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출처=픽스베이

[서울포스트 오미현 기자=] 지난 9월 한국교회 주요교단의 정기총회가 일제히 개최됐다. 코로나 팬데믹 기간 추락한 교회 이미지와 급감한 교인 수로 인해 국내 종교계가 ‘회복’과 ‘부흥’을 앞세우며 노력했지만, 올해 주요 6개 교단(예장합동·통합·고신·합신·기침)이 정기총회에서 발표된 교세 통계를 보면 예장합동과 기침을 제외한 나머지 교단은 교인 수가 감소했다. 교인 수가 늘어난 곳도 그간의 감소세 대비 성장률이 높지 않아 고심이 큰 상황이다.

교회에 출석하지 않는 가나안 성도 역시 역대 최고 수준으로 파악됐다. 전문가들은 “한국교회가 초심을 회복하고, 교회 본연의 역할을 하게 될 때 부흥도 따라오게 될 것”이라며 “목회자로서 그 역할 잘 감당하고 있는지 반성하고 돌아보아야 할 때”라고 말하고 있다.

이와 관련해 지난 9월 26일 한국목회데이터는 ‘한국교회 트렌드 2024’ 출판기념회에서 “예배 제한이 사라진 지 1년이 지났음에도 현장예배 회복률이 85%라는 건, 교인 15%가 증발했다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코로나 사태 이후 거의 교회에 출석하지 않는 교인들은 사실상 가나안 성도가 되고 있다. 올해 1월에 실시한 한국기독교목회자협의회의 제5차 한국인의 종교생활과 신앙의식 조사에 따르면 2023년 가나안 성도는 29.3%로 개신교인 10명 중 3명은 교회에 출석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교계 전문가들은 이 같은 한국교회 현실을 두고 이제라도 ‘교회 본연의 역할’이 무엇인지 생각하고 초심으로 돌아갈 때라고 강조하고 있다. 이 부분과 관련해 기독교계 여론 조사 기관 바나그룹이 실시한 ‘교회 본연의 역할’에 대한 설문결과에서 목사의 84%는 ‘복음전도(예수에 대해 알려주는 것)’를, 74%는 ‘교인의 믿음 성장을 돕는 것’이라고 답했다. 교인은 ‘교인의 믿음 성장 돕는 것(62%)’, ‘복음 전도(58%)’를 교회의 중요한 역할로 꼽았다.

전도를 통한 교회의 부흥과 교인들의 믿음 성장을 어떻게 키워가야 하는 문제는 사실상 모든 교회의 과제이기도 하다. 이에 대해 총신대 명예교수 한춘기 박사는 제38차 개혁신학회 학술대회 ‘위드 코로나 시대의 한국교회 미래세대 소고(小考)’를 주제로 한 발표에서 미래세대 신앙에 대한 근본대책으로 ▲교회가 말씀으로 돌아가야 한다 ▲영적 초심으로 돌아가야 한다 ▲기본으로 다시 돌아가야 한다는 3가지 사항을 강조했다.

한 박사는 “많은 교회 지도자들이 부흥을 열망하면서도, 신앙생활의 기본이 되는 말씀과 기도, 전도와 교제와 봉사 등의 사역들은 소홀히 한 채 교회 프로그램 개발을 해왔다”는 점을 지적했다. 그러면서 그는 “우리 주위에 보면 말씀이 은혜가 있고 말씀의 선포가 분명한 교회는 부흥한다”라고 말씀을 중심으로 하는 복음의 본질로 돌아가야 한다는 점을 강조했다.

교인 수가 급감한 코로나 팬데믹 기간에도 ‘신앙의 본질’에 중심을 두고 교인감소 없이 성장세를 이어간 곳도 있다. 바로 지난해 11월에 이어 올해도 10만 명 이상의 수료생 배출을 예정하고 있는 신천지예수교증거장막성전(이하 신천지예수교회)이다. 이들은 신앙인들에게 ‘나는 성경이 말하는 누구인가?’, ‘나는 성경대로 창조되었는가?’에 대해 끊임없이 질문하고 확인해야 함을 강조한다.

신천지예수교회는 성도들의 끊임없는 신앙적 성장을 돕기 위해 먼저, 입교 전 시온기독교선교센터라는 기관을 통해 초·중·고의 성경 교육기간을 갖는다. 각 교육 과정의 수료시험을 통과한 사람들이 교회에 입교한다. 신천지예수교회의 신학교육 과정을 수료한 이들은 신천지예수교회 입교를 선택한 이유로 ‘성경 중심의 말씀 설교’와 ‘성경에 입각한 신앙생활’을 꼽았다.

눈여겨볼 점은 입교 이후에도 예배와 설교뿐 아니라 정기적인 말씀 확인 시험, 요한계시록 스피치 교육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통해 모든 성도가 신앙 리더로 성장할 수 있도록 힘쓴다는 점이다. 이를 토대로 ‘왜 신앙을 해야 하는지’, ‘왜 예수님을 믿어야 하는지’, ‘예수님이 왜 구원자인지’, ‘성경의 약속이 지금 이 시대에 어디까지 이루어졌는지’ 등을 사람들에게 알리는 복음전파에도 많은 성도가 동참하며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최근에는 국내·외 교회 최초로 신천지예수교회에서 설교나 강의 경험이 전혀 없는 일반 성도들이 현직의 목회자들도 어려워하는 ‘요한계시록’을 주제로 유창하게 설교하며 수요예배를 인도한 모습이 화제가 됐다. 10대부터 70대까지 예배를 인도한 다양한 연령대의 성도들은 설교 후 “그동안 수십 번 들어왔던, 글로만 읽었던 말씀들이 마음 안에서 살아나는 느낌이었다. 하나님께서 주신 이 기회를 감사하게 생각하며 준비했다”, “평신도지만 말씀을 갖고 있다면 다 할 수 있겠다는 자신감을 얻었고, 설교를 준비하며 은혜를 많이 받았다”는 등의 소감을 전했다.

신앙회복과 관련해 실천신대 정재형 교수는 ‘급변하는 시대에 생각하는 좋은 신앙의 의미’라는 칼럼에서 “최근에는 신자들이 전통적인 신앙이나 제도화된 신앙을 따르기보다 스스로 영적인 관심을 가지고 의미를 추구하며 직접 참여하는 것을 선호한다. 좋은 신앙에 대해서 스스로 의미를 부여하고 그 이미지를 만들어 가는 것”이라 설명하며 “여기서 필요한 것은 교회 전통이나 관행이 아니라 성경의 가르침이고 신앙의 본질이다. 본질을 훼손하지 않으면서 변화하는 시대에 적실성 있는 신앙의 정체성이 제시돼야 하고, 신앙인의 새로운 전형이 만들어져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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