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김정일정권이 원하는 것은 먼저는 테러지원국에서 해제되는 것이고 다음은 미국과 수교하는 것이다. 이 일의 미국 측 파트너가 크리스토퍼 힐이고 그 위로는 콘돌리자 라이스이다. 지금 美北회담은 북핵폐기에 있다기보다 회담의 성공 자체에 있고 따라서 북한이 핵폐기의 시늉만 해줘도 족하다고 하는 것 같다.
그러나 북한이 이미 만들어둔 여러 개의 핵탄두와 비밀리에 이전 설치한 원자로와 고농축우라늄프로그램을 그대로 둔다면 대한민국은 북한의 공갈 앞에 꼼짝할 수 없게 될 뿐만 아니라 미국이 외교적 성과에 급급하여 북한은 완전한 핵폐기를 하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오히려 테러지원국에서 해제하여 대대적인 경제지원을 허용하고 나아가 美北수교까지 간다면 북한은 그 때부터 영원한 외국이 되고 만다.
안 그래도 북한은 현재 UN회원국이고 국제적으로 미국 일본 프랑스 아일랜드만 빼고는 다 국가로서 승인을 받았다. 대한민국으로부터도 ‘남북정상회담’을 통해 공존ㆍ공생을 약속받았다. 미국이 수교를 해준다면 일본도 이에 따르게 될 것이고 결국 북한은 하나의 어엿한 나라로 공인을 받게 되는 것이다. 북한이 ‘범죄국가’(crime country)요 ‘불량정권’(rogue regime)이라는 표현 자체가 통용되기 어렵게 된다. 그러면 북한은 외국이 되고 마는 것이다. 사실 북한의 핵실험 후 이루어진 2ㆍ13합의의 목표는 미북수교와 평화협정을 통해서 북한과 대한민국이라는 ‘두 개의 한국’ (two Koreas)을 정착시키는 것이었다.
이제 우리는 우리 자신에게 그리고 정부에게 질문을 해야 한다. 북한이 외국이어도 좋은가? 북한동포는 외국인이 되고 휴전선이 대한민국의 국경선이 되고 분단이 영구화되어도 좋은가? 우리가 꿈꾸는 미래는 남한만의 미래이며 남한사람만의 4만 달러 소득인가? 북한동포의 인권 참상은 북한이라는 별개 국가의 내정문제일 뿐 우리와는 상관없는 일인가? 동포의 인간의 존엄성을 외면한 채 우리 나라가 과연 자유와 정의가 살아 있는 선진국이 될 수 있다고 믿는 것인가?
아니다. 그렇지 않다. 진리가 있음을 믿고 자유의 가치를 추구하는 사람이라면, 그런 사람들이 주인인 나라라면 그럴 수 없다. 진리가 살아 있고 역사의 주재가 엄존하므로 우리 나라는 6ㆍ25전쟁에도 살아났고 20년 좌경풍조에도 불구하고 지난 대선과 총선에서 보수층이 2대1의 비율로 이겼다. KBS, MBC의 대중선동과 전교조의 청소년 침투와 지난 10월 ‘남북정상회담’의 거짓평화 책략이 다 ‘백약이 무효’가 돼버렸다. 마찬가지로 ‘시늉만 북핵폐기’의 거짓놀음도 곧 그 정체가 탄로날 것이다.
북한이 외국이 돼버리는 것을 막는 일은 우리가 나서서 할 일이지 남이 해줄 수는 없다. 대한민국 대통령과 정부와 자유를 사랑하는 국민들이 할 일은 무엇인가? 그것은 이 땅이 자유대한으로 통일되도록 하고 북한동포가 우리와 같은 대한민국 국민으로서 우리가 누리는 자유와 인간의 존귀성을 더불어 누리도록 하는 것이다. 기회가 있을 때마다 이 원칙을 천명하고 실행에 나서야 할 것이다.
그렇다면 이번 美北회담이 위장 북핵폐기를 용납하는 결과가 되지 않도록 사실을 사실대로 밝히고 거짓평화의 허구성을 폭로하는 데 나서야 할 것이다. 진리의 싸움은 수가 많아야 이기는 것이 아니다. 진실과 거짓을 정확하게 분별하여 만방에 선포하면 된다. 거짓을 거짓이라고 외치면 된다.
■ 金尙哲 (국비협 의장, 전 서울시장, 자유지식인선언 공동대표)
[편집=서울포스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