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단] 일본 우경화 넘은 '우익' 역사는 뿌리 깊어!
日,우익은 고대로부터의 역사!
-SPn 서울포스트, 장팔현 칼럼니스트

8.15를 맞이하여 일본우경화 현상에 대하여 심도 있게 알아봄은 매우 시의적절한 주제라고 생각한다.

이에 필자는 일본 유학 경험을 살려 그들이 왜 우경화로 치닫고 있는지를 역사적 관점에서 고찰해 보기로 한다. 아니, 벌써 우경화 단계를 넘어 우익화 되었다고 볼 수 있다.

우선 사전적 의미에서 우익의 정의에 대해 알아보자!

우익(右翼) 또는 우파(右派)란 정치적 성향의 분포에서 좌익 또는 좌파에 반대되는 개념으로, 사회적 안정(보수)화를 바탕으로 온건한 개혁을 주장하는 개인이나 단체를 말한다. 그러나 일본의 우익은 국내의 범위를 벗어나 자국 내의 불리한 정치적 상황을 극복 또는 호도하기 위해 인접 이웃국가에 눈을 돌리는 민족주의와 한때는 군국주의로 침략까지 단행했다. 아울러 또다시 일본은 평화헌법으로 규정되는 헌법 제9조를 개정하여 언제든 전쟁을 일으킬 수 있는 상황으로 몰아가고 있다.

그러면 우경화란 무엇인가? 우경화란 ‘우익적인 사상으로 기울어지게 된 상황’, 또는 ‘그렇게 되게 함’을 의미한다. 이미 일본은 90년대부터 두드러지게 나타나고 있는 우경화는 국제정세의 급변과 동아시아 안보정세의 변동과 궤를 같이하면서 더욱 커진 면도 있다. 아는 중국의 부상 등 국제정세와도 관련 깊다 할 것이다. 아시아 패권이 걸려있기 때문이다.

특히 2011년 3월에 일어난 원자력발전소의 붕괴 등 국내정치의 불안감 증가와 금융위기 및 ‘잃어버린 20년’이란 자조 섞인 말에서 나타나는 경제침체와 그로 인한 ‘후리타(파트타이머)’의 유행 및 비정규직 등은 일본 국내정치에 많은 고민을 안겨줬다. 그에 따른 사회적 불안 심리의 확산은 사회·경제적·심리적으로 다원적이고 복합적인 여러 차원에서 벌어지고 있는 환경 변화가 우경화의 주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아니, 그 뿌리는 벌써 일본 역사 속에서 꿈틀대고 있었다.

일본은 이미 우경화 단계를 넘어 우파, 우익이 정치 주도권을 쥐고 쥐락펴락하고 있으며, 국제적으로도 이미 영향을 미치고 있는 상황이다. 이제는 브레이크 없는 질주만이 일본 우파정치의 끝 모를 항해를 계속해 갈 것 같다. 마치 메이지유신 이후 불어 닥친 제국주의가 미국과 정면충돌 후 무너져갔듯이.......,

이후 일본은 한동안 미국과는 동맹국으로써 미국에 대한 종속도는 더 강화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평화헌법을 고쳐 독자적인 군대를 보유하고 전쟁을 수행할 수 있게 되면 달라질 수 있다. 일본의 목소리는 독자성을 띠며 강해질 것이다.

아울러 일본과 우리나라와 중국과의 관계는 종종 살얼음판을 겪게 될 것이다. 그것도 역사인식 문제로부터 독도나 ‘댜오위다오(釣魚島: 일본명 - 센카쿠[尖閣]열도) 건으로 첨예하게 대립하게 될 것이다.

그러면 일본·일본인들의 정신세계는 어떠한가? 역사적으로 고찰해 볼 필요가 있다.

성덕태자 때의 심정적 팽창주의

고대에 있어 일본은 자신들의 힘을 잘 몰랐던 것 같다.

