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니에 대한 간단한 안내자료
볼리비아의 북동쪽 지역을 베니라고 칭한다. 트리니다드, 루레나바케, 가라나비, 산보야, 리버랄타, 코비아, 밸라비스타, 산이그나시오등이 베니의 도시로 손꼽힌다.

▲ 야시장

대표적인 관광도시로는 트리니다드와 루레나바케이며 배 투어 및 정글투어를 할수 있는곳이다.

베니지역에 대한 느낌: 우린 북쪽인 트리니다드에서 출발하여 브라질의 국경 도시인 구야마린 방문, 리버랄타를 거쳐 루레나 바케를 방문하였다. 날씨가 열대 지방 처럼 후덥지근하고 버스들의 상태가 매우 좋지 않아 여행하는데 불편이 많았다. 방문하지 못한 다른곳은 교통수단이 더 어려울뿐더러 도로 사정이 매우 좋지 않다고 한다. 동물, 먼지, 냄새를 잘 견디는 사람에게 권하고 싶은 지역이지만 개인적으로는 그리 권하고 싶은 지역은 아니다.

도시 안내자료
루레나바케: 볼리비아의 아마존이라고 불리는 곳으로 정글투어를 제공한다. 3박4일이 기본이며 비용은 하루 20us$ 이다. 투어 비용은 계절과 여행사에 따라 가격 조절이 가능하다. 정글투어를 할 경우 자연국립 공원인 말디디를 방문하게 됨. 루레나바케는 조용하고 평화로운 관광도시이며 아직까지 사람들이 때묻지 않은곳이라고 볼수 있다. 베니중에 가장 마음에 드는 곳이였슴.

정글 투어 및 배탈 때 준비물: 강력 모기약, 긴팔, 긴바지, 모자, 지팡이 같은 짞대기, 음료수, 과일

▲ 시골의 정육점

말디디 자연국립공원: 1,000가지의 새, 5가지의 색다른 타이거가 생존, 각종 정글에서 수천, 수억년 자란 나무들을 볼 수 있으며 앵무새의 언덕 및 손상되지 않은 자연을 접할 수 있다. 개미먹는 곰이 생존하는 곳이며 밤에는 뱀도 볼수 있다고 한다.관광객들이 트레킹을 많이 하는 곳이다.

트리니다드: 배를 타고 브라질 까지 가는 투어 및 각종 리오(강)을 방문할 수 있는곳으로 오토바이 택시가 유명하다. 도시 자체에는 별로 볼거리가 없고 주변에 호수 및 자연 보호 구역이 많다는 장점이 있다.

구야마린: 국경 도시로 체류를 연장할 수 있으며 배를 타고 브라질로 갈 수 있다. 조그마한 국경 도시로 한가하고 평화롭지만 조금 단조롭다.

리버랄타: 구야마린과 루레나바케의 중간에 위치한 도시로 신의 어머니라는 이름이 부쳐진 곳. 콩과 땅콩이 유명한곳이다.

베니 정글투어 /발데이고 돈 잃어버리고 병앓고 /가지가지 열두가지
앗뜨거워! –쓰면서도 재미없다고 느낌. 마후라에 데여서 고생한 이야기를 쓰려고 시도했는데 잘안되는군요...

부릉 부릉, 트리니다드 광장에 앉아 있으면 소형오토바이들이 뒤에 손님들을 태우고 정신없이 다니는 모습이 보인다. 이곳 베니지역의 날씨가 너무 덥고 택시는 에어컨이 안되어 있어 아마도 오토바이를 택시로 이용하는구나 하는 감이 빨리 든다 . 아이디어는 아주 좋다고 생각이 된다. 손님들은 짐을 옆구리에 걸치고 타기도 하고 운전사의 앞에 짐을 두기도 한다. 비용은 다른지방의 미니버스보다는 조금 비싼편이다. 단거리일경우 기본료가 2.50BS (300원).

브라질 국경으로 가는 항공도 당일날 없고 버스로는 30시간, 3일 걸리는 배를 탈 상황이 아니었다. 덥다고 에어컨 키고 숙소에서 종일 있는다는 것은 있을수 없는일. 광장에서 물으니 1시간에 오토바이 임대 비용이 10BS, 원할때까지 임대가 가능하다고 한다. 숨이 막히는 더위라 사실 뭘해도 의욕이 없는 상황이지만 이곳까지 온것이 억울하기도 하고 예쁘다고 하는 주변을 돌아보아야만 할 것 같은 의무감이 들어 오토바이를 임대했다. 오토바이를 타고 갈때는 바람으로 더위를 잠깐 잊을수 있지만 잠깐 서면 오븐안에 들어있는 듯한 숨이 꽉 막히는 그런날씨다. 게다가 비포장이 많아 먼지도 많았고

