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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 93%가 행복한 나라] 부탄 소년왕, ‘행복’으로 나라를 세우다
 온라인팀 (발행일: 2014/06/27 22:15:03)

[히말라야의 왕국 부탄] 소년왕, ‘행복’으로 나라를 세우다
출처: http://blog.naver.com/erounnet/220015139594


[※ 서울포스트 에서 아래 글을 실은 데 있어 상업목적이 없으며 저작권을 행사하실 분은 메모 남겨 주십시오. = 서울포스트 온라인팀]

↑[사진출처: 오지탐험가 김성선]

경제성장을 어떻게 평가할까

옛날, 그러나 그리 멀지 않은 옛날 이야기입니다.

1972년, 17세의 소년이 왕위에 올랐습니다. 그가 다스릴 국토의 92%는 첩첩산중이거나 경작을 할 수 없는 불모지였고, 국민 중 80%는 글을 몰랐습니다. 가난하고 배우지 못한 사람들은 건강하게 살지 못해 일찍 죽어, 평균 수명은 43세밖에 되지 않았습니다.

다 함께 부지런히 일해 잘 살아보자고 사람들을 북돋으려 해도 쉽지 않았어요. 이 나라 사람들은 11개 언어를 쓰는데다 도로도 제대로 닦이지 않아 왕의 말이 구석구석 전해질 수 없었거든요. 게다가 왕의 절대권력에 반대하는 사람들도 나타나고 있었습니다. 소년왕은 고민했습니다.

‘이 나라를 어떻게 다스려야 할까. 무엇을 목표로 삼아야 할까.’

소년왕은 잘 사는 이웃나라들의 사례를 모아 분석했습니다. 경제가 발전한 나라인데도 가난한 사람들이 먹고 살기는 힘들었습니다. 큰 기업들은 환경을 파괴해 다른 국민한테는 피해를 입히고 있는데도 자기네는 생산량을 늘려 나라 경제에 기여했다면서 거드름을 피웠습니다.

'잘 사는 나라'에선 더 많이 쓰고 더 많이 버는 것이 ‘잘 사는 것’으로 여겨지기에 사람들이 남보다 더 많이 일하고 더 많이 모으느라 바빴습니다. 그래서 행복해진 사람도 있었지만, 그보다는 행복을 느낄 시간조차 잃은 사람들이 더 많았습니다. 연구 끝에 소년왕은 이런 결론을 얻었습니다.

[무슨 일을 하건, 어떤 목표를 갖건, 그리고 세상이 어떻게 바뀌든 결국 평화, 안전, 행복이 없다면 우리는 아무 것도 가진 게 없다. 우리의 가장 중요한 목표는 국민의 행복과 평화이며 국가의 안전과 주권이다.]

소년왕은 자기 나라 발전의 기준을 국내총생산(GDP, Gross Domestic Product) 대신 국민총행복(GNH, Gross National Happiness)로 삼겠다고 선포합니다. 인구 68만 명의 작은 나라, 부탄에서 1972년 왕위를 계승한 지그메 싱기에 왕추크(Jigme Singye Wangchuck) 이야기입니다.

↑부탄 의회에 참석한 청년시절의 Jigme singye Wangchuck.
사진= Sanjay Acharya 사용권저작자표시비영리사진 변경사용, 금지 Hoorob님이 일부 권리를 보유함

30여년 후, 부탄은 국민총행복지수를 만들어 공표했습니다. 그리고 국민총행복을 늘리는 정책은 시행하고 줄이는 정책은 시행하지 않기로 했습니다. 부탄 정부가 측정하는 국민총행복은 9개 영역에 33개 항목입니다. 심리적 웰빙(well-being), 건강, 시간 사용, 교육, 문화적 다양성, 민주적 관리, 공동체 활력, 생태 다양성, 생활수준 등.

많은 나라가 국내총생산을 발전의 기준으로 삼고 있습니다. 국내총생산은 한 나라 안에서 이루어진 생산(부가가치 또는 최종 생산물의 시장가격)을 모두 합한 것을 뜻합니다. 한국 정부 역시 국내총생산 즉 GDP 증가율을 경제성장, 나라발전의 근거로 내놓곤 합니다.

↑[사진출처: 오지탐험가 김성선] ​

국내총생산 증가율로 보면 한국은 전 세계를 놀라게 하는 나라입니다. 외환위기를 겪었던 1998년, 딱 한 해를 빼놓고 지난 30년 동안 매년 국내총생산이 증가했거든요. 한국은 가난한 나라들이 본받고자 하는 표상으로 여겨졌습니다. 아시아 가난한 사람들은 한국 사람들처럼 잘 살자는 꿈, 코리안 드림(Korean Dream)을 품고 한국에 일하러 왔습니다.

