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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넷좋은자료] 인천대공원-겨울 풍경과 일상의 단상들
 온라인팀 (발행일: 2017/05/05 15:24:32)

[※ 서울포스트 는 넷상 좋은 글이나 사진, 공유함으로써 서로에 이로운 자료 '[인터넷좋은자료]'로 제목 붙여 게재하고 있습니다. 가능한한 출처를 밝히지만 사전 동의없이 서울포스트 온라인팀 또는 임재호 기자 기사로 발행,보도함에 있어서 저작권 등 불편한 사항이 있으신 원작가 분께서는 전화,메일,기사댓글로 남겨 주시면 적히 조치하겠습니다. = 편집부]

[서울포스트 온라인팀=] 이 글과 사진은 인천 남동구 장수동 '은행나무'를 검색하다가 발견해 서울포스트에 본문 전체를 자료로 게재합니다. 카페 '인곡의 마음다스리기'의 '산내들'님의 원본으로 아래 본명까지 밝혀 놓으셨네요. 훈훈한 분위기와 정서에 손한성 선생님께 감사드립니다. (사전 허락없이 사용함에 불편하시면 전화나 메일, 아래 댓글 메모 남겨 놓으십시오. = 편집자 )

ⓒ 카페 '인곡의 마음다스리기'의 '산내들'님

2010년 12월 28일 - 간 밤에 내린 눈으로 인천대공원 소나무 숲에도 백설이 소담하게 쌓여 푸르름을 더 하고... <화요회>의 송년 산행을 <눈이 와도 한다>는 <인곡>의 엄명에 따라, 완전무장에 똑딱이 카메라를 챙겨 들고 작당들의 아지트로 향했다.


대공원 관리소 앞에서 만난 남녀가 포옹을 하며 진한 스킨십을 하다가, 못 본체 외면하는 나의 시선에 황급히 총총걸음으로 멀리 소실점 속으로 사라졌다. 눈 위에 던져진 연탄재처럼 머쓱해진 내 마음은 하얗게 부서지고 ...청춘을 돌려다오 ~젊음을 다오...


산행을 위하여 기다리는 웅성거림도 있었고, 철쭉 관목들은 화사한 겨울꽃을 피우고...


공허한 우리들의 아지트에는 아직 기다림은 없었다, 길 건너 동물원에서 몇 컷을 담는 동안 하나, 둘씩 작당들이 모여들었고


일조점호를 마치고 보무도 당당하게 외투자락을 휘날리며 행군을 시작했다. 석회질들의 낙상 사고를 염려하여 산행은 취소하고 대공원을 한 바퀴 돌기로 했다. 전속 찍사들이 불참 및 장비 불지참으로 내가 대타로 나섰다.


철 지난 식물원에 들러 고풍스런 파스텔 톤의 이파리도 감상하고


립스틱 짙은 진홍의 꽃잎에 매료되어 야릇한 기분으로 잠시 발걸음이 멎기도 했다.
갓 시집 온 새댁의 녹상홍의처럼 강열한 원색 조합의 섹시함에 찬탄의 신음 소리가 흘러나오고


장미원 연못 옆에 있는 오두막처럼 예쁜 관리소에서 서명을 하고 생태숲으로 이동, 넉가래로 눈을 치운 고즈넉한 오솔길을 따라 두런거리며 늘어진 소나무 가지와 우람한 참나무 곁 정자를 지나서


산수유 나무를 배경으로 인증 샷을 하고-그런데 나의 화상은 어떻게 그려 넣을까? 인증부재의 책임은 누가 지나...


