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성없는 경제 전쟁
"내가 최종적인 것은 결정하겠다"고 단호하게 말한 노 대통령의 FTA체결 대국민 담화를 본 언론과 한나라당으로 대변되는 보수층의 칭찬릴레이는 가히 폭발적이었다.
그러나 다른 것은 몰라도 FTA대통령으로 남겠다는 노 대통령의 의지가 담긴 이번 일과 국민들을 보며 역시 바글바글 냄비근성으로 뭐가 또 잘못될 가능성은 언제나 있구나, 생각된다.
한겨레신문은 대포광고까지 쏘며 체결을 홍보했고 조중동은 하루 아침에 '훌륭한 대통령'으로 만들었다. 한나라당 유력 인사들로 이어지는 폐하칭송에 벌써부터 노무현-한나라당-조중동을 묶어 대선 승리 전주곡을 틀어주는 신문도 있다(이것은 오래전부터 충분히 가능성있는 시나리오 중 하나다). 썬스 늦은 보수주의자들은 당황한 나머지 영문도 모르고 박수를 따라 쳤지. 청와대는 감사의 메시지를 띄우기 바빴고 며칠 전까지 으르렁거렸던 언론에게 고마움도 표했다.
김정일-김대중-노무현을 좌익으로 몰아 세우던 군사전략가가 벌떡 일어나 노무현 만세를 부르니 필자도 뒤통수를 된통 얻어 맞은 기분이다. 정말 골통 좌익만 설치는 것이 아니라 꼴통 우익들의 행태도 가관이다.
마치 FTA만이 망가진 경제를 살릴 구세주인 양 홍보 되었고 미국만이 우리를 밥먹여 줄 것이라는 환상이 실현되는 순간이자 대한독립만세로 착각한 모양이다. 계약이나 협정이 당사국간 관계 개선이나 강화를 가져오는 것은 사실이지만 저처럼 참을 수 없게 촐랑대는 보수 수준으로 과연 이번 대선을 이기겠는가? 이겨도 나라를 온전히 끌고 가겠는가?
공교롭게도 찬양 나팔을 분 사람들이 대부분 보수 친미주의자들이라는 것도 문제다. 이들은 정말로 수출이 늘고 우리 경제가 활로를 찾을 것으로 보는가? FTA가 미국 일 개 주로 되어 대한민국이 그들이 원하는대로 망하는 순간이 아니라면 주권국민으로서 저처럼 두 팔 벌려 항복 자세의 만세를 부를 일이 아니다. (창피한 줄 알아라.)
종교 군사적 한계를 경제 전진 기지로
(사족으로 : 필자는 개방은 하되 FTA에 신중한 입장을 갖고 있다. 굳이 부연한 이유는 조선일보 토론방에서 나의 전 논설 - '을사조약과 한미FTA협상 5인방'을 독자가 오독한 나머지 나를 반FTA자로 몰아 부쳤기 때문이다.)
...휴일 은행원 K씨는 오전 테니스 모임이 있다. 윌슨 라켓을 메고 나이키 신발에 리바이스 자켓, 게스 청바지를 입었다. 아침이 어중간해 맥도날드에서 햄버거를 하나들고 차 시동을 걸었다. 2000cc포드다.
베니건스에서 점심을, 스타벅스 커피 한 잔. 귀가길에는 아이들이 좋아하는 프링글스, 캘리포니아 건포도와 LA갈비를 몇 근 사들고 들어 온다...
위의 풍경은 웬만한 사람이면 충분히 가능한 컨셉이다. 관세인하가 아니라도 한국인 일상의 衣食은 메이드인 유에스에이와 언제나 함께 하고있다. 자유무역이 되면 K씨의 리모델링비는 조금 더 저렴해 질 것이다.
FTA가 쓰나미같은 세계화의 추세라면 거대 시장 미국에 많은 물건이 쏟아질 것이다. 가장 큰 혜택은 넓은 시장의 미국으로 손 안대고 코푸는 격이다. 예를 들어 비슷한 100개국의 자동차가 미국으로 들어가고 미국의 자동차가 100개국으로 나간다면 대한민국은 미 시장에서 100개국과, 미국은 한국땅에서 1:1 경쟁으로 우리가 한 대 팔 때 미국은 우리에게 50대를 판다. (시장의 인구분포와 우리 제품의 제3국 구매가 가변적이긴 하지만) 이것이 한미FTA의 본질이다.
따라서 미국은 마켓운영만 하고 시장을 3차산업화함으로써 세계지배와 질서를 재편할려는 움직임이다. 대기업이 유통시장에 뛰어 들어 재래시장 상인들의 설 자리가 없어지는 효과와 다름 아니라 하겠다. 자연적으로 국내 1,2차 산업도 쇠락으로 치달을 수밖에 없다.
일전 유태인이 한반도에 관여하기 시작했다는 기사가 있었다. 1200만 기독교 인구를 확보한 그들 자칭 극동의 이스라엘 한반도에 종교적 군사적 팽창은 더 이상 요원한 것으로 보고 일본과 중국을 견제할 경제적 첨병역할을 맡길 가능성이 커졌다. 이 점이 설득력이 있다면 한국은 절대적으로 유리한 입장에서 미국과 협상을 할 수 있었었다.
시간이 갈수록 단방약이 아닌 FTA는 올 대선정국에 뜨거운 감자로 떠오를 것 같다. 보수언론과 한나라당이 또 말려 들었는지 아니면 노무현까지 가세한 보수정권 탄생인지는 12월을 지나 봐야 알겠지만 김진명의 소설 '나비야 청산가자'에 이등박문을 저격한 안중근 의사를 능멸하자고 조선인이 앞장서서 외쳤다는 내용이 있어서 든 생각인데.. 이 시대에 왜 그런 나팔수들이 크로즈업되는 것인지 고개 갸우뚱해진다.
(글의 논조상 일본이 조선을 지배한 을사조약의 긍정성도 나중에 써놔야 될 것 같다. 이광수의 '민족개조론'을 근거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