▲ 베니에서 잡은 물고기

한 3시간을 달려 주변의 호수와 강을 보고 나니 둘다 기진 맥진. 마침 도로에 식당이 즐비하게 있고 음료수를 파는터라 기쁜마음에 빨리 오토바이에서 내리려다 그만 마후라에 다리가 종아리가 살짝 닿았다. 뜨거웠다. 순간 침을 발랐지만 아팠다. 데었구만. 하고 대수롭지 않게 생각하고 호텔로 돌아와 보니 종아리에 500원동전의 두배나 되는 원이 잡혀있었다. 약을 바르면 낳겠지 싶어 비상연고를 바르고 있어도 화상에 속한것인지 계속 따끔따끔. 몇시간 지나니까 데인곳이 고무풍선처럼 부풀어 올랐다. 물집이 너무 커서 흉날까봐 터트리기도 뭐하고 일단 경과를 지켜 보아야만 한다고 한다. 바지 끝자락이 닿으면 아프고 하여 바지를 접으니 밤에는 데인 주변을 모기들이 가만히 놔두지 않는다. 모기약을 더덕더덕 갔다 발라도 웬 모기가 그리 극성인지. 물집 주위에 물린 모기자국을 보면서 불쌍한 내 오른쪽 종아리와 발목이 수난을 당하는 구나 싶어 괜히 측은한 생각도 들고 나중에 덧날까봐도 걱정스럽고 마음이 어수선했다. 다행이도 고무풍선 같은 물집은 1주일이 지나 터졌다. 터지고 나니 쭈그렁방태기 마냥 피부가 주글주글. 가만히 놔두고 있으니까 스스로 다른 피부가 생성되어 꼭 각질 처럼 되더니만 벗겨졌다. 지금은 빨갛게 자국만 남아있는데 여행하면서 이 자국이 없어 질려나. 에릭은 나의 마크랜다. 날 잊어 버렸을 때 나를 찾을수 있는 상징이라나.. 더 이상 내 오른발이 수난을 당하지 않으면 좋겠구만.

비자 연장 삼 만리!

“더 이상 올해는 볼리비아에 들어올 수 없습니다. 내일이 거주 만기이시군요. 815BS (US$ 100)내면 어쩌면? 거주가 연장 될 겁니다” 에릭하고 난 그 뚱뚱이 세관원이 책을 펼쳐들며 줄줄이 나열된 규정 같지도 않은 규정을 떠벌리는 것을 다 듣는척했다.

자기깐에는 아주 열심히 우리에게 겁을 주었다고 생각을 했는지..
표정이 이제 어떻게 하겠느냐? 는.

▲ 개미할퀴

이렇게 먼 곳에 온 곳도 억울해 죽겠는데 게다가 덤 대기 까지 시켜 우리에게 돈을 뜯어내려고 하는 속셈을 누가 모를 줄 알고.

에릭은 그 뚱뚱이 아저씨의 말이 끝나자 마자 우리가 싼타쿠르즈에서 누구와 이야기를 하였고 그 사람이 이곳으로 가서 거주 연장을 받아 오라고 했다는 이야기를 하면서 전화번호를 건네 주었다.

그리고 세관원이 요구하는 돈은 1년 연장 받을 경우 드는 것이며 우리에게 해당이 되지 않는 것이라고. 웃으면서 아마 당신은 나보다 모국어를 더 이해하지 못하시나 봐요? 라고 하니..

당황하며 어! 규정이 어느새 바뀌었나? 하며 다시 읽는 척 하더니만..” 아 그렇군요.,
그런데 일단 오늘 볼리비아를 나가면 다른 나라에서 5일 있다가 들어와야만 거주를 연장해 줄 수 있다고 다른 또 구실을 부치는 것이었다. 사실 이점에 대해서는 흥정을 보아야만 했다. 싼타쿠르즈에 있는 외국인 청 사람도 확실하게 아는 바가 없다고 하였고 국경세관원에 따라 적당히 넘어갈 때도 있고 아니면 몇 푼 주면 해결이 된다고 들은 터라..

하지만 에릭은 아주 느긋하게 여유를 부리면서 규정을 보여 달라고.. 규정이 있으면 그렇게 하겠는데 궂이 그럴 필요가 무엇이냐고? 우리가 볼리비아에 오래 있으면 있을수록 외화가 늘면 늘지 왜 줄이려고 하냐고? 당신도 볼리비아가 브라질 보다 더 잘살면 좋지 않겠냐고? 에릭이 그 사람을 구워 삶는 모습을 보니 웃음이 나오려고 했지만 일부러 겁먹은 듯한 표정을 하면서 애원의 눈으로 뚱뚱이 아저씨를 난 쳐다 보아야만 했다. 적어도 한 사람은 그렇게 해주는 것이 그 아저씨의 과시를 묵살 시키지 않을 것 같아..그래서 다른 나라를 여행하려면 그 나라 언어를 마스터하는 것이 좋다.

뚱뚱이 세관원은 우리에게 더 이상 이야기를 해 보았자 국물하나 안 나올 것을 알아차렸는지.. 그래도 자존심은 있는 터라 우리가 브라질에서 출입국도장을 받아 돌아오면 자기가 타국에서5일 지내고 와야 한다는 규정을 찾아 놓겠다고 큰소리 치는 것이었다. 그리고 자기가 도와주겠노라고 하는 것이었다. 배 삯은 얼마이고 우리에게 더 많이 지불하지 말라며 필요이상으로 우리에게 친절을 베푸는 것이었다. 자신이나 외국인에게 뜯어먹을 생각을 하지 말 것이지 ..

▲ 융가의 길

우린 배를 타고 브라질로 갔다. 관세청이 바로 배에서 내리면 있는 것이 아니라 조금 걸어 들어가야만 했다. 다행이도 브라질 관세청은 아주 간단했다. 출입국 도장을 한꺼번에 찎어 달라고 하니 아무 말없이 당일날짜로 찍어 주는 것이었다. 구야마린이라는 도시는 국경 지역으로 볼 것도 없었을 뿐더러 포르투갈 언어를 쓰니 이해도 안가고 강 하나를 두고 이렇게 다를 수가! 완전히 언어를 모르니까 바보가 된듯한 기분이 들었고 날씨가 너무 푹푹 쪄서 빨리 볼리비아땅으로 가서 숙소를 정해 쉬고 싶기만 했다. 이곳 국경까지 오게 된 것을 생각하면 볼리비아 당국에 화까지 난다. 우린 거주 연장을 싼타쿠르즈에서 하려고 했었는데 싼타쿠르즈 외국인 청에서는 라파즈에 서류를 작성하여 보내면 오래 걸리고 그리고 번거롭고 하니 다른 나라에 나갔다가 다시 들어오라는 것이었다.

