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 벌초 가는
-SPN 서울포스트, 정기보 칼럼니스트

산길 따라 고목 즐비한 산을 넘으면
숲속에서 노니는 새들이 날고
산길 따라 물 맑은 계곡의 산을 넘으면
숲속을 울리는 짐승들의 낙원이요
탐스럽게 영근 산열매와 산나물이 풍요롭다.
계절의 옷을 입고 한 폭의 그림이 된 산
따뜻한 양지쪽에는
조상님의 묘소가 있다.
 
벌초 가는 날
어릴 적 아버님의 발길을 따라
숲길을 밟던 그 시절이
잊을 수 없는 추억의 이야기가 되었다.
 
벌초 가는 날
어느새 세월은
아늑한 숲길이 부모님의 묘소가 되었다.
내 아이와 우거진 잡초길 열며
조상과 부모와 자식이 하나가 된다.


조상을 섬기는 풍속은 인간의 도리를 다 한다는 마음 다짐입니다. 제 아무리 세월이 세상을 바뀌게 하여도 풍속은 사회생활을 지키는 인간만이 전해 주는 아름다운 도리입니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우리의 옛 풍속을 지키지 않는 현실이 눈에 보이게 일어나고 있습니다. 조상 산소가 방치 되거나 묶게 하는 잡초 무성한 묘가 각박한 인생의 한 장면이 되는 것 같아 한수의 시상으로 하소연 합니다.

▣ 환경운동가 · 시인, 수필가 (정기보)

[NEWStory makes History - 서울포스트.seoulpost.co.kr]
서울포스트 태그와 함께 상업목적 외에 전재·복사·배포 허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