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으로  l  로그인  l  회원가입  l  아이디/비밀번호찾기  l  2024.5.19 (일)
 http://www.seoulpost.co.kr/news/10576
[연재] 인과응보(因果應報)-소금장수 '을불'
죄의 씨앗을 뿌리면 죄의 열매를 거둔다. 소금장수에서 왕이 된 을불- 고구려 제15대 미천왕
 임동주 서울대 겸임교수 (발행일: 2009/08/31 18:28:19)

[연재] 인과응보(因果應報)- 소금장수 '을불'
-SPn 서울포스트, 임동주 서울대 겸임교수


을불(미천왕)이 왕이 되기 전의 일이다. 큰 아버지인 봉상왕을 피해 을불은 이곳저곳을 돌아 다녔다. 봉상왕은 시샘이 남달라 자기보다 뛰어난 자를 미워한 폭군이었다.

왕의 군사를 피해 도성을 빠져나온 을불은 수실촌이라는 곳에 이르렀다. 그는 신분을 숨기고 음모라는 사람 밑에서 머슴살이를 했다. 음모는 욕심이 많고 인정이 없는 사람으로 품삯도 주지 않고 일을 부려먹곤 했다. 을불은 하루 종일 뼈 빠지게 일해야 했다.

초여름이 되자 음모 집 후원의 연못에서 개구리들이 그악스럽게 울어댔다. 식구들이 잠을 설치자 음모는 을불에게 개구리가 울지 못하게 한밤에 연못에 돌을 던지게 했다. 잠조차 자지 못하자 을불은 심신이 지쳤다.

“내 비록 목숨을 연명하려고 수모를 참았지만 더 이상은 안 되겠구나.”

을불은 어느 날 집을 빠져나왔다. 일 년을 일했지만 수중에는 곡식 한톨 남은 것이 없었다. 며칠을 걸어 동촌에 닿았다. 변변히 먹지도 못한 을불은 영양실조로 마을 어귀에 쓰러졌다. 이때 길 가던 장사꾼 재모가 그를 발견했다. 재모의 극진한 간호 끝에 을불은 소생할 수 있었다.

“나는 이곳저곳을 떠돌아다니며 소금을 파는 사람이라오. 그런데 당신은 어쩐 일로 그 곳에 쓰러져 있었소?”
“저는 수실촌에 사는 농부인데 세력가에 전답을 빼앗겨 이리저리 유리걸식하는 신세가 되었소. 며칠을 계속 굶었더니 이 지경이 되었소이다.”

을불은 적당히 둘러댔다. 신분을 노출하면 위험했기 때문이다. 재모가 보아하니 을불은 범인(凡人)이 아니었다. 그러나 더 이상 묻지 않고 을불을 거두었다. 이때부터 그는 재모를 따라다니며 소금장수를 했다. 그들은 압록강 하구에서 소금을 싣고 강 상류로 오르내리며 장사를 했다. 그러던 어느 날 그들은 압록원 사수촌에 머물게 되었는데 이집 주인은 욕심 많고 간교한 노파였다. 숙박비조로 충분히 소금을 퍼주었는데도 노파의 욕심은 그칠 줄 몰랐다.

“조금만 더 퍼 주시구려.”
“안 됩니다. 이미 많이 드렸지 않습니까?”

속으로 앙심을 품은 노파는 한밤에 이들의 짐 속에 비싼 자기의 가죽신을 넣었다.
이튿날 을불 일행이 집을 떠나 마을 어귀를 돌아설 즈음 갑자기 뒤에서 노파의 고함이 들려왔다.

“저놈들 잡아라! 도둑놈 잡아라!”

을불 일행은 어리둥절해서 가던 길을 멈추고 노파가 다가오길 기다렸다. 숨을 헐떡이며 뛰어온 노파는 재모의 멱살을 잡고 외쳤다.

“지나는 사람들 보시오! 이놈이 내 신발을 훔쳐 달아났소!”

사람들이 몰려와 을불 일행을 관청으로 끌고 갔다. 압록원 관리 압록재는 그들의 짐을 수색했다. 노파의 가죽신이 나온 것은 당연한 일이었다. 압록재는 전후사정을 듣지 않고 을불 일행의 짐을 몽땅 빼앗아 노파에게 주었다. 억울한 누명으로 소금까지 잃고 매까지 맞은 그들은 앞날이 막막했다. 하지만 얼마 후 을불은 반정을 준비하던 국상 창조리에게 발견되어 고구려 왕위에 오르게 된다.

왕위에 오른 을불은 수실촌의 음모와 사수촌 노파의 전 재산을 압수했다. 또 압록재를 삭탈관직 하고 멀리 귀향을 보냈다. 사람들은 나쁜 짓을 하면 언젠가 벌을 받는다는 진리를 깨달아야 한다.

▣ 서울대학교 겸임교수, 도서출판 마야 대표 (임동주)


[NEWStory makes History - 서울포스트.seoulpost.co.kr]
서울포스트 태그와 함께 상업목적 외에 전재·복사·배포 허용


기사에 대한 독자의견
독자의견 (총 0건)
독자의견쓰기
* 광고·인신공격·비방·욕설·음담패설 등 목적에 맞지않는 글은 예고없이 삭제될 수 있습니다.
* 등록된 글은 수정할 수 없으며 삭제만 가능합니다.
제    목         
이    름         
내    용    
    
비밀번호        
스팸방지            스팸글방지를 위해 빨간색 글자만 입력하세요!
    

 

  게시판모음

서울포스트
 
뉴스소개 | 광고제휴 | 이메일구독 | 공지알림 | 개인정보보호 | 기사제보

신문등록: 서울 아00174호[2006.2.16, 발행일:2005.12.23]. 발행인·편집인: 양기용.
서울시 중랑구 겸재로 49길 40. Tel: (02)433-4763. seoulpost@naver.com; seoulpostonline@kakao.com
Copyright ⓒ2005 The Seoul Post. Some rights reserved. 청소년보호책임자: 양기용.
서울포스트 자체기사는 상업목적외에 전재·복사·배포를 허용합니다.
Powered by Newsbuilde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