성덕태자가 607년 수나라에 보낸 국서로『수서』「동이전왜국조」에 보이는데, 확대지향적인 외교문서의 시초(의식적인 면)로 볼 수 있다. 일본 열도 내 소국가를 통합하면서 이미 일본중심의 화이질서(華夷秩序)사상이 엿보인다는 점에서 흥미롭다.

왜대왕 추고(推古) 때의 섭정이었던 성덕태자가 607년에 수양제에게 국서를 보냈다. 그 당시의 국서 내용을 보면, 당시의 왜국 국력으로써는 얼토당토않은 망상에 지나지 않았다. 국서에서 성덕태자는 “해 뜨는 나라의 천자가 해지는 나라의 천자에게 서신을 보낸다(日出處天子致書日沒處天子無恙云云).”하여 괄괄하였던 수나라 양제가 격노했다고『수서』에 전하고 있다. 이에 동쪽 바다에 떠 있는 왜국이란 나라가 과연 어떤 나라이기에 ‘해 뜨는 나라의 천자’라고 건방을 떠는가 하고 확인 차 수양제는 608년 문림랑(文林郞)과 배세청(裴世清)을 왜국에 사신으로 보낸 것 같다. 왜국이 과연 동쪽의 대국인가 확인 차 보냈을 것이다. 이때 수나라 사신이 일본열도를 들려보니, 규슈지역에 진왕국(秦王國)이 존재했다 한다. 이는 신라에서 건너온 하타(秦)씨족이 세운 나라다. 그들은 진시황이 만리장성을 쌓을 때 노역을 피해 한반도로 도망쳐 나온 고대의 화교로 볼 수 있다.

하여튼 배수청 등 수나라 사신들은 608년 왜열도를 둘러보고 듣고 한 견문록을 609년 기록으로 남겨 역사의 한 편린을 읽을 수 있는 것이다. 그때까지만 해도 ‘일본’이라는 국호도 쓰이지 않았고, 수서에서도 확인되듯이 천황이라는 용어도 쓰이지 않던 때이다. 물론 성덕태자조차도 당시에는 본명인 ‘우마야도(厩戸)’나 ‘토요토미미(豊聡耳, 또는 토요사토미미)’, ‘카미쓰미야노키미(上宮王)’라는 호칭으로 불렸다. 국서에는 천자라는 말은 썼어도 이는 당시 국제상황에서 보면 전혀 어울리지 않는 용어였다.

수나라 양제가 대노할 수밖에 없던 당시의 국제정세였다. 성덕태자(聖德太子)란 용어도 한참 후인 713년경에서 717년경 사이에 성립된 것으로 보이는『하리마국풍토기(播磨国風土記)』인남군대국리(印南郡大國里)조에 나오는 이쿠시신사(生石神社)의 「이시노 호텐(石の寶殿)」에 대한 기술에 ‘성덕왕(聖德王)’으로 처음 보일 뿐이다. 쇼토쿠태자라는 호칭은 생전에는 쓰이지 않다가 사후 100년이 넘어 텐표쇼-호-(天平勝宝) 3년(751년)에 편찬된 『회풍조(懐風藻)』에 비로소 처음 등장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때도 일본은 동일본 이북지역에는 아이누민족이 건재했고, 오키나와는 ‘대류큐(大琉球)’로 일본역사에 보이지도 않던 지역이었다. 당시 야마토정권의 권력판도는 현재 일본영토의 대략 절반 정도로 보면 될 것 같다.

열도에 수십 여 소국으로 분리되어 있던 상태에서 야마토정권을 중심으로 급격히 통합 돼가면서 왜국은 자신들의 힘이 어느 정도 인지 국제적으로 잘 몰랐던 시대다. 동해안 이즈모(出雲: 돗토리현 일대) 왕국이 4세기경 번성했다가 이후 야마토정권에 병합되었다.

북규슈 지역에 있던 친신라계 왕권인 츠쿠시노키미 이와이(筑紫軍磐井)가 몰락한 것은 528년 11월 야마토 정권에서 보낸 정부군 모노노베노 아라카이(物部雛鹿火)에 의해 진압당한 후였다. 이와이의 난 (磐井の亂)으로 역사에 기록되어있다. 이때가 왜대왕 계체 때이다.