겸사겸사 볼리비아 정글도 볼 겸 이곳으로 와서 거주연장을 받아가기로 한 것이다.
당초 예정은 트리니다드에서 배를 타고 신선노름을 하면서 국경까지 오려고 했었는데 막상 배를 보니 엄두가 나지 않았다. 여행책에 쓰인 정보는 잘못된 정보였다. 날씨는 푹푹 찌고 화장실도 없고 이런저런 것은 어떻게 견딘다고 하지만 모기에게 뜯길 일을 생각하니 앞이 막막했다. 그리고 3일만에 국경에 도착한다는 보장도 없으니.. 다른 방법은 버스로 30시간 여행하던가 경비행기로 4시간의 결정이었다. 버스에서 혹사하느니 돈이 조금 들더라도 경비행기로 가서 비자를 연장 받기로.. 하지만 경비행기안에서 혹시나 비행기가 추락하면 어떻게 하나 하는 걱정이 더 앞서기만 했다. 푹푹 찌는 더위. 땀은 비쏟아듯이 몸에 쩍쩍 붙고 열대지방의 날씨였다. 정신적으로나 육체적으로 우린 지칠 대로 지쳐있었다.

▲ 시장에서의 점심

다시 배를 타고 볼리비아에 도착. 배로 30분이면 브라질과 볼리비아를 오고 갈 수 있다.
관세청에 가니 그 뚱뚱이 아저씨가 선풍기까지 켜주면서 우리를 반겨주는 것이 아닌가!
여권에다가 도장을 팍팍 찍더니만.. 90일 연장 되었다며 좋은 여행하라고.
그리고 어느 숙소가 좋다고 지역정보까지 알려 주면서 작별을 하는 것이었다.
찾아 놓겠다는 5일의 규정은 어제 이야기 했느냐는 식으로..

에릭에게 왜 묻지않았냐고 하니 괜히 긁어서 부스럼 만들지 않으려고 했다고 하는데 궁금한 것이 정말로 그런 규정이 있는 것인지? 다른 나라는 이런 규정이 있다고 하는데 말이다.

어쩌면 그 뚱뚱이 아저씨가 헤어질 때 악수하면서 우리손에 돈이 쥐어져 있지 않나 기대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긴 했지만 우린 한푼도 주지 않고 아주 환영까지 받으면서 90일 거주를 연장 받았다.

모르는 관광객이 가면 겁을 주어 몇 푼이라도 받아 내겠지?

참고: 볼리비아는 무비자로 90일간 체류가 가능하다. 90일 이상의 체류를 원할 경우 외국인청에 신청을 하면 되지만 절차도 까다로울 뿐더러 기간도 오래 걸리고 요금도 지불해야한다. 1년 체류비용을 지불해야한다고 하는데 아직 확실한 규정은 없다. 산타쿠르즈에서는 브라질이나 다른 나라에 다녀오라고 원한다. 가장 간단한 방법은 다른 나라에 나갔다 들어오면 자동적으로 90일이 연장되는데 여권에 도장을 찍어 줄 때 90일인지 30일인지 확인하고 받는 것이 좋다.

대부분 30일만 찎어 주고 90일을 요구할 경우 돈을 원하는데 90일을 받을 권리는 있다.
세관원이 돈을 뜯어내려고 괜히 무서운 얼굴을 하고 윽박질러도 태연하게 다 아는 것 처럼 행동하면 된다.

정글의 “개미먹는 곰” –(일명 개미할퀴라고 함)과의 만남
정글투어. 말만 들어도 왠지 설레 이고 기대가 되는. 내가 꼭 타잔이 되어 정글을 마구 뛰어다니면서 나무와 나무 사이를 오르락 내리락 할 수 있는 그런 기분을 느끼게 하는 단어가 정글 투어이다.

하지만 환상과 현실은 항상 반대라고. 정글로 가는 길은 버스로 근 20시간 전부 비포장이다. 버스는 모터가 어떻게 작동이 되어 달릴 수는 있지만 좌석이랑 창문, 다른 것들은 다 망가진 그런 상태이다. 다른 버스 노선은 다른 날에 떠난다고 해서 그 노선이라도 떠날 수 있다는 점에 감사하며 버스를 탔건만 버스 안은 디스코와 아수라장이다. 운전사는 볼리비아의 최근 디스코음악을 최고의 볼륨으로 키고 흥이 나게 운전을 한다. 버스 운전사 옆에는 4명의 조수들이 함께 앉았는데 이들은 중간중간 손님의 짐을 싣거나 똥차의 타이어를 점거한다. 운전사는 이 젊은이들과 함께 코카 잎을 질겅질겅 씹으면서 음료수를 마시는데 나중에 에릭이 알려 준 바로는 술이었다고 한다. 아무리 음악을 줄여달라고 해도 듣는 둥 마는 둥. 잠깐 줄였다가 조절이 안 된다고 하면서 또 크게 하고. 내 귀는 멍멍하고 코는 거의 마비 상태이다. 버스에 탄 사람들의 냄새와 바깥의 먼지 때문이다. 버스에 사람들만 탄 것이 아니라 닭도 있고 알 수 없는 것들이 풍겨대는 냄새가 아니라 악취인 셈이다.

악취는 티거발삼을 코 끝에다가 발라서 그럭저럭 견딜 만했지만 건너편에서 트럭이나 차량이 한번씩 지나가면서 뿜어내는 빨간 비포장의 먼지는 온몸 전체를 빨갛게 만든다.

