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포스트 장팔현 칼럼니스트=] 무더위가 기승을 부리는 가운데 느닷없는 바람결에 정광모 사장(방안의 방 캐빈룸 대표)과 필자는 예정된 곳 창원 한곳을 빼고는 정처 없이 떠난 일정이었다.
세종시에서 출발한 차는 창원을 향해 달렸다. 월드돔하우스(http://www.worlddome.net) 차철훈 대표 만나러 나서는 길이다. 내비게이션을 켜고 창원시 북면 주소를 찍었다. 대전에서 통영에 이르는 고속도로를 신나게 달려 이윽고 남해고속도로 북창원에서 내렸다.
북창원에서 내려 공장에 이르는 길은 초행길이라 내비게이션과 전화 통화의 도움으로 간신히 찾아갔지만 산세가 장난이 아니다. 펜처럼 뾰족한 문필봉 형태가 여럿 보여 기가 세 보였다. 마금산온천 지대를 지나 공장에 도착하니 180mm 단열재가 금형에서 바로 빠져나온듯 건강미를 자랑하며 돔하우스 제품들이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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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월드돔하우스 |
공장 부지는 감나무 밭이 많은 산막이 길로 아늑한 명당 터였다.
저녁은 차 대표의 오묘한 철학을 들으며 회와 함께 마시는 소주는 달콤하였다. 이후 밴친 윤진식 사장이 운영하는 수구레국밥 식당으로 옮겨 수육과 함께 2차 소맥으로 이어졌다. 윤사장은 손수 집을 지어보겠다는 의지가 강했고, 실제로 작은 황토방을 혼자 짓고 있다한다.
모두가 건축에 관심이 많은 사람들로 특히 나노공학을 사업화하면서 서민들의 내 집 마련 꿈을 한층 가능케 하는 월드돔하우스 공법으로 사업에 열의를 가지고 있는 차 대표의 의지는 뜨거워 보였다.
정 사장은 전기기사, 전기공사기사, 실내건축기사 등 다양한 경험과 자격증을 가지고 더 좋은 방법으로 건축을 할 수 없을까 고민하고 연구하는 분으로 술자리에 모인 회원들과 뜨거운 토론이 벌어져 방안은 열기로 가득했다. 열기가 더할수록 죽어나는 것은 소주병과 맥주병이었다.
월드돔하우스는 단열에 뛰어난 성능을 보이는 공법으로 저온창고와 단열하우스는 물론 일반 주택으로도 손색이 없는 공법으로 정평이 나 있다.
온천에서 하루를 묵고 정 사장과 필자는 의령군 정곡면에 있는 이병철 생가에 들려 명당 터와 인간의 운명에 대해 생각하며 자세히 둘러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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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의령군 정곡면 소재 이병철 생가 |
간단하게 점심을 먹고 우리는 광양을 향해 내달렸다. 광양에는 노상헌 월드돔하우스 지사장이 있어 그를 만나 콘테이너공법에 대해 여러 의견을 나누었다.
잠시 어디로 갈까 하다가 차 대표가 추천한 장흥 정남진으로 가 보기로 방향을 정했다. 천관산을 에둘러 정남진에 도착하였다. 10층 전망대에 올라 바다를 구경하니 참으로 아름다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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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정남진 타워 |
타워에서 바라보는 주위는 멋졌다. 남향으로 탁 트인 바다와 섬들이 점점이 산재해 있었고 인근 노력항엔 작은 배들이 배를 깔고 쉬고 있었다. 위락시설과 편의시설을 갖추면 앞으로 더욱 많은 관광객들이 오지 않을까 생각되었다.
