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31일 촛불집회 기사를 읽으면서 나는 이명박 대통령의 사부이신 현대가의 정주영전회장을 생각한다.

무엇이든지 [안 되면 되게 하고] [불가능은 없다]는 생각으로 한 평ㅅ생을 살아오신 기업인으로서 누구보다 존경을 받을 만한 분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그분의 그런 기업 경영 때문에 힘없는 서민들은 얼마나 많은 눈물을 흘렸던가? 오죽하면 <현대아파트가 들어오면 이웃에 사는 사람들은 아예 죽었다 생각하라>는 말이 회자 되었을까? 자신들의 사업을 추진하기 위해서 이웃이 말을 안 들으면<집을 비워주지 않는 경우> 토성을 쌓거나, 절벽위에 제비집을 만들어 버려서 못 견디고 나갈 수밖에 없도록 하는 일이 많았기 때문이었다.

지금 이명박 대통령은 바로 그런 정책을 전수 받은 최고의 수제자인 셈이다. 더구나 어려서<35세> 부터 그 모범사례를 만들었던 분이 아닌가? 그래서일까 요즘 국정운영을 마치 현대가의 밀어붙이기식, 불도저경영 방식을 그대로 빼 닮아 가고 있다.

그러나 국가 경영은 회사 경영과 다르다. 왜냐하면 회사경영은 제로섬게임이다. 남의 것을 먹어야 내 것이 되는 것이고 남이 못하게 막아야 내가 성공을 할 수 있는 것이다. 그래서 강력하게 밀어 붙이고 기회를 보았으면 불도저식으로 밀어 붙이는 사람만이 성공의 단 열매를 가질 수 있는 경쟁 사회이다.

지금 나라를 경영하는 대통령으로서는 그런 방식이 통하지 않는다. 왜냐하면 기회를 맞았다고 그렇게 밀어 붙이면, 피해를 보는 쪽 도 국민이요, 이익을 보는 쪽도 국민이기 때문이다. 이명박 대통령은 이제 회사의 CEO가 아니다. 국가의 수반으로 온 군민을 위해서 일해야 하는 사람이다. 어느 쪽 국민만을 위해서 일하면 피해를 입은 국민들은 당연히 대통령을 외면하게 되어 있다. 그렇다면 과연 어느 쪽이 더 많은 국민을 위하는 일인가, 어떻게 하는 것이 바른 정책인가를 생각해 보아야 한다. 그것도 반드시 우리 국민을 위한다는 생각으로 좀 더 냉철하게 생각해 보아야 한다. 곁에서 부추기는 세력은 오직 자기들만의 이익을 위해서 일하기 쉽다. 역사에서 많은 간신들이 나왔지만 그들이 간신이 될 수밖에 없었던 이유는 자기 자신만을 위해서 또는 자기들 무리를 위해서 국민의 뜻을 거슬렀기 때문이었다.

지금 대통령은 자칫 국민들의 소리에 귀 기울이지 않고 자기의 소신을 지키려는 마음을 갖기 쉽다. 그러나 그렇게 소신을 갖는 것도 좋지만 국민들의 소리에 귀를 기울여서 과연 무엇이 문제이고 무엇 때문에 저렇게 아우성인지는 겸허히 받아들이고 따져 보고 정책을 수립해야 한다고 본다. 바로 그것이 민주주의 사회의 리더의 몫이고 해야 할 바가 아닌가?

이 기사에서 보듯이 우리 국민들의 목소리는 어느 누구의 지시나 선동에 의해 움직이는 불순한 세력이 아니다. 오직 우리의 생명을 지키기 위해서 [미국산 쇠고기 수입 협상을 무효화 하거나 재협상]하라는 것이다. 그것은 우리 협상단이 실수를 한 것인지 아니면 영어를 몰라서 속은 것인지, 그것도 아니면 일각에서 주장하는 것처럼 미국방문을 위한 선물로 마련한 헌납]인지는 몰라도 우리 국민들에게는 납득할 수 없는 점이 많은 것은 사실이다.

첫 번째로 30개월 이상의 소를 수입할 수 있다는 것이 문제다. 왜 그것이 더 문제인가는 광우병의 위험이 그만큼 많은 소이기 때문이라는 것을 모르는 정부는 아닐 것이다. 거기다가 국민은 또 하나 걱정을 하는 것이 있다. 30개월 이상의 소를 다른 나라에서는 수입하지 않는데 우리만 수입을 하게 된 점과, 광우병 위험이 그만큼 많은데도 불구하고 우리 국민의 식습관 때문에 그런 고기를 더 많이 먹게 될 것이라는 점이다. 우리 국민은 쇠고기 중에서 가장 인기 있는 부위가 꽃등심이 아닌가? 그런데 그렇게 마불링이 들어간 쇠고기는 30개월쯤 되는 좀더 성숙한<늙은> 소고기에서 더 많이 그리고 마불링이 더 선명하게 나타나게 된다는 점이다. 그렇다면 우리 국민이 가장 많이 찾는 마불링이 잔뜩 들어간 등심 등을 많이 수입하려면 대부분이 30개월령 이상의 소고기가 수입 될 것이라는 점이 더 걱정인 것이다.