중간중간 버스가 정비 때문에 서면 적당히 눈치 보아서 화장실을 찾아 실례를 해야 한다. 오히려 화장실이 있는 것 보다 더 낳은 편이다. 그렇게 정글을 달려 온 곳. 루레나바케에 새벽 2시에 도착했다. 오토바이 택시들이 호텔을 안내해준다고 기다리고 있고 오토바이 택시를 타고 숙소로 향했다. 베니 지역의 특징이 일반 택시들보다 오토바이 택시가 많다는 점이다. 오토바이 뒤에 인도의 릭샤처럼 여러 사람이 탈수 있는 택시가 있는가 하면 바로 운전수 뒤에 날수 있는데 가끔 관광객이 털렸다고는 한다. 숙소에 도착하여 샤워를 하니 물이 빨갛다. 먼지색깔 때문이다.

루네나바케라는 곳은 셀바와 팜파지역의 정글 투어를 하는 곳으로 외국 관광객이 많고 조용하고 아늑한 곳이다. 셀바 투어는 3박 4일이 기본인데 배를 타고 Maldidi(말디디) 자연국립공원 안으로 들어가 트레킹을 하고 자연을 만끽하는 것이고 팜파 지역투어는 짚차를 타고 비포장 길을 달려 정글 같은 곳으로 들어가 경험을 하는 것이다. 투어의 비용은 하루 평균 20US$이며 숙식이 제공된다.

팜파 투어는 20시간 버스여행을 하면서 이미 한 터고 양심적인 여행사 주인의 말에 의하면 관광객이 많아 동물들이 피하여 숲 깊은 곳으로 피신처를 옮겨 거의 볼 수 없다는 정보를 주었다. 팜파 투어를 하는 경우 뱀을 목에다 칭칭 감는 경험도 한다고 하는데 난 뱀이 세상에서 제일 싫고 더 이상 빨간 먼지는 사양하고 싶었다. 그리고 모기한테 뜯길 각오도 단단히 해야 한다고 한다. 모기 약을 발라도 옷을 뚫고 들어와 문다고 한다. 우린 팜파 투어를 제대로 하지 않았지만 정글 버스 투어 때 모기에 워낙 많이 물려서 겁도 나기도 했다. 도시의 모기와는 비교가 안 되는 독종이다. 가려움도 참을 수가 없고 조금만 긁으면 고무 풍선처럼 부풀어 오르는데 난 경비까지 지불하면서 고생을 하고 싶은 생각이 눈꼽만치도 없었다.

그런데 사람 심리가 참 이상한 것이 이곳에 정글투어를 하러 일부러 왔는데 팜파 투어를 안 하기로 하니 괜히 뭔가 빠진듯한 그런 기분이 들긴 했지만 과감하게 자를 것은 잘라야 할 것 같아 우린 배를 타고 가는 셀바 투어만으로 결정을 했다. 아침 8시30분에 배를 타고 말디디 자연국립 공원으로 가는데 한가하고 평화롭다. 국립공원 관리 사무소에 도착하여 표에 도장을 찍으러 올라가니

외국 관광객들이 환호성을 지르며 난리법석 이었다. 이상하게 생긴 동물이 우유 병을 쪾쪾 빨아 먹고 있는 것이 아닌가! 어쩜 저렇게 생겼을까?희한하게 생겼고 예쁘다고는 전혀 느낌이 오지 않았지만 뭔가 특별한 것이라고는 생각되었다. 개미가 주 양식이라 이름이 개미를 먹는 곰이란다. 겁을 먹으면서 자세히 보니 눈은 아주 순하게 생겼는데 손톱인지 발톱은 아주 날카롭게 보였다.

동물들도 자기를 무서워 하고 관심을 보이는 것은 금방 영감으로 눈치를 채는 모양이다.
난 반은 신기하고 반은 겁내 하면서 보고 있었고 그 개미 먹는 곰은 에릭의 무릎에 아주 날카롭게 생긴 손을 댄다. 에릭이 자기에게 지대한 관심을 주는지 눈치를 챘다며 하지만 공원의 관리자는 에릭에게 바지가 망가질 염려가 있으니 주의하라고 경고한다. 한번 찌익하고 긇어 내려가면 바지 뿐만 아니라 다리에 상처가 아주 깊게 날것이라고.

배에서 내릴까 말까 하다가 내리기 정말 잘했다 싶다. 태어나서 처음 그런 동물을 보았기에..
아쉬운 것은 라마처럼 내가 우유 병을 쥐고 우유를 주었더라면 더 기억에 남았을 텐데..
정글투어 하면 힘들었지만 희귀하게 생긴 개미먹는곰이 떠오른다.
돈에 미친여자마냥 히스테리를 부렸는데

강을 보면서 맛있는 스루비 라는 민물 생선를 거의 다 먹고 커피 한잔하려고 하는 순간, 에릭이 당황해 하는 얼굴을 하며 바지에서 뭔가 찾는 기색이 보인다. “뭘 찾는데 그리 놀란 표정이에요?” “ 아니, 뭐”

일단커피나 마시라고 권하는데 느낌이 심상하지 않았다. 뭘 찾는데 그리 얼굴이 놀랐냐고 재촉하여 물으니 글쎄. 돈을 몽땅 넣어둔체로 아침에 빨래를 맡기면서 바지를 맡겼다는 것이 아닌가!

커피가 목으로 넘어가다가 팍 입으로 튕겨 나오는 듯한 기분이었다. 에릭이 우리가 쓸 경비를 거의 다 가지고 있었고 내가 가지고 있는 것은 비상시 쓸 돈 밖에 없었기 때문이다.

지금 이순간에 커피가 넘어가느냐고 빨리 가자고 해도 에릭은 어차피 빨래를 돌렸다면 돈은 구겨지거나 갈기갈기 찢어 졌을 테고 서두른다고 되는 일이 아니니 커피나 마시라나.