백설표 면사포를 쓴 산수유가 곱디 곱다.
-남자에게 좋은데, 정말 좋은데, 뭐라고 말할 수는 없고... 임포턴츠의 천적이라던데... ㅋㅋ

어두운 방 안엔 빠알간 숯불이 피고/
외로이 늙으신 할머니가/
애처러이 잦아가는 어린 목숨을 지키고 계셨다/
이윽고 눈 속을/
아버지가 약을 가지고 돌아오셨다/
아! 아버지가 눈을 헤치고 따오신/
그 붉은 산수유 열매/

... 어느 새 나도/
그 때의 아버지만큼 나이를 먹었다/
서러운 서른 살 나의 이마에/
불현듯 서늘한 아버지의 옷자락을 느끼는 것은/
눈 속에 따오신 산수유 붉은 알알이/
아직도 내 혈액 속에 녹아 흐르는 까닭일까?

김종길의 -성탄제- 중에서

숲의 맑은 공기 속에서 여물은 저 산수유는 약효가 얼마나 좋을까... 눈의 정기까지 머금고...임포야, 너 떨고 있니?


산수유 사진을 찍는 동안 작당들은 기다림도 없이 멀리 어둑한 숲 속으로 황망히 뒷자락을 감추고 있었다.

-숲은 아늑히 어둡고 깊어라/ 내 아직도 이룩할 기약이 많고/ 잠들기 전에 가야할 먼 길도 남았어라/ 잠들기 전에 가야할 먼 길도 남았어라-

로버트 프로스트의 <눈 오는 밤의 숲가에 서서>를 읊조리며 그들을 추적했다.


낙엽 쌓인 내리막 길에서 그들은 카메라의 렌즈에 사로 잡혔고, <동작 그만!> 구령에 꼼짝 없이 박제된 표본처럼 눈을 맞으며 그렇게 서 있어야 했다. 나는 회심의 미소를 지으며, 서산대사의 <답설야중거>를 뇌까렸다.

-눈 내린 벌판을 밟아갈 때에는/ 모름지기 그 발걸음을 어지러이 하지 말라
오늘 걷는 나의 발자국은/ 반드시 뒷 사람의 이정표가 될 것이니-


낙엽은 떨어지고, 그 위에 눈이 덮인 저 벤치 위에서 얼마나 많은 애증의 밀어들이 머물다 갔을까?

사랑은 가고 옛날은 남는 것/ 여름날의 호수가 가을의 공원
그 벤치 위에/ 나뭇잎은 떨어지고/ 나뭇잎은 흙이 되고
나뭇잎에 덮여서/ 우리들 사랑이/ 사라진다 해도
지금 그 사람 이름은 잊었지만/ 그 눈동자 입술은/ 내 가슴에 있네
내 서늘한 가슴에 있네.

모던이즘의 선구적 시인이었던 <박인환>은 얼마나 더 <세월이 가면> 사랑이 불타고 남은 옛날의 기억을 잊을 수 있을까?


유장한 세월의 흔적을 지닌 우람하고 늠름한 장수동의 은행나무도 시련의 계절을 맞고 있었다. 천연기념물 지정은 언제 쯤일까? 렌즈에 눈발이 붙어 희끗희끗한 미백으로 화면이 바랜 곳도 있었고...


종착역인 단골집에서 송년회 건배를 하고 무사히 한 해를 마무리 하였다. 여기에도 내 모습은 보이지 않고... 노란 양재기의 막걸리가 속절없이 식어가고 있었다. 알싸한 취기와 포식으로 허기를 달랜 작당들은 뿔뿔이 헤어져 엄처시하의 벙커로 돌아가고...2차는 우리 모임에서 금지된 용어였다. <인곡님> 수고하셨습니다.


돌아오는 길에, 아까 눈도장 찍어 둔 몇 컷을 더 담기 위하여 혼자 외로운 길을 택했다. 가로수에는 겨울의 시린 눈물이 흔건히 배어 흐르고, 만보계는 12,007에서 가쁜 한숨을 돌리고 있었다. 하체부실방지 목표는 달성했고...
참 삽상한 하루였다. 인곡 카페 가족 여러분 아디오! 내년에 또 뵐께요. 글. 사진 -손한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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