두 번째로 광우병 위험물질이 포함 된 부위에 대해서 다른 나라보다 우리만 더 많이 허용했다는 점이다. 이것 또한 우리 국민들의 식습관이나 전통 음식에서 보듯이 사골 등의 뼈까지 울궈 먹는 식습관은 다른 나라보다 더 심각하게 뼈 부분에 대한 걱정을 하게 되어 있다는 점이다. 그런데 이런 점에 별로 신경을 쓰지 않고 허용한 협상대표단의 실수를 인정하고 재협상을 하라는 것이다.

세 번째로 대통령의 생각대로 [국민들의 건강을 위해서 값싸고 질 좋은 쇠고기를 먹을 수 있게 하라]는 것이라면, 광우병 위험 물질이 더 많이 들어오게 되어 있는 이번 협상이 과연 국민의 건강을 염려하는 것이냐는 것이다. 진정으로 국민들의 건강을 생각했다면 위생조건을 좀더 철저히 챙기고 따져 보았어야 하는 것이었다. 그렇다면 이런 실수는 인정하고 재협상의 길을 찾아야 한다.

무조건 재협상을 하자고 하면 미국에서 들어줄 리가 없다. 그래서 국민들이 대통령에게 힘을 실어주기 위해서 날마다 촛불을 들고 길거리로 나서는 것이다. 이런 모습을 보면서 미국이 쇠고기 수출협회가 수출에 큰 위협이 된다고 생각을 할 때 재협상의 길을 열 수 있을 것이 아니겠는가? 그런 생각으로 우리 국민은 대통령이 좀 더 심각하게 생각을 하고 이런 국민의 소리를 귀 기울여 듣기를 바라는 것이다.

지금 시위에 참가하였던 경험이 있는 많은 국민들은 이제 미국산 쇠고기를 판매하게 될 때에 미국산 쇠고기를 파는 할인점이나 백화점에 대해서 불매운동을 할 태세에 돌입하고 있다고 보인다. 만에 하나 그런 사태가 벌어진다면 이것은 국민들의 소비형태에 심각한 사태로 발전 할 수도 있는 일이다. 대통령과 집권당은 결코 국민들의 소리를 소홀히 생각하지 마시기 바란다.

아무 힙도 없는 저들이 저렇게 외치고 물대포에 맞서고 있는 것은 그만큼 그들이 생각하는 사태가 심각하다고 판단한 때문이다. 그런 그들에게 폭력을 동원한 강제해산 방식으로 일을 처리한다면 그것은 온 국민들의 마음이 집권당으로 부터 떠나게 만드는 결과를 얻게 될 것이다. 국민의 마음을 잃은 정당은 어떻게 되는지에 대해서는 뼈아픈 97년의 패패을 겪었기에 잘 알 것이다. 그리고 바로 지난해에 재집권의 기회를 차지한 것 또한 지난 정권에 대한 국민들의 마음이 떠나 있었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었다.

이제 우리 국민들도 몽매한 국민이 아니다. 적어도 정부의 일방적인 생각이 먹혀들어가는 그런 순둥이 국민이 아니고 사리 판단을 잘 하고 무엇보다 자기 자신과 가족들을 위할 줄 아는 국민이다. 이제 그 국민들이 자기 가족들의 건강을 위해서 촛불을 들고 나서지 않았는가? 유모차에 실은 어린것의 장래를 걱정하여서 나왔고, 어린 자녀들을 데리고 장래를 위햇 나선 그들이다. 불순 세력이 앞장을 서서 이끌어 가는 시국사범들의 집단이 아니라는 말이다. 그런 국민들에게 물대포만 쏘아서는 국민들의 마음을 더 다치게 하고 더 강력한 저항을 하라는 신호탄이 될 뿐이다. 진정으로 국민들의 소리에 귀 기울이고, 그들이 걱정하는 것이 무엇이며 왜 그런 걱정을 하는지 분명하게 이해를 하여야 한다. 그리하여서 그들의 염려가 기우이었음이 분명해진다면 촛불을 들고 나오라고 하여도 나올 사람은 없을 것이다.

결코 촛불을 든 저들은 집권당의 권위에 도전을 하는 세력도 아니고, 공산당이나 불순 세력도 아니라는 점을 명심하시기 바라는 마음이다. 오직 자신들의 건강을 그리고 자녀들을 보호하기 위한 일념으로 나온 사람들이다. 그들에게 무력으로 맞서거나 폭력으로 진압을 시도한다면 그것은 또 다른 폭력과 반정부 세력을 만드는 결과를 가져올 것이라는 점을 생각하여야 한다. 좀더 냉철해지고 좀더 국민들에게 다가서는 자세를 가져야 할 때인 것이다. (김선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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