그러므로 당시 열도 내에서는 야마토정권 이외에는 점차 상대할 적이 없었을 것이요, 때문에 기고만장하여 성덕태자가 수나라에 가는 자국 사신에 ‘해 뜨는 나라의 천자’라고 오만방자한 확대지향적인 국서를 보냈던 것이다.

일본은 이처럼 고대로부터 국가에 대한 위신과 자존감이 지나치게 현실보다 컸다. 이러한 사상이 이후 천황이라는 왕명의 사용과 함께 670년 12월에 처음으로 ‘해 뜨는 곳에 있는 나라’라는 의미의 ‘일본(日本)’이라는 국호를 사용하게 만들었던 것이다. 이러한 흐름은 마침내 16세기말 토요토미 히데요시에 의해 조선침략과 인도까지 점령하겠다는 망상으로까지 나타났던 것이니, 잠재의식 속의 확대지향적인 사상이 처음으로 행동으로 옮겨진 것으로 볼 수 있다.

그러나 엄청난 과대망상은 이윽고 한번은 꽃을 피웠으니, 바로 19후반에 일어난 메이지유신이다. 이때의 일본은 근대화된 서양문물을 한국이나 중국보다 먼저 받아들이고 오로지 부국강병에 전념하여 그들이 그토록 원하던 ‘팔굉일우’를 이루기 위해 그 발판으로 인접국인 조선을 치자고 ‘정한론(征韓論)’부터 일어났던 것이다.

그리고 마침내는 대한제국을 강제 병탄하고 이후 ‘대동아공영권’을 외치며, 세계를 통일하기 일보 직전까지 갔던 일본은 그 꿈을 접어야했으니, 지금의 우익들이 아쉬워하는 부분이다. 이때 나가사키와 히로시마에 핵무기 두 방을 맞고 나서야 일본은 항복했던 것이다. 이처럼 일본 역사는 고대로부터 현재에 이르기까지 우익사상이 뿌리 깊게 이어져 내려왔다. 하루아침에 제국주의적이고 폭력적이며 침략적인 사상이 있었던 것이 아니다.

신도와 팔굉일우와 천황제가 얼마나 일본우익들의 정신세계를 장악하고 있었는지 극명하게 드러나는 점이다.

역사를 통해서 본 일본의 외교는 노예조공에서 점차 자주적이고 확대지향적인 외교로 나타나는데, 이는 천황제와 신도(神道)를 근간으로 형성된 일본인의 우주관이 정치·외교행태로 표출되었기 때문이다. 때문에 역사적으로 본 일본외교는 ‘전 우주(세계)를 천황이 지배하고 있다.’는 팔굉일우(八紘一宇) 사상에 의해 국력이 주체할 수 없을 정도로 강해지면 반드시 해외로 진출하게 되는 것이다. 이것이 일본의 한계이자 극복할 과제이다.

이러한 일본의 외교행태는 국력이 약할 때는 잠재적 의식만으로 존재하지만, 성덕태자의 외교문서와 토요토미 히데요시의 명나라 정벌계획에서 나타나듯 국력이 커지면 자주적이고 독립적인 사고를 가지는 반면, 당시 국력으로서는 망상에 지나지 않는 경우도 있다. 물론 토요토미 시대에 일본은 이미 조총 6만여 정을 생산했을 정도로 조총 생산 면에서는 압도적으로 세계 제1위를 달성했다.

그러나 일본의 잠재적이고도 생활화된 신도에 의한 사상적 기반을 바탕으로 이를 군사적 행동으로 옮길 때는 임진왜란이나 정유재란 때처럼 인접국에 많은 피해를 입히는 것이다.

