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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드컵관전기] 독일 vs 아르헨티나 8강전
잉글랜드 이어 아르헨티나도 독일에 4점이나 내줘
 양기용 기자 (발행일: 2010/07/04 22:53:58)

[월드컵관전기] 독일 vs 아르헨티나 8강전
잉글랜드 이어 아르헨티나도 독일에 4점이나 내줘
-SPn 서울포스트, 양기용 기자


독일이 16강전에서 만난 잉글랜드와도 그랬지만 8강 아르헨티나전도 '결승전이나 다름없는 경기'라고 말들을 했다. 스페인과 맞붙을 준결승전도 아마 그럴 것이어서 우승까지 하기에는 결승전아닌 결승전을 몇 번 치러야 한다. 이번에야말로 독일은 임자를 제대로 만났다.

▲ 독일팀 선발 ⓒ자료사진

여태까지 월드컵경기에서 독일은 패스에 의한 토탈플레이보다는 체력을 바탕으로 일진일퇴를 하면서 굵은선의 축구를 지향했던 탓에 4강전 이상에서는 유연한 남미 등에 덜미를 잡혔다. 이른바 '녹슨 전차군단'으로 전락한지 오래다. 2008유럽컵 결승에서 스페인에 졌을 때 '특별한' 것이 없는 독일축구의 문제점을 보고 상위에 랭크된 것이 오히려 어색하다고 지적한 바 있다.

매 대회때마다 그들의 경기를 보자면, 뭔가 부족하면서도 꾸역꾸역 올라간다. 2010남아공월드컵에도 만년 우승 후보군에는 들었지만 브라질이나 아르헨티나보다 후순위였다. 그런 독일을 두고 혹자들은 어떤 믿음으로 항상 좋은 성적을 낸다는 것 - 그들은 승리에 대한 도전과 강한 멘탈리티를 꼽았다.

이번에도 D조예선에서 약체 호주를 4-0로 눌렀지만 세르비아에 0-1로 패했다. 마지막 가나전에서 탈락 위기끝에 후반 한 골 넣어 1-0으로 간신히 턱걸이했다.(2002년 한일월드컵때도 빈약한 득점력으로 겨우 예선 통과하여 4강에서 우리를 꺽고 브라질을 만나 준우승까지 했다.)

그러나 남아공대회만큼은 토너먼트전이 시작되면서 독일이 보여준 경기는 예전의 독일이 아니다. 16강 잉글랜드에 4-1 승, 8강 아르헨티나 전에서 4-0으로 4강에 올라 있다. 폭발적인 득점력이다. 게다가 다양한 형태의 전술과 득점 상황은 보는 이로 하여금 즐거움을 갖기에 충분했다.

▲ 응원하는 메르켈 독일 총리 ⓒ자료사진
▲ 슈바인슈타이거와 외질 ⓒ자료사진

잉글랜드와 이르헨티나를 농락했을 정도로 막강한 화력은 '정교한 패싱력과 탄탄해진 개인기'에 놀랍도록 빠른 공수 전환과 끊임없는 공격 축구를 구사하고 있다는 것 - 예전의 조직력에 독창성이 가미되었다는 것이다. 그리고 무엇보다 걸출한 세계적인 스타플레이어가 부재함에도 신구, 장단신의 조합이 다른 팀과 비교할 수 없었다. 경기 후 아르헨티나 마라도나 감독은 '알리한테 한 대 얻어맞은 느낌'이라고 표현했다.

미로슬라프 클로제, 바스티안 슈바인슈타이거, 필립 람, 토마스 뮐러(이상 바이에른 뮌헨), 메주트 외질(베르더 브레멘), 루카스 포돌스키(FC쾰른)..

클로제 : 장신, 월드컵 3대회 출전에 통산 14골을 기록중이다. 헤딩력이 주무기나 발재간도 상당하다.
슈바인슈타이거 : 장신, 2개대회 출전, 중원과 전방에서 골을 배급하고 경기를 읽고 이끌어가는 능력이 탁월하다.
뮐러 : 장신, 신인답지 않게 골감각과 결정력이 뛰어나다. 이번대회 4골 기록.
람 : 단신, 2개대회 출전, 공격형 미드필더로 우측을 부지런히 책임진다. 통솔력과 소통능력이 좋아 감독이 신임한다.
포돌스키 : 단신, 2개대회 출전, 강력한 왼발을 가지고 있으며 볼재간과 체력과 스피드가 뛰어나다.
외질 : 단신, 신인이며 골키핑, 트래핑능력과 스피드가 뛰어나다. 좌측수비와 공격전방을 누빈다.

