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포스트 김선태 대기자=] 인터넷에 들어가보면 수많은 댓글이 실리곤 한다. 그 중에 몇 사람은 이미 이름이 알려진 댓글 전문 작가인지 아니면 아르바이트인지 좌우간 이름이 널리 알려진 사람들이 꽤 있다. 이런 사람들에게는 반드시 뚜렷한 색채감을 가진 독재자적인 악취미가 보인다. 누구에게나 심한 반대의사를 아주 강하게 표현하고, 심지어는 입에 담기조차 싫은 욕설이나 헐뜯는 말로 상대방을 비난하고 나선다. 물론 그들은 색채에 따라 보수전문, 진보전문으로 나누어질 만큼 거의 전문가들인 악풀러들이다.

이런 사람들에게는 다른 사람의 의견이나 생각을 무조건 무시하거나 비난하기 위해서 글을 쓰기 시작한다. 할말이 없으면 욕설로 대신하기도 서슴지 않는다. 그런데 이들은 이 세상에 대해서 가장 중요한 한 가지를 놓치고 있다.

이 세상은 모두가 같은 인간만이 살 수가 없는 것이 원칙이다. 각기 생긴 모습이 다르고, 자란 환경이 다르고, 각자의 입장이 다르고, 태어난 고장이 다르고, 자기가 생각하는 것이 다를 수 밖에 없다. 이렇게 다른 사람들이 한데 어울려서 서로 다른 소리 다른 생각을 표출하면서 더 나은 세상을 만들고 더 멋진 하모니를 이루어 가는 것이다. 그런데 이런 사회 현상을 무시하고 모두 같은 생각을 가진 사람으로 만들려고 한다. 그것은 정말 재미없는 세상이 되고 무미 건조한 사회를 만들려는 아주 잘 못 된 생각인 것이다.

예를 들어보자 이 세상의 사람들이 모두 모습도 같고 생각도 같고, 행동도 같다면 이 사회는 어떻게 유지 될 것인가? 다음과 같은 경우들을 한 번 생각해보기로 하자.

모두 같은 생각이기에 모두 한가지 음식, 한집에서만 살려고 할텐데 그런 문제는 어떻게 해결할 것인가? 한 집이라도 모두 같은 방만을 요구한다면 그 땐 어떤 방법으로 해결을 할 것인가? 같은 음식만읋 먹으려고 한다면, 이 세상에서 꼭 한가지 작물만 심으면 될 것이고, 한가지만 취급하는 상점만 있으면 될텐데 그 많은 사람들이 어떻게 먹고 살게 만들 것인가? 이 세상 사람들이 모두 같은 생각이라면 노래도 한 곡만 있으면 되고, 문학작품도 한 가지만 있으면 되고, 이 세상의 모든 것은 하나만 있으면 되니까 얼마나 편한가? 그렇지만 그 하나만을 서로 차지하려고 할 때에는 어떤 방법으로 누가 해결을 해줄 것인가? 과연 이런 사회가 제대로 움직이는 사회가 될 수 있겠는가?

그러기에 우리 사회는 모든 사람들이 각자 자기의 할 일, 자기의 생각, 자기의 소리, 자기의 주장을 하고 살아야 하는 것이다. 다만 그것이 우리 시회를 병들게 만드는 것은 막아야 하고 못하게 하여야 한다. 그렇지만 나와 다른 생각을 가졌다고 비난하고 욕하고 거칠게 배척하는 것은 우리 사회에 이로운 일이 아니며 오히려 반사회적인 행동이 되는 것이다. 독재자의 사회가 아닌 한 모든 사람들이 각자 자기의 생각, 표현, 행동을 하는 것은 당연하고 또 인정해야할 일이라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

들판에 꽃이 가득 피었는데 모두 하얀꽃들만 피어 있다면 하얀 보료 처럼 예쁘기는 하겠지만 여러가지꽃이 어울려 핀 꽃밭 같은 아름다움은 찾기 어려울 것이다. 장미가 피고, 들국화도 피고, 일년초도 피어나서 어울리는 화단 보다는 못할 것이 아닌가? 우리 사회가 더 건강하고 더 아름다운 사회가 되려면 이렇게 다양한 사람들이 잘 어울리고 각자의 색깔을 나타내고, 각자의 소리를 낼 때에 우리 사회는 오히려 건강하고 아름다운 사회가 될 수 있을 것이다.

앞으로 우리 사회의 건강을 위해, 아니 다른 사람의 인권을 위해 함부로 비난을 일삼는 못된 댓글 전문가들은 좀 더 자재하고 좀 더 생각을 바로 잡아야 할 것이다.

서로 다르니까 우리 사회는 제대로 움직이고 있는 것이다. 모든 사람이 대통령이면 이나라는 누가 일하고 누가 정치하고 누가 장관이 되겠는가? 누가 일터에서 기계를 돌리며, 누가 음식을 만들어서 식사를 할 수 있게 해줄 것인가? 누가 버스를 운전하고, 지하철을 운행하여서 사람들을 실어 나를 것인가? 바로 이렇게 많은 사람들이 각자가 다른 능력을 가지고 있고 다른 취미를 가지고 있으며, 다른 일을 할 수 있기 때문에 우리 사회는 움직이고 있는 것이다.

다른 사람들의 능력, 하는 일, 생각을 인정하고 다른 생각일 때 자기 의견을 말하는 것은 좋지만 자기와 같이 만들려고 하면 가정에서 부부사이라도 갈등이 일어나고 싸움이 되는 것이다. 하물며 이 사회에서 어떻게 남의 의견을 무시하고 나와 같은 생각을 가지라고 강요할 수 있단 말인가? 그런일은 있을 수도 없는 일이지만 그렇게 강요하는 자체가 잘 못된 생각이요, 행동이라는 것을 알아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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