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생에 가장 기쁜 날이라고 하는 혼인예식을 치르면서 기본적인 예법을 몰라서 신랑이 신랑의 위치가 아닌 신부의 자리에 서서 예식을 치르고 있다면 믿겠는가?

그렇지만 지금 상당히 많은 아니 대부분의 예식장에서 이것을 잘 몰라서인지, 아니면 알고도 귀찮아서 안 고치고 그대로 시행하는 것인지는 몰라도 위치가 틀리게 세우는 경우가 더 많다.

도대체 무슨 근거로 그런 소리를 하느냐고 할 것이다. 물론 틀림이 없는 근거 서류가 있다. 그것은 1994년6월16일 <가정65221-350>호로 보건사회부장관의 이름으로 발송 된 공문 [올바른 예의문화 홍보를 통한 건전가정의례 실천]에 근거를 두고 한 말이다.

공문에는 -1.2항은 생략-

[3. 가정의례에 관한 의식절차중 혼례시 신랑, 신부 위치 및 수연례의 경우 남자어른 및 여자어른의 위치가 뒤바뀌는 등 잘못된 예의 문화가 계속 되고 있어 전통혼례예식홀기와 함께 잘못된 부분을 바로 잡아 별첨과 같이 보내드리오니 각 시, 도 및 협회(단체)에서는 올바른 예의문화 홍보로 건전가정의례가 정착 될 수 있도록 생활개혁차원에서 조치하여 주시기 바랍니다.]라고 명시되어 있고, 붙임으로 1.예절의 방위와 상하석 1부와 2. 전통혼례식홀기 1부가 붙어 있다.

여기 붙임 1에는

1. 혼인예식에서의 신랑, 신부는 신랑이 동쪽이고, 신부가 서쪽이다.] 라고 명시 되어 있으며 다음과 같은 그림이 그려져 있다. <전통혼인례 생략>

신식혼인예식



(北)

주례

(파란초) (붉은초)

(西) 신부 신랑 (東)

(南)

2. 화촉을 밝히는 방법은 붉은초에는 신랑 어머니, 파란초에는 신부어머니가 점화한다.

틀린 위치에 선 신랑과 신부

3. 전통혼인 및 신식혼인의 경우 주례가 있는 곳이 상석(북쪽)이므로 주례가 하객(남쪽)을 향하는 것을 기준으로 하여 왼쪽(동쪽)이 신랑, 오른쪽(서쪽)은 신부의 위치가 된다.] 라고 분명하게 명시 되어 있다.

그렇다면 이렇게 분명하게 지시가 되어 있고 지키도록 안내되어 있는 예식의 위치가 왜 지금껏 고쳐지지 않고 그대로 있는 것일까? 그것은 한 마디로 예식장 업체의 무관심과 잘못된 관행을 그냥 믿어 버리는 우리의 습관 때문이 아니겠는가?

우리가 흔히 쓰는 결혼이란 말도 우리나라 어느 법조항에서도 볼 수 없을 뿐만 아니라, 예법에서도 찾을 수조차 없는 말이므로 앞으로는 혼인이란 정확한 말을 쓰도록 하여야 한다.

내 자녀를 혼인시키는데 바른 예법에 맞추어서 올바른 방법으로 축하를 받으면서 예식을 치르게 할 것인가, 아니면 아무렇게나 예식장에서 시키는 대로 적당히 치르고 말 것인가는 혼주들이 결정에 따르게 마련이다. 혼주가 바로 잡아서 바르게 고쳐 달라고 한다면 예식장에서는 그렇게 할 수 밖에 없을 것이기 때문이다. 실제로 그렇게 바로 잡아서 혼인예식을 치르는 경우가 가끔은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이제 혼주들이 나서고 이 글을 읽은 독자들이 혼인식 때 반드시 바른 자리를 찾아 설 수 있도록 주장해서 바른 혼인예식이 되도록 개선해 나가야 하겠다. (김선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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