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여성이 물고 있는 사탕이 남성의 성기를 은유한다고 해서 심의 반려된 포스터(왼쪽)와 심의 통과 포스터..ⓒ 프리존뉴스

심형래 감독의 영화 '디워' 비판으로 유명세를 탄 청년필름의 김조광수 대표가 자사에서 내놓는 새 에로영화 <색화동>의 포스터가 심의 반려된 것에 대해 불만을 드러냈다.

1일 독립영화로서는 이례적으로 기자시사회를 연 <색화동> 간담회 자리에서 김조대표는 “영상물등급심의위원회의 심의 기준이라는 것은 너무 자의적이다”며 심의에 통과하지 못한 포스터와 심의통과 포스터를 보여주며 자신의 입장을 설명했다.

그는 “왼쪽 포스터를 보고 윗분들께서 하신 말씀은 누가 봐도 남성의 성기를 은유하지 않느냐였다. 하지만 직유라면 몰라도 은유가 무엇이 문제인가. 대체 그 분들이 말하는 ‘누가 봐도’라는 기준 역시 알 수 없다”고 강하게 비난했다.

또 그는 예전 영화 포스터들을 언급하며 이 같은 심의위원회의 부당함을 설명했다. “<폴라X>라는 영화는 실제 정사장면이 있었고 이를 그대로 ‘배우들의 실연’이라는 카피로 썼다. 하지만 최근 <색,계>에서는 단순히 실제 정사 ‘논란’임에도 불구하고 이 카피조차 통과되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고 “아마 심사하시는 분들의 그날그날 기분에 따라 달라지는 것 같다”며 쓴웃음을 지었다.

이어 김조 대표는 “이번 영화에서는 약한 모습을 보였지만 다음에도 이 같은 일이 발생하면 끝까지 맞서겠다, 싸움의 필요를 느꼈다”고 강한 어조로 말했다.

▲에로 독립영화 <색화동> 간담회 현장. (왼쪽부터)김조광수 대표, 공자관 감독, 배우 조재완, 정소진.ⓒ 프리존뉴스

▲내용있는 에로를 만들고 싶어하는 조감독 '조재완'(왼쪽)과 에로영화로 처음 얼굴을 알린 배우 사빈역의 '정소진'.ⓒ 프리존뉴스

"디워 비판, 노이즈 마케팅 수단으로 이용"

한편 이날 간담회에서 김조 대표는 한 때 열기를 더했던 ‘디워 논란’의 반대편의 주측 이었던 한 사람으로서 최근의 입장을 정리하는 말도 꺼냈다.

그는 “예전에 이송희일 감독을 옹호하는 글을 블로그에 올리고 주위로부터 많은 얘기를 들었다. 그런데 시간이 지나니까 생각이 좀 바뀌었다. 100분토론 이후 진중권씨와 대화를 나누며 든 생각이다. 이제는 조금 떨어져서 보자. 조금 떨어져서 놀면 즐겁게 놀 수 있다라는 생각이다”고 말했다.

<디워>의 에필로그 부분을 패러디 해 빈축을 샀던 티저예고편에 대해서는 “사실 디워 같은 상업영화와 비교해 <색화동>같은 독립영화의 마케팅 비용은 100분의 1도 안된다. 이왕 즐겁게 놀자는 생각으로 패러디를 했다”고 솔직하게 말하며 “어쨌든 우리 영화를 알리는 방법으로 노이즈 마케팅 효과를 노렸다고 볼 수도 있다”고 속내를 드러냈다.

디워 논란 당시 노이즈 마케팅을 강하게 비판했지만 정작 자신의 영화에서는 역설적으로 이를 사용하고 있다는 비난을 대다수의 여론으로부터 받았던 김조 대표는 “기획을 하면서도 논란을 예상했다. 하지만 되도록 다양한 영화를 보여주는 것이 우리의 목표다. 그만큼 독립영화계가 어려운 상황이라는 것을 알아주셨으면 한다”고 전했다.

전문 에로영화 제작사가 만들고 청년필름이 극장에 내걸 게 된 독립영화계 최초의 에로영화인 <색화동>은 오는 15일 개봉한다. 힘든 현실에 어쩔 수 없이 에로영화계로 들어가 조연출을 맡게 된 한 영화청년의 이야기가 실제 에로영화의 생생한 현장과 함께 적나라하게 펼쳐진다.

프리존뉴스 문영준 기자 (afilmby-@freezon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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