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포스트 이강웅 기자=]국내외에서 수년간 스즈키 메소드 트레이너로 꾸준하게 활약 중인 이수연이 스즈키 메소드 훈련기법을 바탕으로 3주간의 워크샵을 거쳐 한국적 색감으로 그려낸 쇼케이스를 통해 인정받은 작품의 연출가로 대학로 무대에 첫 선을 보인다.

배우가 만들어내는 신체 언어와 시청각 요소의 앙상블에 집중하기로 명성 높은 임형택 연출이 이끄는 ‘극단 서울공장’에서 오랜 시간 활동해 온 그는 연출가 스즈키 다다시의 극단 SCOT(Suzuki Company of Toga)에서 배우 겸 연출부로 10년 동안 협력 작업을 하며 일본 및 중국 등 해외에서도 왕성한 활동을 펼치고 있다.

팔색조와 같은 매력으로 다양한 시도를 하는 연출가 이수연의 프로젝트 그룹 결성 기념 공연이 우리에게 어떤 신선한 충격을 줄 지 상당히 기대가 된다.

특히 요즘 대학로의 블루칩으로 통하는 극작가 겸 연출가 오세혁은 극작, 각색, 연출을 오가며 경계를 허물고 코미디, 사회극, 고전부터 연극, 뮤지컬, 판소리 등 장르를 가리지 않는 게릴라 공연인이다.

2005년 오세혁과 배우 겸 작가 최현미를 비롯한 한양대 안산캠퍼스 풍물패 동문들이 주축이 되어 <정의로운 천하극단 걸판>을 창단, 창작 마당극을 위주로 전국을 돌며 활동하다가 2011년 신문사 두 곳의 신춘문예 희곡 부문에 당선되면서 주목받기 시작했다.

기발한 소재와 유려한 대사, 따뜻한 웃음이 장기인 타고난 이야기꾼으로 이름이 알려진 그는 걸판 내에 또다른 창작 프로젝트 집단이자 뮤지컬 전문팀인 ‘걸판엑스(X)’를 만들어 젊은 단원들의 활약을 장려하며 다양한 시도를 선보이고 있다.

이수연 연출가는 “우리가 살고 있는 오늘날에도 전세계 각지에서 내전과 분쟁은 벌어지고 테러와 시위가 빈번히 일어나고 있다”며 “격변하는 시대에 따라 의도치 않게 ‘나’와 ‘친구’가 서로의 가치관과 이념에 반기를 들 수밖에 없는 입장이 되고, 사회 정세 속에서 대립을 피할 수 없는 슬픔과 아픔을 겪어야만 할 때... 세상의 중심에는 변하지 않는 사람의 모습이 있다. 가슴 아픈 현실 속에서도 변함없는 인간애와 존엄성의 가치를 결코 무겁지 않게 경쾌하고 왁자지껄하게 그려내고자 한다”고 말했다.

대표작으로 [보도지침], [늙은 소년들의 왕국], [레드 채플린], [지상 최후의 농담], [크리스마스에 30만원을 만날 확률], 뮤지컬 [나와 나타샤와 흰 당나귀], [라흐마니노프] 등이 있다.


한편, 극단 SCOT는 일본의 연출가 스즈키 다다시가 1966년 베쓰야쿠 미노루, 사이토 이쿠코, 츠타모리 코스케와 함께 극단 SCOT의 전신인 와세다 소극장을 창립. 1976년 도야마현 토가마을로 본거지를 옮기고 극단 SCOT(Suzuki Company of Toga)로 활동하기 시작했다.

이후 1982년부터 세계연극제 <토가 국제연극페스티벌>을 매년 개최하고 세계 각지에서 공연, 공동 작업을 통해 국제적으로 활약하며 배우 훈련법인 스즈키 트레이닝 메소드를 지도, 접목시킨 무대예술을 선보이는 다국적 예술극단이다.

스즈키 다다시가 고안한 스즈키 트레이닝 메소드는 모스크바 예술극단, 뉴욕의 콜럼비아 대학, 줄리어드 음악원 등 세계 각국의 극단과 예술교육 기관에서 지도되고 있으며 독자적인 훈련을 통해 창조되는 무대공연은 세계의 연극인에게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

▲작품 소개
긴박감 있는 빠른 스토리 전개, 인간미가 물씬 풍기는 필체, 마치 만담과도 같은 대사의 주고 받음 속에 인물간의 관계를 유쾌하게 그려내는 극작가 오세혁과 삶 속에서 인간의 지독한 인간스러움을 찾아내는 연출가 이수연의 만남.

연극 <세상 친구>는 시대와 공간에 구애 받지 않고 통용될 수 있는 보편적 메시지를 던지고 있다. 일제 강점기부터 한국 전쟁이라는 역사적 사실을 배경으로 서로를 지켜 주는 친구들 간의 우정과 사랑을 그려낸 이 작품은 훈련된 배우들을 통해 젊고 신선한 에너지를 보여 줌과 동시에 다소 촌스럽고 순박하기 그지없던 우리네 사람들의 삶의 양상을 아련하고 따뜻하게 그려낼 것이다.

오늘날을 살아가는 우리가 결코 간과해 버릴 수 없는 과거의 모습에 아픔과 함께 향수를 느끼고, 슬픈 현실 속에서도 꿋꿋함에 웃음을 자아내게 하는 상황에 지극히 사람 냄새를 느끼며, ‘그래도 살아가야 한다’를 외칠 수 있는 힘을 얻게 되는 작품이 되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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