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어른에 대한 공경과 효도를 가르칠 때
각박하고 삭막한 우리사회의 자화상
-SPn 서울포스트, 구기차 논설가

예전에는 증조할아버지, 증조할머니에서부터 할아버지, 할머니를 모시고 대가족을 이루며 살던 가정이 많았다. 이렇게 어른을 모시고 살다보니 가정교육이 全人敎育이었고 밥상머리교육도 실천교육이었으며 어른을 공경하고 아랫사람을 사랑하는 환경이 자연스럽게 가정에서 이루어졌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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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로부터 孝는 백가지 행실의 근본이라 일러 왔다. 효행은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인륜의 중요한 덕목으로 여겨 왔다. 그것은 곧 세월이 흘러도 영원히 변하지 않을 가족이 지켜야할 덕목인 것이다. 즉 孝는 어른공경의 기초이며 기본자세로서 어른공경도 孝에서 시작된다.

반면 지금은 핵가족화로 어른과 떨어져 살거나 직장으로 인해 주말부부가 있는가 하면 학교에 다니는 자녀와 가정이 나뉘거나 심지어 서울유학 또는 외국유학에 의해 기러기부부가 생기는 등 각자 불가피한 사정에 의해 생활하고 있는 것이다. 그뿐 아니라 노인인구가 급격히 증가해 고령사회로 접어들면서 전국 노인의인구가 5백만 명이 넘고, 서울만 해도 1백만 명이 넘는 실정이다.

또한 키우기 어렵고 공부가르치기 어려워 자녀를 하나, 둘만 낳고 사는 사회가 되다보니 자녀에 대한 가정교육이 소홀하게 되는 한편 학교에서도 전인교육이나 인성교육 보다는 주입식 교육에 치우치게 되고 어른을 공경할 줄 모르고 효도하는 방법이나 실천에 소홀히 하고 있는 요즘 세상인 것 같다.

하여 가정교육과 학교교육이 소홀하다보니 청소년들이 저만 알고 제가 최고인양 행동하게 되고 개인주의와 이기주의에 빠져 어른을 공경하고 효도하는 데는 관심이 없게 되는 것이다.

예전에 가정에서는 어른이 먼저 수저를 들어야 식사를 했듯이 어른이 우선이고 항상 먼저 시작함으로써 행동이 뒤 따랐던 것이다. 그렇지만 현실은 한 두 명 자녀를 양육하다보니 집안의 어른보다는 자녀들이 귀여워서 우선시 되고 그것을 당연시 여기는사회로 바뀌어가고 있는 것이다.

이렇다 보니 어른을 공경할 줄 모르고 어른을 우대하고 어른에게 양보하기보다는 내가 우선이라는 생각이 앞서며 버릇없이 자라게 되는 삭막한 사회, 즉 각박한 사회가 되어가고 있는 안타까운 현실이다.

더구나 학교에서 자녀가 교사에게 체벌을 받거나 혼나고 돌아오면 부모는 교사에게 득달같이 달려가 따지고 폭력을 행사하게 되고, 수업 중에 주의를 주거나 가벼운 체벌을 받은 학생이 교사에게 욕을 하며 대들고 심지어 때리기까지 하고 있는 즉 제자가 스승을 패는 한심한 교육풍토가 된 것이다.

지난 25일 SBS보도에 의하면 지하철 전동차 안에서 한 할머니가 옆에 유모차에 앉아있는 아이를 귀엽다고 만지자 서 있던 아이의 엄마가 ‘남의 새끼한테 손대는 게 싫다’고 하면서 실랑이를 벌이다 급기야 마시다 만 페트병으로 할머니의 얼굴을 내리치며 “입 다물라구! 경찰 불러! 남의 새끼한테 손대지 말라고 했으면 알았다고 입 다물면 돼”라며 소란을 피우자 시민들이 엉겨 붙어 아수라장으로 변하는 일이 있었다는 것이다.

또한 27일 수원행 지하철 전동차 안에서 80대 노인이 옆자리에 앉은 20대 청년이 다리를 꼬고 앉아있어 불편하니 다리를 내려놓으라고 하자 온갖 욕설과 폭언을 퍼붓는 동영상을 봤다.

이 동영상은 어느 승객이 찍어 주요 인터넷 포털사이트에 올렸다는데 20대 청년은 노인에게 ‘개xx’, ‘시발xx’하며 심한욕설을 퍼붓자 한 60대 남성이 만류했는데도 아랑곳 하지 않고 욕설과 막말을 해댄 것이다.

우리속담에 ‘어른 말을 들으면 자다가도 떡이 생긴다.’는 말이 있듯이 어른을 공경해 왔다. 그렇다면 ‘어른 없는 데서 자라난 것’은 아닐까. 혹시 낮술에 심히 취했는지는 몰라도 그 나이에 어른애도 구별을 못하다니 이거 세상이 어찌 돌아가고 있단 말인가.

학교에서는 제자가 공부를 가르치고 있는 스승을 패고, 20대 청년이 훈계하는 80대 노인에게 가진 욕설과 막말을 하며 행패를 부리는 삭막하고 각박한 세상이 된 것이다. 설마 이런 젊은 사람들이 군에 입대해서도 장교 등 상관이나 선임 병을 때리며 행패를 부릴까.

하여 ‘부모님께 효도하고 어른을 공경함은 사람이 지켜야 할 마땅한 도리’이기에 가정이든 학교이든 직장이든 간에 자라나는 자녀들이나 청소년들에게 어른에 대한 공경과 효도를 가르치고 몸소 실천 할 수 있게 어른들이 모범을 보이고 가르쳐야 한다.

(구기차 논설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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