ 한다.

하여튼 휴게소 앞에 펼쳐진 백두대간의 힘찬 산맥은 금장산으로 유자(U) 자 형으로 용틀임 후 머리를 치켜들고 승천하려는 자세의 용 한 마리가 턱하니 앞에 버티고 있었다. 이곳만 보면 가히 장가계가 부럽지 않을 정도였다.

고산준령을 넘어가면서 보니 길가에 궁궁이가 천지삐갈로 널려있다. 야생화에 관심 많은 필자로서 그냥 지나칠 수 없었다. 차를 한쪽에 세워두고 사진을 찍느라 바삐 움직이니 경찰차가 지나가며 뭐라 한다.

낮은 곳이라 해도 해발 수백 미터는 될 것 같은 밭고랑엔 고랭지 채소와 참당귀가 많이 눈에 띄었다. 충청도에서는 보기 힘든 광경이다.

일월면을 향해 달리다보니 청록파 시인인 조지훈 선생의 생가와 문학관이 가까이 있어 둘러보았다. 오기 힘든 곳이라서 문학관을 둘러보며 인문학의 중요성과 달콤한 언어로 우리 국어를 사랑하고 주옥같은 시를 남김에 많은 감명을 받았다.

영양군은 산수가 수려하고 문인들을 많이 배출한 문향의 고장이다. 일월면 주실마을에 조지훈 선생 생가와 문학관이 있고, 석보면 두들마을은 이문열 작가의 고향이다. 영양읍 감천리에는 시인 오일도의 생가가 있다.

문향의 고장을 빠져나와 긴급히 영양 읍내를 벗어나 딱 한곳 가스충전소가 있어 구세주 만난 듯 탱크 한가득 채운 후 안동을 향해 떠났다.

좁은 지방도를 따라 산촌생활박물관을 둘러보니 옛날 분위기를 느낄 수 있는 너와지붕과 초가집이 반가웠다. 특히 경상도 지역에선 소를 집안에 키우는 것이 좀 달라 보였다.

청송진보면을 거쳐 안동 임하호를 지나면서 눈에 띄는 점은 영양에서 조금 보이기 시작한 기와집이 점차 많아지고 의성김씨 등 집성촌과 서원들이 보이기 시작한 점이다.

오랜만에 선비의 고장에 온 김에 한옥이 그리워졌다. 여기저기 검색한 끝에 서후면에 있는 안동장씨 종택에 1박 하기로 했다.

좀 불편하지만 옛 정취를 느낄 수 있어 마음이 편안한 곳, 한옥.

▲ 병산서원 만대루

아침 일찍 출발하여 병산서원 첫 문이 열릴 때 들어갔다. 참 좋은 곳에 위치했다. 병산서원 현판이 걸린 곳에서 만대루를 바라보니 한편의 그림 같았다. 임진왜란 극복에 혁혁한 공을 세우신 서애 유성룡선생의 혜안이 놀라울 정도다.

다시 나와 한 바퀴 차를 몰아 하회마을에 이르렀다. 아늑한 곳 화산이 뒤 배경으로 든든히 지켜주고 앞에서는 낙동강이 용틀임 하며 반월을 그리면서 예천 쪽으로 흐른다. 배산임수의 명당 터를 반대편 부용대에 올라보니 정말 근사한 곳이요, 풍요로운 땅이로다.

안동은 어머니 품처럼 포근하다. 볼거리도 많고 특이한 헛재사밥도 맛 볼 수 있고, 구주령 등 험산 산이 선물로 안겨 준 안동간고등어도 맛있게 먹을 수 있어 더욱 좋았다.

아쉬움을 뒤로하고 애마는 나를 태우고 달린다. 다음 예정지는 예천군이다. 샘물이 달콤하다는 곳 국토의 중앙부......,

내성천과 낙동강 금강이 만나는 삼강주막은 예로부터 물산이 모여드는 곳이었다. 이곳에 주막이 생겼으니 상인들이나 지나는 나그네들이 어디 막걸리 한잔 안 걸치고 배길 소냐? 필자도 나그네 신세 되어 동동주 한잔에 잔치국수와 묵으로 점심을 때우고 이내 차는 비룡산을 향한다.

상서로운 기가 스며든 터 장안사에 도착하니 차도 힘들다고 연기를 뿜는다. 아뿔싸! 조금만 참아라! 기도하며 회룡대를 오른다. 산길 양옆으로 아름다운 詩들이 나무와 춤을 추고 있다.

과연 회룡대에 올라보니 회룡포가 멋진 자태로 유혹한다. 수십억 년의 세월을 버텨온 용틀임 흔적. 용꼬리로 태극문양 휘갈기니 땅이 갈라지고 이내 내성천이 굽이굽이 느린 유속으로 낙동강을 향해 가더라. 청룡과 황룡이 비룡산에 서기를 모아 장안사 터를 만들고 회룡포를 만드니 찾는 이 많은 명소가 됐더라.

여차 여차 2박 3일 달리고 달려 귀가 해보니 근 1,000여 km에 2천 5백리 길이나 되었다.

여행은 영혼을 살찌우는 비타민제다. 풍요로운 들과 아름다운 산을 바라보며 나누는 대화는 우주와 나누는 대화요, 울림이자 문학의 바탕이 된다.

젊은이여! 어디든 달려가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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