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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천만] 국제정원박람회가 열리는 순천 미리보기
 나종화 객원기자 (발행일: 2013/04/14 18:55:36)

[여행] 순천만국제정원박람회가 열리는 순천 미리보기
-SPn 서울포스트, 나종화 객원기자


▲ 용산에서 바라본 순천만 ⓒ20130406 세상을향한넓은창 - 서울포스트 나종화

" 10% 네고 받아드릴 수 없습니다. "
" 계약땐 당영히 10% 네고 한다는 감안했어야지요. "
" 그래서 다시 견적을 내겠다는 것 아닙니까. "
" 그래도 번복은 안 됩니다. "

이렇게 승강이를 벌이긴 했지만 어쩔 수 없다는 것을 잘 알고 있었다.
허망한 심정으로 계약서에 꾹꾹 도장을 누르고 있는 담당자의 손을 바라보면서 체념했다.

순천국제박람회에 기부금 낸셈치자고 생각을 바꾸었더니 국제습지센터 사무실을 나서는 발걸음이 조금은 덜 무거웠다.

▲ 고목에 만개한 벗꽃이 아름다운 고장 순천을 상징하는 듯
▲ 그곳에 깃들고 있는 봄


2013년 순천만국제정원박람회

▶ 열리는 기간 : 2013년 4월20일 ~ 10월20일 6 개월간
▶ 열리는 장소 : 국제습지센터, 한방체험관, 순천만자연생태공원
▶ 의미 : 전 세계의 유명 정원들이 참여하는 국제 공인 박람회


주 박람회장에는 세계정원, 꽃의 정원, 물의 정원, 숲의 정원, 테마 정원, 한방약초원, 놀이정원 등 다양한 정원이 공연장, 야외공연장과 함께 들어선다.
세계 최고의 정원들을 만나 볼 수 있는 세계정원에서는 네덜란드, 중국, 프랑스, 일본, 독일, 파키스탄, 스페인, 이탈리아, 영국, 미국, 세계 10개국의 전통적인 정원문화를 한자리에서 감상할 수 있도록구성됐다.

국내외 작가, 기업체, 지자체 등이 참여해 개성 넘치는 아이디어로 조성하는 테마정원은 박람회의 독특함과 풍성함을 더해주고 박람회 개최 후에도 참가자들이 관심을 가지고 꾸며나가는 의미 있는 참여의 장이 될 것이다.

한방약초원은 산, 들, 물가에서 자생하는 약초를 모아 재배공원과 체험관을 조성해 현대사회에 유행하는 질환을 치유하는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약초의 아름다움을 감상하고 효능을 체험하는 공간이 될 것이다. ( 이상 노컷뉴스에서 )

▲ 순천을 가로지르며 흐르는 동천 벗꽃길

전라도 서쪽 지역이 강한 반면 전라도 동쪽 지역은 유순한 특성을 보인다.
그래서 같은 전라도 말이라도 이쪽이 훨씬 더 둥글둥글하다.
나는 서쪽 출신이면서도 순천을 무척이나 좋아 한다.
음식도 맛있고 사람도 좋다.

동천 벗꽃길을 따라 가다가 잠시 세워달라고 부탁 했다.

일을 다 마치고 서울로 올라가기 위해서 고속버스 터미널로 돌아와 잠시 망설이다가 출장이라는 경계를 넘었다. 이제부터 여행자가 된 것이다. 그제서야 무르익어 가고 있는 순천의 봄이 눈에 들어왔다.

서울행을 미루고 다시 택시를 탓다.
" 순천만으로 가시죠."

택시를 타고 생태공원으로 이동하는 중에 기사분에게 박람회에 대한 의견을 물었다.
순천의 도시 규모에 비해서 무려 2500억원이라는 엄청난 예산을 투입하여 개최하는 대규모 행사에 대한 반론도 많았다고 한다. 하지만 대부분의 시민들은 이번 박람회가 순천이 국제 생태도시로 거듭나기 위한 방편이라는 것을 대체로 받아드리는 입장이라고 했다.

다만, 박람회장과 생태공원이 서로 떨어져 있는 것이 아쉬운 점이라고 했는데 한자리에서 함께 둘러보면 좋을 것을
별도로 이동해야 하니 여행자의 입장에서도 그리 생각되었다.

게다가 그것을 극복하기 위해 야심작으로 준비한 무인괘도차량 운행이 당분간은 불가능하다고 하니 더욱 안타깝다는 생각이 들었다.

▲ 순천 생태공원에 화사하게 피어있는 벗꽃

순천만 생태공원은 순천의 동천이 순천만과 합류하는 지점에 오랜시간 동안 퇴적물이 쌓여 형성된 거대한 갈대밭이다.
만의 수심이 얕기 때문에 갈대밭이 끝나는 지점 부터는 광활한 갯벌이 펼쳐져 있다.

순천만 갈대밭은 몽환적인 아름다움을 자아내는 것이 특징인데 생태공원으로 지정되면서 여러가지 인공시설물들이 들어서고 관광객들이 밀려들기 시작하면서 그 자연스런 아름다움은 상당히 퇴색되지 않았을까 싶다.
그나마 더 이상의 개발과 훼손이 이루어지지 않고 있으니 한편으로는 다행이지 싶다.

건물을 짓거나 인공물을 설치를 최대한 하지 않는 것이 생태공원의 취지에 맞는 것인데 왜 막대한 예산을 투입하고 또 환경과 경관을 훼손하는 것인지 도무지 이해가 되지 않는다.

