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딘가에서 본 덧글을 써보면서 한나라당의 미래를 봐 보는 것도 흥미로운 일이다.
한나라당은 좋아하지만 이명박은 싫다.
박근혜는 좋아하지만 한나라당은 싫다.
즉, 한나라당은 누가 이끄느냐에 따라 국민적 지지가 달라질 수 있다는 말이다. 그 글을 남긴 사람은 언필칭 한나라당과 이명박당은 엄연히 다르다는 것을 주지하고 싶은 모양이다. 한나라당하면 자다가도 벌떡 일어나 이를 득득 갈던 사람도 이명박을 지지하며, 한나라당하면 자다가도 벌떡 일어나 만세를 부르던 사람도 이명박을 싫어한다.
박근혜 지지자들, 세결집 서둘러야
한나라당의 박근혜-이명박의 갈등은 경선에서 문제가 아니라 이미 오래전부터 '한 지붕 두 가족' 얘기가 나왔던 터다. 그만큼 두 사람의 성향은 다르고 양 진영의 구성원도 상이한 면이 존재했다. 경선 막바지에 한 쪽으로 손을 들어준 의원들은 그나마 갈등을 많이 겪은 사람처럼 보이지만 사실은 어느 쪽이 이길 것인가를 신중하게 저울질해 온 사람들이다. 사생결단으로 부딪혔고 신중하게 고민했기에 양 진영의 구성원은 상대 진영에 대해 결코 호의를 가질 수 없는 처지다. 자리를 걸고 선택한 이상 기득권을 포기할 수 없는 나름대로의 논리를 가지고 있다.
만약 결과가 박근혜 승리로 나왔다면 지금 한나라당은 어떤 상태일까. 유추해 보면 지금보다 더 나을 리가 만무하다. 이런 상태에서 이명박 성 쌓기가 과연 얼마만큼 정당한 행위일가.
필자가 여론에 귀를 기울인 예로 본다면 현재 이명박이 60%정도는 대통령이 되어있다. 그러나 한나라당이 실패할 확률도 80%에 달한다. 이 점이 나뉜 지지자들을 쉽게 동화하지 못하게 하는 이유이다. 심지어 1시간 토론이면 KO당한다거나 10분이면 족하다는 말도 있다.
이명박은 차츰 선거체제로 전환하면서 당과 측근들을 대부분 친이계로 포진했다. 제왕적 독재형태지만 사실 아직 정치 생리를 마스터하기까지는 가신들에 의해 놀아난다고 봄이 더 설득력이 있다. 그도 그럴 것이 정치에 관한한 그는 초년생과 같아 측근 몇명에 의해 붕당형태를 취할 수밖에 없다. 돈을 축적하는 기업적인 면에 강하지, 정치라는 조직과 팀플레이 전략에 의외로 순진한 면이 있다는 것이 일반적 분석이다.(이는 박근혜도 마찬가지) 확실한 정치적 철학으로 국가경영의 집념보다는 하다보니 거품이 현실이 되고 이재오 등에 의한 영남세에 둘러 싸여 객관적인 현실을 직시하지 못하는 경향이 있다. 그런 이명박을 혹자는 양파에 비유하기도 하고 버블이 심한 풍선껌에 비유하기도 한다.
이명박의 좋은 점은 생각이 풍부하다는 데 있다. 그러다보니 좌충우돌하기 쉽상이다. 대북문제라든지 정견에 관해서 앞뒤가 전혀 다른 말을 할 수 있다는 점에서 얼마전 각본없는 KBS문답 등에 엄청난 두려움을 보이기도 했다. 특히 좋은 예로 맛사지걸 발언이 남녀평등사상에 기초한 나머지 메시지걸이거나 멧돼지걸이 돼버린 예다. 기상천외한 동문서답에 어느덧 도무지 믿음이 가지 않는 단점으로 돼있다.
한나라당지지자에는 삶의 질로 인해 궁극적으로 정권교체를 바라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총선이나 지방선거에 출마하려고 조직을 구축하는 사람들로, 전자의 경우는 박근혜-이명박이 무조건적으로 화합을 주장하지만 후자의 경우라면 상황은 상당히 다르다. 이들의 말은 정권교체를 외치지만 사실은 누구밑에 줄을 서야 2선, 3선이 쉽냐는 것이다.
박근혜, 지지자들이 한나라당 위해 일할 기회 줘야
이측 의원들도 50:50으로 대통령이 된다, 안된다로 팽팽하게 갈린다고 한다. 그만큼 승리를 장담하지 못하고 있어 그들은 당권까지 거머쥐어 총선체제로 대선에 임하여 기여자에게 공천권을 주는 고육책을 내 놓기에 이르렀다. 만약 졌을 때 지도부 사퇴 등으로 인한 내년 공천은 박근혜계보가 형성되어 휩쓸 것이고 이명박이 당선되더라도 박근혜계는 신당형태로 탄생될 수밖에 없기에 수직적인 조직과 슬림화로 박근혜계가 설 땅을 없애는 일석이조의 효과를 노리는 것이다.
이런 상황이 기정 사실화할 것이기에 지금부터 박근혜는 한나라당을 구할 사명으로 공공연한 계보를 만들어 이명박과 양립하여야한다. 지금 박측 지지자들은 이측으로 흘러 들어갔거나 제3후보를 지지하는 형태로 분산중이다. 여기에 음성적인 개별 접촉으로 차츰 그 세를 잃고 있는 현실이다.
이는 박근혜=한나라당이라는 확실한 표를 잃고 있는 것과 같다. 일단 박측을 떠난 사람들은 한나라당을 끝까지 지지하라는 보장이 없다. 썩어도 준치라는 최소한 20%의 박근혜지지표는 한나라당 정권획득에 절대적으로 필요한 비율이다.
또한 이명박이 어떤 경우라도 후보를 내 놓을 리는 만무하다. 외부 여건으로 낙마하더라도 백의종군만하여 박근혜세가 없다면 어찌 되겠는가. 이측에서 현재 펼치고 있는 전략은 낙마하더라도 박근혜에게 권한을 순수히 넘기지 않을 목적도 가지고 있다. 이러한 과정이 이명박계는 자칫 실패의 오명이라는 독박을 써 줄 가능성도 있다.
이명박은 박근혜와 '따로 또 같이' 형태로 가야한다. 그래야만 한나라당 지지자도 흩어지지 않는다. 한나라당내에서 이른바 3당합당이나 DJP연합이나 노무현-정몽준 형태로 가야 이명박, 박근혜는 살아 남을 것이다. 각자 칼라와 기능과 역할이 다른만큼 지지자도 다르다는 점을 한나라당은 깊이 인식해야 한다.
목적에서 이명박을 지지하는 사람들은 자기 자신을 위할 뿐이지만 박근혜 쪽은 한나라당과 국가의 장래를 위해서 지지한다는 것을 알아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