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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보재정 적자 빨라지나? 2023년 부채비율 132%
 편집부 기자 (발행일: 2019/09/02 19:03:23)

KBS건보재정 적자 빨라지나? 2023년 부채비율 132%

 


■ 건강보험 보장성 강화에 2023년 부채비율 132.9%
■ 정부, "적립금으로 충당...재정 위험 없어"
■ 문케어 끝나면 적립금은 20조 원-> 10조 원

MRI 찍어보시겠어요?” 병원에서 권유하면 망설여질 때가 있었습니다. 지금은 부담이 덜합니다. 건강보험이 적용돼 검사비가 4분의 1 정도로 줄었기 때문입니다.

엄밀히 말하면 검사비가 저렴해진 것은 아닙니다. 환자 본인이 내던 비용을 건강보험공단 재정으로 대신 내주는 것뿐입니다.

MRI 뿐 아닙니다. 초음파, 임플란트, 2인 병실 입원비 등 건강보험 적용 항목이 점차 늘어나고 있습니다. 3,800개까지 늘려서 국민들의 병원비 부담을 줄여주겠다는 게 이른바 ‘문케어’로 불리는 건강보험 보장성 강화 정책의 핵심입니다.

■ 2023년 부채비율 132.9%...'문케어'도입 원년보다 6배↑

당장 환자가 낼 돈이 줄어드는 건 좋지만, 건강보험공단의 입장에서는 막대한 예산이 필요합니다. 지난 한 해 지출된 비용만 46조 원에 달합니다.

 

 

건보재정에서 부채는 연말까지 병원에 지급해야 할 진료비입니다. 통상 병원이 건강보험 청구를 하면 심사평가원에서 심사해 몇 개월 후 진료비를 지급합니다. 연말에 병원에 지급해야 할 진료비를 계산해 이를 부채로 계상하는 거죠. '충당부채'라고 합니다.

국민건강보험공단이 오늘(2일) 발표한 '2019~2023년 중장기 재무관리계획'을 보면 이런 의료비 등에 지급해야 할 돈은 크게 늘어날 전망입니다. 건강보험 부채는 올해 13조 2천억 원에서 2023년 16조 7천 억 원으로 증가할 전망입니다. 문케어가 끝나는 2023년에는 부채율이 132.9%까지 올라갑니다.

'문케어'가 도입된 2017년 9월 기준 부채 비율이 26.2%인 것을 고려하면 약 6년 사이에 부채율이 6배가 증가한다는 계산입니다.

보장성 항목이 확대된 데다 급속한 고령화가 맞물려 병원에 지급해야 하는 건강보험 진료비가 늘어난 게 원인이라고 건강보험공단은 설명했습니다. 당장 부채가 늘어난다고 해서 재정에 큰 위험이 오는 것은 아닙니다. 대부분 병원에 지급해야 하는 충당부채이기 때문입니다.

■ '계획된 지출'이라면서...2년 뒤 상황도 예측 못 했나?

당장 현금이 들고나는 것이 아닌 '장부상' 부채라고 할지라도 몇 가지 우려되는 지점은 있습니다. 정부는 매년 5년 치 재정 전망을 설계합니다. 그런데 해마다 설계를 내놓을수록 부채 비율은 급속도로 올라가고 있습니다.

 

 

문케어가 도입된 원년인 2017년, 정부가 발표한 '2017~2021년 중장기 재무 전망'을 찾아봤습니다. 2019년 부채 비율이 37.1%일 것이라고 예상했습니다. 그런데 실제 오늘 발표된 2019년 부채비율은 74.2%로 거의 2배 수준입니다.

일정한 시점을 기준으로 부채 비율을 살펴볼까요? 2021년 기준으로, 2017년 당시에는 47.6%로 예상됐지만, 올해에 새롭게 계산된 보고서에는 102%로 전망됐습니다.

정부는 부채 비율이 늘어난 것은 보험료 인상률, 국고 지원금, 보장성 분야 등의 변화로 애초 예상하지 못한 부분이 발생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약 20조 원의 국고 적립금 가운데 약 10조 원을 사용해 부채에 대응할 것이라며 이 역시 이미 '계획된' 범위 안에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그러나 2017년은 '문케어' 설계가 이미 마무리된 시점인데, 불과 2년 새 부채 비율 전망이 2배 이상 차이가 나는 것은 이해하기 어려운 부분이 있습니다. 더욱이 아직 2017년 당시 정부가 목표한 건강보험 보장률 70%도 채 달성하지 못했습니다.

부족한 비용을 적립금으로 메운다는 정부 계획 역시 장기적인 재정 안전성 측면에서 우려가 제기됩니다. 결국, 곳간을 비운다는 의미이기 때문입니다.

■ 노인 1인당 415만 원...초고령사회가 다가온다

문제는 미래입니다. 우리나라는 전 세계에서 유례없는 급속한 고령화가 진행되고 있습니다. 6년 뒤인 2025년엔 인구의 20%, 국민 5명 중 1명은 노인입니다.

늙을수록 아픈 곳도 많아지니 의료비가 늘어나는 건 자연스러운 현상입니다. 국민건강보험공단이 지난해 발간한 '고령사회를 대비한 노인 의료비 효율적 관리방안 연구'를 보면 앞으로 얼마나 더 많은 돈이 필요할지 대략 짐작할 수 있습니다.

지난 한 해(2018년) 노인 1인당 연간 진료비는 415만 원으로, 2015년 357만 원과 비교해 불과 3년 사이 평균 58만 원 증가했습니다. 2030년에는 760만 원까지 늘어, 2015년 대비 2배가량 늘어납니다. 특히 75세 이상 고령자의 2030년 1인당 의료비는 1,224만 원까지 증가할 것으로 예측됩니다.

보험료를 낼 사람은 점차 줄어드는데, 건강보험 재정으로 충당해야 할 의료비는 급속도로 늘어나는 것이지요. 정부는 만성질환 환자를 조기에 관리해 막대한 의료비 지출을 줄이겠다는 계획입니다.

한 번 늘어난 고무줄은 다시 줄일 수 없듯이 건강보험 보장성 강화 정책 또한 그렇습니다. 다양한 변수를 예측하고 대비해야, 미래 세대가 감당해야 할 대혼란이 조금은 줄어들 수 있을 것입니다.

엄진아 기자 (aza@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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