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일은 사람이 꾸미나 성공은 하늘이 정한다
-SPn 서울포스트, 구기차 논객
사물의 둘레나 배경에서 발하는 빛을 '후광(後光, Halo Effect)'이라고 한다. 후광은 대개 사물을 돋보이게 하는데 그런 효과를 '후광 효과'라고 말한다.
자연 현상에서 나타나는 후광 효과에 비유할 만큼 사람의 심리 현상에서도 어떤 대상의 주변 요인이 그 대상을 돋보이게 해주는 효과를 발견할 수 있다. 그렇게 어떤 대상을 인지할 때 그 대상과 관련된 간접적 요인이 그 대상에 대한 판단에 영향을 미칠 때 그것을 '후광 효과'라고 부른다.
6· 2지방선거가 다가오면서 故人이 된 유명 정치인의 후광을 입은 신생 정당이 雨後竹筍처럼 탄생했다.
4월 8일 ‘리틀 DJ’ 한화갑 전 민주당 대표가 ‘DJ의 정신 계승’을 주창하며 평화민주당 중앙당 창당대회를 열고 김경재, 최재승, 한영애 전 민주당 의원을 최고위원으로 영입했다. 아는바와 같이 평화민주당은 DJ가 1987년 13대 대통령선거 출마를 선언하면서 만든 당이다. 그런 이 당이 23년 뒤 재탄생하여 DJ 정통세력에게 지방선거의 기회를 주겠다는 것이다.
1월 17일엔 故 노무현 전 대통령을 내세운 국민참여당이 탄생했다. 참여정부 시절 통일부 장관을 지낸 이재정 전 의원이 당 대표를 맡고 유시민, 천호선, 이백만 등 이른바‘노무현 사단’이 다시 모였다.
이들은 민주당 등 야당과 시민단체가 선거연합을 위한 ‘5+4 회의’를 통해 야권 단일화를 이루었는데 선거 열흘 전이 노 전 대통령의 서거 1주기(5월 23일)인 만큼 ‘노무현 바람’을 일으켜 전국 정당으로 키워나가겠다는 야망이다.
이렇게 김, 노 전 대통령의 후광을 입고 야권 신당이 탄생했다면, 여권 신당은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와 아버지 박정희 전 대통령을 내세운다.
2008년 18대 총선에서 13%의 정당 지지도로 14명(비례대표 8명)의 의원을 당선시켰던 돌풍의 주역 ‘친박연대’는 당시 박근혜 전 대표의 후광을 입었다. 특정 정치인을 창당 정신으로 삼은 첫 정당이라는 점에서 신당창당의 선배 격이다.
그 후 친박연대는 미래희망연대로 당명을 바꾸고 6· 2지방선거에 나서려했지만 서청원 전 대표가 ‘옥중 서신’을 보내 한나라당과의 합당을 추진했다. 그러나 합당 결정에 반발한 이규택 대표 등 비주류 측이 탈당하여 4월 6일 가칭‘미래연합’을 만들고 지방선거에 독자 후보를 내세우기로 했다.
친박연대, 미래연합 모두 2002년 박 전 대표가 한나라당을 탈당하고 만들었던 박근혜 전 대표의 향수가 짙은 ‘한국미래연합’을 떠올리게 된다.
여기에다 ‘한국의 미래를 준비하는 모임(한미준)’이 만든 선진한국당은 3월 31일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친박연합’으로 당명을 변경 신청하면서 ‘짝퉁 친박연대’ 논쟁을 일으켰다.
(편집자 = 고건 전 총리는 한미준과 무관하다는 말을 누누히 했기에 부분 삭제. 아래 '관련기사' 참고)
이 당 대표는 박 전 대표의 사촌오빠인 박준홍 전 대한축구협회장이다. 박 전 대표는 어이가 없어 이미 자신과 무관하다는 뜻을 밝히고 4월 14일 ‘정당명칭사용금지 가처분신청’을 냈다.
이에 대해 친박연합 박준홍 대표는 박 전 대통령의 유업인 녹화사업을 위해 17년간 환경단체를 이끌어왔는데 박 전 대통령의 나머지 유업인 국민대통합을 위해 나아가는 것이며 2006년에 만들어졌기 때문에 급조된 정당도 아니고 ‘親朴’의 ‘朴’은 박정희 전 대통령을 가리키는 것이지 박 전 대표와는 무관하다고 반박한다.
그렇다면 이들 신생 정당 탄생목적은 유명 정치인의 후광을 빌려 짧은 기간 내에 많은 득표를 노리기위해서일까. 아니면 遺訓정치일까.
이렇게 유명 정치인을 내세운 신생 정당은 개인 이름으로는 안 먹히니까 정치적 야욕을 유명 정치인의 이름으로 포장하고 과거 국민의 지지를 받았던 정치인의 이름과 이미지를 빌리는 것일 게다. 한 전문가는 급조정당이라는 이미지가 강해 선거에 큰 영향을 미치지 못할 것으로 보고 있다.
다행히 국민참여당의 유시민 전 장관과 무소속 김두관 전 장관 정도가 그나마 개인적인 이름값을 하고 있다.
그러나 신생 정당들은 출마자들의 해방구 역할을 하며 ‘낙천 후보 주워 담기’를 통해 즉 인지도가 높은 거물 정치인이 낙천하면 슬그머니 영입해 출마시키려는 속셈이다.
다시 말해서 호남에서는 ‘평민당’, 영남에서는 ‘친박’인기가 높기 때문인데, 특히 시골지역일수록 당 성향이 비슷하면 인지도가 높은 후보에게 표를 던지는 경향이 있다는 것이다.
여야 후보 지지율이 비슷한 수도권에서는 신생 정당 후보가 5% 정도만 득표율을 잠식해도 선거판이 뒤바뀌고 광역단체장은 어렵더라도 기초단체장과 비례대표 몇 석은 건질 수 있다는 것이다.
그래서인지는 모르나 미래연합과 친박연합 측은 한나라당 낙천 인사를 주워 담으려 하고 있다. 예로써 4월 14일 민주당은 지방선거 김해시 의원으로 민주당 경선에 참여해 탈락한 후보를 국민참여당이 입당시켰다며 참여당의 ‘낙천 후보 주워 담기’를 비난했다.
한 전문가는 신생 정당의 출현이 결국 ‘당 대 당 통합’을 위한 지분 확보 차원이라고도 보고 있다.
한편 평민당 인사들은 민주당 정세균 대표의 리더십을 높이 평가하지 않는 대신, 한나라당은 세종시 문제, 차기 대선 문제가 걸려 있어 친이계와 친박계는 물과 기름관계다. 그러나 차기 대선을 위해서는 지금부터라도 일정 지분을 갖고 있어야 한다고 생각이 들 것이다.
양당제로 가야 할 이유도 없고 정치인이 새 정당을 만들고 국민의 심판을 받는 것은 어찌 보면 당연하다. 그렇지만 선거 때마다 정당을 급조했다가 선거가 끝나면 내팽개치는 행태는 정치인들에게 식상한 국민들에게 더욱 정치 불신을 가져오게 할 것이다.
어찌했거나 일은 사람이 꾸미나 성공은 하늘이 정하는 것인걸. 결국 이들 신생 정당은 6월 2일 국민들의 심판을 두고 있다.
(구기차 논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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