성질 급한 나는 핏대가 오르기 시작했고 그 돈이면 우리가 10일이나 넘게 다닐 수 있는데 그걸 몽땅 바지 주머니에 넣었다니 또 이렇게 태연하게 커피를 마시면서 유유자적하는 에릭이 이해가 가지 않을 뿐이었다. 지금 커피가 목으로 넘어가느냐고 빨리 일어나서 빨래방으로 가자고 서두르면서 난 빨래방까지 뛰다 시 피하여 도착. 점심시간 이라 다른 빨래방들은 문을 닫았지만 우리가 빨래를 맡긴 곳은 마침 열려 있었다.

아줌마, 아줌마 성급히 부르니 아침에 빨래를 받은 아줌마가 나오지 않고 다른 아줌마가 부시시한 얼굴로 나왔다. 돈이 바지에 들어있다고 이야기를 하지 않고 일단 우리 빨래 어디 있냐 고만 물었다.

“돈이 바지에 있는 것을 발견하고 지금 물이 약간 묻어 돈을 말리고 있다며 나더러 진정하라고 하시는 것이었다.

휴! 정말로 그 아줌마가 천사 같이 보였다. 빨래를 세탁기에 넣기 전에 먼지도 너무 많아서 한번씩 털고 물에 담구었다가 돌리려고 했는데 우연히 바지에 뭔가 잡히는 것 같아 보니 비닐 봉지에 싼 돈이었다고 한다. 이미 물에 담구어서 물이 조금 묻긴 했지만 하나도 손상이 되지 않았다며.

아이구, 살았네. 돈을 찾고나니 항상 입으로는 돈이 다가 아닌데 했으면서도 그 일을 당했을 때는 돈이 인생의 전부 인양 행동한 내 자신이 조금 창피했다. 그리고 마음속으로는 어땠는지 모르지만 태연하게 빨래방까지 걸어오는 에릭의 느긋함에 화도 났었고 한편 우리둘다 똑 같은 성격이 아닌것이 천만 다행이다 싶었다. 아줌마에게 고맙다고 사례를 하니 구지 안 받으시겠다고..

아줌마가 모른척하고 쓱싹했더라면 4달 월급은 되었을 텐데. 사람들이 가난하긴 하지만 아직 양심은 썪지 않았구나 싶어 흐뭇했다. 에릭에게 다음부터 돈 간수 철저히 하라고 귀가 따갑도록 잔소리를 해대고 돈을 반반씩 나누어서 간수하기로 했는데..

이제 입 다물어야지
그 후 이틀 후..
루레나 바케에서 버스를 타고 그 이름도 유명한 융가의 마을 코로이코에 우여곡절 끝에 도착했다.
베니의 버스 노선을 정말 믿을 수가 없다. 분명히 연결편이 있다고 했는데 도착하니 코로이코 연결편이 없어 사람들을 모아 택시를 타고 또 먼지를 잔뜩 뒤집어 쓰고 코로이코에 도착.

나의 기분은 거의 땅 바닥 이였다. 그 동안 너무 힘든 여행이라 잠 한번 방해 받지 않고 자는 것이 소원인 터라 우린 코로이코에서 가장 전망이 좋은 호텔로 숙소를 잡았다. 그 동안 누리지 못한 편안함을 보상 받으려고. 호텔 베란다에서 보이는 융가의 꼬불꼬불 산길과 산의 자태는 약간 비밀스러운듯 하면서 그동안의 피로를 말끔하게 씻어 주었다.그 동안 다녀온 베니 투어는 정말로 고생 바가지였다.

정글투어라고 해서 간곳이긴 했지만 자전거로 여행을 하면서 보는 것과 비슷한 그런 자연환경 이였고 단 한가지 얻은 것이 있다면 개미 먹는 곰을 본일. 그것밖에는 기억 나는 것이 없었으니 말이다.

이왕 기분 내는 것 호텔에서 점심도 먹고 베란다에 앉아 마냥 산을 보면서 정서적으로 휴식을 취하고 싶었다. 에릭은 잠깐 인터넷을 하겠노라고 하여 호텔 로비에서 책을 빌려 읽어야지 싶어 책을 빌리러 가면서 잠깐 화장실에 들렸다. 그리고 4시간이 지난 저녁 8시.

저녁이 되니 낮에 더운기온이 싹 사라지고 쌀쌀한기운이 맴돌았다.
내 남방 어디있지? 아무리 방과 베란다를 찾아도 남방이 보이지 않았다. 아! 순간. 화장실. 로비옆에 있는 화장실에 놓았던 기억이 났다. 부랴부랴 로비로 내려가 화장실에 가니 남방이 고스란히 수건걸이에 걸려있었다. 남방 주머니를 만지니 딱딱한 것이 잡혔다. 여권도 있구나. 돈도 그대로 있겠지, 설마 하면서 지퍼를 열고 보니 돈은 싹 빼갔다. 이일을 어쩌면 좋대.

이틀 전에 에릭한테 돈 뺐어 놓은 것이랑 비상 달러랑 여권하고 함께 넣어 두었는데.
호텔 관리자에게 이야기를 해 보았지만 아무 소용이 없었다. 호텔 투숙객만 로비의 화장실을 이용하는 것이 아니라 융가 투어를 한 자전거 그룹들도 이용하고 많은 사람들이 4시간 안에 들낙 날락 한터라

도둑더러 “돈 거져 가져가시오” 하고 나둔것이나 마찬가지인 것을 찾으려고 하니 찾을 수는 없는 일이었다. 메니저랑 에릭은 그나마 여권이랑 남방을 가져 가지 않은 것만으로 감사하게 생각하라고 하는데 화도 나고 정말 쥐구멍이라도 있으면 들어가고 싶은 심정이었다.