때문에 이러한 제국주의적인 침략사상은 신도와 천황제가 기반이 된 것으로 볼 수 있다. 이처럼 일본 우익의 바탕에는 상기 종교와 정치제도 탓이라고도 볼 수도 있다. 우익들은 자신도 알게 모르게 생활화된 신도라는 종교사상과 천황제라는 정치제도에 일본민족의 우수성과 선민의식을 가지는 것이다. 이를 근거로 삼고 우익활동이 일어나고 우파정치가 힘을 받게 되는 것이다. 일본 우파정치의 양대 산맥은 두말없이 신도와 천황제로 대변되는 양 바퀴가 굴러감으로써 일본정치도 우경화 되었다고 볼 수 있을 것이다.

게다가 일본 극우들은 ‘존왕양이’의 기치를 들고 ‘천황(일왕)이 우주를 지배한다’는 허무맹랑한 ‘팔굉일우(八紘一宇)’란 신도사상을 아직도 철석같이 믿고 있다. 이러한 사상이 발전하여 태평양전쟁 중에는 ‘대동아공영권’이라는 미사여구를 써가며 아시아의 단결을 꾀하면서 미국 등의 연합국에 전쟁을 감행한 것이다. 일본은 오늘도 인류보편적인 평화와 홍익인간과 같은 ‘인류애(人類愛)’라는 철학사상 대신에 그들 자신과 일본민족만을 위한 극우발언에 창피함도 모르고 그들의 적나라한 속내를 허연 이빨까지 드러내고 있는 중이다. 아베는 일본 극우의 야심을 충실하게 실행하는 정치가일 뿐이다.

그러나 천황이란 호칭이 사용된 시기는 아무리 빨라야 6세기 후의 일이다. 이에 대하여 일본학계에서는 처음 일왕 추고조(재위: 592~628)라는 설이 우세했으나, 최근에는 천무조(재위: 672~686) 또는 지통조(재위: 690~697) 때부터라는 주장이 많은 설득력을 얻고 있다. 특히 이때를 계기로 국호와 함께 역사에 대한 기록 의식도 나타난다. 일본이라는 국호를 처음 사용하게 된 것은 670년 12월이고, 이후『고사기(712)』나『일본서기(680~720)』가 쓰여 지던 시절로써 천황칭호도 비슷한 시기에 사용하게된 것으로 볼 수 있다.

이때부터 일본을 중심으로 한 화이질서사상이 나타났음이니, ‘일본판 중화사상’의 출발점이다. 이로써 야마토정권은 자신들이 있는 나라지역을 세계의 중심으로 보는 천하관(天下觀)으로 삼았음이다.

세키가하라 전투는 끝나지 않았다!

1600년 토쿠가와 이에야스가 천하의 패권을 놓고 싸우게 된 세키가하라 전투에서 승리하자, 패한 무사들은 전국으로 뿔뿔이 흩어져 낭인무사가 되었다. 이들 낭인무사들의 후손이 일본 근세역사의 반란의 주역들이다.

그들은 곤궁한 생활에 불만을 품고 그동안 패잔병들끼리 모여들어 반란을 일으키거나 농민들이 일으킨 민란(잇키:一揆)에 끼어들어 빵과 명예를 구하더니, 결국 268년 후인 메이지유신 때 성공하여 일본을 극우성향으로 몰아갔으며, 조선의 국모인 명성황후마저 시해하고 침략까지 단행하니, 그들의 끝은 결국 자멸뿐이었다.

▲ 대동아 공영권을 연상시키는 우익 집단의 확성기 공세(아시아 청년당)

메이지유신은 세키가하라 패잔병들의 후예로 토요토미 지지층!

메이지유신의 일등공신인 사카모토 류마(坂本竜馬:1835~1867)가 세키가하라 전투에서 패한 낭인무사의 후예였고, 명성황후 시해에 참여한 후일의 사이비 역사학자 아유카이 후사노신(鮎貝房之進:1864~ 1946)이 또한 그러한 인물이었다.

