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산] 숨은벽능선과 밤골계곡에서 신선놀음
-SPn 서울포스트, 나종화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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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숨은벽능선과 밤골계곡에서 신선놀음 ⓒ20110730 세상을 향한 넓은 창 - 서울포스트 나종화 |
폭우가 대지를 삼킬때 삭신은 술에 쩔었다.
다 내 의지가 박약한 탓이다.
2011년 7월 30일 토요일 오전
먹장 구름을 한 가득 품고 있어 무슨 난리를 피울지 걱정은 앞섰지만 그래도 모처럼 꼬들해진 하늘을 본 마음은 벌써 산으로 달려갔다.
아직도 뇌를 짓누르고 있는 술기운부터 언능 벗어버리고 싶어서다.
이번주까지 홀로산행하는 것이 마뜩치 않아 단잠에 취해 있는 친구를 꼬드겼다.
"숨은벽 바위에 앉아 바람과 벗하고 밤골로 들어가 알탕을 하면서 신선이 되어봄이 어떠하신가"
얼마나 달콤했는지 그 말에 마음이 동한 친구가 구파발역에 먼저 도착해서 기다리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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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포스트 |
내 삭신에서 나는 땀 냄새였지만 코를 막고 싶을 만큼 역겨웠다.
아마 세포 틈새에 쌓여있던 썩은 알콜이 땀과 함께 흘러나오는 냄새일 것이다.
땀을 한 바가지 쏟아낸 다음 해골바위께에 이르렀을때 비로소 그 냄새도 사라지고 머리를 지끈거리게 하는 숙취도 없어졌다.
늘상 보면서도 마치 처음보는 것 처럼 거대한 석벽사이에서 하늘을 향해 솟구치는 숨은벽 능선의 바위 기둥이 사뭇 장엄하여 한참을 멍때리며 서 있었다.
해골바위께서 거길 바라볼 때마다 하는 짓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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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등학교때부터 50을 넘긴 지금까지 시시콜콜한 것 까지 다 알고 지내는 유일한 사이
신통하게 할말도 없고 뭐 살가운 표현을 하지도 않으면서 하루에 꼭 한두번은 전화통 붙들고 " 너 오늘은 뭐하냐 " 이런 싱거운 대화가 직성이 풀리는 사이
골프채 집어 던지고 산행까지 함께 하자니 지겹기도 하지만 죽을때까지 그렇게 살가야할 우리는 친구사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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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산행은 신선놀음 모드로
첫번째 목적은 545봉 은신처(?)에서 바람을 안주삼아 막걸리잔을 기울이면서 한시간 쯤 편안하게 놀다 오는 것.
딱 그리 했으니 목적달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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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산행의 두번째 목적은 밤골의 은밀한 골짜기를 찾아 알탕의 짜릿함을 맘것 누려보는 것
딱 그리하고 왔으니 목적 100% 달성!
하산도중 물만 보면 다시 풍덩 들어가고 싶은 충동이 심하게 일어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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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산행은 신선놀음이었다
주의!
알탕은 중독성 심하여 최대한 자제 하고 탁족이나 탁두쯤으로 해결하기 바람.
자칫하면 과태료 10만원에다 풍속위반 경범죄를 범할 수 있고 몰카 촬영을 당할 수 도 있음.
(나종화 객원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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