“난 절대로 돈은 안잊어 버린다” “중요한 물건은 항상 몸에 닿는 곳에 둔다. 등등 귀가 따갑도록 이틀 전에 얼마나 박박 에릭을 긁어 댔던가! 그런데 내가 아차 하는 사이에 우리 경비를 완전히 축내 버렸으니.

나 스스로 용납할 수 없었다. 사람 예감이 참 이상하다 . 예감이 이상할 때 바로 행동에 옮겨야 하는데 지나고 나서 생각하고 후회한들 무슨 소용이 있으랴,이미 배는 떠났건만.

점심 먹을 때 따스한 햇빛이 너무 강해서 남방을 벗어 의자에 걸면서 잠깐 그런 생각을 했다. 여권과 돈을 바지 주머니로 옮겨야지 하면서 그냥 의자에 걸었던 것이다. 그런 생각이 들때 행동으로 옮겼더라면 이런 낭패는 보지 않았을 텐데.

정말로 재수 없네. 돈 잊어 버린 줄 알았다가 찾았더니 내가 결국 일을 저질렀구먼.
아마도 내가 너무 에릭에게 잔소리를 해서 하느님이 나에게 주신 벌인가? 돈 때문에 남편에게 큰소리 내지 말라고… 이제 큰소리 커녕 찍소리도 못하게 되었으니.

융가에서 죽는 것은 싫어
코로이코에서 라파즈까지의 길은 세계에서 위험한 길이라는 것은 웬만한 사람은 다 아는 상식이다. 근 2000m 높이의 비포장 길이 거의 오르막이고 아주 가파르다. 반대로 라파즈에서 코로이코까지는 2000m가 내리막인셈이다. 내릭막의 스릴 때문에 이 길은 MTB자전거 관광객이 많이 찾는 곳이기도 하다. 당연히 내리막의 스릴을 느끼면서 매초마다 변하는 자연을 감상할 수 있겠지만 개인적은 의견으로는 그리 권하고 싶은 투어는 아니다. 일단 단체로 움직이기에 자유롭지 않고 자전거가 혹시라도 정비가 제대로 되어있지 않으면 너무 위험하기 때문이다. 나도 이 길을 보지 않았더라면 아마 라파즈에 도착해서 자전거로 내려왔을 테지만 미리 버스로 답사한 것은 잘한 일이다 싶다.

코로이코에서 융가를 달려 라파즈로 가는 미니 버스가 있는데 우린 미니버스 앞 좌석으로 전날 예약을 했다. 10대중 1대는 꼭 사고가 난다고 들었기에 긴장이 되긴 했다. 길이 너무 좁고 반대편에서 오면 차가 교차를 할 수 없어서 뒷바꾸를 해야 하는데 이때 사고가 많이 나거나 내려오는 차가 과속을 하여 충돌하는 경우가 많다고 한다. 이런 말을 들은 터라 사실 미니버스로 올라가는 것도 은근히 걱정이 되긴했다. 그리고 계속 좋지 않은 일만 연속적으로 생겼기에..

운전사 옆에서 융가의 낭떠러지를 보면 현기증이 난다. 잠깐현기증이 난다고 느끼는 순간 갑자기 비명소리와 함께 급 브레이크. 소리지르기 라면 나 따라 가는 사람이 없는데 다른 여자가 소리를 지르는 그 소리에 너무 놀란 나머지 내 입은 벌어지지 않았다. 사고 일보 직전이었다.

우리 운전수는 얌전히 가고 있었는데 내려 오는 차가 우리를 보지 못하고 막 달린 모양이다. 다행이 도 운전가들이 빨리 급브레이크만을 잡았다. 식은땀이 주르르. 10대중 1대에 우리차가 해당 되리라고 생각도 하지 않은 터라. 아롱아롱하기만 했다. 앞에 앉아서 내려오는 차가 올 때마다 운전사에게 차가 내려온다고 주의를 주었었는데 왜 못 보았는지? 운전수도 많이 놀랐는지 물 한 모금을 마시곤 다시 떠나려고 했다. 차 안에 앉아 있던 사람들은 어느 누구 하나 운전수를 나무라지도 않았고 고개 돌때마나 크락션을 울리세요” 그렇게만 이야기를 한다. 운전수 또한 다른 운전수에게 화를 내지 않는다.우리를 사고 위험까지 몰고 간 반대편에서 오던 운전수는 차를 조금 빼더니 미안하다는 표시로 손을 한번 들어 올리는 것이 다였다. 우리 운전사도 아무 불평도 없이 다시 시동을 걸어 그 가파른 오르막을 올라간다. 어떻게 아무런 실랑이도 벌이지 않고 그렇게 자연스럽게 받아들이고 넘어가는지 이해가 안 갔다. 만약 조금 더 과속을 했더라면 큰 사고가 났을텐데. 운전수에게 에릭이 말을 걸었다. 조금 조심해서 운전을 하면 좋겠다고..” 사고나는 것은 산신령이 하는 일인터라 그리 겁낼 필요가 없다는 말이 대꾸였다”

융가에서 사고가 나서 설사 죽는일이 있다고 해도 볼리비아 사람들은 그리 슬퍼하지 않는다고 한다.
가장 아름다운 볼리비아 산에서 죽음을 맞이 하였기에. 믿음도 가지가지라지만 그래서 사고일보 직전이었음에도 불구 하고 사람들의 반응이 그렇게 태연했구나! 이해는 갔지만 받아들이긴 힘들었다.이렇게 위험한 구간이면 시간을 정해서 내려오는 차와 올라가는 차를 구분하면 될 텐데 이네들이 조금 미련한 것은 아닌가, 아니면 생각 없이 사는 것이 아닌가 싶은. 그래도 지금은 14년 전보다 덜 위험하다고 한다. 에릭이 14년전 융가를 달릴 때는 손으로 만든 신호등을 든 사람들도 없었을 뿐더러 차량의 상태가 더 좋지 않았다고 한다. 이 길을 보기 위해 세계에서 오는 관광 자원 때문에 길을 개발하지 않는 이유인지 그 정치적인 속사정은 모르지만 융가에 죽음이 많지 않길 바랄 뿐이고 우리가 죽지 않은 것에 다만 감사할 뿐이다.