그들이 주체가 되어 이끈 일본의 막가파식 극우성향의 침략전쟁은 태평양전쟁으로까지 연결되다가 결국 인류최초로 원자탄 두 방을 선물로 받고나서야 “아뿔싸! 신의 나라 일본보다 더 강한 강적의 나라가 있구나!”하면서 서둘러 전쟁을 멈출 수 있었다. 그런데 또 다시 그러한 못된 꿈을 그리워하며 일본 우익들이 발호하고 있는 것이다.

확대지향적인 국가로 바뀌는 일본 외교

확대지향적인 외교로의 회귀: 21세기의 일본은 우경화 및 신도(神道)와 천황제를 근간으로 하는 ‘팔굉일우(八紘一宇)’사상이 만연, 확대지향적인 외교로 급속히 변하고 있다. 이는 고대의 일본 역사와도 일맥상통하는 끈질긴 외교인바, 성덕태자(의식적인 면)→토요토미 히데요시(군사행동)→메이지정부(경제침탈 및 군사적 행동)→쇼와정부(식민지 지배 등 제국주의 행태, ‘대동아공영권’ 주장)→ 코이즈미정부를 거쳐 현 아베정권으로 이어지는 것으로 외교사적으로 볼 때도 그 뿌리가 매우 깊고 견고함을 알 수 있다.

이처럼 일본외교는 고대로부터 천황제와 신도를 기반으로 한 침략주의적인 정책을 일관되게 이어오고 있음이다.

국력이 상대국보다 약할 때는 의식적인 면만이 부각되어, 겉으로는 상호 우호적인 관계를 유지하나 일본의 국력이 인접국을 압도할 때는 언제든 팔굉일우 사상에 의하여 침략적으로 돌변할 수 있다는 점이 우리가 늘 경계해야할 점이다. ‘인류는 일가(人類は一家)’라는 일본인들의 잠재적 사상이 문제인 것이다. 그것도 일본중심의 일가를 말하니, 상대국이 인정하지 않는 한 일방적인 침략에 다름 아니다.

일본의 우경화는 정치적인 현상만이 아니다. 최근 한일 간의 축구경기에서 보이듯 그들은 이미 ‘욱일승천기’를 일장기 이상으로 사용하고 있다. 아베총리는 국제경기에서도 욱일승천기의 사용을 정당화하겠다는 의지마저 보이고 있다. 이처럼 정치적 우익화의 완성에 이어 이를 대외적으로 극명하게 보여줄 상징적인 측면에서도 적극적으로 일본은 움직이고 있는 것이다. 어쩌면 욱일승천기가 태평양전쟁 때처럼 일본을 상징하는 또 다른 국기로까지 발전할지 모를 일이다.

한 세기 전 그들은 이웃 한국과 중국, 동남아를 침략했다. 이들 침략과 전쟁을 뒷받침했던 ‘대일본제국헌법’은 1945년 미국에 의해 패망한 일본이 어쩔 수 없이 승전국의 반 강요에 의해 자유민주주의를 골자로 한 ‘일본국헌법’으로 변경된 것이다. 그것이 헌법 9조로 대표되는 평화헌법이다. 그런데 이마저도 그들은 다시 걷어치우려 하고 있다. 전쟁을 할 수 없는 안전장치를 제거하려는 것이다. 이는 수류탄에서 안전핀을 뽑는 것처럼 인접국에는 위험한 상황이다.

평화헌법 개정은 군대 보유와 전쟁까지도 염두 해 둔 일관된 정책!

현 아베총리의 외조부인 키시 노부스케(岸信介: 제56·57대) 前 총리는 평소 신념으로 입버릇처럼 평화헌법을 개정해 일본을 다시 강대국으로 만드는 것이 그의 소원이었다고 한다. 이 신념을 아베는 줄기차게 밀어붙이고 있는 것이다. 미군정이 제정한 전쟁과 군대보유를 금지한 평화헌법을 뜯어고치겠다는 것이다.