▲ 응원하는 독일 여성 ⓒ자료사진
▲ 네번째 골을 넣은 클로제의 덤블링 ⓒ자료사진
▲ 라오넬 메시를 격려하는 마라도나(Diego Armando Maradona) 아르헨티나 감독 ⓒ자료사진

3일(한국시각) 남아공 케이프타운 그린포인트스타디움에서 열린 아르헨티나와의 8강전에는 이들이 공격라인에 포진되었다.

이날 축구팬들에게 흥미진진한 경기로 기대를 모았다. 제이콥 주마(Jacob Gedleyihlekisa Zuma) 남아공대통령과 앙겔라 메르켈(Angela Dorothea Merkel) 독일 총리, 정몽준 FIFA 부회장, 남아공출신 영화배우 샤를리즈 테론(Charlize Theron), 외할아버지가 독일인인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Leonardo Di Caprio), 영국의 록그룹 롤링 스톤스의 리더 믹 재거(Michael Phillip Jagger) 등도 경기장을 찾았다.

경기시작 3분만에 기습적인 첫 골로 독일은 아르헨티나의 사기를 제압하기 시작했다. 이후 독일의 수비와 속공에 아르헨티나는 허둥대는 상황이 전개돼 시간이 길수록 슛다운 슛이 나오지 않았다. 소극적으로 경기를 풀어갈 것같은 독일은 이후에도 파상 공격을 계속했다.

▲ 아쉬워하는 독일 뢰브(Joachim Löw) 감독 ⓒ자료사진

중원을 폭넓게 장악한 독일은 미드필더와 공격수들의 발빠른 포지션 전환으로 어리둥절한 아르헨티나를 쉴 틈도 주지 않고 교란했다. 상대 압박 능력, 넓은 공간 장악, 위치 선정에서 상대팀을 압도했다. 게다가 정확한 패스웍과 골 결정력으로 효과적인 득점을 쌓아갔다. 뮐러, 클로제 2골, 프리드리히 의 골 세례로. 이미 뮐러와 클로제는 이날 현재 4골로 득점왕 후보(5골, 스페인 비야)에 올라있고, 클로제는 월드컵 신기록 골(15골, 브라질 호나우도)에 1개차로 다가섰다.

두 팀은 2006년 독일월드컵 8강에서도 1:1로 비겨 승부차기끝에 4-2로 독일이 승리했다. 이로써 독일은 2002년 한일월드컵 이후 3회 연속 4강 진출에 성공, 오는 8일 새벽 3시 30분 더반의 더반스타디움에서 스페인과 8년만에 결승 진출을 가린다.

독일의 문제는 지금부터다. 2008년 독일을 꺽고 유럽컵을 안은 화려한 개인기의 스페인, 스페인을 이겨도 네덜란드 팀을 상대할 가능성이다. 상대를 속속들이 파악하고 있는 같은 유럽팀이라는 것이 독일로선 부담이 아닐 수 없다.

▲ 가족과 함께 한가한 시간을 가진 당시 괴팅겐(Göttingen)의 펜프렌드(가운데) '바이올라 밤하우어'(Viola Bamhauer) ⓒ서울포스트

그러나 언제나 그랬듯 나는 독일을 응원한다. 고교때 펜 친구였던 독일인으로 인해 그들에 대해 알 기회가 있었던 것이 독일팬이 된 계기다. 독일인은 언제나 성실하고 진지하다는 것. 그래서, '그들은 그냥 이길 것이다, 잘하진 않지만 좋은 성적을 낼 것이다'는 가능성. 그리고 '부끄럽게 대패하지는 않을 것이다'는 믿음이 있다. 차범근 해설위원이 자신도 모르게 독일팀 경기에서는 (흥분하여) 목소리가 커진다는 아나운서의 말에, (독일이 제2의 고향같기 때문에) 자신도 모르게 힘이 들어간다,는 심정과 같은 것이다.

독일이라는 나라는 음악의 나라요, 철학의 나라요, 경제의 나라요, 정치의 나라다. 바하와 베토벤, 괴테와 헤세, 니체와 프랑크푸르트학파, 헤겔과 맑스, 비스마르크와 히틀러.. 등 전인류에 충분히 영향을 준 사람들이 바로 독일인이다.

노란색이 인상적인, 그래서 화려한듯 명료한 국기를 가진 독일. 준수한 음악성이 배어있는 애국가를 가진 독일.
그러나 그들에게는 아직도 아픔은 진행중이다. 2차대전 30만 드레스텐 시 전인구의 몰살 기록이나 패전후 연합군이 한을 풀었던 민족적 수치심, 그리고 현재도 미군 등 나토군이 25만명 이상 점령군으로 주둔하고 있는 독일. 그래서 금발의 우월성을 가진 게르만 민족은 지금 다양한 칼라로의 변화기를 맞고 있다. 창의적인 경기스타일과 필드에서 뛰고 있는 선수들에게서도 느껴진다.

England v Germany



Argentina v German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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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기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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