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건 지지율 거품은 빠졌는데...
필자의 고향은 (영)호남이다. 누군가로부터 둘 중 한군데를 택하라고 강요당한다면 둘 다 포기하는 것이 더 나을 것 같은 심정이다. 나의 고향은 대한민국이기 때문이고 지구이기 때문이며 우주이기 때문이다.
실지 삶의 역정상 그런 선택을 강요당한 경우가 종종 있었다. 나의 신념대로 둘 다 포기했기에 나는 아직까지 경계인으로 주변인으로 남을 수 밖에 없다.
어느 쪽도 택하지 못한 결과는 늘 참담했다. 호남 친구들로부터는 박정희 물이 든 놈으로, 영남 친구들로부터는 김대중 근성을 가진 자로 치부되어 왔던 것이다.
고건의 지지율이 50%를 유지할 때는 노무현과 김대중을 한 통속으로 본 보수 진영의 지지(영남)와 반 열린당과 반 노무현으로 돌아선 진보 성향의 지지(호남)와 안정을 갈구하는 중도 진영의 지지(충청 강원)층의 결집이었다.
지금 20%대를 밑도는 지지율은 어디에서 문제가 있는가. 좌고우면? 우유부단?...아니다. 고건은 작년 초에 '2006년 12월까지는 정치적인 행위와 발언을 자제하겠다'고 말해 왔다. 주변인의 정치적인 언사도 허용하지 않았다. 그가 잰 걸음을 한 것이 아니라 누구보다도 철저하게 자기 신념대로 2006년 12월을 맞은 것이다.
성질 급한 민족성향이 원칙적인 그의 행로를 문제 삼은 것이다. '고건은 말하라'는 대중적인 욕구가 받아들여지지 않았기 때문이다. 여기에다가 보수 진영에서는 친 김대중으로, 진보 진영에서는 친 박정희로 몰아갔다.
구미를 방문한 고건에 대한 호남인들의 폄하나 여당 인사와의 만남을 보고 영남인들의 인식은 이 땅이 얼마나 불행한 동서갈등의 연속이라는 것을 말해주기에 충분하다. 박정희와 김대중, 영호남을 다 포용할 수 있는 정치적인 자산을 가지고 있는 고건이 모두에게 배척당해야 하는 것이 바로 이 땅의 현실이다.
실용주의를 제2의 새마을운동으로 승화시켜야
성경에 '우편으로나 좌편으로 치우치지 말고 네 발을 악에서 떠나게 하라'라는 말이 있다. 종용의 도를 지키고 조화롭게 중도를 걷는 것이 군자의 도리라는 것을 수많은 동서양 고전은 설파한다. 이것이 합(合)의 이론이자 완성이다. 선의 경지인 것이다.
지금 대한민국의 국가 상황은 국민적인 대결집을 이뤄냐야만 미래가 보장된다. 최근 발행된 전문지를 종합해 보면 2007년을 대한민국이 망하는 해로 진단해 놨다. 분배를 중시한 참여정부 정책에서 빈민들만 양산한 사회현상이나 오히려 부가 편중되었는데도 가진자들이 못살겠다고 아우성치는 것은 노무현을 평가하기보다 더 어렵게 되었다.
실용이란 쥐잡는 고양이 색깔이 무위한 것처럼 모로 가도 '잘 먹고 잘 살자'는 이즘의 하나이다. 그것을 위해서 반드시 이념적 지역적 국민적 통합이 우선시 돼야하는 것이다. 참여정부가 갈등을 부추켜 성공(?)을 했다면 이제 그러한 몰상식한 정신을 가진 사람들은 이 땅에서 사라져야 한다. 개발독재 때보다 한 술 더 떠 386이 완장을 차고 그들에게 찍히면 직장에서도 끝난다는 분위기가 팽배해 있다.
기왕에 실용이라는 화두를 던졌기에 고건과 박근혜는 지역통합부터 이뤄내야 한다. 이것은 시대적 사명이요 민족적 과업이다. 한탕주의로 다단계와 서민을 우롱하는 작전이 판치는 사회폐악을 일소하고 삽자루를 들고 망치질을 하는 백성이 돈을 캐내는 재미를 느끼는 사회를 건설해야 한다.
친일행위를 했을진정 이광수는 흙을 통해서 민족적 계몽운동을 일궈냈으며 중국의 사대문물을 통해서 박지원은 실학사상을 소개했다. 남한을 전복할 빨갱이가 훈장을 받는 것이 정당하다면 왜 친일주의자가 굴레를 써여하며 왜 미국이 물러가야 하는가.
내가 보기엔 2007년의 선택은 역사상 가장 중요한 선택으로 보아진다. 직접선거로 뽑은 대통령 선거의 역사가 우리 국민에게는 일천하기도 하지만 노태우, 김영삼, 김대중, 노무현 - 4번은 모두 뽑자마자 후회하는 어리석음을 반복했었다.
지금 정치에 염증을 낸 국민들은 우습게도 모두가 정치에 관심이 있다. 그 염증과 관심이 2007년에는 또 어떤 심술을 부릴지 기대만큼이나 우려되는 대목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