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리 현수막에 담긴 성정동의 옛 지명과 이야기
하릿벌·구상골의 역사도 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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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성정1동 5단지 입주자대표회의측에서 게시한 현수막 사진 |
[김유주 기자] “매일 지나다니던 곳인데, 성정동 이름에 이런 뜻이 있었네요.”
천안시 성정동의 한 거리를 걷다 보면 익숙한 동네의 이름 하나가 새롭게 다가온다.
평소에는 주택과 도로, 가로수만 눈에 들어오던 거리인데 성정동의 옛 지명과 마을 이야기를 담은 대형 현수막이 설치돼 있다.
현장을 찾자 현수막은 펼쳐진 한 권의 책처럼 이어져 있었다. 현수막에는 성정동의 이름이 ‘별 성(星)’과 ‘우물 정(井)’에서 비롯됐다고 설명돼 있다. 별을 뜻하는 ‘성’은 성촌(별마을)에서, 우물을 뜻하는 ‘정’은 지정리(닥우물)에서 유래했다는 것이다.
‘성촌’은 별이 잘 보이던 마을이라는 의미가 담겼고, ‘지정리’는 닥나무를 씻던 우물이 있던 곳으로 소개됐다. 서로 다른 두 옛 마을의 이름에서 ‘성’과 ‘정’을 가져와 오늘날의 성정동이라는 이름이 만들어졌다는 설명이다.
지금은 건물과 도로가 들어선 도심이지만, 이름을 따라가자 이곳에 별과 우물을 중심으로 살아가던 옛 마을의 모습이 보인다.
현수막 다음 장에는 ‘하릿벌’이 등장한다. 하릿벌은 ‘논과 밭이 펼쳐진 넓은 들판’이라는 설명이 붙어 있다. 현재의 성정동에서는 쉽게 떠올리기 어려운 풍경이다. 그러나 현수막에 담긴 논과 밭의 사진은 과거 이 지역이 어떤 모습이었는지를 짐작하게 한다.
이어지는 ‘구상골’은 ‘전설이 깃든 마을’로 소개됐다. 현수막에는 풍수지리에서 ‘아홉 명의 재상이 나올 명당’으로 전해졌다는 이야기가 담겼다. 또 1963년 마을 남쪽 언덕에서 청동기시대 고인돌 9기가 발견됐다는 내용도 함께 기록돼 있다.
“논과 밭이 있던 하릿벌, 구상골의 전설, 우리의 삶이 이어진 오늘의 성정동.”
현수막 마지막에는 지역의 역사를 기억하는 것이 마을을 더욱 소중하게 만드는 일이라는 내용이 담겼다.
현장에서 만난 한 주민은 “성정동에 살면서도 이름의 유래를 자세히 알지는 못했다”며 “매일 다니던 길에서 이런 내용을 보니 내가 살고 있는 동네의 역사를 다시 생각하게 된다”고 말했다.
또 다른 주민은 “평소에는 그냥 지나쳤던 동네를 조금 다르게 바라보게 됐다”고 말했다.
성정동의 현재 모습은 과거와는 많이 달라졌다. 그러나 이름과 이야기는 지역의 시간을 보여주는 흔적으로 남아 있다.
매일 걷던 거리에서 만난 작은 역사 한 장. 한 장의 현수막을 따라 걸으며 만난 성정동은 익숙했던 ‘성정동’이라는 이름을 다시 바라보게 만드는 풍경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