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토에세이] 이른 아침 본 눈내린 용마산,아차산
-SPn 서울포스트, 이연옥 사진여행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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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용마산,아차산 산행 ⓒ20120125 세상을 향한 넓은 창 - 서울포스트 이연옥 |
용마산,아차산 2012년 1월25일
어젯밤 늦게 눈이 온다는 뉴스를 보고는 새벽에 일어나 산엘 가야지 했습니다.
그런데 밤에 눈이 내린다는 걸 알지 못한채 잠이 들었는데 아침에 눈을 떠보니 하얀 눈이 소복이 내린 모습을 볼수 있었습니다. 그때가 5시 반이었습니다. 누룽지를 끓여 먹고는 어딜갈까 하다가 생각난곳이 아차산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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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포스트 |
부랴부랴 준비를 하고는 마당을 내려서니 상쾌하기가 그지 없습니다.
이번에는 용마산으로 올라 아차산으로 하산을 하자는 계획으로 6시 27분에 경춘선을 타고 상봉역으로가서 7호선으로 갈아탓는데 용마산 역에 도착한것은 어둠이 가시지않은 7시가 안된 시각이었습니다.
그곳에서 내려 산에 올라가는 곳이 어디냐 물으니
저 계단을 타고 쭈욱 올라가면 된다는 말에 우선 사진부터 찍고 올라갔습니다.
올라가다보니 용마 폭포가 나왔는데 울타리가 둘러쳐진것이 어디로 올라야 할지 몰라 한참을 헤매야 했습니다.
결국 야호를 외치고 계신 어르신들께 다시 물어보고는 제대로 찾아 오르다보니 어느새 날이 새고 있더군요.
용마산 정자에 올라 내려다본 서울시내 입니다.
중랑천이 하얗게 얼어있는 모습과 저 멀리 관악산도 보이고 남산도 보이고 북한산의 인수봉도 보입니다.
헤매지만 않았다면 파아란 하늘의 매직을 많이 찍을수 있었는데 어느새 사위는 붉어지고....아쉬웠습니다.
용마산 정상에 오르기 바로 전에 오늘의 태양은 떠 올랐습니다.
아침햇살이 오르니 하얀눈이 붉은색으로 물이 들었네요.
용마산 정상에서 헬기장을 지나 아차산으로 가는 길은 참으로 아름다웠습니다.
하이얀 눈송이가 목화송이처럼 예뻐서 셔터를 누르고 또 눌러 봅니다.
이렇게 예쁜 모습을 보면 보고 싶은 사람들이 생각납니다.
혼자 보기 아까운 풍경입니다.
그런데......점검할새도 없이 바쁘게 나오다보니 밧데리가 많이 남아있지 않다는 걸 알았습니다.
날이 추우니...더 빨리 없어질거라는 걸 안 저는 밧데리를 꺼내어 장갑속에 넣고는 온기를 불어 넣어 주었습니다.
사정이 그러다보니 사진을 마음껏 찍을수 없을거 같아 셔터 누르는 걸 자제 해야 했습니다.
이곳은 아차산에서 전망이 가장 아름다운 제 4보루위에서 바라본 모습입니다.
어느새 많은 사람들이 다녀간 흔적은 있지만 만나는 사람이 별로 없어서 인증사진은 제 그림자를 대신합니다.
용마산 정상에서 아차산으로 오던 중...
저 멀리 불암산이 보여 반가움에 카메라를 눈에 대다가 참고 왔는데 여기 보루위에서는 참지를 않고 불암산을 담아 보았습니다.
사진을 몇컷 찍은후엔 어김없이 밧데리를 장갑안에 넣어둡니다.
아쉬움에 구리쪽을 마지막으로 담고는 발길을 돌려 하산을 합니다.
눈이 많이 내리진 않았지만 두해 겨울에 다리아파서 눈을 즐기지 못해 맺힌 한을 풀려고 별렀던지라 오늘아침 눈 산행은 저에겐 큰 의미가 있다 하겠습니다.
뽀드득 대는 눈을 밟고 걷는 이 아침이 더없이 상쾌합니다.
저편에 제가 올랐다 온 용마산 정상이 보입니다.
지나온 길을 다시 돌아본다는 것은 내 삶을 되돌아 보는 일과도 같습니다.
아름다운 시간들, 보람있던 시간들, 눈물 겹던 시간들....
어느새 아차산의 해맞이터에 다다랐네요.
지난 새천년에 이곳에서 해 맞이를 하자고 했다가 그 약속을 지키지 못했던 그곳... 아직 그 약속은 유효하기에 죽기전에 단 한번이라도 이곳에서 아침해를 맞고 싶습니다.
오늘... 거꾸로 올라왔더라면 어쩜 이룰수도 있었을텐데.
그져 아는길로 내려오다보니 넓은 바위길을 택해 내려오고 있군요.
아이젠을 신었었는데 눈이 많지 않아서 그런지 발바닥이 아파서 벗었는데 이런길로 들어섰군요.
아..................실수 투성이입니다.
내려오는 길은 조금 미끄럽습니다.
한참을 내려오다보니 돌 무더기위에 초월자 한분이 앉아 계십니다.
저분은 무슨생각을 저리 골똘이 하는걸까요?
고구려정 위의 하늘이 참으로 아름답습니다.
이런 파란 하늘은 비온후나 눈이 온후나 볼수 있는 럭셔리 하늘이지요.
그 예쁜 하늘을 다시한번 담아 둡니다.
그러는중에 손 전화가 울립니다.
"엄마 지금 엄마집 가는중인데 어디에요?"
집에 전화가 안되자 손전화로 한 딸이 어제 온다고 했다가 늦어서 못오고 아침에 오고 있다는 전화였습니다.
"엄마는 눈이 예쁘게 왔기에 산에 왔다.다 내려왔으니 집에서 조금만 기다려"
동쪽인 아차산 하산 지점은 어느새 눈이 녹고 있습니다.
서울에서 제대로 눈을 즐기기위해 조금 일찍 서두른것이 큰 득이 된듯합니다.
이제...집으로 달려갑니다.
저는 눈썹이 휘날리도록 전철안에서도 달렸습니다.
예쁜 내 새끼가 집에서 기다린다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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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포스트 |
참 빨리도 왔네요.
갈매역에서 엘리베이터를 탔는데 불암산이 보여 마지막으로 찰칵했습니다.
그런데...
우려했던 밧데리는 아직도 남아있는 걸 보니 내 손안의 온기가 충전이 되었음을 입증해 준 증거였습니다.
여러분...
가장 중요한 순간 밧데리가 없어 난감해 보신적 있나요?
그럴때는 저처럼 손에 쥐어보든가 손 난로가 있다면 주머니에 함께 두시면 몇장은 거뜬히 사진을 찍을수 있답니다.
설 쇠고 첫번째 즐긴 3시간도 안걸린 설경산행 일기 끝.
(이연옥 사진여행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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