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6월 14일자 중앙일보 인터넷신문인 조인스 '풍향계'는 <李-朴격차 5.7%p차, 4주째 좁혀져>라는 제목으로 여론조사를 보도하였다. 이 조사에서 "오늘이 선거일이라면 누구에게 투표하겠느냐?"는 투표의향을 묻는 질문에서 이명박후보는 33.2%, 박근혜후보는 27.5%로 양 후보 간의 차이가 5.7%로 좁혀졌다고 주장했다. 박근혜 지지자들은 이제 박근혜가 이명박을 따라잡는다고 온 인터넷 사이트들을 도배질을 했다.

실제로 조인스 풍향계의 여론조사는 '이명박 지지도가 떨어지기 시작했구나' 하는 기분을 심어줄 수 있다. 이 조인스 풍향계 여론조사는 여론을 호도할 수 있는 설문이라고 고려대 평화연구소 김장수 교수는 지적했다. 물론 이명박에 대한 지지도는 지금 어느 정도 조정중이지만, 어떤 방식으로 어떤 설문을 하는가에 따라서 여론조사는 많이 달라질 수가 있다. 저하되는 이명박의 지지를 여론조사의 왜곡된 설문을 통하여 더 저하시킬 수도 있는 것이다. 여론조사는 사실과 사실왜곡의 교묘한 교법이 일어나는 분야이다.

이명박이 한때 여론조사에서 받은 50%의 지지율은 원래 정치인으로서 유지하기 어려운 지지도이다. 변덕스러운 것이 군중이며, 정치인에 대한 지지와 비판은 항상 유동적이기에, 50%의 지지를 받는 정치인은 반드시 여론의 조정기간을 거칠 것이다. 6월 16일 동아일보의 정기 여론조사에서 이명박의 지지도는 39%이며, 박근혜의 지지도는 25%이다. 보름 전 지지도에 비해 이명박은 5%정도 하락하고 박근혜는 3%정도 상향되었다. 대체로 정확한 여론조사로 보인다. 이명박은 여전히 13%정도 박근혜를 앞서고 있다.

동아일보 여론조사에서 소위 범여권의 손학규(6.0%), 권영길(2.2%), 이해찬(2.0%), 정동영(1.6%) 등 범여권 후보자들의 지지율을 모두 합쳐도 10%가 겨우 된다. 국민들는 소위 범여권을 반국가적이고 비민주적인 세력으로 낙인찍어서 버려버린 것이다. 비록 어용 언론들이 정당정치 파괴자 손학규를 악착 같이 띄우고 있지만, 그의 지지도는 오히려 한나라당에 있을 때보다 더 내려갔다. 정당을 배반하고 나온 손학규를 한국언론에서 정상적인 대통령 예비 후보로 취급하는 것 자체가 정상적인 민주사회에서는 바람직하지 못한 몰상식한 언론관행이다.

이제 검증정국으로 킴노박(김정일-김대중-노무현-박근혜)과 이명박의 양자대결구도가 형성되면서, 박근혜에 대한 지지도에 위기가 닥칠 수도 있다. 선거는 원래 대결이며, 대결구도의 주인공이 되지 않으면 주목을 받지 못하면서 탈락하게 되는 것이다. 그 동안 이명박의 자질검증에 몰두한 청렴한 박근혜는 어느날 자신이 좌파세력의 이명박 죽이기에 소모품적 희생양이 되어있음을 깨달을 지도 모른다.

검증정국의 자질논쟁을 벌이면서, 국민들은 이명박 대 반이명박의 구도가 자연스럽게 형성되었다. 노무현-김대중 정권의 실정을 심판할 주인공으로 이명박을 선택할 구도를 박근혜가 만들어 주었다. 앞으로 '킴노박의 몽상식, 비이성, 불합리, 비합법이 활개를 치면 칠수록, 이명박의 지지는 더 높아질 것이다. 이명박은 드디어 노무현 좌파정권을 퇴출시키는 '호랑이'의 등에 탄 우파세력의 사냥꾼이 되었다. 좌파세력이 잠자는 사냥꾼 이명박을 깨워서 좌파세력을 사냥하는 날쎄고 공격적인 호랑이 등에 태워준 것이다. 악한 세력은 그 세력이 품은 악 자체가 자멸하도록 안달이 난다.

탄압을 받으면 찌그러짐는 정치인이 있고, 탄압이 성장에 거름이 되는 정치인이 있는데, 이명박은 후자에 속한다. 맨바닥에서 뚫고 올라온 이명박에게 다가오는 공세와 탄압은 이명박에게는 반드시 필요한 밥에 불과하다. 대부분의 정치인이 핍박 가운데에서 크지만, 특히 이명박은 탄압을 받으면 더 빨리 성장하고 강성해지는 체질의 정치인이다. 김정일-김대중-노무현-박근혜의 자질검증 압박이 이명박을 키워주고 강하게 만들어줄 것이다. 이명박 죽이기에 앞장선 '킴노박'은 사실상 이명박 지킴이 노릇을 하고 있다.

(올인코리아, 조영환 편집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