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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동 엘베강, 30년 전통을 생맥주에 담는다
익산역 엘베강 7080 꿈꾸는 맥주 집 since 1982
 함종금 기자 (발행일: 2012/08/06 20:11:12)

[서울포스트 함종금 기자=] “맛있는 술이 있고 사람이 있어 더 좋다 30년 추억이 있어 더~ 즐겁다!”

옛 추억이 공간 구석구석 새겨져 있고 비좁고 허름하지만 찾는 사람의 발길이 이어지고 있다. 익산시 중앙동에 있는 30년 전통의 맥주집 익산역 엘베강이다.

▲30년 전통을 이어가는 중앙동 엘베강 입구 전경. 사진=익산시 제공

지난해 익산시민창조스쿨 7080 익산추억찾기 팀의 설문조사에서 기억나는 놀이와 만남의 장소로 익산역 엘베강(16.4%)은 팔도강산(20.6%), 영스터 로울러스케이트장(17.5%)에 이어 3위로 조사된 곳이다. 또한 현재 익산 구도심에 남아있는 몇 안 되는 사람들의 발길이 이어지는 7080 추억의 장소 중에 하나이다.

시원한 맥주 한 잔이 고픈 무더운 여름, 지난달 27일 7080 익산추억찾기 팀원들이 익산역 엘베강에서 즐거운 맥주 만남을 가졌다.

# 술꾼(?)에게 술시란 없는 걸까?!

익산역 엘베강에 도착한 시간은 오후 6시 30분.

꽤 이른 시간인데도 앉을 자리를 고민해야 할 정도로 사람들로 가득했다. 공간이 비좁긴 하지만 여럿이 또는 혼자 맥주를 마시는 사람들로 가득했다. 진정한 술꾼(?)들에게 정녕 술시란 없었다.

▲오랜 역사와 추억이 담긴 엘베강의 내부 모습. 사진=익산시 제공

사실 이번 모임은 맥주 마시기 위한 것만은 아니었다. 지난해 장소에 대한 현장조사만 해서 맥주를 즐기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담고 더불어 팀원들의 회포를 풀기 위한 나름의 목표가 있었다.

그러나 붐비는 사람들, 조금 어둑한 분위기, 담배 연기와 땀 냄새 속에서 사진 몇 컷 찍고 표류하기 시작했다.

손님이 앉아 있는 객석과 안주와 맥주를 준비하는 술방이 구분이 없다. 유난히 비좁은 술방에서 나이가 믿기지 않는 동안인 주인 조명순(57세) 씨는 오징어 입을 굽는 손길이 분주하다. 냉장고에서 맥주잔을 커내 맥주를 채워서 안주와 배달하는 조 씨의 아들은 종횡무진 하고 있다.

그 틈새 속에서 짤막하게 들은 이야기는 그러하다. 조 씨는 엘베강을 시외숙모인 김칠선(74세) 씨에게서 물려받아 올해 30세인 아들과 5년 째 운영하고 있다. 오후 3시에 문을 열고 저녁 12시에 문을 닫는다. 사전 촬영과 인터뷰를 허락 받았지만 질문을 이어갈 수 없었다. 그 사이에도 사람들은 계속 들어오고 있었다.

# 4명만 1+3으로 만나다!

뭘 해보겠다는 긴장을 풀고 본격적으로 자리를 잡고 맥주를 마시기 시작했다.

모인 팀원들이 눈에 들어온다. 그러고 보니 재미있는 모임 구성이다.

팀원의 1/2인 4명이 1+3공식으로 모였다. 남자 1명, 여자 3명. 안주발 1명, 맥주발 3명. 처음 와 본 사람 1명, 와 본사람 3명.

주위에 시선과 시샘(?)을 단속하는 한 사람을 제외하고 오징어 입, 땅콩, 쥐포, 김을 안주 삼아 맛있는 맥주를 마셨다. 시간과 세대를 뛰어넘어 많은 이야기가 오갔다.

“술은 잘 못 마시지만 맥주 맛은 정말 좋네요. 안주도 맛있네요~”

“20대 때 정말 많이 왔다. 익산역 광장에서 신문지 깔고 술 마시고 노래하고 세상 고민 많이 했는데... ... ”

“남편, 그리고 친구들과 정말 많이 와서 추억이 구석구석 있다”

“말로만 많이 들었고 생전 처음이다. 내년까지는 시집을 가야할 것 같은데... 어디 좋은 남자 없느냐?”

술 한 번 마시고 이야기 한 섬 풀어 놓으며 맥주 추가가 몇 번이나 이어졌을까?

시간이 정말 훌쩍 지나가서 11시를 훌쩍 넘은 시간이 돼서야 끝났다.

# 시.공.세 초월 사랑받는 익산역 엘베강만의 비결?

“저렴한 안주에 맛있는 생맥주에 오래전 추억까지 선사하는 엘베강”

“얼을짱 같은 맥주를 단숨에 들이킬 수 있는 유일한 집!”

“단순히 호프집을 넘어선 익산을 대표하는 곳 가운데가 하나가 됐습니다”

익산역 엘베강’이라고 우리나라 포털 검색 1위 블로그에 치면 들을 수 있는 말이다.

전국적으로 엘베강은 많고 많지만 익산역 엘베강은 오직 하나이다. 올해 9월 14일이면 만 30년이 된다.

▲밀려드는 주문에 분주하게 차려내는 모습. 사진=익산시 제공

맥주 맛은 기본이고 안주 맛은 덤이다. 한 잔이 아니라 30년의 추억을 마신다.

이것이 시간, 지역, 세대를 아우르는 익산역 엘베강 사랑의 비결이 아닐까?!

괴로움과 아픔은 과거에서 오고 걱정은 미래에서 온다. 그러니 지나간 과거를 떠올리며 고민하고 오지 않을 미래에 대해 걱정하며 쓸데없이 많은 에너지를 소모하지 말고 현재에 집중하라고 말한다. 맞는 말이다. 그런데 사람이 어찌 현재에만 집중할 수 있을까?! ‘과거는 추억으로 미래는 꿈으로 우리에게 살아갈 용기와 힘을 주지 않나?’

지난해 7080추억 찾기란 프로젝트를 하면서 중앙동, 창인동, 평화동 등 구도심 지역의 추억의 장소를 찾아 나섰다. 익산역 엘베강을 포함한 몇 곳만 명성을 이어가고 있었다. 안타깝기도 했지만 익산역 엘베강 너 하나만이라도 그 자리 그 모습 그대로 오래도록 남아 주길 바라는 마음이다.

비좁아서 모르는 사람들과도 어깨를 부딪치며 마실 수밖에 없는 열악한 환경임에도 사람들이 이곳을 찾는 이유는 말로 설명이 안 된다. 가 본 사람과 마셔본 사람만이 알 수 있다.

“익산에서 살면서 엘베강을 안 가봤어요?”라고 지난해 서울에서 굴러온 돌(?)에게 무시(?) 당했는데 이제 “맥주 마셔봤는데 맛 좋던데”라고 익산토박이도 자신 있게 말할 수 있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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