캠코더 대신고산병

한걸음 한 걸음 걷는 것이 벅차 댄다. 얼굴은 창백하고 눈은 빨갛고 상태가 정상으로 보이지 않았다.
괜찮다고 말은 하는데 영 눈치를 보니 아닌 듯 해 보이기만한데.
에릭은 켐코더를 사야 된다는 집념하나로 고산병을 이기려고만 한다. 그 고집을 누가 꺾으랴. 고집이라고 하면 이미 소문이 날 정도로, 아니 좋게 말하면 의지가 강한 것이지만.

소금사막 우유니 마지막 투어 돌아오는 길에 분실한 캠코더를 볼리비아에서 도저히 구입할 수가 없는 상황이였다. 산타쿠르즈에서 전자 제품을 판매하시는 윤수근 한인회 회장님이 볼리비아 전역에 수소문을 해도 이곳에서 사용하는 시스템이 아니라 구입이 안된다는 것이었다. 거의 포기를 하고 있었는데 코로이코에서 만난 미국사람이 라파즈의 전자 상가 거리에서 우리가 찾는 켐코더를 보았다고 했다. 라파즈에 도착하자마자 호텔에 짐을 풀고 단 한가지 희망을 걸고 라파즈 전자 상가 거리를 찾아 갔다. 2km 정도 되는 거리에 삼성, 엘지, 소니 제품 및 각종 전자 제품을 판매하고 있었다. 정품인지 아니면 밀수품인지. 이 거리는 밀수품을 공식적으로 파는 곳으로 유명하다고 하는데 이곳을 방문할때는 많은 주위가 필요하다고 한다. 유감스럽게도 우리가 찾는 켐코더는 쥐잡듯이 찾아도 없었다.

얼마 전에 있었는데 팔아 버렸다면서 한 주인은 우리에게 운이 좋으면 살 수 있을 것이라고 위로를 해주었다. 다른 영상 제품은 독일보다 반값이나 싸다고 한다. 하지만 에릭이 찾는 제품이 없으니.

에릭을 보니 실망이 가득찬 얼굴이기도 했지만 밀가루처럼 창백해 보였다.
괜찮냐고 하니 꼭 쓸어 질 것 같다고 하는 것이 아닌가. 보통 때는 지나가는 택시도 많더니만 택시도 보이지 않고 이 거대한 사람이 길에서 그것도 시장에서 쓰러지면 어떻게 하나 싶어 눈물만이 앞을 가렸다. 그깟 놈의 캠코더가 뭐 그리 중요하다고 아픈 몸을 꾹 참으면서 그걸 찾나 싶은 것이.

휘청대면서도 내가 혹시나 당황하고 겁먹을까 봐 아닌척하는 모습이 한편 고맙기도 했지만 미련해보이기도 하고 캠코더를 훔쳐간 도둑이 한없이 원망스러웠다.

에릭은 다행이 도 쓰러지지 않았고 택시를 타고 숙소로 왔다. 완전히 기진맥진하고 몸에 열이 불덩이 같이 나고. 고산병에다 정글 투어를 하면서 배에서 감기까지 걸린 모양이다. 호텔에 오니 그제서야 몸이 많이 아팠는데 참았다고 하는 것이었다.

모든 잡소리가 시끄럽고 빛도 방해한다고 하여 8시부터 불을 끄고 쥐죽은듯이 라파즈의 밤을 보냈다.
고산병은 머리가 빠개지는듯하고 현기증이 나고 구토까지 난다고 한다. 어떤 사람은 코피까지 쏟는다고 하는데 사람마다 조금씩 증상은 다르지만 숨이 가파르고 일단 머리가 많이 아프다고 한다. 고산병을 막기위한 약이 있으므로 미리 먹어두면 좋지만 약을 먹을 경우 후유증이 생길 수 있다고 한다. 제일 현명한 방법은 몸에 감기 기운이 있거나 상태가 좋지 않을 경우는 방문을 늦추던가 아니면 코카 잎차를 많이 마시는 것이 좋다. 코카 잎차 뿐만 아니라 충분히 수분을 섭취하면 조금 예방을 할 수 있다.

