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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악 폭염에 바닥나는 전기··· 전력대란 가시화
 편집부 기자 (발행일: 2021/07/18 19:09:53)

[중앙일보] 최악 폭염에 바닥나는 전기···이번주 전력 보릿고개 닥친다
기사입력 2021.07.18

 

이번 주 정부가 예고한 올해 최악의 ‘전력 보릿고개’가 닥친다. 무더위에 산업용 전력 수요까지 몰리면서다. 2011년 9월 대정전 사태가 재연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폭염 시작에 전력 수급도 비상
최근 무더위에 전력 수요가 늘면서 전력 수급 우려도 커지고 있다. 사진은 열대야에 반포한강공원에서 시민들이 야외 활동을 하고 있는 모습. 뉴스1
 

18일 전력거래소에 따르면 지난주 평일(12~16일) 전력 예비력은 하루도 쉬지 않고 10GW 아래로 떨어졌다. 예비력은 전체 전력 공급 능력(정비·고장 제외)에서 그날 전력 수요를 빼고 남은 전력이다. 통상 예비력이 10GW 이상이어야 전력 공급이 안정된 상태라고 평가한다.

특히 지난 13일 예비력은 8.8GW까지 내려갔다. 올여름 들어 가장 낮은 수치다. 예비력을 수요로 나눈 백분율인 예비율도 10.1%까지 하락했다. 예비력이 5.5GW 아래도 떨어지면, 전력 당국은 전력 수급 경보 ‘준비’를 발령한다. 예비력이 이보다 더 내려가면 ‘관심’(4.5GW 미만)·‘주의’(3.5GW 미만)·‘경계’(2.5GW 미만)·‘심각’(1.5GW 미만) 순으로 경보 수위가 올라간다. 경계 단계부터는 긴급 절전을, 심각 단계에는 순환 정전을 시행해야 한다. 순환 정전은 더 큰 전력 수급 위기를 막기 위해 일부 지역에 한해 강제로 전력을 끊는 조치로, 2011년 대정전 사태 때 실시됐다.

올해 전력 수급 우려가 커진 것은 무더운 날씨와 산업 생산 증가로 전력 수요가 급증했기 때문이다. 실제 무더위가 절정에 달했던 지난 15일 최대 전력 수요는 88.6GW로 치솟았는데, 올여름 들어 가장 높았다. 111년 만에 최악의 폭염으로 기록된 2018년 7월 13일 최대 전력 수요(82.1GW)도 뛰어넘었다.

특히 기상청이 오는 20일부터 더 심한 더위를 예상한 터라 전력 수요는 더 늘어날 가능성이 크다. 기상청은 이 기간 서울 밤 최저기온이 25도를 웃도는 등 이전과 수준이 다른 폭염이 올 수 있다고 예보했다.

수출 경기 회복에 따른 산업 생산 증가도 전력 수요 증가를 부채질했다.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올해 1~5월 산업용 전력 판매(119.6TWh)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7% 증가했다. 특히 5월 산업용 전력 판매는 24.0TWh로 지난해보다 10.3% 늘었다.
 

전력 수요 느는데 공급은 ‘보릿고개’
신고리 3·4호기의 전경. 한국수력원자력

 

특히 이번 주(19~23일)는 정부가 예고한 전력 보릿고개 기간이다. 산업부는 올여름 예비력이 가장 낮아지는 시기를 이번 주로 예상했다. 산업부는 이 기간 예비력이 전력 수급 경보 ‘준비’ 단계에 해당하는 4GW까지 떨어질 수 있다고 전망했다. 2011년 대정전을 부른 최저 예비력(3.43GW)에 근접한 수준이다.

이번 주 예비력이 떨어지는 것은 공급 차질 영향이 크다. 실제 이 기간 전력 수요는 정부가 예상한 최대 수요(피크) 시기인 8월 둘째 주보다 1.2GW 작다. 하지만 원전 등 일부 발전소가 정비를 이유로 가동을 못한 탓에 전력 공급은 2GW 적고(8월 둘째 주 대비), 예비 전력 부족으로 이어지게 됐다.

실제 한국수력원자력에 따르면 현재 운영 중인 원전 24기 중 8기가 정비 중이다. 신고리 4호기는 화재로, 나머지 7기는 계획 예방 정비 중이다. 특히 격납 건물에서 공극이 발견된 한빛 4호기는 2017년 5월부터 4년 넘게, 원자로 헤드 관통관 용접재를 잘못 쓴 한빛 5호기는 지난해 4월부터 1년 넘게 보수를 하고 있다.
 

수요 예측 실패, 탈원전 논란 일 듯

무더위가 본격적으로 시작하기도 전에 전력 공급 우려가 나오면서, 탈원전 정책에 대한 논란도 커지고 있다. 일부 전문가는 원자력발전위원회가 특별한 이유 없이 원전 승인을 지연하거나 정비를 연장해 여름철 전력 성수기 공급 부족을 초래했다고 비판한다. 특히 준공 4년을 넘겨 최근 운영 허가를 받은 신한울 1호기를 제 때 가동했다면 전력 수급 우려가 없었을 거란 분석이다.

노후 원전 관리 부족도 문제라는 지적도 있다. 유승훈 서울과기대 에너지정책학과 교수는 “안전 우려가 큰 원전을 전력 공급 때문에 무작정 정비를 멈추고 가동하게 할 순 없다”면서 “전력 피크 시기에 원전이 고장과 안전을 이유로 제대로 작동하지 못한 것은 그만큼 이전에 관리와 운영을 제대로 못 했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정부가 에너지전환 정책 등을 이유로 전력 수요를 너무 낮게 잡고 있다는 주장도 나온다. 4차 산업혁명과 이상 기후로 전력 수요가 더 늘 수 있기 때문에 발전소를 더 지어 공급량을 넉넉하게 잡아야 한다는 얘기다.

정동욱 중앙대 시스템공학과 교수는 “전력은 설비 과잉으로 인한 낭비보다 부족으로 인한 피해가 더 크다”면서 “특히 신재생에너지는 발전량이 일정치 않기 때문에 이를 백업(보완)하는 추가 발전원을 더 지을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중앙일보 세종=김남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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