일본의 평화헌법에서 미국은 일본의 군사력 및 교전권을 포기토록 헌법 제9조에 ‘전쟁의 방기’ 조항을 넣었는데, 이것이 바로 ‘평화헌법(平和憲法)’이라 불리는 것이다. ‘전쟁과 무력에 의한 위협 또는 무력행사는 국제분쟁을 해결하는 수단으로서 영구히 포기한다.’는 제1항과 ‘1항의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육·해·공군과 그 외의 전력을 보유하지 않으며, 국가의 교전권도 인정하지 않는다.’는 제2항으로 구성돼 있다.

이에 따라 일본은 그동안 사실상의 군대를 보유하면서도 명칭을 자위대로 하고, 역할도 전수방위(상대의 공격을 받았을 때에 한해 방위력을 행사하는 것)를 원칙으로 삼아왔다.

그런데 일본우파 정권은 이러한 평화헌법을 개정하기 위해서는 개헌조건부터 고쳐야 하는데, 이 조항이 바로 제96조다. 즉, 헌법 제96조를 수정하는 1차 개헌을 한 뒤, 헌법 제9조를 고치는 2차 개헌을 손쉽게 진행하려는 것이 일본의 오래전부터의 계획이자 꿈이다. 곧 현실화 단계를 거칠 것으로 보인다.

아베총리의 염원대로 평화헌법이 개정되면, 그동안의 족쇄가 풀려 일본은 군대도 보유할 수 있게 되고 전쟁도 수행할 수 있게 된다. 더욱이 북한 핵으로 위협을 느낀다하고 자체 판단을 하고는 선제공격도 할 수 있게 된다. 이것이 일본우익 정치가들이 노리는 것이다.

일본정부는 고대로부터 정신적인 확대지향적인 사고를 가지고 있었고, 메이지유신 이후에는 제국주의적인 모습을 보였다. 그리고 현재 일본우익은 다시 국내외적인 기회를 만나 꿈틀대고 있다. 특히 2011년 3월11일 지진과 연이은 쓰나미에 의해 일어난 후쿠시마 원전사고와 이로 인한 방사능 누출사고는 일본 우경화를 더욱 조장시키는 촉매제가 되고 있음은 자명한 일이다.

아울러 중국과의 센카쿠열도(중국명:댜오위다오=釣魚島)를 둘러싼 첨예한 대립은 일본 우익으로썬 어쨌든 우경화 정책을 쓰는데 좋은 환경이 되고 있음은 명백하다.

21세기 일본외교는 성덕태자 이래로 확인되는 확대지향적인 외교행태가 강한 국력을 바탕으로 재현될 것으로 보인다. 게다가 평화헌법까지 개정한다면 이는 강한 국력에 국방력까지 갖춰 그야말로 고삐 풀린 망아지가 될 가능성이 커져간다 할 것이다.

이러한 태도가 장차 일본, 일본인만을 위한 외교가 될 때는 일본의 침략외교가 증명하듯이 비극을 초래할 것이요, 인류 평화를 위한 철학의 바탕위에서 행해질 때는 일본의 국제적 위상이 신뢰를 바탕으로 더욱 높아질 것이다. 그러나 현재의 시각으로 볼 때는 전자에 더 치중하고 있는 형국이다. 자국민만은 끔찍이 아끼는 일본우익이다.

홍익인간 사상과 같은 인류평화라는 정치철학 없이 확대지향적인 일본의 외교행태만을 보일 때는 세계가 일본으로 인하여 또 다시 위험해 질 것이다. 이는 토요토미 히데요시, 메이지 정부, 쇼와 시대와 같은 불행을 일본은 물론 인류가 또다시 겪게 될 것이다.

우리는 이번 8.15광복절을 맞아 일본의 재무장에 강한 경계심을 늦추어서는 안 될 것이다. 유비무환의 자세만이 비극적인 역사를 되풀이하지 않고 막을 수 있을 것이다.

*** 본 기고문은 정치닷컴 [목민신보]에 전편(前篇)이 실렸습니다(2013/08/13일 자).

(장팔현 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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