그런데 최근 코리안 드림 대신 ‘코리안 퍼즐(Korean Puzzle)’을 말하는 경제학자들이 생겼습니다. 지난 60년 동안 국민총생산과 소득이 빠르게 늘어났는데도 한국 사람들의 행복도는 오히려 낮아졌습니다. 한국인의 행복도는 터키, 중국 같은 1인당 GDP가 낮은 나라 사람들과 비교해도 낮았습니다.

이를 두고 저스틴 울퍼스, 제프리 삭스 같은 경제학자들은 수수께끼(Puzzle) 같다고 했습니다. 경제학자들이 분석해보면 소득이 늘어나면 행복감도 상승한다는 결과가 나오곤 했거든요.

발전한 나라들이 속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중에서 한국은 2012년까지 8년 동안 자살률 1위를 기록했습니다. 다른 1위도 많습니다. 노인 빈곤율, 실질적 미혼율, 공교육비의 민간 분담률은 OECD 국가 중 제일 높습니다. 출산율은 꼴찌, 즉 뒤에서 1위입니다. 결혼하지 않거나 애를 낳지 않아 외롭고, 뭘 배우려 해도 돈이 많이 들고, 늙어서 가난한 사람이 많으니 스스로 목숨을 끊는 사람들의 소식은 이제 큰 뉴스거리도 못 됩니다. 심지어 자녀를 죽이고 자신도 죽는 부모에 대한 보도도 예전보다 많아졌습니다.

부탄과 소년왕은 어찌 되었냐고요?
​
↑인류의 마지막 샹그릴라, 행복의 나라 부탄
공감만세 고두환 대표이사 프리젠테이션 http://cafe.naver.com/riceterrace/4001​​

부탄 정부가 전 국민 무상교육, 무상의료를 행하면서 문맹율은 40%로 낮아지고, 사람들 수명은 66세로 늘었답니다. 2008년엔 입헌군주제를 도입해 국민이 의회를 구성하게 되었어요. 1인당 국민소득은 2121달러지만, 국민 97%는 ‘행복하다’고 말합니다. 소년왕은 52세에 ‘조기퇴직’하고 젊은 아들한테 왕위를 물려줬어요. 지금도 그는 부탄 서민들이 사는 주택에서 가족과 함께 평화롭게 살고 있답니다.

여행 가이드로 여러 번 부탄을 방문한 이형동씨는 "이 나라 사람들을 보노라면 정말 행복해보이는데, 우리가 말하는 '못 사는 나라 사람들은 행복해 보인다'는 느낌과는 좀 다르다"고 말합니다. 뭔가 다른 자부심과 여유로움이 느껴진다는 것이지요. 그게 뭘까요? 그래서 부탄에 가면 '행복이 무엇일까' 깊게 생각하게 된다고 합니다. ​

한 나라가 무엇을 발전의 기준으로 삼느냐에 따라 그 나라 국민의 삶은 크게 달라집니다. 한국은 무엇을 발전의 기준으로 삼는 게 좋을까요? 그건 우리가 함께 고민하고 토론해 결정해야 합니다. 부탄과 달리, 대한민국은 모든 주권이 국민으로부터 나오는 민주공화국 즉 국민이 다 함께 왕이 되는 나라이니까요.

↑부탄의 4번째 왕, Jigme Singye Wangchuck이 5번째왕 Jigme Khesar Namgyel Wangchuck 에게 왕관을 물려주고 있다.
사진=사용권저작자표시비영리동일조건변경허락 Bhutan-360님이 일부 권리를 보유함.


글 / 이경숙 혼자 잘 살면 무슨 재미인가요. 모두의 평화와 풍요를 기원합니다. 하루가 저물고 나면 남자든 여자든 아이든 노인이든 괭이를 세워놓고 엔진을 끄고 저마다 자기 잔을 들고 따로 또 함께 자신의 삶을 누리는 아름다운 마을을 꿈 꿉니다. 이로운넷 대표에디터. 머니투데이 기자. <산타와 그 적들> <사회적기업가 21인의 세상 고쳐쓰기(공저)> <바보들은 적금통장만 믿는다(공저)> 저자.

편집자주 = 이 칼럼은 삼성증권 청소년경제증권교실(http://edufn.net)의 ‘e 경제교실’ 경제칼럼 코너에 연재한 칼럼을 저작권자의 양해를 얻어 이로운닷넷에 재편집해 게재한 것입니다. 이 칼럼의 저작권은 청소년경제증권교실에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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