장흥 지역에선 한우 삼합(소고기+키조개+표고버섯)이 유명하다 하여 회진면 파출소 앞 식당으로 열심히 달려왔건만 여름철이라 먹을 수 없다한다. 할 수 없이 소고기와 막걸리 한잔으로 아쉬움을 달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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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참다래(농부시인 김형률 보아스농장) |
회진항에서 묵은 다음날 아침 대덕읍에서 무화과와 참다래 농사를 짓고 있는 농부시인 김형률님의 안내로 바닷가 이청준 작가의 인연 따라 탱자도 바닷가 구경을 하며 읍내 자택으로 한 바퀴 돌아왔다. 집 주위에 농원이 있어 무럭무럭 커가는 참다래와 무화과를 볼 수 있었다. 땅끝마을을 가려고 내비게이션을 켜 보니 90킬로미터가 넘었다. 농부시인은 마량항(전남 강진군)에서 연륙교 건너 고금도 상정항에서 10여분도 안 걸려 배로 신지도를 건널 수 있다며 이 길을 추천한다. 거리도 반으로 줄어든다. 배를 타고 섬을 통해 다시 땅끝마을로 가는 길을 택하여 길을 떠났다. 마량포엔 차 사장이 직접 지었다는 월드돔하우스 세 채가 바다 위에 예쁘게 떠 있다. 잠깐 들른 마량포는 활기차 보였다. 살아있는 항구로 이 지역 정치인들이 이곳을 더욱 발전시키기 위해 토요일마다 가수들을 불러 볼거리를 제공하고 있다하며, 제주도에 가는 배도 곧 띄운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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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마량항 바다 위에 돔하우스 |
육지에서 차를 타고 섬으로 다시 배 타고 섬으로 이어지는 재미있는 코스다. 그러나 고금도와 신지도를 잇는 대교가 한참 완공을 위해 공사 중이다. 다리가 이어지면 사람과 차를 실어주던 페리도 필요 없어질 것이다. 그러면 마량포에서 고금도 신지도 완도 땅끝마을까지 차량으로 갈 수 있게 된다. 이제는 기술이 충분하기에 바다에 떠 있는 섬들 대부분을 다리로 연결할 수 있을 것 같다. 새만금방조제를 보면 21세기 섬들은 육지와 한 몸이 되거나 다리로 연결될 것 같다. 그 효과와 역효과를 논함은 무의미할 것 같다.
육지와 섬, 섬과 섬을 이어주는 인연의 끈은 마침내 사랑하는 두 쪽을 완벽하게 하나 되게 맺어주는 중매쟁이 같다.
연륙교를 건너 고금도에서 마량항 쪽 바닷가를 보니 전복 씨앗을 기르는 치패장이 검은 차광막을 뒤집어 쓴 채 여기 저기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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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완도 장보고기념관 |
고금도에서 배를 타고 신지도에 도착하니 잠시 달리는 사이 완도가 보였다. 완도는 이미 육지와 다리로 연결되어 있으니 섬이 아니다. 고층 아파트도 눈에 띄어 작은 읍 정도의 도시 같았다. 땅끝마을로 달리다보니 장보고 장군이 버티고 서있다. 잠시 들러 인사하고 가지 않을 수 없었다. 일찍이 통일신라시대 청해진에 거점을 두고 한중일은 물론 동남아에까지 진출하여 해상무역으로 한 시대를 풍미한 영웅이요, 당나라에서 무령군중소장(武寧軍中少將)으로 근무한 경력도 있다. 이때 산동반도 적산촌에 적산법화원(赤山法華院)이란 사찰도 만들었다. 당나라에 있던 신라인 보호는 물론 일본 승려 옌닌의 당나라 유학에도 많은 도움을 주었다. 옌닌(圓仁)이 쓴 기행문 ‘입당구법순례행기(入唐求法巡禮行記)’에 장보고 장군에 대한 기록이 생생하게 나와 있는 연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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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완도 장보고기념관 |
장군님을 뵙고 이내 목적지인 땅끝마을로 향했다. 1년 전 들렸던 곳으로 예정에 없이 다시 오니 반갑지 않을 수 없다. 국토의 막내인 땅끝에서 또 다른 자식인 섬으로 향하는 배들이 들락날락 분주하다. 해발 156.2m의 갈두산 사자봉 정상엔 뭍섬들의 비밀스런 비경을 훔쳐보기라도 하듯 땅긑전망대가 우뚝 서있다. 다행히 시원한 바닷바람이 나그네 온몸을 끈적이게 하는 땀방울을 밀어내며 식혀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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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해남 땅끝마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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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해남 땅끝마을 |
* 땅끝마을에 서서
장팔현
한반도의 막내 땅끝마을
시원한 바람 조릿대 어깨 흥 돋우며 일 년 만에 온 손님 반갑다고 얼굴 부비네
정남진에서
회진항 거쳐 마량항에 오니 많은 배들 밭일 하러 바다로 향하네
고금도 상정항 떠난 배는
신지도 송곡항에 차와 사람들 눈 깜짝 할 사이 내려주고 떠나네
완도 들어서니
장보고 장군 반갑다며 청해진에서 쉬어가며 역사 공부 하고 가라 붙잡네
땅끝에선 보길도 떠나는 배
윤선도 만나러 간다며 뱃고동 소리 요란하게 울리며 들뜬 기분으로 달려가네.
이상으로 짧다면 짧고 길 다면 긴 2박3일 남도여행은 많은 인연과 만나고 헤어지며, 산과 바다를 누빈 아름다운 추억이 되었다. 그 기억은 오랫동안 나의 영혼을 살찌울 것임에 틀림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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