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포스트 이종납 칼럼니스트=] 바야흐로 철새들의 계절이 도래했다. 철새들이 떠나고, 떠난 자리에 다른 철새들이 오는 것은 그 자리에 그들만의 먹을 것이 풍부하고 따뜻함을 주는 곳이기 때문이다. 또다른 독특한 철새들이 있다. 이들은 선거철이 다가오면 이합집산을 거듭하는 정치철새들이다.

이들이 내세우는 보수대통합 안에는 보수란 것이 없다

지난 11일 별로 인기도 없는 자유한국당과 바른정당 의원들이 모였다. 모인 구성원들은 3선이상으로 자칭 중진들이라고 했다. 이날 이들은 양당 합당을 넘어 보수세력 대결집을 위한 '보수대통합 추진위원회'(통추위)를 구성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들은 누가 모이라고해서 모인 것이 아니라 보수세력이 흩어진 데 대해 국민이 불안해하기 때문에 보수대통합을 해야 한다는 것을 명분으로 삼고 있다. 이들은 추락할대로 추락하고 마구 일그러진 보수지만 자신들이 보수의 맥을 이어가고 있는 마지막 전사쯤 되는 것으로 생각하고 있는 듯하다. 그러나 본인들만 줏대없이 떠돌아 다니는 정치철새란 것을 모르고 있다.

이들은 영어의 몸이 된 박근혜 전 대통령이 이전에 영남권의 압도적인 지지를 받았기 때문에 보수진영의 대표주자가 된 것으로 보고 있다. 하지만 정작 박근혜는 보수가 뭔지도 모르는 사람이다. 특히 영남권을 비롯 특정지역 출신 국회의원들은 보수에 대한 개념이 전혀 없이 ‘묻지마’ 투표로 당선된 경우가 많다.

이 철새들은 정치철학이나 가치관도 없이 그저 먹을 것에만 혈안이 되어 휩쓸려 다니는 정치철새들이다. 이들은 대한민국이 어찌 굴러가던 개의치않고 얄량한 기득권을 지키는데 혈안이 된 수구세력일 가능성이 더 많다. 이들은 새 정부가 들어선 이후 문재인 대통령이 아무리 바른 정치, 국익에 도움이 되는 정치를 펼친다해도 그저 야단법석을 떠는 종북쇼로 치부하고 만다.

이들은 정치철학이나 가치관, 국민과 국익에 충실하기 보다는 일신상의 안전과 정치생명을 연장하기 위해 몸부림을 치는 자해쇼에 지나지 않는다. 이들이 살 곳을 찾아 헤매이는만큼 우리 국민과 정치는 나락으로 추락한다.

작금에 벌어지고 있는 정치철새들의 한차례 이동움직임을 보는 국민들의 시선은 차갑다. 입만 열만 국민을 위한 정치를 하겠다던 이들은 국민의 시선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보따리를 싸고 있다. 바른정당 내에 김무성 의원과 그 아류들, 이들은 ‘보수대통합’이란 명분을 내세우면서 홍준표 대표가 이끄는 자유한국당의 품에 안기려 한다.

이들은 붕어빵 안에 붕어가 없듯이 보수대통합을 외치지만 그 안에는 보수라는 것이 있는지 없는지도 모른다. 예초부터 보수라는 것에 대해 알고 싶지도 않았고, 관심도 없다. 아무리 사전을 찾아봐도 자유한국당과 합치는 것이 보수대통합이란 설명이 나오지도 않는데 말이다.

보수의 가치나 철학이란 것이 눈꼽만큼도 없는데 무슨 보수대통합이란 말인가? 누구를 위한 보수대통합이란 말인가? 먼지 자신을 제대로 ‘보수(補修)’한 후에 ‘보수(保守)’를 들먹이는 것이 순리가 아닐까? 정작 계절에 순응해 하늘은 나는 저 철새들은 자신들의 명예가 심각하게 훼손되고 있는지를 모르는 것 같아 갑자기 안쓰럽게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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