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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개의 전쟁'에 지친 서방, 우크라에 '평화협상' 대화 시작"
 편집부 기자 (발행일: 2023/11/06 17:06:53)

[중앙일보] '2개의 전쟁'에 지쳤나..."서방, 우크라에 '평화협상' 대화 시작"

입력2023.11.05.

 

미국과 유럽 당국자들이 러시아와의 평화협상 가능성을 놓고 우크라이나 정부와 대화를 시작했다는 외신 보도가 나왔다. 미 NBC뉴스는 4일(현지시간) 이 사안에 정통한 미 정부 전현직 고위 관리들을 인용해 "이 대화엔 협상 타결을 위해 우크라이나가 포기해야 할 수도 있는 사안들의 광범위한 윤곽이 포함됐다"고 전했다.

그간 러시아와의 평화 협상 여부는 오직 당사국인 우크라이나만 결정 가능하다는 게 서방의 공식 입장이었다. 그러나 이 보도대로라면 우크라이나의 일부 양보를 감수하더라도 전쟁을 빨리 끝내야한다는 쪽으로 서방의 기류가 달라지고 있음을 시사한다. 우크라이나 전쟁이 장기화하는 가운데 이스라엘·하마스 전쟁 발발로 '두 개의 전쟁'을 지원하는 서방의 피로감이 커졌기 때문이란 분석이다. 다만, 미 백악관과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평화협상 대화를 시작했다'는 관련 보도 내용을 부인했다.

 

조 바이든 대통령(오른쪽)과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 AP=연합뉴스

 

NBC뉴스에 따르면 미 관리들은 평화협상 관련 논의가 시작된 배경으로 장기간 교착 상태인 우크라이나 전황과 우크라이나 원조와 관련된 미국·유럽 각국의 정치적 여건 악화, 이스라엘·하마스 전쟁 발발에 따른 우크라이나전 관심 감소 등을 꼽았다.

우크라이나군은 지난 6월부터 영토 수복을 목표로 대반격에 나섰지만, 현재까지 가시적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다. 미 관리들에 따르면 조 바이든 미 대통령을 포함해 미 정부가 가장 우려하는 상황은 우크라이나의 병력 고갈 문제다. 한 미 관리는 "미국과 동맹이 우크라이나에 무기를 제공해도 이를 사용할 숙련된 병력이 없다면 별 소용이 없다"고 말했다.

우크라이나전 추가 지원에 대한 미국 내 부정적 여론이 늘고 있는 상황에서 이스라엘·하마스 전쟁 발발로 우크라이나전 지원이 더욱 어려워졌다는 진단도 나온다. 미 관리들은 "올해 말부터는 (우크라이나가) 러시아와의 평화협상에 착수해야 한다는 주장이 더욱 거세질 것"이라며 "미국과 유럽 동맹국들 대다수가 비슷한 시각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이날 젤렌스키 대통령도 "국제사회의 시선이 이스라엘·하마스 전쟁에 쏠려 우크라이나는 관심에서 멀어졌다"며 "이는 러시아의 목표 중 하나"라고 아쉬움을 드러냈다.

 

지난 3일 젤렌스키 대통령이 전쟁에서 부상을 입은 군인에게 상을 수여하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앞서 지난 2일 공화당이 주도하는 미 하원은 이스라엘과 우크라이나 지원 예산을 함께 처리해 달라는 미 정부의 요구를 거부하고 이스라엘 지원 법안만 통과시켰다. 바이든 대통령은 거부권 행사를 시사했지만, 백악관·민주당과 공화당의 대립으로 우크라이나전 지원은 차질이 예상되는 상황이다.

또 우크라이나전에 대한 미국인들의 지지가 크게 줄고 종전 지지 여론도 확산한 것으로 최근 나타났다. 여론조사 업체 갤럽이 지난달 미국인 성인 1500명을 상대로 실시한 여론 조사 결과 응답자의 41%가 "미국의 우크라이나 지원이 과하다"고 답했다. 지난 6월 같은 조사 당시 응답률 29%보다 늘었다. 또 "러시아가 점령한 우크라이나 영토를 포기하더라도 미국이 가능한 한 빨리 전쟁을 끝내도록 노력해야 한다"는 응답률은 43%로, 지난 6월 36%보다 상승했다.

다만 NBC뉴스에 따르면 백악관 측은 보도 내용에 대해 "현시점에서 (평화) 협상과 관련해 우크라이나와 진행되는 어떠한 다른 대화도 알지 못한다"고 부인했다. 에이드리언 왓슨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대변인은 "협상과 관련한 모든 결정은 우크라이나에 달려 있다"면서 "우리는 러시아의 적대 행위에 맞서 자유와 독립을 지키는 우크라이나를 강력하게 지원하는데 계속 집중하고 있다"고 말했다.

젤렌스키 대통령도 "서방으로부터 러시아와의 평화협상을 압박받은 적이 없다"고 반박하면서 "지금은 러시아와 협상을 할 때가 아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그는 우크라이나의 대반격이 교착 상태에 빠졌다는 일각의 주장에 대해서도 "교착 상태가 아니다"고 부인했다.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유럽연합(EU) 집행위원장(왼쪽)과 젤렌스키 대통령이 4일(현지시간) 회담 후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AFP=연합뉴스

 

또 이날 우크라이나를 방문한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유럽연합(EU) 집행위원장 역시 우크라이나에 대한 지지를 재확인했다.

한편 젤렌스키 대통령이 6~7일께 이스라엘을 깜짝 방문할 계획이었으나, 이 사실이 언론을 통해 미리 알려지면서 불확실해졌다고 타임스오브이스라엘 등이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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