마약밀수범으로 우리를 찍다니

우여곡절의 베니 정글투어를 마치고 이제 꼭 집으로 가는 기분이다. 싼타쿠르즈로 돌아가서 며칠 쉬다가 우리가 원하는 자전거로 드디어 여행을 떠난다 생각하니 마음이 부풀어 오르고 그 동안에 벌어졌던 일들은 다 잊어 버리고 싶다. 라파즈에서 싼타쿠르즈까지 버스 소요 시간은 18시간. 저녁 8시 출발하여 다음날 오후 1시에 도착예정 이다. 다행이도 거의 아스팔트란다. 좌석을 채우려고 마지막 몇 분까지 기다린다. 참 이해 할 수 없는 일은 버스 노선이 라파즈에서 싼타쿠르즈까지 3개의 노선인데 왜 똑 같은 시간에 다 출발을 하는지 모르겠다. 다른 시간대에 출발을 하면 손님들이 선택할 여지도 많고 서로 경쟁도 되지 않을 텐데 다들 똑 같은 시간에 출발을 하니 당연히 버스가 꽉 차지 않는 것이다. 그래서 버스 떠나기 일보 직전에 버스표를 구입하면 저렴하다. 드디어 우리버스는 30분 지연되어 출발했다. 버스 안에서 잠을 좀 잘 수 있겠지 했건만 버스가 체 떠나기도 전에 한 상인이 올라왔다. 위장 청소와 연고를 팔러 올라온 상인이 근 1시간 약품을 팔기 위해 선전을 해댔다. 저런 약을 누가 산다고 저렇게 목이 아프도록 떠들어 댈까 싶었건만 의외로 사람들이 약을 많이 사는 것을 보고 난 적잖게 놀랬다. 나도 호기심에 포장이라도 보려고 받아서 보니 아주 그럴싸하게 쌓여있고 그 상인의 설득력은 대단했다. 그 약을 먹으면 당장 온 장 속에 있는 불순물들이 하루 아침에 제거 되는 그런 말들이었기 때문이다. 상인이 기쁜 얼굴을 하면서 내려가니 그 다음에는 비디오를 켜준다. 공포 영화내지는 무술영화. 앞 좌석과 중간에 14인치 TV가 있는데 음향이 조절이 안 되는지 아주 시끄럽다.

버스가 떠날때즘 장사꾼들이 올라와 장사를 하고 가면 비디오 상영을 해주고 그것이 끝나면 11시에서 12시 사이, 야간 버스는 이렇게 프로그램마냥 정해져 있다고 한다.불을 꺼준다. 자라는 소리이다. 조금 잠이 들었을까. 버스가 서더니만 경찰이 차에 올라왔다. 여권과 짐 검사를 해야 한 댄다. 그런데 앞에 앉은 우리 둘만 짐 검사랑 여권검사를 하고 떠나도 된다는 것이었다. 형식적이 검사이구나 라고 생각하고 깬 잠을 다시 청했다.

새벽6시 차가 또 섰다. 경찰이 또 올라오더니 차에서 한명씩 내리면서 신분증 검사를 한다고 했다. 에릭과 나의 여권을 보더니만 우리는 따로 줄을 서라고 하는 것이었다. 다른 볼리비아 사람들은 아주 쉽게 검사를 마쳤다. 우리 둘 외에 브라질 관광객, 독일 선교사 한분. 우리 네 명을 버스 옆에 한 줄로 세우더니만 한명씩 신문하듯이 이것저것 꼬치꼬치 캐묻는 것이었다. 그리고 한 사람씩 짐을 꺼내 수색을 하였다. 죄도 짓지 않았는데 꼭 죄인마냥 그런 취급을 당한다는 느낌이었다. 왜 외국인만 수색을 하는 것이냐고 물으니 얼마 전에 네덜란드 관광객이 마약을 밀수하다가 걸렸다고 한다. 그렇다고 이렇게 외국인만 한 줄 세우고 가방과 온몸을 수색하는 것은 옳지 못한 일이라고 에릭은 따졌다. 버스 외에 트럭들은 검사도 없이 그냥 통과를 하는 것이었다. 그리고 외국인이 한번 마약을 들여왔다고 외국인만 집중적으로 검사하는 것은 내가 볼 때도 바보 같은 검사였다. 함께 의심을 받은 독일 선교사의 말에 따르면 에보 대통령이 현재 자리 잡고 있는 많은 외국인을 볼리비아에서 추방하려는 의도와 종교수업을 정식 과목에서 빼려고 하는 술책에서 벌어지는 일이라고 했다. 그동안 타국의 종교 단체, 특히 카톨릭 종교의 도움으로 많은 학교가 설립되고 거의 모든 학교에서는 종교 수업이 정식 과목인데 그 수업을 없애려고 하고 또 국교가 카톨릭인데 자율적으로 하려고 하는 계획이라고 한다. 에보 대통령이 주장하는 것은 카톨릭이 그 동안 많은 도움을 주었지만 부자들만이 누릴 수 있는 특권으로 보고 있고 많은 부정 부패가 있다고 주장하며 종교 단체의 회계검사 및 신부님들 및 선교사들을 주목하고 있다고 한다. 독일 선교사의 말에 의하면 만약 조금이라도 이상한 물건이 그분의 가방에서 나왔더라면 그것을 마약으로 간주하고 아주 획기적인 이슈를 만들 기회가 있다고 보기에. 독일 선교사는 6년간 라파즈에서 선교활동을 했었는데 이제는 떠나야 할곳이라는 느낌을 받아 볼리비아를 떠나기로 했다고 한다. 볼리비아가 쿠바로 될 가능성도 많다고 하면서 우리들에게 빨리 볼리비아를 뜨라고 하는 말까지 덧붙였다. 처음 볼리비아를 들어와서 볼때는 아주 흥미가 많았는데 지금 4개월째 접어들어 볼리비아의 왠만한 곳을 다보고 나니 사실 흥미가 떨어진것도 사실이고 버스 여행으로 너무 혹독하게 고생을 해서 안 그래도 지겹다 싶었건만 지금 상황이 그렇게 변해간다고 들으니 마음이 더욱 급하기만 했다. 마약 밀수범으로 의심당하는 것이 기분이 나쁘긴하지만 검사만 하면 되는일이고 우리가 볼리비아에 갇히게 될까 그게 더 걱정이 된다.

빨리 싼타쿠르즈로 돌아가 짐정리하여 자전거 여행을 해야겠다. 우리야 관광객이라 볼리비아가 쿠바처럼 변하기 전에 이땅을 떠나야만 하는데 남아있는 교민들과 우리나라 선교사, 종교단체들이 한편 걱정이다.

▣ 재독교포 여행가 김 문 숙 : 프랑크푸르트 무역관 마케팅 메니저, (Eric Wehrheim : Project Manager - ECH Frankfur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