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 3일 개천절.
국경일이니 온 나라가 경축하는 날 혼인식을 치르는 부부는 온국민의 축복을 받는 셈이 된다. 12시 30분 예식을 집전하기 위해 예식장을 찾았다.

예식장 이름이 오나르 바이 오스티엄(Onar by Ostium)이어서 영한 사전을 뒤져도 나오지 않는 단어 들이었다. 하는 수 없이 예식장에 물어 보니 [Onar=운명적인 사랑]이고 by [Ostium=축복의 문]이라는 라틴어란다. 그러니까 [운명적인 사랑이 이루어지는 축복의 문]이 되는 셈이다.

예식장의 이름이 거창하기도 하지만 오늘 예식에서 난 지금까지 경험하지 못한 멋진 장면을 볼 수 있었다. 예식의 진행 되고 신랑 입장을 한 뒤 신랑이 제 위치에 서 있지 않고, 주례 곁으로 비켜 서서 있는 게 아닌가? 의아해서 신랑에게 제 위치에 서라고 손짓했더니, 화면을 가리키면서
“가려서 안 보이니까 그럽니다.”
하여서 화면을 보니 신부가 입장하는 장면이 나오기 시작하고 있었다.

아차 싶어서 나도 얼른 주례석을 벗어나서 화면을 지켜보지 않을 수 없었다.
신부가 입장해야 식을 진행할 것이 아닌가?
그렇지 않아도 천사 같은 드레스속의 신부가 아닌가?
그런데 이 하얀 드레스 속의 천사 같은 신부가 하늘에서 강림하듯이 계단을 하나하나 사뿐사뿐 밟아 내려오는 모습이 화면으로 보여지고 있었다.

신랑신부와 사진 찍기 전 점검

하객들은 모두 멍하니 화면속의 신부를 바라 보면서 숨을 죽이고 있었다. 아마도 모든 하객들도 나의 생각처럼 신부가 천사가 되어 하늘에서 내려오는 것 같다고 느꼈을 것이다. 온통 순백색으로 처리된 예식장에 하얀 천사가 내려와 사뿐사뿐 입장을 하는 모습으로 식장은 참으로 엄숙하게 모두가 숨을 죽이고 감탄의 야트막한 숨소리만 퍼져가고 있었다. 신부가 예식장의 중앙 레드카팻을 밟아 나오기 시작하자 지금까지 숨죽이고 바라만 보던 하객들이 꿈에서 깨어 난듯 힘찬 박수로 맞아 주었다.

예식은 순조롭게 진행 되어서, 축가 순서가 되었다.
“오늘 이 즐거운 결혼식에서 축가를 불러줄 사람은 주인공 신랑입니다.”
하는 사회자의 맨트와 함께 신랑을 마이크를 들고 신부를 향해서 사랑의 고백을 노래 하였고, 마지막으로 프로포즈인 “나와 결혼해주오.” 끝을 맺자 하객들의 박수가 우렁차게 울려 퍼졌다. 어쩜 신세대 다운 축가가 아닌 프로포즈를 하는 장면을 만인 앞에서 보이는 것도 괜찮다는 생각이 들었다.

무사히 예식을 마치고 피로연장으로 가서 식사를 하려고 보니 우선 깔끔한 식당 분위기가 좋았다. 군데군데 화면의 식장을 중계하고 있어서 이곳에서 식사를 하면서 예식을 지켜 보신 분들도 꽤 되는 것 같았다. 이런 시설이야 대부분의 웨딩 홀에서 볼 수 있지만, 오늘 피로연장의 음식이 너무 압권이었다. 전통적인 각국의 요리들은 물론 퓨전식 요리들까지 요리 종류가 너무 많아서 몇 년동안 예식장을 다녀 봤지만, 어디서 부터 무엇을 먹을까 고민하게 만들었던 최초의 부페식당이었다.

또한 서빙을 하는 분들도 자리를 떠나기만 하면 금새 달려와서 깨끗하게 치우고, 새로운 식판 종이로 깔끔하게 다시 깔아 주기까지 하여서 상쾌한 기분으로 식사를 마칠 수 있었다. 너무 빨리 치워서 음식을 더 가지고 와보면 이미 다 치워져 있곤 하였다.

주례로 함께 찍은 결혼사진

이렇게 철저하게 받은 서비스 때문에 기분이 날아갈듯한 이 기분, 어쩜 이 예식장과 나의 만남이 운명적인 만남이란 말일까?

운명적인 사랑을 이루신 조용기, 조미정 부부의 영원한 사랑과 행복을 빕니다.

(김선태 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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