▲ 아직 겨울이 묻어 있는 갈대밭과 봄을 시작하는 나무의 절묘한 대비
▲ 순천만으로 흘러드는 동천과 광활한 갈대밭
[#IMAGE16#]
순천만은 그동안 벼르고 있었던 여행 버킷리스트 맨위쪽에 올라 있었다.
이른 아침 안개가 자욱히 깔린 둑길을 걸으면서 이곳을 소재로한 김승옥의 단편소설 [무진기행]을 주인공인냥 착각해보고도 싶었고 포도주 색깔보다 더 찐한 순천만의 가을낙조를 구경하고 싶어서 아껴둔 곳이었다.

초봄 오후 특유의 나른한 연무가 마른 갈대밭을 감도는 이맘 때, 그것도 수학여행을 온 한무리의 학생들에게 둘러싸여서 정신줄을 놓은 상태로 만나게 될 줄이야.

▲ 순천만 그리고 여자만으로 이어지는 물길
▲ 갈대밭
▲ 갈대밭에 불을 놓고 있었다. 그래야 갈대가 더 잘 자란다고 한다.
▲ 그러면 이놈들은 어떻게 되는 건데, 이건 아니지 싶다. 명색 생태공원이라면서...그야말로 인간 위주의 발상.
▲ 몇 명의 사진가들이 보였다. 이런 날씨와 이렇게 어지러운 빛속에서 무엇을 저리도 열심히 담는 것일까.

청명한 날씨, 푸른 하늘아래서 담겨진 쨍한 사진만 좋은 사진이 아니라는 것 쯤은 안다.
광활한 갈대밭위에 펼쳐진 나른한 봄기운을 제대로 담을 수 만 있다면 훨씬 훌륭한 사진이 될지도 모른다.

사진만큼 집중이 필요한 취미가 없을 것이다.
국가대표 사격선수가 집중력을 훈련하기 위해 사진을 찍는 것을 본적이 있다.
그런데 수학여행단들에게 쫓겨 다니다 보니 도무지 집중력을 발휘할 수 가 없었다.

이것이 기막힌 포토존 순천만 갈대밭에서 맘에 드는 사진을 한장도 건지지 못한 핑게다.

공원 입구에서 용산 전망대까지는 약 3 km, 왕복 6 km다.
사진도 찍고 오고가면서 느긋하게 감상하려면 최소한 3 시간은 잡아야한다.

일몰 시간이 6 시라면, 4시30분쯤엔 공원에 도착해야 서두르지 않고 용산전망대에 도착해서 순천만 특유의 멋진 일몰을 감상할 수 있을 것이다.

▲ 순천만 전체를 조망하기 위해서는 저 용산으로 올라가야 한다.
▲ 용산에서 바라 본 생태공원과 갈대밭 풍경

다행히 수학여행단들이 용산전망대까지는 쫓아오지 않아서(?) 평화롭게 순천만의 경치를 감상할 수 있었다.
순천만을 소개한 사진에서 보았던 미스테리서클 같은 원형의 붉은빛은 전혀 볼 수 없었다.

순천만이 가장 아름다운 풍경을 보여주는 시기는 아마도 10월 이후가 되지 않을까 싶다.
순천만의 일몰을 구경하는 것도 좋지만 갈대밭 자체가 주는 아름다움을 감상하기 위해서는 역광이 아닌 아침 시간이 더 좋을 것 같다.

[무진기행]에 등장하는 그 끈적끈적한 안개를 꼭 한번을 만났으면 좋겠다.
그래서 다음을 기약하고 용산 전망대에서 발길을 돌렸다.


여행중에 유명관광지 보다는 전혀 알려지지 않는 곳에서 아름다운 풍경을 만났을 때가 훨씬 더 감동이 크다.
생태공원에서 택시를 탓더니 이번에는 동천을 따라가는 둑길 대신 다른 길로 접어들었다.
그리고 한옥과 벗꽃이 어우러진 마을풍경이 눈길을 사로잡았다.
차가 이미 그곳을 100미터쯤 지나쳤을 때 황급하게 소리쳤다.
" 아저씨 차 좀 세워주세요. "

카메라를 들고 그쪽으로 부리나케 달려갔다.
" 아뿔사 "
벗꽃이 피어있는 고목과 한옥 그리고 홍매화와 대숲이 어울어지면서 토속적인 우리나라의 마을 풍경을 보여주고 있었는데 거미줄처럼 얽힌 전깃줄이 그 앞을 가로막고 있었다.
걷어낼 수 도 없고......ㅠㅠㅠ

전깃줄이 앵글속에 들어오지 않는 지점을 찾았는데 이번엔 화각이 나오지 않았다.
광각렌즈가 아쉬웠다. .
그래도 이번 여행 중에 만난 가장 아름다운 풍경을 꼽으라면 단연 해룡산성 아래쪽 도로변에 있는 바로 이곳의 풍경이다.

출장지가 마침 순천만국제박람회습지센터라서 박람회장을 미리 둘러보는 행운을 누렸고 출장중 남는 짜투리 시간을 활용하여 순천만습지까지 둘러보았지만 제대로 보지 못한 아쉬움이 더 컷던 여행이었다.

박람회가 열리면 엄청난 인파가 몰려들 것으로 예상 되지만 생태습지에서 아침을 만나고 낮엔 박람회장을 구경한 다음 순천만의 장엄한 일몰까지 감상할 계획으로 다시 순천을 찾아갈 생각이다.

▲ 피가 떨어지는 것 같아서 뜰악에 동백을 심지 말랬다든가.

(나종화 객원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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