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상] 대통령과 찍은 사진, 그리고 우리가 함께 하는 길
-SPn 서울포스트, 권종상 자유기고가 

워싱턴 디시의 대사관에서 연락이 왔습니다. 7월 1일 동포간담회에서 문재인 대통령 내외분과 함께 찍은 기념사진이 올라왔다는 것이었습니다. 페이스북엔 그날 함께 참석했던 사람들이 자랑스럽게 대통령 내외분과 찍은 사진을 올리고 있었습니다. 하긴, 자랑스러워 할 만도 하지. 참여했던 이들이 오랫동안 기다려 온 사진이기도 합니다. 

미국과 캐나다의 구석구석에서 자기 경비 들여가며 날아온 사람들, 그리고 이 자리에 초청을 받지 못했어도 멀리서 자동차를 몰고 이 주차비 엄청 비싼 워싱턴 DC까지 와서 대통령 얼굴을 보겠다는 그 소망 하나로 행사장 앞에 진을 치고 있었던 이들. 그들의 얼굴엔 희망이 보였었습니다. '내가 만든 대통령'을 만나겠다는 소망.

아직도 진행형이긴 하지만, 촛불 혁명은 많은 변화를 가져왔습니다. 정권을 바꿔 내고도 진행형인 혁명, 그리고 일상 안에서 진행되는 혁명. 트위터에서 새로 트친 관계가 된 벗님들 중 많은 분들이 문재인 대통령의 얼굴을 자기 플필에 붙여 놓고 있고, '적폐청산'이란 말을 대문에 달아 놓고 있습니다. 그것은 그가 촛불의 열망을 안고서 대통령이 됐다는 것을 반증하지요. 물론 얼마나 그 열망을 이뤄낼 수 있을까 하는 것은 아직 모릅니다. 그리고 그렇기 때문에 우리는 그를 지켜내야 하는 겁니다.

한 번 소중한 누군가를 잃어버린 경험을 공유했다는 것. 그것이 그를 지켜내려는 힘들의 원천이겠지만, 그만큼 대통령의 어깨도 무거울 것입니다. 특히 요즘처럼 국제 관계가 더욱 한 치 앞을 내다보기 힘든 상황으로 달음질치고, 국내적으로도 수많은 적폐 세력들의 반혁명 움직임들이 거세지는 지금. 그러나 그를 지키겠다는 마음으로 그와 함께 한 자리에 함께 한 사람들이 같이 가는 한, 우리는 계속해 그를 지켜내고, 그가 이루고자 하는 개혁의 든든한 지지자로 서게 될 겁니다.

사진을 들여다보면 들여다볼수록, 많은 이들에게 미안해집니다. 내가 서기보다는, 촛불을 들고 그 추운 겨울 광장을 메웠던 이들이 이 자리에 섰어야 한다고, 그들에게 돌아가야 할 영광을 내가 대신 받은 것이라고, 그런 생각이 자꾸 듭니다. 그 이름모를 수많은 분들이 촛불을 함께 들지 않았다면 이 기적은 일어나지 않았을 겁니다. 

아무튼, 수많은 기적이 제게 일어난 올해, 저에겐 고양이가 생겼고, 26년만에 한국엘 다녀왔고, 한국의 정치인들을 만났고, 문재인 대통령을 만났고, 사랑하는 사람들, 함께 지키는 사람들, 내가 지켜주고 싶은 사람들, 소중한 이들을 만날 수 있었습니다. 그 만남의 힘, 우리가 함께 나누는 힘, 그것이 우리 모두의 소망인 행복하고 공정한 대한민국, 평화로운 대한민국을 만드는 힘이 됐으면 하는 마음입니다.

시애틀에서....

▣ 재미교포, 자유기고가 (권종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