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평] 남북고위급접촉 결과를 보며
-SPn 서울포스트, 구기차 논설가
↑ [긴급] 남북 고위 당국자 접촉 공동보도문 전문 기사의 사진
지난 4일 DMZ 목함지뢰 도발에 대해 우리정부(군)가 북한에 대해 항의하면서 사과와 책임자 처벌과 재발방지약속을 강력히 제기하자 북한은 우리의 짓이 아니라며 능청을 떨었는가 하면 그 증거를 대라며 윽박질렀고 되레 남한의 자작극이라며 염장을 질러댔다. 언제나 치고 빠지는 그들의 술수이다. 아무짝에도 쓸 수 없는 이 지구상에서 당장 사라져야 할 북한 김정은 집단이 아닐 수 없다.
그렇다면 어디 한 번 맛 좀 보라며 본때를 보여주기 위해 군이 복수의 카드를 꺼내든 것이 바로 11년 전 노무현과 이명박 정부 때 중단돼 먼지가 수북이 쌓여 창고에서 낮잠 자고 있는 확성기를 다시 꺼내 대북방송을 재개하는 대북심리전이었던 것이다. 북한의 비대칭전략(지뢰도발)에는 노력과 비용이 적게 드는 비대칭전략(확성기방송)으로 맞서는 것이다. 이거야 말로 ‘안성맞춤’이 아닌가. 북한 김정은이 저를 모독한다며 가장 싫어하는 것이기도 하다.
전방부대에서 확성기를 설치하느라고 뚝딱뚝딱 거리더니 드디어 방송이 시작됐다. 김정은이 어떻고 북한군이 어떻고 감성을 자극하며 K-pop이나 걸그룹 노래가 북으로 전파를 타고 울려 퍼졌다. 10년 복무기간 중 휴가도 제대로 못가고 배고픈 북한병사에게는 적지 아닌 위안이 되겠지만 버크샤종 돼지같이 살이 뒤룩뒤룩 찐 김정은은 펄펄 뛰었을 것이다. 지들은 박근혜 대통령 사진을 표적삼아 걸어놓고 총질을 하면서 감히 최고의 존엄(김정은)을 무시한다는 거란다.
화가 나 씩씩거리던 김정은이 발포명령을 내렸던 것이다. 우리 측 서부전선에 포탄이 두 차례 떨어졌다. 우리군도 즉각 응사했다. 양아치가 조폭에게 얻어맞고 와서 화풀이 하는 식이다. 감히 크게는 벌리지 못했던 것이다. 간만 본 셈이다. 우리 군에게 겁을 주기위해 전방부대에 ‘준전시상태’를 하달하고 당장 전면전에 돌입하는 제스처를 썼다. 일종의 기만전술인 셈이다. 그뿐 아니라 남한주민들은 전쟁공포로 해외로 도망가느라 정신없고 마트나 상점에서 생필품을 사재기 하느라 아우성이라고 선전하도록 시켰다.
현재 한국군과 미군 8만 장병이 ‘을지프리덤가디언’ 군사훈련연습을 하고 있는 중임으로 잘못하다가는 훈련연습이 실전으로 바뀌어 총구가 김정은 가슴을 향할지도 모르기 때문이다. 김정은은 성정이 포악하고 잔인하면서도 속으로는 은근히 겁이 많은 자이다.
한국과 미국이 김정은의 속셈을 모를 리가 있겠는가. ‘한 몸이 돼 결코 북한의 도발을 좌시하지 않을 것’이라고 경고하며 김정은이 까무러칠 정도로 무서워 한다는 B-2 스텔스전폭기, B-52 핵폭격기 핵잠수함을 출격대기 시키며 세게 나오자 어린 김정은은 오줌을 지리며 야코가 죽어 꼬리를 내리고 남쪽으로 통지문을 보냈던 것이다. 남북고위급접촉을 하자며 황병서와 김양건을 대리인으로 보내겠다고 알려온 것이다.
이리하여 판문점에서 만나 남북이 ‘무박 4일’ 43시간에 걸쳐 고성과 손 사레가 오가며 마라톤협상 끝에 25일 새벽 극적으로 합의에 도달했던 것이다. 그렇다면 남북이 어떻게 합의했는지 그 내용을 살펴보자. 아래 공동보도문 전문은 김관진 국가안보실장이 청와대 춘추관에서 발표한 내용이다.
남북 고위 당국자 접촉 공동보도문 전문
1. 남과 북은 남북관계 개선 위해 당국회담을 서울 또는 평양에서 빠른 시일 내에 개최하며 앞으로 여러 분야의 대화와 협상을 진행하기로 했다.
2. 북측은 최근 군사분계선 비무장지대 남측지역에서 발생한 지뢰폭발로 남측 군인들이 부상을 당한 것에 대해 유감을 표명했다.
3. 남측은 비정상적인 사태가 발생하지 않는 한 군사분계선 일대에서 모든 확성기 방송을 8월 25일 12시부터 중단하기로 했다.
4. 북측은 준 전시상태를 해제하기로 했다.
5. 남과 북은 올해 추석을 계기로 이산가족 상봉을 진행하고 앞으로 계속하기로 하였으며 이를 위한 적십자 실무접촉을 9월초에 갖기로 했다.
6. 남과 북은 다양한 분야에서의 민간교류를 활성화하기로 했다.
그런데 합의문에서 보는바와 같이 목함지뢰 도발에 대해 사과와 책임자처벌 보상, 재발방지 약속은 몽땅 빠졌고 단지 유감표명만 있을 뿐이다. 사과와 유감은 그 뜻이 전연 다르다.
사과의 뜻: 자기의 잘못을 인정하고 용서를 빎.
유감의 뜻: 有感 - 느끼는 바가 있음.
遺憾- 마음에 차지 아니하여 섭섭하거나 불만스럽게 남아 있는 느낌.
이 유감의 두 가지 뜻에서 보는바와 같이 북한 김정은의 성정으로 봐서는 ‘有感’이 맞지 ‘遺憾’이 아닐 것이다.
좋은 게 좋다고 이것을 지뢰와 포사격도발에 대해 사과로 받아들이고 대북 확성기 방송을 중단하기로 한 것이다. 통 큰 양보라 아니 할 수 없다. 분명히 말하건 데 유감은 절대 사과의 표시가 아니다.
다행히 일촉즉발의 무력충돌에서 벗어나기는 했으나 도발에 대한 재발방지 약속이 빠진 이상 언제라도 또다시 무력충돌 가능성이 얼마든지 발생할 수 있는 것이다. 또한 비정상적인 사태가 발생하면 언제든지 대북확성기방송을 재개한다는 취지도 열어놓은 것이다. 다시 말하면 북한의 무력도발과 대북확성기방송이 잠시 휴전에 들어간 것이다.
이 합의로 말미암아 북한은 대북확성기방송을 중단시키게 했고 남한은 그토록 염원하던 남북이산가족상봉을 관철됐던 것이다. 이는 박근혜 대통령도 노심초사 고대하던 약속이기도 하다.
DMZ 수색 근무 중 북한의 지뢰도발로 중상을 입은 두 수색대원의 희생으로 말미암아 얻은 것이 결국 추석 때 남북이산가족 상봉이라니 두 부상군인의 희생과 맞바꾼 셈이다. 자유와 평화는 결코 공짜로 얻어지는 것이 아니다.
(구기차 논설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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