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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정읍산 복분자술병 이미지 |
한국 현실 정치는 봄에 아지랑이 피어오르는 빛의 굴절이나 산란같다. 이것들은 물질이 밀도가 작아져서 부피가 달라지는 것으로 공기에 노출된 알콜이 기화할 때 가물가물 아지랑이처럼 보인 현상이나, 알콜(술)을 많이 섭취했을 때 정신이 가물가물하는 증상은 딱히 같다고 볼 수 없지만 '가물가물'하다는 공통점으로, 이런 정신상태에서 책을 보거나 국사를 본다는 것은 순전히 폼만 잡는 행위이다.
골다공증이 진행된 정치판 중 최근 이해찬 전 총리는 복분자수(水)를 마셨는데 양주(酒)를 마셨다고 보도한 프런티어타임즈를 상대로 1억원을 청구한 재판을 하겠단다.(재판 : 5. 16일 오전 10시 서울지방법원 동관) 프런티어타임즈측에서 수차례 화해를 요청하고 담당판사도 양측의 조정을 요구했지만 이 전 총리측은 끝까지 가겠다는 심사다.
내용은 이렇다 : 이 전 총리가 총리재직시(2005. 12. 21) 정읍의 모 식당에서 폭설피해를 보고받는 자리에 놓여 있는 병은 전라북도 지역에서 생산되는 복분자주와 음료수다, (총리)본인은 폭설피해 보고를 받고 저녁식사를 한 후 곧바로 귀경했다, 총리는 당일 저녁 양주를 마신 적도 없고, 파티를 한 적은 더더욱 없다는 것.
그래서 프런티어타임스가 (2005. 12.27) '식탁 위에 양주병과 음료수병이 어지럽게 널려있다'는 내용과 사진을 게재하고 폭설피해 현장에서 양주파티를 한 것으로 보도한 책임을 물어 민법상의 명예훼손에 따른 손해배상 청구의 법취지를 준용하여 1억원의 손배소송을 제기했다. 또한 수많은 네티즌에게 사실과 다른 내용을 전달하고 폭설피해지역 주민의 분노와 반발을 초래하여 국민들에게 혼란과 불신을 줌으로써 국무총리의 원활한 국정수행을 저해했다는 것이다.
기사가 나간 후 신문은 '당시 식사자리에 양주가 아닌 복분자주가 나왔다'는 총리실의 해명 및 해당 기사 삭제 요구를 즉시 수용하고 정정기사까지 내보냈었다. (당시 정정 기사 중 : ..총리실 측에 따르면 이 총리는 정읍을 방문한 자리에서 양주를 마신 사실이 없으며 저녁 식사자리에 놓여 있는 병은 전북 지역에서 생산되는 복분자주와 음료수인 것으로 밝혀졌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총리실은 2006년 1. 4일 해당 기사를 문제삼아 언론중재위원회에 1억원의 손해 배상 중재신청을 요청하여 언론중재위원회 1차 조정회의가 1. 12일 열렸었다.
총리실은 "이러한 '아니면 말고 식'의 보도로 국민의 신뢰를 바탕으로 국정을 수행해야 하는 총리로서 명예가 돌이킬 수 없이 훼손됐다"며 "이를 바로잡기 위한 추후의 노력 등을 감안, 금 1억 원의 손해배상을 구하는 조정을 신청한다"고 덧붙였다.
이원창 대표는 "이총리 관련 기사를 보도한 취지의 핵심은 총리가 어떤 술을 마셨는가 하는 술의 종류에 있었던 것이 아니라 당초 방문키로 했던 정읍시청이나 주민들이 총리를 기다리던 피해 현장을 방문하지 않고 시청에서 떨어진 한 식당의 술을 곁들인 식사자리에서 간단히 보고만 받은 데 대해 분개한 한 주민의 제보를 독자들에게 사실 그대로 전달하기 위해서였다"고 지적하면서 "본지는 제보를 받은 직후 총리실 공보과장에게 확인취재를 한 뒤 기사를 보도했고, 이는 언론의 당연한 사명"이라고 강조했었다.
이상으로 보면 '양주파티'는 없었다고 하나 총리실 해명은 궁색하기 짝없었다. '그게 무슨 술자리냐, 복분자주는 음료수 개념이다, 그 보도는 총리에 대한 악의적인 표현이다..' 등등이었다고 한다.
폭설로 인한 현장접근이 불가능해 식당에서 상황보고를 받았다는 것은 이해될 수 있을지 모르나 업무와 식사와 술이 함께 했었던 것은 사실이다. 또한 총리 재직시 민생은 뒷전에 두고 골프채를 휘둘러 여론의 질타도 받지 않았던가.
진의야 어떻든 1억원의 소송은 지나친 처사며 언론중재위측도 의아해 할 정도로 자칫 영세 인터넷 매체의 존망을 가르는 '언론탄압'으로 비춰지기 쉽다. 또한 참여정부가 지하철 무가지 살포가 불법인데도 광고까지 줘가면서 방조하는 것은 조중동 죽이기 아니냐는 의혹과 맥을 같이 할 수도 있다.
양주병과 복분자주병은 언뜻 비슷하게도 생겼다. 손을 치켜든 사진이라면 장소에 따라 업무지시로 볼 수 있고 놀이로도 보일 수 있다. 또한 카메라 렌즈가 굴절하는 빛을 정확히 포착하지 못한 수도 있을 것이다.
이번 일은 '마신 다음 오줌을 누면 요강을 엎어버린다'는 覆盆子술병이 양주병으로 비춰질 수 있는 촌극일 뿐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다. 짝퉁이 빚은 소송이라고 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